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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성공 팔이 포르노가 불편한 이유

 

성공팔이이.PNG

 

요즘 유튜브에는, 자기가 원래 흙수저 출신에 일반인이었지만, 특별한 방법론(창업, 투자, 부업 등)을 실천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식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에서 본인의 현재 수입이나 재력은 자신의 방법론에 대한 권위를 부여하는 반면, 본인이 평범하게 회사 다녔던 시절은 마치 가난하고 불운했던 것처럼 묘사한다. 

 

이러한 성공 포르노가 먹히는 이유는, 작금의 불평등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1. 우리 대다수는 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앞으로도 가지기 어렵다. 

 

2. 평범한 노동 소득만으로는 살아생전 부를 갖는다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3. 월급만 모아서는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들다.

 

4. 위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5. 그래서 사람들이 인생 한 방, 로또에 목을 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6. 이런 불합리한 현실에서, 부의 격차를 단숨에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귀가 솔깃하고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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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좋아!

희망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포르노가 얘기해주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부는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세습을 통해 축적된다는 것’

 

지난 글(링크)에서 알아본 대로, 부의 대부분은 세습된 것이지 자수성가를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물론 일부 본인 대에 부를 일궈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도 소수의 전문직 혹은 대기업 임원 같은 고소득 근로자이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업이 지급한 전체 상여금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상위 0.1% 임원들에게 지급되었는데, 그 금액은 1인당 평균 7억에 달한다고 한다). 비범한 방법론이나 신박한 아이템을 통해 부를 거머쥔 사람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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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링크

 

그냥 자기 분야에서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 중에 운 혹은 능력이 좋아서 좋은 대우를 받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유튜브 유료 강좌를 본다고 자산 상류층이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업, 투자 등을 통해서 발버둥이라도 쳐보는 게 잘못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이 세상에는 창업이나 투자를 통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 정도로 특출나진 않더라도, 나처럼 운 좋게 혼자 먹고 살 정도의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고 하더라도, 잘 됐을 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업사이드를 가져가는 것 자체는 개인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나 노력하기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거나,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말하는 것은 틀렸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원래부터 불평등하게 되어 있으며(부의 불평등), 갈수록 불평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자본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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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이 상위 10%이고, 파란색이 하위 50%의 소득.

IMF를 기점으로

상위 10%와 하위 50%의 소득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대단한 재능이나 운이 아니고서는, 이러한 불평등을 극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나치게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것은, 불평등한 사회 현실을 외면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부조리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다른 사람의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말이다. 

 

Q7. 부의 추월차선, 초과 수익률은 존재하는가?

 

여기서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점은 많은 성공 포르노 영상에서 말하는 ‘초과 수익률’이라는 게 존재하긴 할까? 존재한다면 정말 그게 그런 영상에서 말한 방법으로 가능할까?  

 

지금의 내 자산 계층을 넘어 상류 계층으로 가려면, 초과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야지 자본이 팍팍 쌓인다. 그런데 문제는 자본 계층에 따라 자본 수익률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자본으로 벌어들이는 평균 수익률이 5%라고 해서, 모든 자본이 5%의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 예금 형태로 넣어놓는 건 자본을 잃을 걱정은 없겠지만,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익을 낸다. 반면, 원금손실 위험이 존재하는 주식은 평균 5%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본이 많이 없는 일반인들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가진 돈 대부분이 보증금이나 생활비 명목으로 예금 통장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투자할 자금이 약간 생긴다 하더라도, 투자 실패를 각오하기 어렵다. 투자라는 건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성도 있는 법이다. 안전하게 높은 수익률을 올릴 방법 따위는 없다. 때문에 자본이 별로 없는 이들은 제대로 된 투자를 시도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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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느 정도 여유 자금이 있는 부자들은 돈 될만한 여러 투자 자산에 베팅을 할 수 있다. 자본의 불평등은, 가지고 있는 자본으로 벌 수 있는 수익률도 불평등하게 만드는 것이다. 

 

회사 창업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잘 되면 평균 수익률을 초과하여 큰돈을 벌 수 있는 업사이드가 생기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기 때문에 자산이 적은 이들은 시도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질문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 포르노 영상에서 말하는 ‘초과수익률’이란 건 가능한가?

 

초과 수익을 얻고자 하는 모든 투자자와 창업자는 본질적으로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초과 수익을 가져다줄 만한 어떤 경쟁우위가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경쟁우위란,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따라 하기 힘든 어떤 우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남들보다 아주 똑똑하거나, 매력적이거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다면, 경우에 따라 큰돈을 벌 수가 있다. 다만 이러한 재능은 대부분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평균적인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있다면, 그건 경쟁우위가 아니다). 

 

마이클 조던.PNG

재능의 대표적인 예...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초과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이다. 시장 전체를 위해서는 완전 경쟁이 바람직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얻는 것이 이익이다. 독점적 지위를 통해서만, 공급은 제한되고 시장가격을 초과하는 가격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 간판이나, 의사/변호사 같은 면허를 획득하는 게 유리한 것은, 매년 명문대에 들어가거나 이런 라이센스를 발급받는 전문직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 제한 덕에, 학벌과 라이센스를 가진 노동자는 살면서 다른 노동자보다 높은 노동 소득을 올릴 기회를 얻는다(간판만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반면에 자영업, 특히 요식업은 이런 보호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탕후루 같은 아이템이 반짝하고 유행을 탈 수는 있다(수요 > 공급). 그러나 탕후루 가게를 창업하는 데는 딱히 진입장벽이라는 게 없다. 높은 수요에 맞춰 우후죽순으로 탕후루 가게들이 생겨난다(공급 증가). 그럼, 탕후루 가게를 창업한다고 딱히 초과 이익을 올릴 일은 없어지게 된다. 

 

벌집 아이스크림, 츄로스, 대만카스테라같이 요식업 트렌드가 자주 바뀌는 이유는, 요식업이 장기간 초과 수익을 올리기 매우 힘든 완전 경쟁에 가까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투자에도 경쟁 우위라는 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평균 소득을 올리는 자영업은, 의외로 자동차 딜러샵과 주류 운송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부로부터 라이센스를 발급받아야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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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자동차 딜러샵

출처-<SBS>

 

자동차 딜러 면허/주류 운송 면허는 발급받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던 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그 권한이 부여된다. 이런 고인물 시장에는, 신규사업자의 진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과 이익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대기업들도,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다른 기업들이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플랫폼을 가지거나, 충성심 높은 소비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코카콜라 같은 극소수 프렌차이즈)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을 올려왔다. 이걸 다른 말로 ‘경제적 해자’라고도 한다. 초과 이익의 핵심은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이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초과수익률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한다. 초과 수익을 얻으려면 나처럼 운이 좋든가 경쟁 우위라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운은 물론이고, 경쟁 우위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알려준다고 해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지도 않는다. 강연이나 유튜브 등으로 전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더욱 아니다. 이것이 내가 요새 성공 포르노 영상을 보며 화가 나는 이유다.

 

(부차적으로, 자신이 어렵게 획득한 경쟁 우위, 그러니까 어떤 노하우를 선의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왜냐하면 여러 명이 따라 할수록, 그 사람의 경쟁 우위는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 회사가, 그 기술을 무상으로 다른 기업에게 나눠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Q8. 개인은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성공 팔이 포르노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업사이드에 관한 부분이다.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잣집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보단 훨씬 불확실하지만, 다음 방법으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일로 성공하는 것이다. 잘 나가는 연예인, 유튜버, 자영업자들의 수입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단위가 다르다. 그러나 문제는 소득의 편차 또한 매우 크다. 

 

유튜버/BJ 등의 상위 1%는 무려 연평균 7억 원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그들의 평균 소득은 연 2,5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위 1%가 연평균 7억 원을 버는데, 평균 소득이 2,500만 원인 이유는, 하위 50%가 1년에 40만 원도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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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코노미스트> 링크

 

소득 편차가 차이 나는 확장성(Scalability)의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거나 수술을 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모된다. 하루가 24시간인 이상, 의사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환자의 최대 숫자는 한정되어 있다(확정성이 제한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스타 의사가 아니더라도, 의사만 되면 어느 정도 잘 먹고 산다. 직업적인 관점에서 그 직종의 확장성이 제한되는 건 그다지 나쁜 것만은 아니다(앞서 설명한 공급 부족, 경쟁 우위와 관련이 있다).

 

반면, 유튜버는 조회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콘텐츠를 관리하는 데 시간이나 노력이 더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한번 영상을 찍어 올리기만 하면 그만이다. 조회수만 계속해서 나온다면, 몇 년 전에 찍어 올린 영상으로도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확장성이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예로, 아직도 케이블 채널에는 과거 인기를 얻었던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가 계속해서 재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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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무한도전이 있다.

출처-<MBC>

 

확장성이 무한하다는 것은,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창작자에겐 엄청난 축복임과 동시에, 아직 인기를 얻지 못한 대다수의 창작자에게는 저주가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기 있는 영상, 남들이 보는 영상을 본다. 따라서, 인기 있는 유튜버들은 점점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기회를 얻는다. 문제는 사람들의 인기와 관심을 얻기가 엄청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명의 유튜버, 연예인, 가수 등은 제대로 된 수입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무명 연예인.PNG

 

나는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경제적인 조언을 할 것 같다(진로 선택 시 무조건 돈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얘긴 아니다). 

 

“무엇이 되었든 상위 1% 안에 들 수 있는 재능이 있다면, 무조건 그 일을 도전해라.”

 

직업의 확장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예를 들어 요즘은 의사들도 유튜브를 한다). 아무리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내가 남들보다 확실히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걸로 계속해서 밀고 나가는 게 본인도 행복하고, 결과도 좋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럴 재능이나 적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일단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기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일을 우선해라.” 

 

그러는 게 나중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일을 추구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내 대학교 회계학과 동기 중 한 명은 졸업하고 브로드웨이로 진출했다. 그 친구는 원래부터 뮤지컬 배우가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네 맘대로 하되 딱 두 가지는 했으면 좋겠다고 강력히 말씀하셨다고 한다.

 

1. 대학교는 졸업할 것 (집안에서 대학교를 처음으로 졸업한 흑인 가정 출신이다)

2. 졸업하고 먹고 살 수 있는 자격증 하나는 따놓을 것

 

이 친구는 대학 졸업 후 회계법인에 취직했고, 1년 정도는 회계사 시험과 업무에 전념했다. 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로 5년 동안은, 낮에는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밤에는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내가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니까, 어차피 무명 때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거나 단역으로 잠깐 나오는 게 전부이다 보니 괜찮았다고 한다. 

 

요즘은 광고 모델 일과 넷플릭스 출연 등을 통해 생계 문제를 해결해서, 전업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친구는 미드에서 흑인 전문직 여성 역할을 주로 맡는데, 실제 대형 회계 법인 출신 회계사라는 게 캐스팅되는 데 큰 도움 되었다고 한다. 이 친구가 찍는 광고도 어쩐지 죄다 대출, 보험 같은 금융회사 광고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자격증도 야무지게 써먹고 있는 이 친구가 나는 참 부럽다.

 

이 친구의 사례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모두가 노력한다고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전문직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공부야말로 재능의 영역이고, 이 친구처럼 연기와 공부를 잘한다는 건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생각해 볼 만한 것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공부)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연기)을 나눠서 생각하고, 이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태도다. 

 

나는 이 친구가 회사만 다녔거나, 배우 일만 했으면 지금보다 불행했을 것 같다. 오히려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이 친구는 몇 년 동안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배역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경험도 얻었다. 반대로 회사만 다녔다면, 이 친구는 가보지 못한 길 때문에 평생을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회사를 다녔다. 직장 생활이 나빴다고 할 순 없지만, 확장성이 제한되었다는 점 때문에 항상 공허한 기분이 들었다. 중간 관리자가 되고 나서 보니 ‘(웬만큼 운이 좋지 않고서는) 임원은 못 되겠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회사를 다녀야하지? 잘리지 않고 오래 버티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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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공허함을 채워주었던 것은 주식투자였다. 투자 역시도 확장성이 무한한 활동이다(수익을 더 올리는데 더 많은 시간이 노력 들지 않는다). 투자로 수익을 볼 때는, 직장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성취감이나 쾌감 같은 것을 맛볼 수도 있었다. 

 

반면, 코로나 초기처럼 많은 손실을 봤을 때는,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투자자로서나 직장인으로서 대단한 성취를 이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나는 이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삶의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 같은 범인(凡人)에게 통용되는 이야기이긴 하다. 연예인이나 미술 쪽에서 재능을 꽃피운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은 양쪽(안정성과 열정)에 발을 걸친 사람이 아니라, 한쪽에 올인했던 사람들이다. 정답은 없다. 무엇이 본인에게 맞는 길인지를 알아서 선택하시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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