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는 농구 초보 고교생이 무명의 농구부에서 분투하여 전국대회까지 출전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내용 특성상 수많은 학교가 등장한다. 한 명 이상의 캐릭터와 한차례 이상의 경기 장면이 나오는 학교만 12개교다.
대인기 작품인 만큼,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학교의 모델이 어디더라” 하는 소문이 무성하다. 서로 자신의 학교(모교)를 모델로 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노우에 작가가 특정 학교의 모델이 어디라고 꼬집어서 밝힌 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는 학교별로 모티브가 된 학교들이 기정사실처럼 전해지고 있다.
어떤 학교가 모델 또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은 이렇게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1. 이름을 따온 경우
2. 해당 학교 건물을 모델로 그림을 그린 경우
3. 그 외 내용상 모티브가 된 경우(농구 전력 등)
북산고교
주인공인 북산고교의 원래 이름은 쇼호쿠(湘北, しょうほく) 고등학교. 한국식 독음으로는 ‘상북’이다. 이 이름의 모티브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작중 배경인 카나가와현의 쇼난(湘南, しょうなん, 한국식 독음은 상남)이라는 지명에서 따왔다는 설이다. 쇼난의 남(南)자를 북(北)으로만 바꾸면 쇼호쿠가 된다(상북이 번역되면서 어쩌다 북산이 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쇼난이라는 지명은 카나가와현에서도 중부, 해안에 인접한 지역을 일컫는 말로, 넓은 의미의 구전 개념일 뿐, 법정/행정 지명이 아니다. 마치 서울의 ‘강남’이라고 하면 사람마다 정의하는 지역이 다르듯, ‘쇼난’도 말하는 사람마다 범위가 조금씩 다르다.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의 정의에 의하면 위 지도에서 가운데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쇼난 지역이다. <슬램덩크>의 주요 배경지 대부분이 포함된다.
이 지역은 70~80년대에 폭주족의 근거지로 이름을 날렸다. 덕분에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만화가 많았는데, 제목부터 ‘쇼난’이 들어가 있는 <상남2인조>가 대표적인 예다. 연재 초기에는 학원 폭력물을 지향했던 <슬램덩크>도 그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현재는 일본의 수도권에서 부촌으로 이름난 지역이다.
두 번째는, 쇼난 지역에 있는 쇼난고교(神奈川県立湘南高校)를 모티브로 하여 이름을 따왔다는 설이다.
쇼난고교를 모티브로 했다면, 이름만 빌렸을 뿐 내용은 모두 작가의 창작이라는 설에 무게가 실린다. 쇼난고교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초명문 고교로, 강백호 같은 낙제군단 문제아가 들어갈 수 있는 학교가 도저히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 (링크)
<슬램덩크>가 연재 중이던 90년대 초, 일본은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비평준이었다. 쇼난고교는 80년대 매해 도쿄대학 합격자를 70~80명 배출하였으며, 평준화된 현재도 여전히 매해 10~20명 정도를 도쿄대에 보내는 진학교다. 현재 일본에서 고교를 서열화하는 수치인 편차치(*우리나라의 수능 표준점수에 해당)는 약 73으로, 카나가와 현내 3위, 전국에서 29위이다.
공부 잘하는 학교가 으레 그러하듯, 쇼난고교도 운동부 활동에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하이 같은 전국 규모의 대회에 이 학교 농구부가 출장한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학교 홈페이지의 농구부 소개에도 현대회 16강을 목표로 한다는 것으로 보아, 북산고교 농구부와는 다른 소박한 분위기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만화에 등장하는 북산고교의 건물(校舍)은 도쿄도에 있는 무사시노키타 고등학교(東京都立武蔵野北高校)를 모델로 했다.

작중에 교사, 교문, 체육관 등 학교의 모습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특히, 사선으로 난 교문이 인상적이다.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여 안전을 배려한 디자인이다.

운동부가 주인공이다 보니 체육관도 자주 나온다.
체육관 입구(문)는 원작에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영화<더 퍼스트 슬램덩크>에는 두 차례 등장한다.
송태섭이 연습 중 채치수와 다투고 나오며 "안 맞아(あわねー)"라고 툴툴거리다가 정대만과 부딪히는 장면이 첫 번째. 이따금 같이 농구 하던 동네 형인 정대만이 흑화했다는 걸 보여주는 무대로 체육관 정문이 등장했다. 정대만은 양아치 생활 중에도 끊임없이 체육관 주위를 맴도는 걸로 그려지는데, 이는 정대만이 농구를 전혀 잊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이때 구도는 출입문을 마주 보고 섰을 때 오른편에 교문이 있는 것처럼 그려진다. 실제 학교의 레이아웃과는 차이가 있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던 송태섭이 퇴원하고 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개심하고 돌아온 정대만을 마주친 곳도 이곳이었다. 송태섭이 주인공인 영화지만 정대만의 서사도 깨알같이 그려냈다.
참고로, 이 학교는 워낙 많은 슬램덩크의 팬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보안이 아주 삼엄하다고 한다.
능남고교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학교 모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능남고교이다.
능남고교의 위치와 교사(校舍)의 모델이 카마쿠라고교(神奈川県立鎌倉高校)라는 점은 연재 초기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북산은 능남고교와 연습 시합을 하는데, 이때 카마쿠라 고교 체육관의 내/외부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체육관의 생김새 뿐만 아니라 내용상의 위치까지 같아서, 카마쿠라 고교 앞의 철길 건널목이 슬램덩크 성지순례의 대명사가 되었다. 특히, 이 지역의 카마쿠라, 에노시마는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근교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이 지역에 방문한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멈춰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었다.
능남(陵南)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카나가와현 치가사키(茅ヶ崎)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북릉고교(北陵, 호쿠료)와 쇼난지역의 상남고교(湘南, 쇼난)의 이름을 한 글자씩 섞어서 상북(湘北, 쇼호쿠)과 능남(陵南, 료난)으로 작명했다는 썰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외의 소수설로, 쿠마모토현에 능남을 거꾸로 한 남릉(南陵)이라는 학교가 있고, 쿠마모토에 연고가 있는 이노우에가 이 학교의 이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설은 아니다.
한편, 능남고교는 팀과 관련한 이야깃거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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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남고교 유명호 감독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오키나와현립 헨토나 고교의 아사토 유키오(安里幸男) 전 감독이 알려져 있다. 1978년 야마가타 인터하이에서 평균신장 169cm로 전국 3위(4강)에 올라 일약 ‘헨토나 선풍’을 일으키고, 오키나와의 농구를 전국에 알린 인물이다.
이노우에는 헨토나 선풍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오키나와 농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송태섭 캐릭터를 창조하기도 했다. 또한 일면식도 없는 아사토 유키오 감독(외양)을 모티브로 유명호 감독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노우에가 아사토 감독을 실제로 만난 것은 1991년 하마마츠 인터하이 중(여름방학)으로, 작중 유명호 감독이 첫 등장 하고 4~5개월이 지난 뒤였다. 이때 아사토 감독은 오키나와현립 차탄고교의 감독으로 인터하이에 출장 중이었다. 이노우에는 호텔로 찾아와서 응원 스타일, 유니폼, 감독의 인품과 지도 스타일, 연습 방법 등을 취재해 갔으며, 이 내용들이 능남고교와 북산고교의 여러 요소에 반영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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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능남고교의 응원 현수막인 ‘용맹과감(勇猛果敢)’은 차탄고교의 것과 같다.
작중에서 이 현수막은 초반 북산과 능남 간 연습 시합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노우에가 아사토 감독을 취재한 이후 등장해, 차탄고교와 아사토 감독이 능남고교의 여러 요소에서 모티브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포고교

인터하이 카나가와현 예선이 시작하고 북산고교가 처음 만나는 상대이다. 강백호로서는 데뷔전이고, 송태섭과 정대만이 등장한 후 북산고교 주전 5인방이 확정된 후 처음 치르는 시합인 만큼, 얼굴로 기선을 제압하는 험상궂은 녀석들이 나온다.
이 학교의 원래 이름은 미우라다이(三浦台). 번역명은 앞의 두 글자를 한국식으로 읽은 ‘삼포’이다. 이 학교의 이름은 쇼난 지역에서 멀지 않은 카나가와현 미우라(三浦)시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포고의 운명
상양고교

카나가와현 2위이며 수퍼 시드인 상양고교(翔陽高校)는 요코하마에 있는 송양고교(神奈川県立松陽高等学校)를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진다. 이 학교가 모델로 거론되는 근거는 농구 전력과 이름 때문이다.
일단 이름을 보면, 슬램덩크 속 상양(翔陽)과 요코하마의 송양(松陽)고교는 한자가 한 글자 다르지만, 발음이 쇼요(しょうよう, Shoyo)로 같다.
농구 전력으로 보면, 송양고교는 사가미공과대학 부속고교와 함께 80년대 카나가와현 고교 남자 농구의 양강구도를 형성한 강호였다. 카나가와 현 3연패를 하기도 했고, 전국대회에도 7회나 출장했다. 칸토(関東) 지역 대회에서는 고교농구의 전국구 패자(霸者)였던 이바라키현의 츠치우라 일본대학 부속고교(土浦日本大学附属高校)와도 대등하게 겨루었다고 알려져 있다.
작중 상양고교는 왕자(王者) 해남과 함께 카나가와현의 강호이긴 하지만, 해남보다는 확실히 아래인 것으로 그려진다. 실제로도 송양고교는 전국대회에 출장은 많이 했지만, 4강에 든 적은 없다. <슬램덩크>가 연재를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이후로는 전력이 쇠했는지, 1991년에 인터하이 출장한 후로는 전국대회 출장 이력이 확인되지 않는다.
상양의 가장 큰 특징은 주장인 김수겸이 감독을 겸하고 있다는 것. 김수겸이라는 이름도 ‘선수 겸 감독’에서 따왔다. 전국 16강의 강팀에 전임 감독이 없다는 것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은데, 실제로 송양고교 농구부의 전성기였던 80년대에 감독 자리가 공석이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양고교처럼 선수가 감독을 겸한 것은 아니고, 아베 테츠야(阿部哲也)라는 고문이 실질적 감독 역할을 했다. 사유는 알 수 없으나 공립학교 감독에게 요구되는 형식적 자격요건과 관련된 일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작중 상양의 가장 큰 역할은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전임 감독 부재라는 상황을 이노우에가 훌륭하게 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작중 상양고교와 한자까지도 똑같은 상양(翔陽)이라는 이름의 고등학교는 일본 전국에 4곳 있는데, 그중 한곳이 이노우에가 대학 시절을 보낸 쿠마모토현에 있다. 이를 근거로 쿠마모토 상양고교에서 이름을 따온 거라 주장하는 설도 있다.
또한 일본 네티즌 중에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쇼난 지역 후지사와시에 있는 상릉고교(翔陵高等学校, 발음은 쇼료)에서 한 글자씩 따서 상양과 능(릉)남이 탄생한 거라고 믿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연재 당시 이 학교의 이름은 후지사와 상업고교였고,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한 것은 연재 종료 후인 1998년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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