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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현재는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애초에 대한민국에서 정치적으로 보수는 자신의 보수를 받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에 부패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보수를 택합니다. 법인카드로 K-9 전차를 타고 빵지순례를 다닌 이진숙 씨 같은 사람이나 가족 이름으로 된 회사를 통해 수천억을 벌어들인 박덕흠, 도로를 휘게 만들어 자신의 땅값을 올리는데 사용한 김기현 같은 자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조국 때문에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고 목놓아 외친 조국흑서 5인방이 그 후 보여준 행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를 챙기려고 보수를 택했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보수를 챙기려고 듭니다.

 

진보가 위선적이다 진보가 더 더럽다 뭐다 말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국힘당 계열 중생들이야말로 온갖 깨끗한 척 공정한 척을 하면서 민주당 계열 사람들을 비난했습니다. 조국 장관의 딸이 입시비리의 상징인 것처럼 말했던 한동훈 시주야말로 온갖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고등학생이 2만 시간 봉사활동을 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대체 얼마나 부풀린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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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이재명 대표의 부인이 샌드위치 사느라 법인카드 몇만 원 더 썼다며 난리를 친 원희룡 시주는 법인카드로 복어요리만 1500만 원씩 먹었다고 합니다. 곽상도 시주는 또 어떻습니까? 아들에게 퇴직금 50억을 챙겨주고도 조국 장관이 공직자도 아닌 시절에 딸이 받은 장학금을 뇌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들이 자신들은 완전무결 깨끗한 척하면서 민주당 시주들을 욕했습니다.

 

적반하장, 막무가내로 민주당 계열 시주들을 욕하는데도 기자들이 그러려니 하고 써주니 안 그래도 뻔뻔한 자들이 더욱 뻔뻔해집니다. 온갖 부정과 부패를 다 저지르고도 나는 괜찮겠거니 생각하니 점점 뻔뻔스러워져 결국 부패로 망하게 됩니다. 이명박도 박근혜도 따지고 보면 부패로 망했습니다.

 

보수 정치인들에게 적용하는 불공정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보수 정치인들은 부패로 망할 정도로 부패했으니 부패로 망하는 게 필연적입니다. 그럼 진보는 왜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생겼을까요?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쪽박 차면 인심이 사나워진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남긴 얼마 안 되는 유산을 가지고 다투는 시주들을 보면서 뭇 중생은 혀를 찹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걸 놓고 그렇게 싸우고 싶냐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먹을 게 많으면 적당히 나눠먹을 수 있습니다. 그것만 먹어도 먹을 게 충분하니까요.

 

굶고 있는 개 두 마리에게 뼈다귀 하나 던져주면 그까짓 뼈다귀 하나라고 하지 않습니다. 서로 죽일 것처럼 으르렁대며 치고받고 싸우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형편이 많이 좋아졌지만, 진보 진영이 어렵던 시절에는 먹을 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뭐 자리 하나만 생기면 서로 진정성 내세우며 치고받고 싸우다 자멸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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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대통령 집권기를 지나면서 민주당은 외연을 확장했고, 곳간도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여전히 자기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싸우는 자들도 많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형편이 좋아졌습니다. 그렇다 해도 진보 진영을 갈라치려는 시도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워낙에 잘 먹히던 방법이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상대의 전력을 깎아먹는데 내부 분열 유도만큼 가성비 좋고,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이간질을 통해 정치인들끼리 싸우게 만들고 정치인들끼리 싸우고 그 결과 지지자들끼리도 싸우게 만드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는 반대가 됐습니다. 지지자들끼리 싸우게 만들어 정치인들끼리도 싸우게 되는 방법으로 갈라치기를 합니다.

 

굳건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놓고 지지자들끼리 서로 싸우면서부터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천하의 불상놈이라고 주장하던 일군의 무리가 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무리가 여론을 주도했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여론이 이재명 대표는 질 나쁘고 못된 정치인이라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이후 공방이 이어지면서 그 의견에 동의하는 지지자들과 그렇지 않다는 지지자들이 싸우고 그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갈라지면서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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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선 다수결이 원칙이기 때문에 쪽수가 깡패입니다. 지지자를 많이 확보할수록 그 지지세가 강할수록 그 정치인과 정당은 힘이 세집니다. 정치인이나 정당 입장에서 보면 튼튼한 갑주와 예리한 칼을 손에 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갑주와 예리한 칼을 상대로 싸우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수 정치인과 언론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강성 지지자라고 부르며 비난하는 방식으로 지지세를 약화시키려 듭니다. 노무현 때는 노빠라고 불렸고, 문재인 때는 대깨문,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을 개딸이라 부르며 이상한 집단으로 매도합니다. 지지자들을 갈라치고 고립시키는 전술입니다.

 

지난 전당대회 때도 그랬습니다. 일부 개딸들만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고 나머지 ‘상식적인’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를 싫어한다고 했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80%를 훨씬 넘게 득표했습니다. 세상에 80%를 일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들이 이치에 맞지 않는 비난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지자들을 갈라치고 고립시켜 지지세를 약화시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끼리 서로 싸우고 그 결과 지지 강도가 약해지고 관심이 떨어지면, 갑주가 벌어지고 칼에 녹이 슬게 됩니다. 그 결과 상대방의 공격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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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이재명을 이용한 갈라치기가 시작되면서 어떤 시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욕했고, 이재명 대표를 욕하는 시주도 있었으며, 또 다른 시주들은 민주당을 욕하기 시작했고, 어떤 시주들은 마음 시끄러운 게 싫어 정치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들이 모두 목도한 바와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반에는 압승을 거두던 민주당은 어느 날부터 연전연패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갈라치기 시도는 2018년 지방선거 때부터였습니다. 하지만 부자 망해도 3년 간다고 이 2020년 총선 때까지는 이런 갈라치기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만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습니다.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그리고 대선 직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패배했습니다. 패배의 원인이 갈라치기에만 있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갈라치기가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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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시스>

 

나 만공스승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과 이재명을 갈라쳐서 재미를 봤던 무리들이 이재명과 조국을 갈라쳐서 재미를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시도가 시작된 건 총선 투표가 가까워졌을 무렵부터입니다. 국민의힘이 승리할 거 같던 흐름이 조국혁신당이 등장할 무렵부터 확 바뀌었습니다. 처음에 과반은 커녕 1당도 무리일 거라고 자신하던 정치평론가 시주들이 조심스레 민주당의 압승과 조국혁신당의 선전을 점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부터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하면서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을 욕하는 중생들과 조국혁신당 지지자라고 말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욕하고 민주당을 비난하는 중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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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선거후에도 이런 자들은 사라지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과 계엄론 등이 언급되면서 이런 자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보궐 선거를 앞둔 지금 이런 자들의 활동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진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중생들일까요?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중생들이 모인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 목소리 높여 그놈이 나쁜 놈이다!라고 주장하면 따라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결국 군중들이 다 그놈이 나쁜 놈이라며 동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리를 두고 외부에서 보는 우리는 처음에 소리치기 시작한 자와 동조한 자들이 의도를 가진 프락치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만 그 안에 있으면 그런 뻔한 사실이 잘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익명의 공간인 온라인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멀쩡한 지지자 행세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돈을 던지기 시작하고 따라서 돌을 던지는 자들이 등장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수상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남경필을 찍겠다던 자들이나 윤석열을 찍어 일본을 이기겠다고 말하던 자들은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제 와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했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그 분위기에 휩쓸려 동조한 시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갈라치기는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는 달라질 수 있지만, 무조건 효과를 볼 수 있고, 효율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아는 시주만 아는 옛날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처음에 안철수 시주가 정계에 등장해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하네 마네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안철수 시주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이었습니다. 혹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는 대통령 안 하고 총리만 해도 좋다, 양보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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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1>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시주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두 시주의 사이는 왜 그렇게 나빠졌을까요? 갈라치기의 위력입니다. 주변에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 혹은 자기가 지자하거나 모시는 사람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시주들이 상대를 욕하고 이간질을 하면서 두 시주의 사이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단일화는 되었습니다만 그 모양새는 너무 안 좋았습니다. 당연히 안철수 시주를 지지하던 중생들은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어떤 중생들은 박근혜를 찍는 시주까지 등장했습니다. 그 결과 문재인 후보는 3%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갈라치기가 위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자들끼리 싸우게 만들려는 시도와 더불어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를 싸우게 만들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다행히 그 두 시주는 이런 점에 대해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자신들 그리고 자신들의 정당끼리는 순망치한의 관계이며 싸워서는 안되고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걸 알고 적극적으로 갈라치기에 반대하는 발언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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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

 

사실 만공스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전에도 갈라치려는 시도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대선 경선 결과가 나오고 문재인 시주가 승리하고 이재명 시주가 패배하고 나서 문재인 못 찍겠다 차라리 안철수를 찍자는 이재명을 지지한다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재명 시주는 단호하게 난 당신들 같은 지지자들 필요 없다 당신들은 내 지지자가 아니라고 선언했습니다. 더불어 성남시장을 사퇴하는 걸 포함해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이기게 만들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만공스승은 당시 이재명 시주에게 적잖이 감탄했었습니다.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은 천명에 한 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조국 대표도 지난 몇 년간 멸문지화에 가까운 고초를 겪고 영화 레버넌트에 나오는 디카프리오 시주처럼 죽음에서 살아 돌아은 시주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처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닥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정치인이나 지지자들은 적잖이 걱정이 됩니다. 특히 선거 때가 되면 갈라치려는 시도뿐 아니라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욕 해선 안되는 상대의 욕을 하는 어리석은 자들도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에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뉴스공장을 듣다 충격적일 정도로 어리석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것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만 강의가 조금 길어져 다음 강의에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강의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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