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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금일 만공스승의 강의는 금투세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는 시주들 중엔 산에서 수련만한 만공스승이 세금이나 주식투자같은 세속일에 대해 뭘 알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공스승은 면벽수련을 통해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만공스승은 세상만사 인간 세상 모르는 게 없습니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시주들은 금투세와 관련된 논쟁이 종부세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주들의 걱정은 일리가 있습니다. 종부세로 인해 나라 재정이 건전해지고 지방재정이 탄탄해져 나라 전체로 보면 이익이지만 정치세력으로써 민주당이 얻은 이익은 거의 없고 손해는 막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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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나는 종부세 때문에 민주당 찍었다’고 하는 중생은 거의 없지만 ‘종부세 때문에 민주당을 못 찍겠다’고 말하는 중생은 수없이 많습니다. 종부세를 내야 하는 중생들이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평생 종부세를 낼 일이 없는 중생들 중에도 너무 많았습니다. 

 

종부세를 내지 않는 중생 입장에서 보면 종부세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세금입니다. 자신이 내지 않는 세금을 다른 중생들이 내면 그 세금이 자신을 위해 쓰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 목격한 바 이런 논리적 접근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수구 언론과 국힘당이 선동하는 대로 수많은 중생이 자신이 낸 적 없고, 앞으로도 낼 일 없는 세금폭탄에 울분을 토하고 분통이 터졌습니다. 폭탄이 터졌는데 죽은 사람은 1명도 없는 세금폭탄은 민주당 정권만 폭파시켰습니다. 

 

종부세가 잘못된 세금이냐? 종부세를 징수하는 건 잘못된 일이냐? 하면 만공스승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종부세는 여러 가지 의미로 대한민국에 필요한 세금입니다. 하지만 종부세를 앞으로도 반드시 거둬야 하느냐라고 물어보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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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보수 단체들의 '종부세 관련 조세저항 국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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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때 종부세를 시행한 이래 민주당은 종부세로 인해 너무 큰 손해를 봤습니다. 종부세 때문에 민주당이 얻은 이익은 미미하고 손해는 막심합니다. 정권을 내주고 야당으로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일개 정당인 민주당이 손해 보는 것까지는 나 만공스승이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손해를 본 결과 국힘당 계열 정당이 정권을 잡게 되어 수많은 중생들이 학정으로 인한 도탄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세월호, 이태원처럼 안 죽어도 되는 중생들이 죽고, 부패와 무능으로 국가 경제가 수직 추락했으며 잼버리 같은 평범한 행사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아파도 응급실조차 갈 수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게 전부 종부세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종부세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어떤 시주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종부세가 아무리 좋은 세금이라고 해도 그로 인한 부작용이 이렇게 큰데 종부세를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조세 정의가 민생보다 소중하지 않습니다. 국가 재정이 국민의 목숨보다 소중하지 않습니다. 

 

정권 연장에 실패한 정권은 실패한 정권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입니다. 이 두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된 데는 종부세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종부세가 문제가 아니고 종부세를 빌미 삼아 근거 없는 협박과 공격을 일삼은 당시 야당과 보수언론의 공격이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종부세가 없었다면 야당과 보수언론은 그렇게까지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을 테고 정권을 뺏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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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민주당은 진지하게 종부세를 원점에서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0.7%를 지건 70%를 지건 똑같은 패배입니다. 그런데 종부세 때문에 선거에 패배해서 야당이 된 와중에 여당도 하지 않으려는 금투세를 시행하려고 하는 게 맞습니까? 그래서 다음에 정권 또 내주고 국민들이 죽어 나가면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하는 겁니까?

 

금투세가 뭐를 줄인 말인지 모르는 중생들도 금투세를 욕하고 있습니다. 방 한 칸 없는 사람들이 종부세를 욕하는 것처럼 평생 금투세 낼 일이 없는 중생들이 앞다퉈 금투세를 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금투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금 못 벌어도 앞으로 벌 수도 있는데 서민들의 꿈을 뺏어가는 거라고 말합니다. 많이 들어본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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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을 때 문재인 정부가 규제를 하려하자 청년들의 유일한 희망인 가상화폐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아 달라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금투세로 서민들의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라는 말을 들으면 그때의 기시감이 드는 건 만공스승뿐일까요?

 

금투세에 반대하는 또 다른 논리는 시기상조론이 있습니다. 아직 금투세를 시행할 수 있을 만큼 우리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다는 논리입니다. 많이 듣던 논리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때도, 주5일제 때도, 52시간제 때도, 중대재해 처벌법 때도 비슷한 얘기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금투세에 반대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만공스승은 종부세와 마찬가지로 금투세도 시행하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건 당연한 명제입니다. 게다가 금투세는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입니다.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에도 갑근세가 부과됩니다. 근로소득보다 불로소득에 세금을 거두는 편이 옳습니다. 

 

또한 거래세보다는 금투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편이 여러모로 이치에 맞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거래가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금투세로 늘어나는 세수보다 줄어드는 거래세가 더 적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익입니다. 세금을 덜 내는 셈이 되니까요. 하지만 세상일이 꼭 이치대로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이 시점에 반드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봐야 합니다.

 

세금을 거두고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당, 그것도 해당 법안을 발의한 추경호 시주가 금투세를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때그때 유불리와 당리당략대로 움직이는 나쁜 정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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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책임 있는 정당으로써 민주당이 금투세를 시행하려고 하는 일은 옳은 일입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이 하는 말들은 이치에 닿는 말이고 옳은 말입니다. 하지만 옳다는 것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정치는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인생과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진성준 의원은 자신의 선의와 옳음이 당과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처박을 수도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애초 법이 발의되고 시행되는 과정과 달리 지금 금투세는 이념과 진영 대결이 되어버렸습니다. [금투세를 반대해 투자자들을 보호하려는 국힘당과 금투세를 거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민주당의 대결 구도]가 되버렸습니다. 이 구도가 사실이건 아니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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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새까맣게 타버렸는데 아깝다고 퍼먹으면 배탈 납니다. 밥이 타버렸으면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금투세도 이와 같이 돼버렸습니다. 아깝지만 할 수 없습니다.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금투세 관련 현재 국면에 대한 만공스승의 진단입니다. 이재명 대표, 금투세 폐기하겠다고 선언하십시오.

 

금투세를 시행하면 안된다는 만공스승의 가르침과 별개로 몇 가지 사실은 꼭 짚어두고 가야겠습니다.

 

1) 종부세가 부과되어도 부동산 시장의 상승은 막을 수 없다던 사람들이 금투세가 부과되면 주식시장이 폭망할 거라고 말합니다. 성격이 다르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부동산도 주식도 자산입니다. 어떤 자산에 세금이 부과되도 가격에 영향이 없다면 다른 자산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하지만 종부세에는 피를 토하며 가격에 영향이 없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금투세는 막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말합니다. 최소한의 일관성은 갖춰야 하는 거 아닐까요? 하긴 문재인 정부 때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 국민들의 분통이 터진다고 말하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환호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싶기는 합니다. 

 

2) 자본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신뢰가 없으면 시장이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한국할인-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당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배구조 때문입니다. 적은 지분으로 큰 지배력을 행사하는 대주주들 때문에 주식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1인 1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1주 1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리 없습니다. 이 문제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몇 달째 금투세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전경련이 중소기업과 서민 걱정하는 척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것처럼 막대한 투자금을 운용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가진 지분 이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개미투자자들 걱정하는 척하면서 금투세가 문제의 전부인 양 개미투자자들을 금투세무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3) 주식 투자를 해본 시주가 아니더라도 세력, 작전 같은 주식 용어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을 기만하여 자신들의 경제적 용어를 취하는 일과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들입니다. 무차입 공매도 같은 완전한 불법행위를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선 수많은 세력들이 작전을 펼쳐 개미들의 돈을 뜯어 가고 있습니다. 영부인이 주가조작을 펼친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얼마나 수많은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이 또한 우리나라 시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금투세는 세력에 의한 작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해결책입니다. 금투세를 거두기 시작하면 어떤 세력이든 어떤 작전이든 수익을 거두고 나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세금을 내야 한다는 말은 금융 당국에서 거래를 모니터링한다는 의미입니다.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는데 지금처럼 자유롭게 작전을 펼칠 수 없습니다. 담당 공무원과 짜지 않는 이상 작전을 펼치기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력들의 먹이가 되었던 개미투자자 입장에선 두 팔 들어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금투세 관련해서 이런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세력 입장에서 금투세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만공스승은 작전 세력들이 금투세가 시행되지 못하도록 큰돈을 사용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인간이란 뭔가가 잘되면 자기가 잘해서라고 생각하고 잘못되면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남 탓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주식 투자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윤석열 당선 이후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30% 이상 떨어진 상태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연일 오르고 있고 환율 급등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반토막이 난 것과 다름없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를 욕하고 싶을 겁니다. 이럴 때 금투세 문제를 누군가 밥상 위에 올렸습니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사람처럼 주식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금투세를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금투세를 낼 일이 없다는 개미들에게는 다른 욕 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금투세 때문에 큰 손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주가가 빠질 거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에는 혜택을 주었다는 얘기도 잊지 않습니다. 신나서 금투세를 욕하고 나서 계좌를 돌아보면 손실이 더 커져 있습니다. 금투세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는 믿음이 강화됩니다. 더 신나서 금투세를 욕합니다. 그 사이 주식시장 하락의 진짜 주범인 윤석열 정권은 조용히 빠져나갑니다. 하락의 주범이 왜 윤석열이냐고 묻는 시주도 있을 겁니다. 만공스승은 두 단어로 말씀드립니다. 중국, 러시아. 윤석열 정권은 모든 분야를 박살 내고 있지만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박살 냈습니다. 두 나라는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가입니다. 두 나라와의 관계가 나빠지면 두 나라에 수출이 줄어들고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게 됩니다. 이런 나라가 중국 러시아 뿐일까요? 지금 환율상승과 주식시장 하락의 주범은 윤석열 정권입니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윤석열 정권이 경제를 폭망시켰다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도 투자도 소득도 세금도 서민들과는 거리가 먼 어려운 말입니다. 이걸 한데 합쳐놓은 금융투자소득세라는 개념과 내용이 쉬울 리가 없습니다. 이 어려움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이들의 호도가 먹혀들어 간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워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옳습니다. 

 

다음 강의에선 금투세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금투세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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