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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가 선택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자신의 러닝메이트가 될 부통령 후보를 지명했다.
그는 바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다.

이로써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발이 갖춰졌다. 이제 오는 11월에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의 구도는 완성되었다.
카멀라 해리스 – 팀 월즈
vs
도널드 트럼프 – JD 밴스
여기서 궁금증이 발동한다.
‘팀 월즈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일까?’
‘해리스는 왜 그를 부통령 후보로 지정했을까?’
팀 월즈, 넌 누규?
이런 의문은 당연하다.
미국인들도 61%나 되는 사람들이 부통령 후보 발표 전까지 ‘팀 월즈’가 누군지 몰랐다고 한다. 미네소타 주지사이긴 하지만, 전국적 지명도는 별로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 ‘팀 월즈’에 대한 여러 정보를 풀어놓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한다.
그 사실은 바로,
두구두구두구~~!

출처-<게티 이미지>
팀 월즈와 카멀라 해리스는 동갑이다.
액면가로 보면 팀 월즈가 해리스 아버지나 할아버지뻘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둘 다 1964년생이다. 팀 월즈가 생일을 넘겨서 만 60살, 해리스는 아직 만 59살이다.

출처-<미국 연방하원>
팀 월즈는 원래 ‘노안’이었다. 위 사진은 팀 월즈가 42살 때 처음 하원의원으로 뽑힐 때 모습이다. 누가 이 얼굴을 보고 40대라고 생각하겠는가. 그것도 40대 초반으로 말이다.
팀 월즈가 이렇게 팍삭 늙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두구두구두구~!

출처-<팀 월즈 페이스북>
팀 월즈는 군대에서 24년을 말뚝 박았었다. 위의 왼쪽 사진이 파릇하던 17살 이등병 때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이 군 생활 수십 년 만에 팍삭 늙은 행보관으로 변한 사진이다(군생활이 이렇게 무섭다).
그는 17살에 입대해서 주방위군 포병으로 24년을 복무하고 주임원사로 퇴역했다. 한국군으로 치면 ‘군생활 만랩’의 행보관 출신인 것이다.

팀 월즈 인상이 어디서 많이 본 같았는데,
(헤어스타일 하며)
바로 ‘푸른거탑’ 행보관이다.
출처-<푸른거탑>
‘쓰리잡’을 뛰었던 남자
팀 월즈가 군에 말뚝을 박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폐암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즈는 고등학교 졸업하기도 전인 17살에 주방위군(Army National Guard)에 입대한 것이다(아버지는 월즈가 쫄병이었던 19살 때 사망했다).

어리바리한 신병 시절의 팀 월즈
출처-<팀 월즈 페이스북>
월즈가 복무한 주방위군은 풀타임인 육군 정규군과 달리, 파트타임 예비군에 가깝다. 그래서 월즈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면서 주말과 방학 때 군생활을 하는 방식으로 주방위군에 복무했다. 군 장학금으로 가까운 주립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에는 10여 년을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교사 일하는 동안 고교 풋볼팀 코치도 겸했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
미국 고등학교 교사는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 월급이 한 푼도 없다. 수업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교사는 방학과 연휴 때 ‘투잡 쓰리잡’을 뛰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

미드 ‘브레이킹 배드’에서
주인공인
화학 교사 월터 화이트가
방과 후에
세차창 알바를 뛰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출처-<브레이킹 배드>
월즈는 봄, 가을 학기에는 교사일, 여름, 겨울방학 때는 군생활을 하며 수십 년을 보냈다. 게다가 부업으로 여행사까지 차려서 풋볼팀 학생들의 원정경기 여행을 책임졌고, 이걸로 부수입도 벌었다(미국의 고교 풋볼팀은 장거리 타주 원정을 흔하게 가기 때문에, 여행사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출처-<Megan Cooley Peterson>
위 사진은 고등학교 교사 시절의 ‘팀 월즈’다. 머리카락은 이때도 이미 없었다...
팀 월즈는 “왜 그렇게 머리가 없냐”는 무례한 질문을 받자 “당신도 10년 동안 애들 급식 시간 감독해 보세요. 남아나는 머리가 없을걸요”라는 조크로 응수했다.
암튼, 이렇게 먹고살려고 열심히 뛰던 월즈는 24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2005년 원사(주임원사) 계급으로 제대했다(팍삭 늙은 42세 노안은 덤이었다). 미국은 장기 복무를 마친 부사관에게 꽤나 괜찮은 연금을 주기 때문에, 월즈는 이때부터 군인 연금 받으면서 여유 있게 교사 생활을 해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도 됐다.
그러나 월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대하고 정치에 투신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의회 유일한 주임원사 출신 의원
‘행보관’ 월즈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4년 미국 대선’이 계기가 됐다.

2004년 대선에서 맞붙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
출처-<게티 이미지>
당시 월즈가 교사로 있던 미네소타에 부시의 유세가 열렸는데, 부시의 경호원들이 월즈가 데리고 있던 학생들에게 무례한 태도로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한 학생의 지갑에 ‘존 케리 선거운동’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의
선거운동 스티커
출처-<위키피디아>
분노한 월즈는 2004년 케리의 선거 운동에 자원봉사를 뛰었고, 군대를 제대한 다음 해인 2006년 미네소타주 연방하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학생들이 저보고 ‘선생님, 정치해 보세요’라고 했어요. 고등학교 교사가 사고방식이 좀 긍정적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1892년 이후 민주당 하원의원이 딱 1명밖에 없는 지역구에 출마했어요. 그렇게 정치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정치 신인’ 팀 월즈는 경쟁자 없이 곧바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독자 여러분도 짐작했겠지만, 당내 경쟁자가 없다는 이유는 그만큼 상대방 후보가 막강하다는 뜻이다. 당시 현직 하원 의원은 공화당 ‘길 구트넥’이었는데, 12년간 재직한 6선 의원이었다.

당시 미네소타주 하원 의원 길 구트넥
출처-<미국 의회>
누가 봐도 월즈는 현직 의원 길 구트넥의 상대가 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군 출신 월즈는 이라크 전쟁을 열렬히 반대하면서, 전쟁을 벌인 부시 공화당 정부와 구트넥 의원을 공격했다.

하원의원 선거운동 시절의 팀 월즈
출처-<게티 이미지>
선거 당일,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정치 초짜’ 월즈는 53%의 득표를 거두며 충격적인 승리를 했다. 이 사실에 정계는 깜짝 놀랐다. 이후 월즈는 12년간 하원의원으로 재직했다(심지어 2016년 대선 당시, 월즈의 지역구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승리했지만, 이후 있었던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임에도 월즈는 다시 당선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팀 월즈가 최근 100년간 유일한 ‘주임원사 출신 하원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미국 의회에 장성, 장교 출신 정치인은 차고 넘치지만, ‘부사관 출신 의원’은 월즈가 유일하다(한국에도 부사관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걸 감안하면, 부사관 출신 하원의원 팀 월즈가 얼마나 특이한 존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군 생활을 24년 했다 보니,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은 월즈가 초짜 의원임에도 (초짜 의원들은 배정하지 않던) 하원 국방위원회에서 배정되도록 허락했다.

하원 국방위원회 시절
이라크 전쟁 예산에 대해
발표하는 팀 월즈 하원 의원
출처-<게티 이미지>
험난했던 미네소타 주지사 임기
월즈는 12년의 하원 의원 임기를 마치고,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당선되어 버렸다....!

주지사 선거 승리에 기뻐하는 팀 월즈
출처-<게티이미지>
그러나 월즈는 재임 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조지 플로이드 구타 사망 사건’이 터진 것이다.
미네소타주에서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렀고, 플로이드가 숨을 못 쉬겠다고 호소했음에도 계속 목을 눌러, 플로이드가 죽은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흑인들은 들고 일어났다. 미네소타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시위와 폭동이 발생했다.

조지 플로이드와
그를 사망케 한
데렉 쇼빈 경찰관
출처-<CNN 보도 캡처>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데릭 쇼빈 경찰관
출처-<KBS>

조지 플로이드 항의 시위 중
발생한 폭동으로 불타는 경찰차
출저-<게티 이미지>
월즈는 주지사로서,
1. 폭동 진압
2. 흑인 민심 달래기
3. 경찰 동요 달래기
등의 복잡한 문제를 동시에 처리해야 했다.
월즈는 일단 “해당 경찰관의 무자비한 행동에 경악했다”고 말하며 흑인 민심을 달랬다. 이어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해 폭동을 진압했다. 이 조치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공화당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 월즈는 주의회 민주당 의원들을 움직여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규제하는 주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켰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침착하게 처리한 월즈는 이후 미네소타주에서 낙태권 보장,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등의 진보적 정책을 도입했다.
‘정치 초짜’ 월즈의 매력은 그의 서민적인 이미지였다. ‘이웃집 할아버지’로 양복보다 티셔츠와 잠바를 입고 다닌 그는 수많은 ‘짤방’(밈meme)을 쏟아냈다.

공립학교 무상급식 법안에 서명한 후
어린이들과 끌어안는 팀 월즈
출처-<게티 이미지>


팀 월즈는
돼지나 고양이 등
어떠한 동물을 끌어안아도
‘적절함’을 보여준다.
출처-<인터넷 meme>
이렇게 동네 아저씨 같은 서민적인 풍모, 여기에 ‘행보관’스러운 군 생활 경력은 보수적인 백인 남성들에게도 환심을 살만하다. 그런데 정작 시행하는 정책은 중도진보적이라는 것이 팀 월즈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8월 6일 필라델피아에서
유세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주지사
출처-<게티 이미지>
월즈의 동네 아저씨 같은 너털웃음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선발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냉혹한 검사 출신’ 이미지의 여성 정치인 카멀라 해리스의 딱딱함을, 월즈는 ‘동네 할아버지’와 같은 너털웃음과 농담으로 보완하고 있다.

(위 게시물은 최근 트위터에서 인기몰이 중인 “팀 월즈는 브래드 피트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짤방(meme)이다. 부통령 후보가 이렇게 농담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팀 월즈의 친근함을 보여준다)
군대 행보관, 고등학교 교사, 하원의원, 주지사를 지낸 ‘동네 할아버지’ 팀 월즈가 앞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힘센 사람’의 자리에 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카멀라 해리스-팀 월즈’ 콤비는 이제 막 시작한 콤비다.
이들이 막강한 ‘트럼프-밴스’ 콤비에 맞서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뭐든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대결은 오는 9월로 다가온 대통령 후보 토론이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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