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중계되는 국회의 각종 상임위원회 회의와 공직 후보자의 청문회를 보면서 검사 정권이 지난 2년여 동안 모든 분야에서 매우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그것이 우리 사회의 설계 및 운영 매뉴얼인 ‘대한민국헌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가치를 위한 것일지라도, 어쨌거나, 이 사회 구석구석의 작은 분야까지 건드리지 않은 게 없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은 임기를 마치기 어려울 정도로 무능했지만, 그와 동시에 몹시 게을렀기 때문에 그들이 집권했던 4년 동안에 우리 사회를 회복 불가능한 지경까지 구석구석 망가뜨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민주당 정부 5년 동안 국가 시스템을 회복시킬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았던 어떤 조상들도 누리지 못했던 선진국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검사 정권은 머리는 나쁜데 시험만 잘 보는 학생들의 공통적 특징인 ‘미련할 정도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우리 사회 시스템을 구석구석 열심히 망치고 있다고 느꼈다.
어공과 늘공
각종 매체에서 ‘OOO 정부’라고 하지만 정부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원칙상 ‘OOO 행정부’라고 부르는 게 맞다. 미국 정부를 ‘바이든 행정부’(The Biden-Harris Administration)’로 부르는 것이 그런 이유다.
정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필요한데, 공무원은 크게 공채나 시험을 통해 채용되어 해당 업무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일반 직업 공무원과 선거를 통해 임명되는 선출직 계약직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흔히들 일반직 공무원을 ‘늘공(늘 공무원)’이라 부르고, 선출직 공무원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 부른다.
늘공은 정부의 일상적인 업무를 오랫동안 처리하면서 지속적으로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한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늘공은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어떤 정책의 생성 과정, 문제점, 목적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목적에 맞도록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늘공은 여러 정부를 거치게 되지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공정하고 안정적인 행정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늘공은 주로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혁신적이거나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안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규제개혁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바로 그런 이유에서 어공이 필요하다.
어공은 선거를 통해 주기적으로 선출되거나, 선출된 사람이 임명함으로써 공무를 담당하게 된다. 어공은 유권자의 민의와 자신의 소신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할 권한을 갖고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된다. 어공은 늘공의 업무를 지휘하고 조율함으로써 자신의 공약을 정책으로 실현한다. 늘공은 어공의 업무 지휘가 법률과 규정을 위반하는지 검토하고, 그 지휘가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행되도록 하여 어공의 정책이 구현되도록 한다.
예컨대, 어느 후보가 ‘청년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되었다면, 그 어공의 지휘에 따라 늘공은 법적 타당성과 정책의 실효성을 검토한 후에 그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하고 이행함으로써 그 정책이 구현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유능한 어공의 뚜렷한 의지와 정치적 책임감 없이는 유능한 늘공이 아무리 많아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공범이 되고 있는 늘공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약 4년간 나치독일에 지배당했던 프랑스의 망명정부는 프랑스 영토를 다시 수복한 직후 나치에게 부역했던 사람들을 신속하고 화끈하게 처벌했지만, 35년간 제국주의 일본에 지배당했던 한국의 임시정부는 한국영토를 수복한 직후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정부를 출범한 이후에도 반역자를 처벌하지 못했다. 또한, 1961년부터 1993년까지 이어진 32년간의 군사독재를 끝낸 후에도 우리는 독재에 부역하며 시민을 탄압했던 민주주의의 반역자를 처벌하지 못했다.
아마도 광복 이후 미군정과 한국전쟁이 있었고, 군사독재 이후 IMF를 겪었던 것도 반역자를 청산하지 못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단지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제 35년과 군사독재 32년은 한 세대가 태어나서 중년이 되고 그 사회의 중심이 되는 기간이다(참고로, 1910년에 태어나서 1937년에 죽은 이상 작가는 그의 삶 전체를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살다 죽었다). 그 한 세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왜곡된 신념 체계를 강요하는 무도한 권력의 치하에서 30년 넘게 살게 되면, 대부분은 그 권력에 맞춰 살며 그들의 신념 체계를 갖추고 그에 맞게 살아가게 될 거다. 말도 안 되는 사상과 우상을 숭배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집단 세뇌를 당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런 것과 같다.
지금의 감각으로 보자면, 프랑스가 점령당했던 기간인 4년은 박근혜 임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라서 반역자들의 행적을 똑똑히 기억하지만, 일제강점기 35년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윤석열이 집권하며 35년 동안 매일 대형 사건을 터뜨렸다고 생각해 보시라, 어지간히 큰 사건이 아니면 누가 뭔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과정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사회 구석구석에서 제국주의 일본과 군사독재 세력에 크든 작든 부역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고, 그들이 해방과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히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청산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에 출석해서 등신 같은 답변을 하는 늘공의 모습을 보며, 이 정권이 너무 부지런하게 구석구석 조지는 과정에서, 모든 분야의 늘공들이 최고 권력자가 임명한 어공들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는 중이고, 그래서 늘공의 상당수가 어공과 공범이 되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척하는 바보 전략까지 쓰며 필사적으로 어공을 방어하고 있었다.
아마도, 늘공은 자기들이 국회에서 하는 답변이, 또는 자기 상관인 어공이 하는 답변이 얼마나 개소리인지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난 민주당 정부에서 유능하다는 칭찬을 듣던 바로 그 늘공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코로나 위기에 열심히 대응했던 질병관리청의 늘공, 미라클 작전에서 군용기가 지나는 모든 나라와 긴밀하게 협상했던 외교부 늘공, 독립운동가를 정성스레 모시던 보훈부 늘공, 국군의날 행사로 합동 군사작전을 하며 상륙부대를 지휘했던 국방부의 늘공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모습은 너무도 처참하다. 응급실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 일본에는 왜 한마디도 못 하고 그렇게까지 납작 엎드리는 거냐, 홍범도 장군과 광복군은 어쩌다 반란군 취급을 당하고 있는 거냐, 해병대 지휘관들이 왜 죄다 저 지경이냐…하는 사회적 질타와 비판을, 아무리 요리조리 피해 다녀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될 것이다.
그중에서 ‘어차피 공무원은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 거고 이번 기회에 높으신 분들 눈에 들어서 어디 공기업 임원 자리나 하나 꿰차고 나가 노후 대비나 해야겠다’는 자들은 법, 제도, 전문가적 양심 같은 건 아예 머릿속에 없으니, 그들은 지금 이 정권을 기회로 여기고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가 공무원에게 바라는 것처럼 ‘내가 맡은 일을 법과 제도에 맞게 똑바로 해서 우리 공동체가 더 살기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극소수의 늘공은 어공의 부당한 지휘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의 양심을 거스르는 일을 해야 하는 지금 이 상황에 몹시 괴로워하고 있을 거다.
무능한 박근혜 정부는 게을렀던 덕분에 많은 분야에서 꼼꼼하지 못했다. 심지어 박근혜가 ‘참 나쁜 사람’이라고 했던 문체부의 늘공이 ‘저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잘 피신해 있었던 걸 보면, 박근혜 정부의 어공은 대통령의 지시를 열심히 수행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한 게으름 덕분에 많은 늘공은 어공이 저지르는 범죄에 가담할 기회나 필요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그런 이유로 공범이 된 늘공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박근혜를 탄핵하는 과정에서도 그 정당에 줄을 댄 인간들 말고는 늘공이 어공을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나서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어공들은 매우 폭압적인 방식으로 늘공을 도구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늘공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검사 독재에 부역하는 공범이 되어가는 중이다. 고작 2년 반 만에 이렇게까지 모든 분야에서 후퇴하는 걸 보면, 이러한 ‘늘공의 공범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다양한 조직에서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아마도 임기말에는 군사독재 30년동안 만들어낸 것만큼 많은 '늘공형 공범'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가장 끔찍한 건, '어공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여 공범이 되는 늘공이 '군인'인 경우지만, 그 경우는 상상도 하기 싫다).
이번 정권이 임기를 마치더라도 사회 각 분야에서 검사 정권에 부역한 공범인 늘공은 조직의 지도부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친일 반역자와 독재 부역자가 그랬듯이, 그 공범들도 자신들의 죄를 반성하는 대신에 어떻게든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며 이 사회의 엘리트로서 꽤 오랫동안 지배층을 유지할 거라는 건 너무 뻔한 일이다.
즉, 늘공이 어공에게 부역하여 공범이 되도록 놔두고 나중에 청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이대로 계속 가면 검사 독재의 공범이 엘리트 늘공이 되어 검사 독재의 후유증이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검사 정권이라는 사회적 재난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여전히 유효한 유시민의 제안
유시민 작가는 최근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책의 ‘제6장 그의 운명’에서 ‘그’의 운명에 관한 옵션은 자진 사퇴, 협치, 대결 중의 하나가 될 것인데, 자진 사퇴를 결정할 판단 능력조차 없기 때문에 자진 사퇴는 안 할 것이며 협치 또한 자진 사퇴만큼이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그’의 운명은 대결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유시민 작가는 국정과 정치가 내전 상황에 빠지게 된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조사도 재판도 하지 않는 ‘불기소 특별사면’이라는 퇴로를 열어주고 협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시민 작가가 ‘불기소 특별사면’이라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게 말이 되는 거냐?’며 그의 제안과 그를 비난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그의 제안을 정치권에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지만, 야당이 탁월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어찌어찌해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했다고 치더라도 이 나라의 현행 헌법은 헌법재판소의 선출되지도 않은 9인의 헌법재판관들이 최종적인 판단을 하게 되어 있다.
그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30일에 공소권을 남용하여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를 보복 기소한 것으로 대법원에서 판결함에 따라 국회가 탄핵을 의결한 안동완 검사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또한 그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29일에는 처남의 마약 사건을 무마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의 사유로 국회가 탄핵한 이정섭 검사의 탄핵소추를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무려 ‘만장일치’다.
이쯤 되면, 도대체 이 나라에서 검사는 무슨 일을 저질러야 탄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 검사가 사람을 직접 때려죽이거나 칼을 들고 돈을 뺏는 장면이 유튜브로 생중계되면 탄핵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닐 것 같다.
어쨌거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은, 최근 2건의 검사탄핵 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기각 판결로 이미 증명되었다.
나는 대통령도 아닌 고작 검사 하나조차 탄핵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대통령 탄핵은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오히려 박근혜 시절에 탄핵소추가 기각되면 발동하려고 했던 계엄령을 이번에는 진짜로 실행할 것 같다. 그들은 감옥을 피하고자 대통령이 된, 보통의 상식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자들이라, 감옥을 피할 수 있다면 그들이 앞으로도 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전까지 불기소 특별사면 협상을 통한 하야냐, 탄핵이냐, 아니면 3년 임기를 채우느냐 중에서 생각했다면 탄핵은 더 이상 생각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 이제 남은 건 하야냐, 계엄령이냐, 아니면 이대로 3년을 가느냐 뿐이다.
결론적으로, 탄핵은 성공할 수만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지금처럼 기각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는 기각 이후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아주 위험한 접근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모 아니면 빽도 아니면 손모가지' 수준의, '나라를 통째로 걸고 하는 위험한 도박'이다.
우리는 독재와 싸우며 꽤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루어 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권력형 범죄자를 똑바로 처벌하지 못한 역사가 있다. 우리는 민간인 수만 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이승만이 하와이에서 남은 삶을 살도록 내버려뒀고, 수백 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전두환이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골프나 치고 유유자적하며 노닐다가 자연사하는 것을 바로 몇 년 전까지 방관했던 사람들이다. 겉으로는 나라를 팔아먹은 반역자를 비난하지만, 그 후손들에게 땅을 찾아준 판사를 자신의 아파트값을 위해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범죄자는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회가 정한 규칙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김건희와 그 남편을 탄핵하고 감옥에 보내야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니, 그렇게 하고 싶을 거다.
‘우리는 4.19로, 87년 6월 항쟁으로 독재자들을 몰아냈고, 현행 헌법으로 박근혜까지 탄핵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도 민주시민이 똘똘 뭉쳐서 극악무도한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말은 참 그럴싸하지만, 그런 주장을 강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는 사실은 별로 얘기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 독재 그룹은 인간을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하고, 사람이 죽어도 이름도 사진도 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문조차도 방해하는 자들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하지만, 보통의 상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옥 가기 싫어서 출마하고 당선된 엽기적인 그룹이다.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끔찍한 짓을 저질러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유시민 작가는 조사도 재판도 하지 않는 ‘불기소 특별사면’이라는 퇴로를 제시했지만, 나는 여기에 더해, 김건희와 그 남편이 지금 당장 그만두고 망명을 떠나는 조건으로 '조기퇴직수당 1,099억' 정도는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용서하자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지금 당장 치워버리자는 거다.
이 시스템을 만들 때부터 내재되어 있던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해서 작동하지 않으니, 얼른 뭐라도 해서 일단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복원시키고, 그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라는 기계를 고치자는 얘기다.
참고로, 그들이 지금 당장 그만두고 망명가는 조건으로 제안하는 '조기 퇴직수당 1,099억'은 전두환이 죽을 때까지 내지 않은 추징금 867억과 이명박이 면제받은 벌금 82억, 그리고 박근혜가 면제받은 150억을 합친 금액이다. 지금 늘공이 어공과 공범이 되어 이 나라의 시스템을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뜨리는 것을 당장 막을 수 있다면, 그 정도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선례가 되면 다음에 또 그렇지 않겠냐'는 비판은 당연하지만, 지금 당장 저걸 멈추지 못하면 '다음'도 없다. 이렇게라도 해서 이 정권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이대로 3년 동안 우리의 시스템은 계속 망가지면서 더 많은 공범이 모든 분야에서 생겨날 거고, 3년 뒤 대선을 치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어차피 그동안 벌였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이니, 양평고속도로니, 관세청 마약이니 하는 것들, 결국 이게 다 게네가 돈 벌자고 벌인 일 아니겠냐.
범죄를 해결하는 가장 나쁜 방법이지만 가장 피해가 적고 신속한 방법
덧
1. 많은 사람들이 계엄령을 내리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둥, 보수도 등을 돌린다고 얘기하던데, 87년에도 많은 시민이 전두환에게 반대하지는 않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게 다 꿈같은 얘기라는 거 다 알 거다. 87년에서 한참 지나온 지금이야 모두가 민주투사고, 말로는 거리로 뛰쳐나가서 싹 다 갈아엎을 기세지만,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마당에도 꾸역꾸역 2번을 찍는 직장 상사, 친구, 부모, 친척, 형, 동생조차도 설득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2. 뭔 일만 터지면 ‘이제 끝났다’는 식의 유튜브 썸네일도 지겹다. 이 정권에서 매일매일 터지는 사건들 하나하나가 지난 정권이라면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때릴 뉴스지만 이번 정권은 그딴 거 아무 소용도 없으니 이제 그딴 헛소리로 썸네일 장사는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3. 어떤 자들은 계엄령이 선포되면 나가서 싸우겠다고도 하는데, 지금 군대에 있는 징집병들은 지금 대통령이 선출된 지난 대선에서 투표권조차 없었던 사람들도 많다. 그냥 시민의 자식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갔는데 계엄군이 되었을 뿐이다. 승질나서 그러는 건 알겠는데, 나가서 남의 집 자식들을 죽이고 내전을 벌이겠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화장실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계엄령의 명분을 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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