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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해병 사건

     

 
 
 
 
 
 
 
 
 
 
 
 
 
 

 

 

27장. 감각 둔화(desensit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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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청문회,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 공익신고자 김규현 변호사, 삼부토건의 등장까지 수많은 정보가 쏟아졌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흥분했다. 그러나 곧 무감각해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폭력적인 장면을 보면, 처음엔 혐오하고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인다. 타인의 피나 상처를 보기만 해도 맥박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투쟁 도피반응(Fight flight response)이다. 우리 신체는 ‘위협’을 느끼는 순간 고민한다.

 

"씨바, 도망가야 하는 거 아냐? 아... 만만하게 보이는데, 한 번 붙어?"

 

스트레스 상황이 벌어지면, 민첩한 판단과 대처를 위해 혈류 공급을 ‘통제’한다. 즉, 판단을 내려야 하는 중추신경계와 행동을 할 근골격계에 혈류량을 늘린다. 이때 싸우거나 도망치는데 불필요한 소화기 계통의 혈류량은 통제하는데,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소화불량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폭력에 노출되거나 상처 입은 누군가를 보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자연스레 투쟁 도피반응이 일어난다. 상대방의 상처나 아픔을 보면서 가상 통증을 느끼고, 내 일이 아님에도, 혹은 이게 현실이 아님에도 인간의 몸은 자연스레 반응한다. 문제는 이런 자극이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경우이다. 폭력에 계속 노출되었을 경우(그게 영상의 경우라도) 인간의 감각은 계속 둔화한다. 이게 바로 감각 둔화(desensitization)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인간은 끊임없이 도파민을 뿜어내는 동물이 아니기에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그리고 인간은 자극에 노출될수록 무감각해진다.

 

법만 안 어기면 되잖아?

 

김건희 대표 대국민 사과 1-36 screenshot.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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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윤석열 정부는 ‘김건희’란 이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처음에는 국민들이 분노했고,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난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윤석열 정부의 모든 문제가 김건희란 이름으로 정리되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윤석열 정부 내에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 대목이다. 이미 수많은 언론에서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에 대해 말했기 때문에 여기에 더 말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내가 주목하는 건 검사들의 휴대폰 반납에 대한 김건희 여사 변호사인 최지우 씨의 발언이다.

 

① "검찰 조사 때 휴대전화가 있으면 녹음하거나 생중계할 우려도 있다 (중략) 검사들이 휴대전화를 반납했다고 황제 조사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악의적이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② "처벌 규정도 없는 배우자 명품백 수수에 대해 성실히 조사를 받았고 건국 이후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수사 협조를 한 적이 없다."

 

③ "가장 중요한데 그 사실 핸드폰은 무선 조작으로 폭발이 가능하게 조작할 수도 있으니까 국무 위원이나 신분이 확실한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테러리스트가 뭐 검사님 이런 것을 조사받는다는 보안이 새는 경우에는 거기에 폭발물을 설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악수였다. 대통령실의, 아니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번째 주장을 보면, 윤석열 부부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법의 잣대로 무죄가 나온다면, 무죄'라는 세계관이다.

 

법으로는 맞다. 그러나 세상사를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대통령의 권한 중 ‘특별사면’이란 것이 있다. 늘 특혜 논란과 정치적 시빗거리가 되는 권한인데, 이 특별사면 하나만 보더라도 대통령이 법의 잣대가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국가를 다스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형식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 있지만, 법의 심판을 받은 인물을 사면한다는 건 그 자체로 법치를 훼손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법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유무죄 판단을 내리고 있다. 만약 그들이 법 앞에서의 평등을 지키며 공정한 잣대로 자신의 유무죄 판단을 받았다면, 민심이 이렇게까지 돌아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걸.

 

[오늘 이 뉴스] _휴대폰 조작해 폭발시킬 수도_..김여사 측 논리에 _007 봤냐_ (2024.07.26_MBC뉴스) 0-33 screenshot.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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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는 포장이라도 잘 해야 했는데, 그들의 상식은 검사의 휴대폰이 폭발한다는 선에서 멈춰 있었다. 만약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더라도, 이걸 국민들이 이해할까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즉, 자기 사고체계가 곧 상식의 범주라고 믿고 있거나 혹은 이렇게 말하더라도,

 

"너희가 뭘 어쩌겠어?"

 

라는 오만이 묻어있다. 재미난 사실은 이런 사실이 쌓이고 쌓일수록 국민들은 무감각해진다는 것이다. 감각의 둔화가 일어난다.

 

대통령은 ‘법’이라는 저항선을 그어 놓고,

 

법만 어기지 않으면 된다

 

 판단을 내렸고, 법적으로 털어버릴 수 있는 건 다 털어버리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는 실행되지 못했을 터다. 정무적인 판단을 내렸다면, 김건희 여사는 서초동으로 가야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사과의 모양새를 갖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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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과는 ‘간접화법’으로 언론에 의해 전달됐고, 대중 앞에 김건희 여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검찰 조사받으러 나가는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극력 거부했다고 한다. 그 자체를 두려워하고, 기피했다. 그런데, 이미 이것부터 특혜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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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따지면, 영부인의 법률적 지위는 없다. 대통령의 배우자는 대통령경호법에 의해,

 

'경호의 대상'

 

이라는 개념으로, 대통령의 ‘가족’으로 경호해야 할 대상으로 나와 있고, 대통령비서실의 감찰 대상으로 올라가 있을 뿐이다(대통령의 친족이나 특수관계인들은 비서실의 감찰 대상이다). 그 외의 법률적 지위는 없다. 이는 디올백 수수의 영역에서 ‘뇌물죄’ 성립을 어렵게 한다. 왜냐? 아무런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직권남용이나 청탁금지법 적용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하다. 그래서 법적으로 충분히 법리 다툼이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법 기술자들의 기술을 통해서).

 

다만, 이 논리대로 간다면,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나 그동안 수사를 미뤘던 검찰의 각종 유무형적인 특혜는 설명이 어렵게 된다.

 

검사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말하는 법불아귀(法不阿貴 :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 아부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아예 대놓고 법아귀(法阿貴)라 말하는 거다. 지하에 있을 한비가 통탄할 일이다.

 

검찰총장도 몰랐다‥또 반복된 '총장 패싱' 정황 (2024.07.21_뉴스데스크_MBC) 0-29 screenshot.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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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문제가 있다. 바로, 수사 결과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예측하듯, 수사 결과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김건희 여사에게 불리하게는 나오지 않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대통령실이 중앙지검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는 게 밝혀진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얼추 예상이 가능하다.

 

뉴스타파가 2020년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이후, 벌써 5년째다. 그사이 공판 검사가 해외로 떠나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등 온갖 ‘이상한 일’들이 넘쳐났다. 이미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2심 결심이 나온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만 혼자 떨어져 나가 이제야 겨우 조사를 받은 게 현실이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해결하면서 법적인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노력’했다. 김건희 여사를 조사하고, 심문도 했다. 검찰총장의 반발도 잠재웠다. 남은 건 법적 처리인데, 이제 여기서 기술이 들어간다.

 

"이들이 어느 정도 선까지 양심을 깎아 낼까?"

 

이게 핵심이다. 대통령실은 이미 정무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법적 구색을 갖추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정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면, 검사 휴대폰이 폭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사 나왔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논평이라도 하나 냈을 것이다.

 

이들은 지금 여론이 아니라 법리적인 판단만을 우선하고 있을 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