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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해병 사건
25, 26장: 한동훈이 윤석열을 칠 것이다
27장: 용산은 이렇게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28장: 임성근과 윤태식의 평행이론(feat.수지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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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이 사실은 내가 나는 첫날부터, 경호실뿐만 아니고 군 인사를 김용현이가 다 책임져. 그쪽에선 지금, 그래서 내 옆에 있는 기무사 장군 출신 작년에 제대한 거기도 군 인사 뭐 부탁하거나 군 인사 하려면 전부 다 김용현이 쪽으로 서거든. 거기가 집중된, 가장 중심에 섰을 거라고 그러더라고”
-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 모 씨의 발언 녹취 中
김용현이란 이름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용현 경호처장은 송 모 씨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이를 극구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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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드디어 그의 이름이 나왔다. 정치인이 ‘대권’을 고민할 때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고, 공부하고, 자문을 구한다. 이때 가장 구하기 난감(?!)한 쪽이 외교 안보 분야이다. 법조인이나 경제인 등은 사회에서 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외교 안보 쪽은 사회에서 접하기 어렵고, 분야 자체가 생소하다. 설사 구한다 하더라도 ‘믿을 사람’인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이렇게 까다로운 분야답게 그 파급력도 엄청나다. 정권의 색깔을 결정짓는 건 물론이거니와 하나의 결정이 국가의 운명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 외교안보라인을 움직이는 인물에 대한 하마평은 정권 초기의 단골 기삿거리가 된다. 우리나라가 미국 국무부의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누가 앉는가를 예의 주시하는 것과 같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은 정권 출범 전부터... 아니, 선거 캠프가 꾸려진 상황에서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김용현.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다. 언론에서 말하기를 군생활 하면서도 거의 연락을 하지 못했고, 전역하고 나서야 얼굴 맞대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며 친분관계를 애써 축소했다.
그러나 윤석열 선거캠프에서 외교안보 파트의 좌장으로 활약했고, 대통령 인수위 시절 때에는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 맨 앞에서 이를 보좌했던 게 김용현이었다. 대통령의 복심이 바로 김용현이었다.
사람들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은 김용현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의 예상과 다르게 국방부 장관은 김용현이 아끼던 후배였던 이종섭이 됐고, 김용현은 차관급인 경호처장 자리에 앉게 됐다. 누군가는 그가 인사청문회를 부담스러워해서 차관급이면서 훨씬 더 노른자라 할 수 있는 경호처장 자리에 앉았다는 말도 한다. 그의 사단장 시절 이력을 생각해 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도 경호처장 자리가 훨씬 더 나아 보인다.

그 와중에 놀라운 퀄리티의 경호처 채용 포스터
경호처장 자리는 정권에 따라 장관급이 됐다가, 차관급이 됐다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장관급이라고 보는 게 맞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자리가 아닌가? 정무적으로 큰 문제 될 거리도 없고, 문고리 권력을 잡을 수 있다. 더구나 정권 창출의 실세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국방장관이나 다른 자리는 계속 교체되고 있지만, 경호처장 자리는 정권 출범하고 계속 한 사람이 지키고 있는 걸 보면,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안보라인의 실세인지 아닌지는 채해병 사건 당시 통화 기록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9일까지 통화 기록을 확인해 보면, 10일 동안 김용현 경호처장은 당시 국방장관인 이종섭 장관과 7차례,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4차례 통화를 했다. 어떤 통화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경호와 관계된 통화는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그를 ‘실세’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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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의 이력을 보면, 실세란 생각이 들 만도 하다. 그는 육사 38기의 에이스였다. 준장, 소장, 중장을 모두 1차로 진급했다. 그는 누가 봐도 엘리트 군인이었으며, 별 4개에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의 동기들도 그가 1차로 중장 진급을 하고, 중장 보직 중 가장 ‘노른자’라 할 수 있는 수방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 자리에 올랐을 때,
“게임은 끝났구나. 우리 기수 에이스는 김용현이고, 그 녀석이 합참의장 자리에 앉겠구나.”
란 생각들을 했을 거다. 그런데 운명은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졌다. 2016년 그의 동기였던 임호영이 대장 진급을 한 거였다. 놀라운 건 임호영은 중장 3차 진급자였다는 거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용현은 그러려니 했을 거다.
“박근혜 정부 인사가 좀 도깨비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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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상당히(!!) 이상했다. 이 당시 문관들(고위 공무원들)의 인사는 너무 생뚱맞아서,
“어떤 사람 결혼식장에 가야 해?” (경조사를 어떻게 챙겨야 하냐는 의미다)
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이제는 은퇴했겠거니 하는 유신 시절의 인사가 난데없이 등장하는가 하면(노태우 시절 인물, 이회창 시절 인물 등등 다채로웠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이력의(직전 이력이 블로거이거나) 인물들이 혜성(?)처럼 나타났기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 물론 나중에 가서 이런 인사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건 훗날의 이야기다.
군 인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시절의 군 인사는 말 그대로 도깨비 인사였다. 당연히 될 줄 알았던 인물이 날아가거나, 기대도 하지 않고 전역을 준비했는데 진급하는 경우가 생겼다. 대부분의 의견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의 동기인 육사 37기 그룹. 일명 누나회의 입김이 불지 않았나라고 추측했지만, 37기는 중장 8명 대장 3명을 배출한 성공한 기수였지만... 합참의장과 육참총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의외로 끝이 좋지 않게 끝난 기수였다. 대장이었던 박찬주는 기갑병과 최초로 대장을 달아서 기갑병과들의 사기를 끌어올렸지만...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끝이 좋지 않았고, 엄기학은 합참의장에 내정되었다는 설이 최순실 게이트 와중에 퍼지면서 그대로 낙마(여기에 북한군 노크 귀순까지 겹치면서 그대로...), 이재수 국군 기무사령관은... 다들 알다시피 세월호 유가족 불법사찰 문제로 투신자살한다.

1977년, 육사 37기 박지만 생도를 면회 온 박정희 대통령 가족
어쨌든 37기를 제외하고, 도깨비 인사는 많았다. 김용현의 경우가 그러했다. 37기가 별자리를 먹어 치웠지만, 그래도 한 자리는 챙겨줄 거라 생각했다. 그걸 동기인 임호영이 채 갔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기회는 없었다. 박근혜가 탄핵을 당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공군 출신의 정경두 장군은 합참의장에 앉혔고, 육군참모총장 자리에 김용현의 1년 후배인 김용우를 앉힌 거다.
운명이란 아이러니 한 게 후배가 육참총장에 앉았으니, 옷을 벗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때 김용현의 후임이 바로 서욱이었다. 김용현에 이어 합참 작전본부장 자리에 앉았고, 바로 1차로 대장 진급. 육참총장 생활... 그리고 1년 지나 바로 국방부 장관 자리에 앉았다.
김용현이 밟아 올라갔어야 할 루트를 한참 후배인(서욱은 41기였다) 서욱이 그대로 밟았던 거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의 황태자는 서욱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뭐 엘리트 코스의 모든 걸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용현은?
별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맞았다. 그는 순조롭게 커리어를 이어나갔지만, 마지막에 가서 하늘이 그를 버렸다. 아마 그가 옷을 벗어야 했던 건 그가 사단장 시절 있었던 병장 익사 사건 조작 의혹도 한몫했을 거 같다.
2011년 김용현이 17사단장으로 복무하던 시절 병장 한 명이 한강에 빠져 익사한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이걸 후임병을 구하려다 숨진 걸로 포장을 했던 거다. 이걸 두고 당시 사단장이 조작을 지시 내렸는가에 대해 공방이 있었다. 핵심은 당시 참모장이 “사단장께서 의로운 죽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는 게 드러났는데, 이게 사건을 조작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됐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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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 사건이 불거진 게 김용현의 군 생활 끝 무렵이었다. 그리고 김용현은 사라졌다.
그가 다시 세상에 얼굴을 들이민 건 2021년이었다. 윤석열 캠프가 꾸려지면서 외교 안보 정책자문단에 들어가게 된 거다. 그리고 여기까지 이어진 거다.
채수근 상병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당시 이종섭 장관이 김용현 처장과 통화한 기록을 보라. 대화 내용이 어땠을지 모르지만, 이종섭 장관이 김용현 처장에게,
“선배님!”
이라고 깍듯이 호칭했을 거란 추측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VIP의 의중은 어떻습니까?”
라는 질문은 거의 문맥 바꾸지 않고 했을 거란 추측을 해본다. 안보라인에서 김용현 처장이 가지는 영향력은 송 모씨의 녹취록을 말하지 않더라도 정권 초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던 말이었다. 용산으로 대통령실 이전을 한다고 했을 때 언론 앞에 나서서 큰 문제 없다고, 용산 집무실 이전을 진두지휘했던 게 김용현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 부팀장 자리에 앉아 용산시대를 개막한 게 그였다. 그만큼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믿는 인물이란 소리다.
그런 인물이 이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어쩌면 너무 늦게 등장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제 대통령의 사람들이 모두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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