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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미국인들의 대화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미국 사람들은 공통의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 바빴다.

 

그 주제는 바로 ‘트럼프 암살미수 사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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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캡처>

 

필자 주변 사람들의 (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공화당 지지자 

 

“아싸, 게임 끝났다. 트럼프 만세!”

 

민주당 지지자 

 

“띠바, 잣됐다. 이거 게임 오바 아냐?”

 

 

배짱에 감탄한 트럼프 지지자들

 

필자 주변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좀 더 많은데, 그들의 반응은 대충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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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캡처>

 

“역시 트럼프처럼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긴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해. 수억 달러짜리 딜(거래)를 하면서 정신적 압박이 대단할 텐데, 몇십 년을 계속해 왔잖아. 총 맞고도 벌떡 일어설 배짱이 있어야 나라 일을 할 수 있지.”

 

“난 트럼프가 ‘어프렌티스’(트럼프가 출연해 인기를 끈 리얼리티쇼)에 나올 때부터 좋아했어. 순간 포착 능력이 정말 대단하지 않아? 트럼프의 에너지를 봐봐. 트럼프니까 저런 상황(암살 시도)에서도 손을 번쩍 들고 ‘싸워라’(Fight!)를 외치잖아.” 

 

“나도 군대를 다녀왔지만 총 맞아 본 적은 없어. 그런데 자기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드는데 겁먹지 않고 손을 치켜들었어. 그 정도 스삐릿(sprit)이 있어야 대통령이 되지.”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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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 이미지>

 

“동영상 봤어? 트럼프가 총에 맞는 현장에, 한 백인 여자가 ‘바이든-해리스’ 팻말을 들고 있었어. 총소리가 나는데도 전혀 놀라지 않았어. 이건 누군가의 음모야.”

(이 동영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AI를 이용한 조작 동영상 아닌가 싶다)

 

“하다못해 코스트코(미국 애들은 ‘카스코’라고 발음한다)를 가도 회원증을 확인하는데, 불법체류자들이 미국 시민으로 위장해서 바이든에게 몰표 줄 가능성이 있다. 역시 트럼프처럼 불법체류자를 때려잡아야 해.”

 

“조지 클루니가 바이든 (대선후보) 사퇴하라고 한 다음날 총격 사건이 발생했어. 바이든과 트럼프를 모두 제거하고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려는 민주당의 음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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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와 바이든

출처-<뉴욕타임스>

 

“어르신, 이제 집에서 편히 쉬시죠?” 

 

 

바이든이 영 불안한 민주당

 

반대로 주변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조금 전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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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연락드립니다. 지난 주말에 일어난 일 때문에 화요일로 예정된 부통령(카말라 해리스) 남편의 유세는 취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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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민주당 유세와 광고는

“바이든을 뽑읍시다”가 아니라

“트럼프는 절대 안 돼”라는

‘네거티브’에 집중해 왔다.

출처-<meidasnews>

 

하지만 아무리 트럼프가 미워도, 총 맞아 죽을뻔한 사람을 비웃거나 조롱하는 건 ‘역풍’ 맞기 딱 알맞다. 그래서 위의 문자 메시지처럼, 바이든과 민주당은 총격 사건 후 모든 유세와 정치광고를 ‘올스톱’시킨 상태다.

 

그래서 ‘트럼프 비판’을 자제하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입 다물고 있다가, 하루 이틀쯤 지나서부터 조심스럽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있다. 특히 반대파에 대한 폭력을 사주해 온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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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총기협회(NRA) 집회에서

거대한 총기 이미지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트럼프. 

출처-<게티 이미지>

 

“어린이들이 총에 맞아 죽을 때는 농담하더니, 당신(트럼프)가 총 맞아보니 심정이 어떠냐”

 

“민주당 정치인들이 테러당하고 폭력 대상이 될 때 비웃더니, 트럼프 네가 직접 당해보니 어떠냐.”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트럼프가 살아남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가 암살됐다면, 다음날 미국은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을 것이다. 선거는 중단되고 내전에 휩싸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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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암살됐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출처-<게티 이미지>

 

‘에너지틱’한 트럼프와 반대로, 노쇠한 바이든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자들도 많았다. 특히 트럼프 총격 사건 몇 시간 후 열린 바이든의 대국민 연설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더욱 실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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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라는 듯한

표정의 바이든 

출처-<게티 이미지>

 

“총 맞고도 벌떡 일어서는 트럼프를 본 후, 힘없이 원고만 읽는 바이든을 보니 내가 창피하다.”

 

극단적으로는 아예 대선을 포기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트럼프 암살 시도로) 이 선거는 졌다. 대선은 포기하고, 상원과 하원의원 선거에 집중하자.”

 

 

실제로 만났던(?) 바이든과 해리스에 대한 느낌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난해와 올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참가한 행사에 가본 적이 있다. 연설 내용은 제쳐두고 개인에 대한 인상만을 평가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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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고물상주인>

 

한 줄 평 : “스윗하고 젠틀하긴 한데, 보약 좀 드셔야 하겠네.”

 

바이든은 유세 중에도 영부인 질 바이든을 먼저 연설시킨 후, 자기가 연설할 때는 “제가 질 바이든 남편입니다”라고 소개했다. ‘레이디 퍼스트’를 내세우는 ‘젠틀맨’ 스러운 예절은 좋지만, 오바마처럼 청중들을 끓어오르게 하는 ‘에너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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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고물상주인>

 

한 줄 평 : “딱 원고만 읽고 끝내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야말로 원고 적힌 대로 읽고 연설했다. 연설한 후에는 청중들에게 농담이나 제스처 하나 없이 그냥 나갔다. 로봇처럼 딱딱 정해진 대로 행동해 ‘인간미’ 같은 매력은 없어 보였다.

 

젠틀할진 모르겠으나, 노쇠하고 인간적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바이든과 해리스를 보다가, 트럼프가 외친 것이다.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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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

 

죽을 뻔한 상황에서도 ‘순간 포착’을 놓치지 않는 트럼프의 ‘에너지’는 마치 이 사람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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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암살 시도 직전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영화배우 출신으로

‘쇼맨십’에 능했던 레이건은

오늘날 가장 인기 높은

공화당 대통령으로 꼽힌다.

출처-<게티 이미지>

 

레이건이 암살에서 살아남으면서 공화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트럼프 역시 암살 시도에서 멋지게 살아남으면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는 게임 오바”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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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 이미지>

 

 

정말 “게임 오바”인가

 

물론 ‘게임 오바’를 외치기엔 너무 이르다는 공화당원들도 있다.

 

“어차피 트럼프, 바이든 모두 골수 지지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져도 자기 후보 찍게 마련이다. 트럼프 암살 시도는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한달 지나면 금방 잊혀진다. 결국 물가와 집값이 중도층 유권자 표심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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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바,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네”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출처-<AFP>

 

민주당원들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잘됐다. 이제 트럼프는 바이든으로 막을 수 없는 게 명백해졌다. 이기나 지나 이판사판이다. 바이든을 ‘날리면’ 하고 새 후보를 내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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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바이든은 이미 한국에서

‘날리면’이 된 바 있다. 

출처-<MBC>

 

실제로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 것도 중도층 민심이 대거 떠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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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당시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 폭동과 혼란이 계속되며, 일반 서민들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군대를 거느리고 교회를 찾아가 성경을 펼쳐대며, 기독교 근본주의 백인 지지층만 감싸고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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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 이미지>

 

이런 트럼프의 행동에 감동했기 때문일까. 그를 지지하는 한국의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도 있는 것 같다.

 

암튼 돌아와서, 트럼프는 반대파를 포용하고 미국민을 통합시켜 생활을 안정시키는 대신, 예측불허 정치를 펼쳤다. 결국 중도층은 2020년 대선과 2022년 총선에서 “지루하지만 겸손하고 예측 가능한” 바이든과 민주당을 연속으로 찍었다.

 

트럼프는 ‘암살 시도’ 사건에서 침착하고 에너지 넘치는 대응으로 일단 ‘이미지 쇄신’을 하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은 “다 이긴 선거”라고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금 중도층 표심을 끌어들일 정도로 “겸손하고 예측 가능”해졌는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 암살 시도 불과 이틀 후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보면 그렇다.

 

 

암살 시도 후 발생한 두 가지 사건

 

첫째, 플로리다 연방법원이 트럼프의 ‘백악관 기밀 문서 유출 혐의’를 기각해 버렸다. 복잡한 이야기를 아주 짧게 하자면, 트럼프가 임명한 판사가 시간만 질질 끌다가 뜬금없이 트럼프에게 ‘You Win!’이라고 손을 들어줬다고 생각하면 된다. 판사의 법리가 너무나 말이 안 돼서 대다수 법학자와 변호사들이 “왓더헬”을 외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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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발견된 백악관 기밀 문서 중 일부

출처-<연합뉴스>

 

게다가 판사가 ‘트럼프 승리’를 외친 때가 공화당 전당대회가 시작하는 날이었다. 한마디로 판사가 트럼프의 ‘공화당 대관식’에 맞춰 법적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해 준 것이다. 공교롭게도 담당 판사는 트럼프가 퇴임 직전 기습 임명한 ‘낙하산’이었다. 트럼프가 “법이고 뭐고 쌈 싸 먹고” 판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오만하다는 인상을 중도층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같은 날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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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받고

기뻐하는 JD밴스 상원의원

 

이어지는 기사에 설명하겠지만, JD밴스는 2022년 처음 당선된 ‘초짜’ 의원이며 ‘트럼프 충성파’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안정감 있고 중도적인 부통령’을 지명할 생각 따윈 아예 없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건은 트럼프가 ‘암살 시도’에도 불구하고 중도층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중도층 민심 잡기 없이 ‘백인 보수 표심’만 바라보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리라고 보긴 아직 이른 이유다. 미국 대선이 아직 ‘게임 오바’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된 JD밴스는 도대체 누구인가? 

 

다음 기사를 기대하시라. 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