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준비 작전
요즘 한국에서 계엄령 이야기가 핫하다.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 준비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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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민석 의원을 필두로 제기된 ‘계엄령’ 주장에 대해 보수뿐 아니라, 민주 세력에서도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반론은 대충 이러하다.
“쌍팔년도 군사정권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동원한 계엄령은 말도 안 된다.”
“쿠데타 한두 번 당해봤냐. 현행 대한민국 법률은 계엄령을 허용할 정도로 만만하지 않다.”
“계엄령 발동하면 의회와 국민이 가만있을 것 같나? 대한민국은 그 정도로 후진국이 아니다.”
정말 그럴까?
이들의 말처럼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군대 동원과 계엄령은 불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세계 최강 대국이자 민주주의 선진국 중 하나라 불리는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아주 옛날 일도 아니다. 불과 4년 전 이야기다.
미국에서도 계엄령과 쿠데타 시도는 있었다
4년 전 사건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스토리를 훑고 가보자.
오늘날 초강대국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이지만, 미국에서도 계엄령과 쿠데타 시도는 있었다.
우선 쿠데타 시도로는 딴지 기사(링크)로도 다뤘던 1930년대 예비역 군인들을 동원한 쿠데타 음모가 있었다. 일명 ‘미국판 서울의 봄’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판 서울의 봄’을 다룬 영화 <암스테르담>
다음으로, 계엄령이 발령된 건 몇 번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대규모 계엄령이 발령되었던 건, 1800년대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때 발령한 계엄령이었다. 이후 전쟁에 학을 뗀 미국 의회는 특별법(Posse Comitatus Act)을 만들어, 미국 정규군(연방군)의 미국 국내 투입을 불법화해 버렸다.
“군대라는 게 외적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라고 만든 것 아니겠어? 앞으로 미국 연방군(정규군)은 국내 문제(시위, 폭동) 등에 얼씬도 하지 마. 미국 내 시위, 폭동 문제는 주정부에서 주방위군(파트타임 군대)과 경찰이 알아서 할 테니까!”
(참고로 주지사가 주 차원에서 계엄령을 발동하고 주방위군을 투입한 것은 1941년 진주만 공격을 때려 맞은 하와이주, 1992년 LA 폭동 사건의 캘리포니아주 정도였다)
이후, 쿠데타나 계엄령으로 연방군이 국내 시위 등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2020년 한 사건이 터지며 양상은 달라졌다.
2020년에 터진 한 사건과 대통령
2020년 미국 전역이 뜨거워진 사건이 하나 터졌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사망 사건이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한
데릭 쇼빈 경찰관
출처-<KBS>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란, 미네소타주에서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렀고, 플로이드가 숨을 못 쉬겠다고 호소했음에도 계속 목을 눌러, 플로이드가 죽은 사건이다.
이 사건이 터지자, 많은 미국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특히, 흑인들의 분노가 엄청났다. 미국 전역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벌어졌으며, 일부 주에서는 폭력 시위로 발전하기까지 했다.

혹시, 이 당시 대통령이 누구였는지 기억하는가?
‘트럼프’였다.
그는 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일반적인 민주 국가의 리더라면 우선 국가의 지도자로서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하고 폭력행위의 중단, 혼란의 수습, 국가적 통합을 요청하는 게 맞겠지만, 트럼프는 그러지 않았다.
출처-<게티 이미지>
“얼른 군대 투입해서 시위대 진압해!”
“뭐? 안 돼? 왜 안 돼?!”
그러나 앞서 말했듯, 국내 시위에 미 정규군을 투입하는 건 불법이었다. 미 정규군을 투입할 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주지사들에게 “빨리 군대를 동원하라”고 뽐뿌질을 했다. 주지사가 자기 휘하의 주방위군을 국내 시위에 투입하는 건 합법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주지사들은 주방위군을 동원해 사태를 수습했다.
출처-<게티 이미지>
이 중 1명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의 주지사였던 ’팀 월즈‘였다. 맞다. 해리스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며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된 ’팀 월즈‘. (팀 월즈가 어떤 인물인지 다룬 딴지 기사 ’링크‘)
팀 월즈는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하여 시위를 진압했다. 당시 트럼프는 월즈의 주방위군 투입을 칭찬했다.
계엄령을 발동하려는 트럼프, 그리고 측근들의 반응
법으로서 막아놨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지휘할 수 있는 미 정규군을 시위에 투입하고 싶어 했다. 그는 고민했다. 어떤 방법이 있을지.
마침 그때, 워싱턴DC에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 드디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번뜩였다.
“워싱턴DC는 어느 주에도 소속되지 않는 연방정부 영토야. 당연히 주지사도 없고 주의회도 없어. 그러니까 이곳의 ‘대빵’은 나 맞지? 내가 워싱턴DC 내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정규군 병력 출동을 명령해도 누가 말리겠어. 안 그래?”
트럼프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정규군 투입과 시위대 발포에 대해 자문했다.
“지금 시위대를 진압해야 한다. 정규군 병력 1만 명은 다 어디로 갔냐? 당장 투입해야 한다. 그냥 저놈들(시위대)에 총 쏴버리면 안 되냐? 그냥 다리 같은데 쏴버리란 말이야!”
이 말을 들은 트럼프 측근들은 경악했다. 골수 공화당원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왼쪽부터) 윌리엄 바 법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출처-<미 행정부>
“대통령 각하, 그건 법률 위반입니다. 정규군 투입은 국내 반란 등 최악의 상황에 한해서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돼야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 중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있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평소 트럼프에게 워낙 아부를 잘해서 ‘예스퍼’(Yespe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조차도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각하, 지금 상황은 아직 반란이나 반역 상황이라 할 수 없습니다. 군병력 동원에는 결코 찬성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는 분노했다.
“너희 가운데 그 누구도 저 폭력 사태에 대처할 배짱이 없단 말이냐?"
트럼프가 ‘정규군 출동’을 바득바득 고집하자,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미군 육해공군 주요 지휘관에게 긴급 지휘 서신을 보냈다.
“모든 지휘관, 모든 미군 병력은 미국 헌법을 수호한다는 서약을 잊지 말라. 특히 헌법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미군 주요 지휘관에게 보낸 서신
출처-<미국 국방부>
밀리 합참의장은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편지에 급하게 손으로 한마디 덧붙인다.
“우리는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다. 미국의 가치와 미국민을 지킨다는 서약을 지켜라.”
트럼프는 자신에게 ‘개긴’ 에스퍼를 잊지 않고, 결국 2020년 대통령 선거 나흘 전 “에스퍼를 국방장관에서 해임한다”고 트위터에 발표했다.
에스퍼는 해임 다음 날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난 적어도 예스맨은 아니었어!”
시위대를 밀어내고 교회로 간 트럼프
측근들의 반대로 워싱턴DC 군병력 투입은 일단 좌절됐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어떻게든 “폭력 시위를 엄격하게 대처하는 강력한 대통령”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때 딸인 이방카 트럼프가 아이디어를 냈다.
“백악관 앞에 모인 시위대 앞에서 연설합시다. 그리고 시위대를 밀어내고, 당당하게 걸어서 백악관 앞 교회에 가는 거에요.”

트럼프의 딸 이방카 트럼프
‘교회에 가는 게 군병력 동원보다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 측근들도 이 아이디어에 찬성했다. 백악관 주변에 시위대를 감시하던 경찰에 갑자기 ‘시위대를 밀어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출처-<게티 이미지>
출처-<AFP>
영문도 모른 경찰은 방패와 곤봉으로 시위대를 밀어내며 백악관에서 교회로 가는 길을 텄다. 트럼프는 비밀경호국의 호위를 받으며 교회로 향했다. 미군 장성들을 앞뒤로 거느리며 ‘강한 남자’ 이미지를 보여준 건 물론이다.

출처-<연합뉴스>
교회 앞에 도달한 트럼프는 갑자기 성경을 치켜들었다. 이 상황을 담은 영상은 불과 몇 분 후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 공유되었고 지지자들에게 급속히 퍼졌다. 당시는 선거를 5개월을 앞둔 시점이기도 했고,
“기독교 보수 백인 여러분, 트럼프를 지켜달라”
는 메시지의 선거 운동이기도 했다.
정체불명의 무장 조직을 동원하다
결국, 정규군 투입은 좌절됐지만, 트럼프는 그 비슷한 조직을 발견했다.
국토안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였다.
국토안보부
출처-<U.S. Senator Cindy Hyde-Smith (R-Miss.)>
미 국토안보부는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미국 내 테러 예방 및 진압이 목표다. 당연히 군대 수준의 막강한 무장을 갖추고 있었고, 대통령 명령으로 국내 활동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는 조직이었다.
이런 트럼프의 움직임을 눈치챈 주지사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대통령 각하, 지금 시위로 좀 시끄럽긴 한데 ‘테러’까진 아니거든요? 제가 주방위군하고 경찰로 알아서 할 테니, 주정부 일은 주지사에게 맡기시죠.”
트럼프를 지지하는 주지사들조차 반응은 비슷했다. 사실상 한 나라처럼 운영되는 주에 대통령의 군사 조직이 들어오는 걸 주지사가 좋아할 리 없다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계속 자신의 의지를 강행했다. 대통령 명령 13933(Executive Order 13933)을 발동하고 국토안보부 내에 특수부대(PACT)를 창설했다.
“지금 시위대가 정부 청사와 문화유산(기념탑, 동상)에 페인트칠하며 불을 지르고 있다. 대통령은 연방정부 소유인 문화유산을 지킬 의무가 있다. 따라서 병력 투입에 주정부의 허락은 필요 없다.”
트럼프는
시위대의 ‘동상 낙서’를 이유로
국토안보부 특수부대 출동을
명령했다.
출처-<게티 이미지>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정체불명의 병력
대통령 명령 발동 후, 2020년 7월 포틀랜드 오리건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검은 옷을 입고 총기와 군복, 군사 장비로 무장한 소속 불명의 병력 수십 명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때려잡기 시작했다.
출처-<AP>
출처-<Katu>

출처-<뉴욕타임스>
출처-<뉴욕포스트 >
출처-<Mother Jones>
소속 불명의 병력들은 최루탄까지 쏘아댔으며, 그 결과 시위대 중 1명은 얼굴에 최루탄을 맞고 두개골이 골절되기까지 했다.
시위대 최루탄 부상에 대한
상원 청문회 모습
출처-<게티 이미지>
요즘은 한국조차도 시위대 진압에 최루탄을 쏘지 않는데, 무려 2020년 미국에서 정체불명의 병력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마구 쏘아댔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위대도 과격화 및 폭력화됐다.
출처-<게티 이미지>
소속 불명의 병력은 시위대와 평화적으로 대화 중인 정치인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다. 위 사진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장 테드 휠러가 최루탄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다.
오리건주 주지사 케이트 브라운과 오리건주 정치인들은 정체불명의 병력 출현에 당황했다.
오리건 주지사 케이트 브라운
출처-<게티 이미지>
“최루탄 쏘아대는 소속 불명 병력의 정체가 뭐냐? 난 발사 명령 내린 적 없어. 우리 경찰이나 주 방위군은 분명히 아닌데? 군 장비로 무장한 민간 우익 단체냐? 아니면 경찰에게 ‘폭력 진압’ 누명을 씌우려는 시위대의 자작극이냐? 아니면 외국 불순분자의 개입이냐? 당신들 누구야?!”
소속 불명 병력을 둘러싼 파문이 커지자, 마지못해 국토안보부가 슬그머니 나섰다.
“시위대가 연방정부 건물과 문화유산을 파괴하려 한 것에 대한 정당한 자위 행위였다. 소속 표지는 군복에 부착했는데, 너희들이 어두워서 잘 못 본 거다.”
트럼프는 한술 더 떠서 연방 요원(국토안보부 요원) 병력을 오리건에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권한을 침해당한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오리건주 법무장관이 정체불명의 연방 요원 1-10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리건주 주지사와 법무장관은,
“국토안보부 병력은 더 이상 오리건주에 오지 말고, 폭력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라.”
고 경고했다.
결국, 국토안보부 병력이 더 투입되진 않으며, 사태는 일단 마무리됐다.
평화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시위는, 최루탄 발사와 수십 명의 부상, 주 전체의 혼란만 남긴 악몽으로 끝이 났다.
그 이후
조 바이든은 2021년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명령 13933’을 취소해 버렸다. 또한 상·하원은 ‘소속 불명의 병력’의 정체와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대통령 명령 13933을 취소한다.
출처-<포브스>
오리건주는 정체불명 병력이 폭력을 저질러 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출처-<AP>
청문회 진상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국토안보부 등 총 755명의 연방 요원이 ‘정부 청사 경비’ 등을 이유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62명을 체포했다.
-진압 작전에 1,2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투입된 요원 상당수는 ‘시위 진압’에 알맞은 교육 및 장비를 갖추지 않았다.
-투입된 요원 일부가 소속 명찰 및 소속기관 표식을 부착하지 않거나, 자기네들끼리만 통하는 표식만 부착해 혼란을 초래했다.
왜 군병력 동원에 집착했나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이렇게까지 조지 플로이드 시위에 대해 군병력 투입을 집착했을까?
우리가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순 없지만, 나중에 밝혀진 증언에 따라 짐작해 볼 수 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단순한 시위가 아닌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봤다.
지난 8월, 영국의 한 독립 언론은 트럼프 측근인 러셀 보트(Russell Vought)를 대상으로 ‘몰카 인터뷰’를 촬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산정책국에서 근무한 보트는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당시
백악관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는
러셀 보트
출처-<백악관>
“조지 플로이드 시위는 인종에 대한 시위가 아니었다. 그건 트럼프 정부를 끌어 내리려는 음모였다. 미국 대통령은 국경뿐만 아니라 미국 국내 어디에도 군대를 보낼 권한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둘째, 트럼프는 ‘약해 보이기’를 죽기보다 싫어했다. 그래서 군병력 동원을 통해 ‘단호하고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대가 백악관 앞에까지 오자, 트럼프는 비밀경호국을 따라 백악관 지하 벙커에서 1시간 동안 대피해 있었다. 그런데 며칠 후 ‘뉴욕타임스’에 이 사실이 대서특필됐다.
제목 : 폭력 시위대가 접근하자 뒤로 숨어버린 트럼프
법무장관 윌리엄 바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보도에 격노했다.
“나는 시위대가 무서워 벙커로 도망가는 지도자가 아니다!”
그 결과, 트럼프 선대본부는 대선을 앞두고 ‘교회 앞 성경쇼’ 동영상을 널리 퍼뜨려, “흑인 폭력 시위대에 맞서 싸우는 기독교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 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다. 트럼프는 2020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을 사실상 조장했다.
올해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는
군대를 동원하지 않고도
‘총격에도 굴하지 않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출처-<게티 이미지>
그리고 현재 2024년, 곧 있을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당선이 유력하다.
트럼프의 군병력 투입 시도가 말해주는 점
트럼프의 2020년 군병력 투입 시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미국에서도 법망을 피한 대통령의 군병력 동원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2. 측근들의 결사적 반대가 없었으면, 트럼프의 군병력 동원은 하마터면 성사될 뻔했다.
3. 대규모 군병력이 아니더라도, 불과 몇십 명의 병력만으로 국가 치안 상황을 악화시키고 계엄령의 빌미를 줄 수 있다.
4. 대통령은 병력 투입을 통한 국가적 혼란 상황을, 오히려 자신의 선거 운동 및 권력 강화에 악용할 수 있다.
출처-<영화 ‘서울의 봄’>
현대 사회의 계엄령은 40년 전 12.12나 5.16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전두환처럼 대규모 병력이나 탱크를 동원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소속 불명의 소규모 무장병력, 또는 군대가 아닌 준군사조직의 투입만으로도 국가적 혼란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나 헌정 중단을 초래하고,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써먹을 수도 있다.
미국과 같은 세계 최강 대국이자 손꼽히는 선진국인 나라에서도 불과 4년 전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의혹이 있다면 가능한 위험 요소를 검토해 보고 조심해 보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는 만능이 아니며, 깨어지기 쉬운 그릇처럼 연약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법률이 아니다. 법률은 크기만 다를 뿐 언제든 구멍이 있기 마련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건 깨어있는 시민들과 그들이 만든 조직된 힘(권력 감시)다. 설마 하는 마음의 방심은 절대 금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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