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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통령’이라 불리는 교육감

 

“교육은 국가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교육 없는 국가는 멸망을 면치 못한다.”  

 

-루즈벨트-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 무엇 하겠는가. 아마도 3박 4일 정도는 쉬지 않고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단 하나의 문장만을 가져오라면 바로 이것이다. 교육 없는 국가는 멸망한다.

 

학생들.jpeg

 

대한민국 교육의 핵심 요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명쾌하게 답할 수 있다. 그것은 ‘교육감’이라고. 교육감이라는 직책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막강하다. 교육감은 차관급이며, 교육감 자신이 지방 교육 자치기관이다. 교육청은 교육감의 보조기관이며 소속 지자체의 모든 초중고, 유치원과 학원까지 교육감의 관할에 놓인다. 17개 시·도에서 1년에 집행하는 교육 예산은 2022년 기준 82조에 달하며, 그중 경기도가 19조 3,940억이며, 서울은 10조 5,886억이다. 그래서 일선에서는 교육감을 ‘교육 대통령’이라 부른다. 

 

 

경기도 교육감이 바뀐 뒤 일어난 일

 

잠깐 뜬금없어 보이는 소식을 하나 전해야겠다. 2024년 10월 10일, 한글날이 있는 달에 듣고도 믿지 못할 놀라운 소식이 온 나라를 휩쓸었다. 한국 최초, 이보다 더 중요한 아시아 여성 최초,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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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보다 더 믿지 못할 소식이 있다. 2022년, 예산 1위의 경기도 교육감은 이명박 최측근인 임태희가 차지했다. 경기도 교육청이 임태희의 지휘를 받게 된 이후, 경기도 교육청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며 ‘성 관련 도서 폐기를 권고한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그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는 2,528권의 책이 폐기되었고, 이 중에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이상 문학상을 수상했던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 및 여러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도서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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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출처-<경기신문>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이 사안이 다시 이슈가 되자, 경기도 교육청은 자신들은 권고만 했을 뿐 ‘직접적으로 특정 책을 집어서 폐기하라고 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보수를 자칭하는 임태희가 경기도 교육감이 된 이후로 다른 국가에서는 칭송을 받는 책들이 경기도 학교에서는 ‘음란 도서’로 취급되어 폐기되었다는 사실이다.    

 

'노벨상' 한강…박근혜 정부 땐 '블랙리스트', 경기교육청은 '유해 도서' 폐기|지금 이 뉴스 1-15 screenshot.png

출처-<링크>

 

[뉴스 '꾹'] 한강 작품 폐기_ 새삼 '된서리'..경기도교육청 해명 보니 (2024.10.11_MBC뉴스) 0-18 screenshot.png

출처-<링크>

 

우리는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목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만약 국가 100년의 대계인 교육까지 무너진다면, 복구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교육 예산 1위 지역인 경기도 교육청은 이미 윤석열 정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10월 11일과 내일, 그리고 10월 16일 수요일에 교육 예산 2위인 서울시 교육감을 새로 뽑는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선거로 교육 붕괴의 마지노선이 지켜질지 결정 난다.

 

현재 서울시 교육감은 사실상, 

 

‘뉴라이트 교육감 후보 조전혁 vs 진보 교육감 후보 정근식’

 

연합뉴스 정근식 조전혁.PNG

조전혁 후보(좌)와

정근식 후보(우) 

출처-<연합뉴스>

 

이 2파전이다. 그리하여 본 기사에서는 경기도 교육감에 이어 서울시 교육감마저 윤석열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후보가 뽑혔을 경우,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디벼보려고 한다.

 

 

진성 뉴라이트 조전혁이 위험한 이유

 

뉴라이트, 신우익,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자 갑자기 권력의 주류 세력이 된 자들의 사상적 바탕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뉴라이트는 미국이나 영국의 ‘신보수’와는 완전히 다르다. 뉴라이트는 주로 전향한 주사파 출신들이 근원이다.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독특한데, 아주 간단히 정리한다면(사실 워낙 천박한 수준이라 복잡하게 말할 것도 없다) 그것은 식민지 근대화론, 1948년 건국절 제정 주장, 이승만·박정희 재평가 시도 등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반공’으로 덮고 있다. 한마디로, ‘극우(極右)종일(從日)’이다. 가장 낡은 ‘New’이며 가장 반민족적인 ‘Right’이다. 세상 어디에도 이런 가짜 보수는 없었다.

 

한겨레 조전혁 단일후보.PNG

출처-<링크>

 

서울시 교육감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그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진성 뉴라이트이다. 그는 2005년부터 뉴라이트 싱크넷 상임운영위원직을 수행하였고, 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적극적으로 뉴라이트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리고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가는 뉴라이트 계열 교육단체를 만들어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학폭 논란, 막말 논란, 심지어 위법(전교조 명단 불법 공개) 등은 이런 이들에게 기본(?)적인 것이니 여기서 더 다루진 않겠다. 조전혁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가 진성 뉴라이트라는 것이다. 교육자의 생각은 학생들에게 전파된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역사관은 곧 내일 우리 사회의 모습이며 한창 생각이 잡혀갈 시기에 잘못 주입된 역사관은 되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것이 조전혁이 교육감으로서 위험한 가장 큰 이유다.  

 

 

조전혁의 인권 의식

 

‘학생인권조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권의 보편성에 기초해, 학생에게도 인권이 보장되도록 하는 자치법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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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영화 ‘친구’>

 

학교 내에서 구타와 욕설이 난무하던 야만의 세월을 기억하는가. 인권은 기본권이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가장 쉽게 통제 방법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은 기본권조차 무시당해야 했다. 폭력에 대한 노출은 폭력에 대한 감성을 무디게 만든다. 그래서 폭력이 폭력을 낳는 것이다.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교육이 인권 교육이며, 소년기 올바른 인권에 대한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민주진보 교육감들이 이루어낸 가장 소중한 성과인 학생인권조례, 조전혁은 이것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의 폐지가 그의 공약이다.

 

학생인권조례.PNG

출처-<링크>

 

앞서 노벨상 수상작마저 음란 도서로 취급되도록 조치한 경기도 교육청에 대해 ‘비참한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전혁의 인권 의식은 비참함을 넘어 봉건적이다. 그는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육이 어렵다’라고 했다. 그에게 학생은 교육의 주체가 아닌 ‘훈육’의 대상이며,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훈육’과 ‘인권’을 대립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인권은 기본권이다.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존중을 방해로 느낀다면, 그건 교육이 아니라 노예를 길러내는 세뇌일 뿐이다. 소위 말하는 ‘쌍팔년도’도 아닌 신분제를 유지하기 위한 봉건의 세뇌다. 

 

조전혁의 이 놀라운 교육관은 낡은 정도가 아니라 퇴행이다. 교육의 시제는 미래이다. 교육이란 단어 자체가 미래를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 그러나 조전혁의 교육에 담긴 시제는 미래가 아닌 과거로의 회귀이다. 

 

 

윤 정권 교육 이념의 충실한 구현자

 

윤 정권의 교육 정책은 무엇인가. 교육 정책이 있기는 한가. 아직까지 주요 생계 수단이 교육인 사람으로서 가장 난감할 때는 누군가 윤 정권의 교육관이나 정책에 대해 물을 때이다.

 

취임사.jpg

 

‘자유’

 

‘시장’

 

이 두 단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이 하는 거의 모든 말에 붙이는 단어다. 그리하여 아직까지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에겐 그의 무지를 감춰 주는 말로, 그 외 대다수 국민에겐 그의 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마법의 단어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 어떤 질문이나 정책(?) 설명에도 이 단어들을 붙인다. 아는 것이 없고 철학이 없으니 그저 ‘자유’를 그저 ‘시장’을 입에 올릴 뿐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교육마저 이 두 단어의 오용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교육에도 경쟁시장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간 강조해 온 경쟁 중심의 자유 시장 구도가 교육 분야에도 형성돼야 한다.”

 

윤석열 교육서비스.PNG

출처-<링크>

 

윤 정권의 이런 교육관(?)은 이미 적자생존과 각자도생의 치열한 경쟁으로 전락한 한국 교육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치명타이다. 한국 교육은 경쟁이 없어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경쟁이 너무 지나친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 대학생 80%가 고등학교 시절을 ‘사활을 건 전쟁터’로 기억한다.’

 

아시아경제.PNG

출처-<링크>

 

이런 현실에서 조전혁 후보는 경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등학교 평가.PNG

출처-<링크>

 

조전혁 후보는 초등생 지필평가를 부활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초등생들에게 다시 시험을 치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식 교육관의 충실한 구현자가 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학원가에 ‘초등 의대반’이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이미 혁신적 인재가 아닌 공부 기계만을 길러내고 있다. 본질은 사라지고 경쟁만이 남은 한국 교육이 ‘신 신분제, 학벌계급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로 인한 빈부격차와 무분별한 탐욕은 ‘한국 사회의 소멸’이라는 무시무시한 선물을 우리 사회에 던져 주었다.

 

얼마 전 분당의 청솔 중학교가 폐교를 결정했다. 학생이 없어서다. 어디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학생 수 감소로 서울 분당 등의 대도시 신도시에서도 초중등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 

 

‘한국은 사라지고 있는가’

 

2023년 12월 2일 자 뉴욕타임스의 칼럼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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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뉴욕타임스 칼럼

출처-<링크>

 

뉴욕타임스는 그 원인으로 극심한 입시 경쟁을 짚었다. 

 

경쟁만이 남은 왜곡된 교육 현실 앞에서 다시 더 심한 경쟁을 말하는 자, 초등생들마저 이 현실 속에 넣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조전혁이다. 이런 사람이 수도 서울의 교육 책임자가 된다면 한국 사회의 소멸은 등속이 아니라 가속으로 진행될 것이다.

 

 

탄핵의 강력한 발화점, 서울시 교육감 선거

 

한국 학부모들이 교육에 갖는 믿음과 집착은 놀라운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시를 통해 자녀가 신분 상승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과 집착이다.

 

스스로를 민주진보라 말하는 학부모들도 자녀 교육만큼은 단호하다. 그들의 교육 목표는 자기 자식의 명문대 입학이다. 그 결과가 민주진보 정근식 단일후보와 보수(?) 진영 조전혁 단일후보가 (지지도 수치가 어떻든 간에)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이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

 

지지도.PNG

출처-<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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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 지지도와

조사개요

출처-<여론조사꽃>

 

뉴라이트, 인권이 훈육을 방해한다고 말하는 자, 초등생 지필고사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윤석열 정부 교육의 충실한 구현자, 조전혁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하다. 정근식 후보와 서울시 교육감 당선 코앞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누군가는 ‘이게 말이 돼?’라 생각하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경쟁만이 남은 교육과 그 교육에 투영된 학부모들의 욕망, 이것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예상도 가능하고 납득도 가능한 결과이다. 

 

국방, 외교, 경제, 사회, 그리고 ‘정의’까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우리 사회 전 분야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 될 교육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권자들 입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곳곳에 발화점들이 보이고 있다. 불만 붙는다면 타들어 갈 발화점들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질 선거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조전혁 후보는 뉴라이트와 경쟁 만능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후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가장 강력한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무거워졌다. 이것이 바로 이번 교육감 선거의 역사적 의의다. 837만여 서울시 유권자들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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