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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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뉴스공장을 듣다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이윽고 화가 났습니다. 만공스승은 오랜 시간 수련을 했기 때문에 쉽게 화를 내거나 슬퍼하지 않습니다. 감정의 동요가 적습니다. 만공스승을 화나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낸 이는 조국혁신당에서 영광 군수 후보로 출마한 장현 시주입니다. 뉴스공장을 듣기 전까지 장현 시주의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장현 시주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방송을 통해 장현 시주가 잘못하고 있다는 건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강의는 장현 시주가 잘했는지 아닌지 좋은 정치인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어서 장현 시주의 지나온 행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만공 스승이 말하려는 이야기는 그날 장현 시주의 말이 왜 잘못되었는지 왜 그래서는 안되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장현 시주는 지난 총선 경선에서 탈락한 후 민주당을 탈당하여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고 합니다. 그날 뉴스공장에 출연한 장현 시주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에 걸쳐 민주당의 공천이 불공정하고 과정이 큰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난을 했습니다. 진행자인 김어준 시주가 만류하는데도 그치지 않았습니다.
장현 시주가 얘기한 대로 공천이 불공정했는지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공천에서 떨어지자마자 자신이 속했던 정당을 비난하면서 탈당해 다른 당으로 옮긴 후에 자기가 있던 당을 비난하는 정치인들 중에 제대로 된 정치인은 거의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 때도 그랬습니다. 영등포에서 공천에 떨어지자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달려간 김영주 후보 같은 이가 대표적입니다. 김영주 씨는 자기가 그 정당에서 5선을 했고, 국회부의장을 했고, 노동부 장관까지 한 민주당에서 공천에 탈락하자마자 국민의힘으로 달려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며 한동훈 시주에게 찰싹 달라붙어 잠바를 입혀주었습니다. 비루합니다.
출처 -<링크>
우물에 침을 뱉지 말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마시던 우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기다 대고 침을 뱉는 사람은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장현 시주가 제대로 되었건 아니건 만공스승이 알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장현 시주가 저지른 짓이 왜 큰 문제가 있으며 왜 이래서는 안되는지를 다른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들도 알았으면 하기에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장현 시주의 문제는 작게 볼 때는 해당 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장현 시주는 민주당을 깎아내리면 자신의 득표를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런 말을 했습니다. 2위 후보가 1위 후보를 상대하는 일반적인 전술이 비난, 비판, 깎아내리기라지만 이 전술이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도 수없이 많은 선거가 증명해왔습니다.
문제는 코앞에 선거에서 몇 표 더 얻겠다고 펼치는 전술이 조국혁신당 전체 그리고 민주진영에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전쟁이든 선거든 같은 편과 상대의 적을 늘리고, 우리의 적과 상대의 우방을 줄이는 게 가장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일본 전국시대를 끝낸 세키가하라 전투도 그랬습니다. 결과를 놓고 이야기하는 중생들은 동군 도쿠가와 진영이 당연히 이길 전투를 이겼다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살펴보면 석전삼성을 필두로 한 서군 토요토미 진영이 오히려 이길 가능성이 높았던 전투처럼 보였습니다만 결과는 도쿠가와 진영의 완승이었습니다. 도쿠가와 진영의 승리 비결은 적의 적을 늘리고 우군을 늘리는데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적을 하나 뺏어 우리 편으로 만들면 +2가 됩니다. 효과가 두 배입니다.
세키가하라 전투
출처 -<위키피디아>
지난 총선에서 민주 진영이 완승한 이유 중 하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힘을 합쳐 사이좋게 윤석열 정권과 싸웠기 때문입니다. 선거 때 마지막에 가서야 의견을 결정하는 이른바 부동층은 같은 편끼리 싸우는 모양새를 제일 싫어합니다. 2012년에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2016년에 자유한국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가장 큰 이유는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같은 편끼리 싸워서 부동층을 등 돌리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19대, 20대 총선 다음 날. 동아일보 경향신문 1면
부동층을 '不動' 다시 말해 움직이지 않는 층이라고 알고 계신 시주들도 있습니다만 '浮動'입니다. 둥둥 떠서 여기저기로 움직여 다닙니다. 물에 떠있는 낙엽처럼 물살의 흐름에 따라 여기저기 떠밀려 다닙니다. 저쪽에서 싸움이 나서 파도가 치면 이쪽으로 밀려오고 이쪽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면 저쪽으로 밀려가는 게 부동층의 속성입니다. 선거에 이기려면 이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선거 때 같은 편끼리 실제로 사이좋지 않아도 사이좋은 척이라도 하는 쪽이 선거에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가지와 같습니다. 부동층은 이 둘을 같은 편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이 싸우는 모양새는 선거에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장현 시주는 자신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얼마 전까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민주당을 비난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일입니다.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건 장현 시주 개인의 악덕이니 더 언급할 가치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조국혁신당에 대한 해당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지난 8월 장현 민주당 예비후보 캠프 현수막
출처 -<링크>
정의당이 왜 원외정당이 되었습니까? 주류 언론의 농간에 속아넘어가 민주당 2중대 하기 싫다며 민주당만 비난한 결과 국힘당 2중대가 되었고, 실망한 지지자들, 잠재 지지자들인 부동층, 그리고 지역구는 민주당에 투표하지만 비례는 정의당에 투표했던 지민비정층이 완전히 등 돌렸기 때문입니다.
평생 민주당에서 이력을 쌓아온 정치인이 갑자기 탈당해서 새로운 당에 들어가 양당제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비판하며 다당제 하자는 소리를 하면 사람들이 양당제가 진짜 문제가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거 같습니까? 유권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공천에 떨어지자마자 탈당해서 다른 당에 입당한 후에 출마해서 그럴싸한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건 유권자들은 그런 후보들이 모여있는 정당과 정치인들에 등 돌린다는 사실입니다. 장현 후보는 조국혁신당에 해당행위를 한 겁니다.
출처 - <링크>
우리는 수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한순간에 정치적 파산 상태로 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한때는 인사만 하고 다녀도 대통령이 된다던 정치인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정치적 자산은 아무리 많아 보여도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해야 합니다.
크게 보면 장현 시주는 나라를 해치는 짓을 했습니다. 만공스승은 지난 대선을 유권자들의 자해행위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 외교, 문화, 스포츠, 교육 어느 한 군데 성한 데가 없습니다. IMF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 진영의 집권 확률을 낮추는 모든 행위는 국익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민주 진영 정치인들은 자신의 당선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민주 진영의 집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 외에 다른 무엇도 다 부수적인 일입니다. 민주 진영 집권에 방해가 된다면 그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처분의 대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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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치인들도 알아두었으면 합니다. 얼마 전에 조국혁신당 황현선 사무총장이 도를 넘는 발언을 했습니다. 민주당은 호남의 국힘당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명백한 실언입니다. 그러나 사퇴나 사임을 요구하는 건 과한 일입니다.
그동안 영리한 정치적 스탠스와 행보로 만공스승을 감탄하게 만들었던 김민석, 김성회 의원도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소 감정적이고 지나친 반응을 보여 만공스승은 적이 실망했습니다. 두 의원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적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지나쳐도 괜찮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적이 아닙니다. 적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적이 되어선 안됩니다.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황현선 사무총장도 호남 국힘당으로 부족했는지 연일 날선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은 민주당에도 민주진영에도 조국혁신당에도 이롭지 않습니다. 문모닝을 아십니까? 박지원 의원이 예전에 문재인 대표 시절에 아침마다 문 대표에게 비판을 넘어선 비난을 쏟아낼 때 중생들이 비아냥의 의미를 담아했던 말입니다.
문모닝을 할 때는 신나서 했겠지만 이로 인해 박지원 의원은 낙선거사 신세가 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거국적, 대인적 결단으로 국정원장에 임명해 정치적인 부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만 불필요한 비판과 비난이 정치인 본인에게 얼마나 해로운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비판은 괜찮지만 비난은 안됩니다.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하고는 요구로 포장해선 안됩니다. 불법이나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사퇴를 요구하면 이야기를 들은 입장에서는 존재를 부정당한 것과 같아 감정이 상합니다. 감정이 상하면 다시 한 편이 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돌아갈 다리를 불태워선 안됩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를 양궁 국가대표 팀에 비유했습니다. 단체전이 되면 힘을 합치고 개인전이 되면 경쟁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만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단체전에서 힘을 합치려면 개인전에서 경쟁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전에서 상대 등에 칼을 꽂고 나서 단체전에서 힘을 합치자고 하면 누가 힘을 합치려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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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가 되면 멀쩡한 사람도 약간 맛이 간다 – 이해찬
선거나 전쟁은 광기가 지배하기 때문에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 해도 가능한 제정신을 유지하는 편이 선거나 전쟁에 이기는데 유리하다는 건 너무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해찬 시주가 선거에서 계속 승리한 건 저 사실을 잘 알고 주의했기 때문입니다.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갈라치기 국면에서 정치인보다 더 중요한 건 지지자들입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자들 간에 상대당과 정치인 그리고 지지자들에 대한 비난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미운 마음, 싫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지금이라도 나올 것처럼 급한데 누군가가 나오지 않으면 천하에 그렇게 나쁜 놈이 없습니다. 죽일 놈처럼 느껴집니다. 급하니까 그렇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 편이 선거에 이겨야 하는데 방해가 되면 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있는 사실 없는 거짓을 모아 욕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화장실과 달리 선거는 생리 현상이 아닙니다.
심상정을 위시한 정의당 정치인들도 그랬습니다. 정의당 시주들은 어차피 국힘당에 갈 표는 자신들에게 올 표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민주당에 갈 표는 자신들에게 올 수 있는 표이기 때문에 그쪽을 공략하려고 했습니다. 심지어 그걸 넘어서서 자신들에게 올 표를 민주당이 뺏어갔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공격에 전념했고, 유승민을 응원했으며,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왜 안되냐고 했습니다.
민주당과 거래를 해 이익을 보겠다고 당선 가능성도 없는 곳에 후보를 낸 다음에 그걸 지렛대 삼아 민주당에 당선될 수 있는 곳에서 후보를 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선거법도 그랬습니다. 위성정당 우려를 말하며 캡을 씌우자고 한 걸 자신들이 아도(독식보다는 아도라는 도박 용어가 적절해 보입니다)를 치겠다고 거부했습니다.
보수언론과 작전세력의 부추김에 넘어가 민주당과 갈라쳐지는데 신나서 적극 협력했습니다. 당신이란 말의 의미를 자신이 제대로 몰랐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자신에게 당신이라고 말했다며 무례하다고 난리 치기도 하고, 환경 보호를 이유로 들어 지방 공항에는 반대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엔 GTX 철도를 들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에 벌어진 성범죄 때문에 장례식도 가서는 안 된다고 하다가 엉뚱한 장례식에 가기도 하고, 자신의 정당에서 벌어진 성범죄는 공동체적 해결 운운하며 모른척했습니다. 그 결과 원외정당에 등극했습니다.
정치는 상대방이 있고, 관객 겸 심판인 유권자가 있는 싸움입니다.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없고, 관객 겸 심판인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에 협상과 싸움의 모양새가 중요합니다. 정의당의 멸망은 이 사실을 철저히 무시한 결과입니다.
민주당의 조국혁신당 비난이나 조국혁신당의 민주당 비난은 무용함을 넘어서 해롭습니다.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쟤가 못생겼으니 나에게 표를 달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더 예쁘니 나에게 표를 달라고 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도 그렇지만 당장 선거에서도 이렇게 해야 유리합니다.
이 사회에서 오랜 시간 주류를 차지해온 자들은 민주진영이 서로 싸우기를, 소속 정치인 뿐 아니라 지지자들끼리 서로 싸우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언론만이 아니라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서로 싸우도록 부추깁니다. 대한민국의 정권을 차지하는 일인 만큼 돈과 인력을 아끼지 않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싸움을 부추깁니다. 김어준 시주가 말하는 작전세력입니다. 이런 자들이 열심히 싸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치인이나 지지자가 조국혁신당을 욕하고, 조국혁신당 정치인이나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욕하는 건 이런 자들을 기쁘게 할 뿐입니다. 비난하고 싶은 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화이부동 – 화합하되 같지는 않다.
구동존이 – 다름을 존중하고 같음을 추구하다.
지금 민주진영의 정치인과 지지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두 덕목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입니다. 많은 중생의 삶이 벼랑 끝에 걸려있습니다. 한가하게 서로 욕하고 싸울 때가 아닙니다. 서로 힘을 합쳐 모든 선거에서 압승해야만 합니다. 안드로메다에 있는 외계인이 나를 죽이겠다고 하는 것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코웃음 치는 게 훨씬 기분이 나쁩니다. 멀리 있는 적보다 가까이 있는 친구가 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최소한 정권교체가 될 때까지는 접어두어야 합니다. 다행히 이재명, 조국 두 시주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다른 정치인과 지지자들도 이 두 시주를 본받아 서로 힘을 합치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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