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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지칭하는 수많은 단어 중에 ‘편의점왕국’ 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편의점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일본이 생각납니다. 과거에는 일본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일본의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편의점만의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상품이나 먹거리, 특색 있는 상품을 찾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한국의 편의점들도 일본만큼 다양한 먹거리와 특색 있는 상품들이 생겼고, 일본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편의점은 이미 1970년대부터 형성되면서 일본의 경제발전과 함께 해왔습니다. 한국도 일본보다 조금 늦었지만,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어가던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편의점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편의점왕국이란 말처럼 많은 점포 수를 자랑했지만, 어느덧 시장은 포화상태를 맞으며 점포 수와 매출액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일본의 편의점과 그 점포 수에서는 비등해진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 같습니다(2022년 기준 일본 5만8,000여곳, 한국  5만3,837곳). 한국의 편의점 산업은 비슷한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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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박혜수 기자(뉴스웨이)>

 

1. 한국과 일본의 편의점

 

편의점은 일본에서 생겼을 거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시작은 미국이었습니다. 1920년대 미국 교외의 농산물 유통업자가 개점한 신선식품 매장에서 비롯했고, 유럽에서는 과거 시가지의 잡화점이 현대화된 것이 편의점의 기원입니다. 이를 굳이 분류하자면 교외형과 도심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시외의 소매점으로 시작해서 주유소를 병행하는 형태로 발전했고, 일본에서는 도심부터 외곽으로 확산하며 도로변에 주차장을 갖춘 형태로 발달했습니다. 한국은 고밀도 개발이 일반적이기에 상가 건물에 입주한 소규모 점포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특성은 점포 규모의 차이로도 나타나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이 평균 200~400㎡ 정도인 반면 한국은 평균 60~100㎡ 수준입니다.

 

한국의 편의점은 1982년 11월 23일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시장 앞에서 롯데세븐1호점을 개점한 것이 최초이고 이후 3호점까지 열었지만, 1984년 4월 3개 점포 모두 폐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89년 동화산업이 사우스랜드사와 제휴하여 세븐일레븐을 개설하였고, 1호점은 1989년 5월에 올림픽기자선수촌아파트 상가에 오픈했습니다. 참고로 이 점포는 현재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으로 아직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서 편의점의 첫인상은 '가격이 비싼 구멍가게'였습니다. 인근의 구멍가게와 같은 물건들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는 인식 탓에 편의점 산업은 좀처럼 성장하지 않을 듯했습니다. 하지만 1992년 드라마 질투에서 최수종과 최진실이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김밥을 먹는 장면을 통해 편의점이란 장소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었고, 이틈을 타 로손·서클K·LG25·AMPM·훼미리마트·미니스톱·스파메트로 등 많은 편의점 체인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편의점 업계가 정리되었고 현재의 GS25·CU·세븐일레븐의 3강 체제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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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드라마 '질투'>

 

일본에서 편의점은 대형마트 유통그룹의 자회사이거나, 자회사로 시작되었다 분리된 기업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현재 점유율 1위의 세븐일레븐은 이토요카도, 2위 로손은 다이에라는 유통그룹에서 신규사업으로 만든 편의점 체인입니다. 3위 훼미리마트도 현재는 미국 월마트에 인수된 세이유라는 회사의 편의점 사업부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서클K나 미니스톱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시작된 체인들입니다. 참고로 세븐일레븐과 로손 모두 원래는 미국 브랜드입니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일본이 역으로 인수했고, 로손은 미국에서 사라지고 일본에만 남게 되었습니다.

 

2. 편의점의 성장

 

일본은 1980년대 매년 4~5%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이를 바탕으로 편의점 산업도 황금기를 맞았습니다. 특히 1986년 버블경제시기 일본의 1인당 GDP는 미국보다도 높았고, 소비자들은 충분한 구매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편의점도 그동안 추구하던 편리함이라는 전략 외에 접객이나 유통, 배송과 같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변화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하던 일본의 편의점 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불황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소비자들도 상품 구매에 소극적이게 되었는데, 이때 업계는 염가경쟁을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지금 편의점 하면 떠오르는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같은 간편식 제품이 그 예에 해당합니다. 시작은 세븐일레븐과 훼미리마트의 연말 할인 행사였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기간 한정으로 삼각김밥과 도시락을 대폭 할인했는데, 이것이 불황과 맞물리며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이에 본격적인 간편식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편의점은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이후 이렇다 할 부침 없이 이어져가던 일본 편의점 업계는 2008년 반짝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담배자판기에서 담배를 구매하려면 성인인증을 해야 했는데, 이게 귀찮았던 고객들이 편의점을 찾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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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의 인기상품인 디저트

출처-<재팬크루>

 

한국의 편의점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 1990년대까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간편식 시장을 필두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편의점은 택배와 약품 판매, 배달 같은 조금 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고, 경쟁력과 몸집이 커지는 가운데 1인 가구의 확산과 신도시 개발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편의점 산업은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편의점이 처음 선보이던 시기, 비슷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대형마트와 자주 비교되곤 했는데,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2007년 처음으로 전국 편의점 점포 수가 1만 개가 넘었을 때는 '편의점 포화론'이 등장하기도 하며 편의점 산업의 성장을 예측하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점포 수를 늘려온 결과 2022년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3,837곳으로 일본의 편의점 5만 8,000여 곳과 비슷한 숫자가 되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우리나라 인구 약 1,200명당 편의점 한곳을 이용하는 상권이 형성된 것입니다. 많은 점포 수를 무기로 편의점 전체 매출액은 2023년 약 29조 6천억 원으로 백화점 전체 매출 약 30조 8천억 원을 바짝 따라붙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대형마트의 매출액보다는 이미 2021년부터 편의점 매출액이 앞서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편의점은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본사의 지속적인 출점과 해외마케팅, PB 상품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임대료와 임금상승, 본사의 불공정계약과 로열티문제, 인근 타점포 출점 등의 이유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편의점 산업의 성장이 반쪽짜리 성장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3. 편의점 포화론

 

한국의 편의점 산업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포화상태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다양한 전략으로 점포 수를 늘려가며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편의점들은 이미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고 근접 출점을 하기 시작했고 인도를 하나 사이에 두고 편의점 들이 마주 보는 일이나 몇 걸음 떼지 않아도 다른 편의점이 입점해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미 수년째 건물 1층에서 운영 중인 편의점이 있었음에도, 그 건물 지하에 다른 편의점이 입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잉 출점과 근접 출점 문제에 대해 편의점 본사 측에서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프랜차이즈는 점주들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거리 내 출점을 막는 규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일 브랜드 내에서만 적용되기에 경쟁 브랜드의 점포가 들어오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과거 한국에서 편의점 사업이 막 태동하던 1994년,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들은 '기존 점과 80m 이내에는 신규 출점하지 않는다'는 자율 협약을 맺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협약을 '경쟁사 간 담합'이라고 판단하였고, 협약은 지켜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때부터 편의점들은 지금까지 문제가 되는 근접 출점을 하며 제 살 깎아 먹기식의 운영하는 것이지요. 여담이지만 A편의점 브랜드 바로 옆에 B편의점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먼저 영업하고 있던 A편의점이 피해자가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B편의점 브랜드 옆에 A편의점 브랜드가 입점하면 피해자는 B편의점이 되기에 편의점 본사들도 근접 출점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비방조차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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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뉴스>

 

일본의 편의점도 2008년경 편의점 포화론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일본 내 편의점 수는 계속 증가하여 2008년 약 4만 3천 개였던 점포 수는 10년 뒤인 2018년 약 5만 8천 개로 35%가량 증가했습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인구 2,200~2,300명당 편의점 1개의 상권이 형성되면서 시장이 과열되었다고 판단했고, 본사 차원에서 점포 수와 출점 수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훼미리마트의 경우 실적이 좋은 점포는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폐점시키는 이른바 ‘스크랩앤빌드’ 전략을 시행하면서 오히려 점포 수를 줄여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지속적인 점포 수의 폐점이 아닌 무턱대고 출점하던 종래의 방식을 변경한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편의점들은 경제 상황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고 상품을 개편하는 대응을 거쳐 어려운 상황을 맞을 때도 매출은 줄었지만 성장세가 둔화한 적은 없었습니다. 편의점 포화론은 과거부터 주장되어 왔지만 그래도 가장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물가와 임금의 상승, 임대료와 유지 관리비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포화론이 아닌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타개하고자 했습니다.

 

4.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시도

 

편의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점포 간 차별화가 힘든 업종입니다. 물론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PB상품이나 행사가 있겠지만, 편의점의 본질은 담배나 음료, 식품 등의 공산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입니다. 결국 모든 브랜드가 사실상 동일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한 업종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국내에서 높은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 오자 새로운 시도로 다시 한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의 편의점 업계가 선택한 것은 해외시장 공략입니다. 2023 CU·GS리테일·이마트24 등 편의점 3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1,000여 개의 매장을 열었습니다. 고령화되는 국내에 비해 동남아시아는 아직 40대 이하의 젊은 층 인구구성이 높아 사업 확대에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CU는 몽골과 말레이시아 등에 500여 곳을 출점했고,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중앙아시아인 카자흐스탄에 진출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몽골시장에서 CU의 점유율은 약 70%에 달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식 간편식품의 매출성장이 두드려졌습니다. GS는 베트남과 몽골에 진출하여 현지화와 K-푸드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국내기업 최초로 싱가포르와 캄보디아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모든 해외진출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GS리테일의 경우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의 유통업체인 KK그룹과 계약이 결렬되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장 진출 전체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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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말 기준

출처-<손미경 기자(이투데이 그래픽팀)>

 

일본도 일찍부터 해외업체들과 M&A를 통해 해외진출을 시도해 왔습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의 석유판매회사와 합작해 주유소에 편의점을 출점하며 미국에서의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으며, 훼미리마트는 이미 1988년 대만에 진출하여 대만 내에 4,000곳의 점포를 갖고 있습니다. 로손은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6,000여 곳에 출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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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베트남 지점 모습

출처-<GS리테일>

 

더불어 일본 편의점 업계는 해외진출 외에 일본 내에서도 다양한 제휴사업을 통해 편의점의 경계를 깨트리기도 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전통적인 식품업에 주력하는 한편, 편의점을 대형마트 급으로 규모를 키우고 프리미엄 상품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훼미리마트는 물류혁신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로손은 통신사와 제휴하여 본격적인 배달업에 뛰어들 예정이라고 하며, 향후 편의점에서 금융서비스나 복약지도 등 종합 서비스업체로 기능하려는 전략을 갖고 원격창구의 도입을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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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과 이란(테헤란) CU 점포

출처-<BGF리테일>

 

5. 편의점업계의 전망

 

이러한 편의점 업계의 시도와 전략들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저출산과 고령화인데,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주의 평균 연령은 53.2세로, 50대 이상이 60%를 넘고 60대 이상도 30%에 달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은퇴 전후에 편의점 창업을 하기 때문인데 일본 내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문제 중 하나는 현재 50~60대 편의점 점주들이 은퇴 했을 때 남은 편의점을 누가 승계할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연령대가 높은 점주들이 친족이나 친척에게 사업을 승계하거나 심지어 오래 일한 직원에게 사업을 물려주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특이하게 20~30대 점주의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GS25의 점주들 연령 비율은 2030이 39.9%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반해 60대의 비중은 6.6%에 머물렀고 50대도 28.4%를 기록했습니다. CU의 경우도 2030 점주의 비율이 2023년 32.8%를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2030 점주들이 늘어나는 배경은 국내의 경제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장기화한 고용불안으로 인해 청년 일자리 시장이 위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창업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낮은 창업 비용(임대료 제외 평균 3000만원)인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편의점 본사도 2030 예비 점주들에게 창업 지원금을 제공하고 보증금을 면제하는 정책 등을 제공하며 청년층의 편의점 창업을 활성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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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경제>

 

다만 편의점 시장은 성장세가 더뎌졌고 경쟁 또한 치열하기에 폐업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서울시의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2022 코로나19 이후 서울시 자영업자 폐업의 특성 분석이라는 보고서에 가장 많이 폐업한 업종은 편의점이었습니다. 원인에는 다양한 분석이 따랐는데, 가장 큰 이유는 가맹점의 매출액 감소였습니다. 2016년 대비 2021년 4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평균 매출액은 6~16만원가량 줄었습니다. 모든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일평균 매출액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가장 적은 곳은 115만원을 기록했습니다.

 

편의점 점포 총 월매출액에서 판매이익의 비중은 약 30%입니다. 이 가운데 편의점 본사가 가져가는 로열티는 약 30%이고, 점포이익이 약 70%라고 합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산업부가 발표한 편의점 평균 월 매출인 4,357만원을 두고 계산해보면 점포 이익은 914만원(4,357*0.3*0.7)가량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인건비, 4대 보험,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점수의 순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됩니다. 이는 2023년 최저임금으로 점주가 주 5일 매일 10시간 근무함을 산정하고 한 계산입니다.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직원을 줄이고 점주의 근무시간을 늘리는 것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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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최저임금 기준 자료

출처-<안지혜(뉴시스)>

 

6. 편의점 본사와 점포는 상생할 수 있을까

 

현재 편의점 업계는 소수의 소위 A급 점포와 본사 덕에 버티고 있지만, 많은 수의 영세점포와 경영난에 허덕이는 점포들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KB증권에서 GS리테일의 목표주가를 3만3천원에서 2만9천원으로 하향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1분기 편의점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았다는 것이 이유인데, 특히 기존 점의 매출이 0.5%밖에 성장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자영업 시장이 몰락하는 이유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쉬운 진입과 무분별한 따라하기 창업은 편의점업계라고 피해 가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을 훨씬 잘 알고 분석하는 대기업 편의점 본사들은 이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그것이 지금까지처럼 점주들을 쥐어짜 내서 본사만 살아남는 방법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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