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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정치판엔 이 사람 저 사람 말이 너무나 많다. 요즘처럼 SNS가 발달하고 개개인이 유튜브 채널을 열어서 자신의 할 말을 여러 사람에게 전파하는 시대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말싸움은 정치권에서 늘 벌어진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누군가는 '재의요구권'이라고 말하거나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백‘을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안을 어떤 언어로 정의하고 규정짓는 것 그 자체가 권력이다. 정치에서 어떤 언어를 선점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싸움에서만큼은 문재인 정부와 180명의 초거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그리 유능하지 못했다. 그때 보수 진영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어는 ’내로남불‘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을 때는 심지어'조로남불'이라는 말까지 파생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유통됐다. 그때 그 말을 만든 사람들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내로남불이라고 울부짖던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뿐만 아니다. 그 시절 언론은 집값이 올라서, 최저임금이 올라서, 혹은 기타 다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린다고 보도했다. 정작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울부짖고 집회 시위를 열어도 시민들의 '분통'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는다. 일절.

 

레거시 미디어. 흔히 기성 언론이라고 부르는 데에서 주로 이런 말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즐비한 인터넷 언론사들이 만들어진 단어들을 물건 찍어내듯 받아쓰기하는 하청을 담당한다. 이런 자들이 위풍당당하게 기자증으로 목에 걸고 국회와 당사 각종 출입처를 누빈다.

 

기성 언론과 보수 진영이 촘촘하게 작동시키는 이러한 말장난 여론전이 무서운 점은 그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도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180석을 몰아 준 사람들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180석의 힘을 믿지 못하게 한다. 180석으로 많은 것을 했는데도 180석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믿게 만든다.

 

이번 제22대 총선의 결과는 이 관점에서 일단 고무적이다. 그 유서 깊은 여론의 가스라이팅을 뚫고, 사람들은 다시 야권에 거대 의석을 몰아줬다. 이제 기성 언론들의 말장난 장사도 판이 깨진 거다. 22대 국회는 훨씬 매운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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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기사 링크>

 

 

정의당 아웃

 

22대 국회가 전보다 강력해진 이유 첫 번째. 민주당의 파트너가 정의당에서 조국혁신당으로 바뀌었다. 이거, 무지막지하게 중요한 지점이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민주당보다 더욱 선명하게 더욱 빠르게 더욱 강하게 움직이겠다”

 

고 공언하고 있다.

 

정의당을 기억해 보자. 21대 국회 내내 거점 거점마다 개혁 법안을 반대하며 발목을 잡았더랬다.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은 그 기억에 대한 유권자들의 확실한 평가다. 그 대안으로 선택된 건 민주당보다 긴밀하게 움직이겠다는 조국혁신당이다. 이 역시 유권자들의 확실한 기대다. 무려 12명.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개혁 콜라보는 누가 무엇을 예상하든 그보다 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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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런 속 터지는 기사들 볼 일, 없다.

 

철새 아웃

 

둘째, 공천받아 배지를 달았지만 임기 내내 팀킬을 일삼던 의원들이 물갈이되었다. 대놓고 읊어보자 이낙연, 이상민, 김영주,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설훈, 오영환, 홍영표  등등이 민주당을 떠났다. 탈당한 의원들에 대해서만 언급한 거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의원들이 당내 개혁 움직임을 가로막는 일,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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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민주당은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이었다. 이 역시 표로 단죄되었다. 22대 국회 민주당에서는 이들 상당수를 볼 수 없게 되었으며, 간신히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존재감이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국회같이 준동하기 힘들 것이다.

 

국회의장은 이제 꿀 빠는 직업이 아니다

 

지난 21대 국회가 남긴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건 국회의장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 인지 우리 모두가 알게 되었다는 거다. 21대 국회 박병석, 김진표 국회의장을 거치며 유권자들은 거대한 학습을 거쳤다. 그전까지 지금 국회의장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회의장이 정치 현안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등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지금까지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로 대접받으며, 조용히 자신의 정치 인생을 마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언론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었던 언론중재법을 국회의장이 가로 막는 장면을 보며, 국회의장이 가진 권한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깨닫게 됐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에서 국회의장은 짬 되는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 그런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개혁입법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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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과 김진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이름이다. 이 두 사람의 의장 임기로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 국회의장이 여야의 극한의 대립 상황에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채 협치, 타협, 합의만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반대’와 다름 없다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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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들이 추미애 국회의장을 간절히 원했던 것은 이 학습에 대한 결과였다. 유감스럽다. 추미애 국회의장의 22대 국회였다면, 매운맛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당선이 됐다. 아직 표면화 되지 않았지만, 민심 당심과 반대되는 투표를 한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민주당 내에 엄청난 내상을 입혔다. 앞으로 이 상처가 향후에 어떻게 발현될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한 집단적 학습을 끝낸 민주 시민들의 눈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하게 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반강제적으로 국민과 지지자들의 강한 감시와 견제를 받는 첫 번째 국회의장이 된 셈이다. 예전처럼 국회의장이 기계적으로 가운데에 서서 대접이나 받는 시대는 끝났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