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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정국을 뒤흔든 명태균. 그리고 그와 연결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 개입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지금 언급되는 몇몇 인사들보다 훨씬 많은 여당 의원이 개입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낯설지 않다. 어디서 많이 보던, 듣던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듯하다. 낄 때 빠져야 할 때 구분하지 못하고 온갖 국정에 개입하는 사람과 그가 발탁한 친분 있는 인사들의 요직 장악.

 

그렇다. 8년 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과 상당히 유사하다. 생각나는 이름들이 있다. 그중 누군가는 윤석열 정부에 다시 기용되기도 했다.

 

그때 국정농단 당사자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한 명씩 살펴보자.

 

단 하루도 형을 살지 않은, 2인자 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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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정희 정권부터 박근혜까지 40년간 막후에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한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이다

 

국정농단 특검에 의해 2017년 1월 구속돼 수사‧재판을 받았고, 2018년 8월 구속기간 만료로 출소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2018년 10월 보수단체를 선별해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나 2019년 12월 출소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건으로는 올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형을 받았다.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김 전 실장은 재상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돌연 재상고를 하지 않고 형 확정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국정농단 특검으로 자신을 수사‧기소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사면으로 그는 잔여 형기를 면제받고 복권됐다. 단, 하루도 형기를 살지 않았다. 사면은 형 확정자만 받을 수 있어, 사면을 받기 위해 미리 대통령실과 ‘교감 후’ 상고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또 ‘화이트리스트’ 혐의로는 최종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이 또한 대통령 특사로 복권됐다.

 

지난 9월, 707만 1,000원의 형사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 받은 시간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 의혹을 받아 1, 2심에서 모두 김 전 실장이 국회에 답변한 서면이 허위 공문서라고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8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해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김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도 재상고를 기각해 무죄가 확정됐다. 형사보상은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이 구금이나 재판으로 생긴 손해를 보상해달라고 국가에 청구하는 제도이다.

 

문고리 3총사 중 1명은 복귀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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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박근혜가 정치권에 들어서면서부터 더운밥, 쉰 밥 마다하지 않고 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들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실세였던 안봉근‧이재만‧정호성 문고리 3인방이다. 정호성을 제외하고는 다들 조용히 사는 듯했다. 이들도 8년 전 국정농단의 수사 대상자였고, 모두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국가정보원장들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로(국고손실방조 혐의 등) 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자신들이 수령하기도 했다(특가법상 뇌물수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홍보 비서관은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 비밀문서를 최순실에게 유출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받고 실형을 살기도 했다.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모두 2019년 형기 만료로 출소했다. 구치소 출소 후 이들 소식은 잠잠했다. 또 대중에게서 잊히는 듯했다. 지난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를 받아 복권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심지어 정호성 전 비서관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3 비서관으로 발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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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고충 민원 현장 조정회의에 참석한 정호성 비서관

출처 - (링크)

 

‘조국 사냥’으로 존재감을 내세우고 (사실상 연성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먼저 찾아 읍소를 하는가 하면 그 측근들까지 사면해 대중의 기억에서 완벽하게 소환해 냈다. 오랜만에 이들의 소식이 궁금해 정호성 현 대통령실 비서관과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연락해 보았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다만, 용산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그리 나대지는 않고, 튀지도 않지만, 시민사회수석실 내부에서는 아이디어도 활발하게 내고 쓴소리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 들어가는 수석에게 ‘이런 말도 하라’는 말도 잘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믿을 만한 건,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제시한다”는 것이고, 일부 믿지 못할 평가는 “쓴소리도 많이 한다”는 전언이다.

 

이미 국정농단으로 한번 망했던 정권의 참모로서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내니 윤 정권이 박 정권의 경로를 밟아가는 것일 터이고, 권한 없는 자에게 대통령 권한을 함부로 넘겨 호되게 당한 당사자로서 ‘그러지 말라는 쓴소리’를 이번 정권에서 많이 했다면, 대통령실에서 근무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쓴소리가 통했다면 김건희 여사가 저리 설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은 정책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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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TN>

 

박근혜의 ‘경제 교사’로 알려진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은 4년간 옥살이를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였다. 2021년 9월 출소 후 자신의 수첩에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출간하기도 했다.

 

안종범의 업무 수첩은 국정농단 수사에서 중요한 증거가 되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정호성 녹취 파일에 안종범 다이어리에 나온 내용을 조합하면 공소장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기춘의 수첩에 적힌 메모도 중요한 단서였지만, 확실히 교수 출신이었던 안종범이 자신의 수첩에 기록해 놓은 내용은 일목요연했고, 핵심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는 평가였다.

 

그는 2022년 자신의 업무 수첩 63권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옥중 회고록 ‘박근혜 정부의 비망록, 안종범의 수첩’을 출간했다. 현재는 「정책평가연구원」이라는 연구원을 설립해 국제학술대회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목표’로 하며 ‘포퓰리스트 정책과 싸우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훑어보니 「이데일리」나 「파이낸셜 뉴스」 같은 경제지에서 유독 관심을 갖는 듯하다.

 

안 전 수석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그는 “내년에도 외국에서 세미나가 있어 준비 중”이며 “정책연구에 매진 중”이라고 밝혔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목소리도 아주 밝았다. 그의 번호는 국정농단으로 구속되기 이전에 쓰던 번호 그대로였다.

 

이제는 개인 변호사, 우병우 민정수석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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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서관

 

날던 새도 떨어뜨린다는 검사 ‘어깨 뽕’의 전형을 보여준 우병우의 근황도 궁금하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황제 조사’, ‘팔짱 조사’, ‘레이저 빔’으로 유명했던 우병우는 검찰이 다섯 번 소환하고 세 번의 구속 영장을 청구한 끝에 겨우 구속할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하고(직무 유기) 국가정보원을 통해 공직자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였다(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그러나 2021년 대법원에서 그는 직권남용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그로 인해 그는 5년간 변호사 자격이 취소된 바 있었으나,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으로 자격이 회복돼 2023년 반포동에서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운영 중이다. 아직 큰 사건을 맡아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올 4월에 있었던 총선에서 ‘출마설’이 돌기도 했다. 자신이 부인을 했고 실제로 출마하지도 않았다.

 

그는 또 지난 5월 법원의 결정으로 1,70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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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9일 자 관보 캡처

 

우병우는 대법원에서 불법 감찰 혐의만 유죄를 받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기춘과 같이 형사보상금(‘형사보상 및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이나 구금이나 재판으로 생긴 비용 등을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을 받게 되었다.

 

또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 형사처벌 규정이 불명확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말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 기술자답게 자기에게 유리한 제도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잘살고 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형사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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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이제 이름조차 생소해진 그 이름 김종. 장관도 아닌 차관. ‘차관 정치’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준 케이스다.

 

김 전 차관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최순실 등과 공모해 삼성그룹과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을 압박해 연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18여억 원을 받아낸 혐의와 문체부 비공개 문서를 최 씨에게 전달(공무상 비밀누설)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최종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11월 구속 직후 2018년 12월 대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됐다. 김종 전 차관은 선고받은 형보다 약 19일 정도 더 구금돼 있었다. 그 때문에 김 전 차관은 지난 2021년 형사보상을 청구해 약 323만 원의 형사보상을 받기도 했다.

 

그 외 별다른 소식은 없다.

 

아직 한 발 남았다, 문형표 제51대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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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워낙 굵직한 인사들에게 가려 존재감이 희미했지만, 국민들의 노후 자금을 손댄 인물이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자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다.

 

그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2022년 9월에 가석방되었다.

 

그러나 올 9월 국민연금공단이 제기한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9월 25일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화징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 본부장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물론 소송가액은 5억여 원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피해 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면 청구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참여연대가 추산한 국민연금 피해액은 5200~6750여억 원이다. 이 같은 소송은 공소시효 1년을 남겨 놓고 이루어졌다.

 

특검 ‘복덩이’ 장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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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최순실, 장시호

 

삼성전자 등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기소 돼 징역 2년 6개월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부터 특검에 순순히 수사 협조해 ‘특검 복덩이’로 불렸다. 또 구속기간 만료로 가장 먼저 구치소에서 나와 재판을 받았었다. 그러나 1심에서 검찰의 구형보다도 1년 높은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사에 협조했지만, 범행으로 이익을 봤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로 깎였고,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징역 1년 5개월을 확정받았다.

 

명태균 사건이 터지기 전 국회 법사위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인물이 장시호다. 국정농단으로 수사받을 당시 특검이었던 김영철 검사와 부적절한 사이였고, 이에 따라 구속 수사 중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과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록과 증언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_장시호 육성으로 들려줄게_ 참다 못한 서영교 _녹취 안 틀려고 했는데 국힘 속이 시원하십니까~__ 2-52 screenshot.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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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서 지난여름 국회에서는 김영철 검사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고 있을 때 장시호는 태국에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사촌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비롯해 각종 유튜브에 출연해 장시호에게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붓고 있을 뿐 아니라 SNS를 통해 각종 폭로를 계속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정점, 최순실은 여전히 수감 중이지만, 딸 정유라에 의해 ‘치매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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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유라도 방송으로 도움을 호소하며 모금한 돈으로 신나게 즐기는 듯한 근황이 전해졌고, 주진우 기자는 SNS로 이 소식을 전하며 도움(?)의 손길 자제를 요청했다.

 

박근혜는 2022년 출소 후 대구에 머무르다 자신을 구속시킨 윤석열 대통령과 잦은 만남을 갖는가 하면 올 2월에는 회고록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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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앙>

 

여기까지 그때 그 사람들의 근황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안녕’했다. 2016년 10월 말 JTBC 보도를 통해 최순실 태블릿 PC가 드러나면서 바로 무너지기 시작한 박근혜와 국정농단 세력들이 특검에서 수사받고, 기소되고, 구속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 중 상당수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최종 결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대중은 그들의 최종 결말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국정농단 주역들 상당수는 대법원에 가서 형이 깎이거나, 죄 중 일부 무죄를 받아 형사보상금을 수령했다. 다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발탁돼 윤석열을 보좌하거나, 정책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학술교류 활동을 이어 가는 이도 있었다. 그들은 국정농단 이전에 누리던 각자의 삶을 찾은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