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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조선시대 금군(禁軍)은 임금을 지키는 친위대였다. 그러나 이 금군을 하나로 뭉뚱그려 운용하지 않았고, 그 안에서도 내금위(內禁衛), 겸사복(兼司僕), 우림위(羽林衛) 3개의 부대가 있었는데 이걸 합쳐 내삼위라 불렀다.

 

효율을 위해서는 하나의 부대로 통합하면 좋겠지만(훗날 내삼청으로 이름으로 단일군영 아래 통제하려고 했다), 이게... 좀 그렇다. 만약 이들이 포섭된다면, 임금 지키라고 키운 부대가 임금의 목을 노리게 되는 꼴이 된다. 그렇기에 하나의 부대에 왕의 안전을 다 맡길 수 없다는 거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게 왕을 지키는 친위부대가 마음만 바꿔먹으면, 왕의 목을 가장 손쉽게 딸 수 있는 거다. 그런 예가 역사에는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으로 로마의 프라이토리아니(Praetoriani : 친위대)들이 있다. 이들은 로마 황제의 경호를 담당했는데, 절대권력자의 경호를 담당하는 만큼 그 권력도 상당했다. 나중에 이들은 직접 황제를 갈아치우며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했다. 나를 지켜주는 칼이 나를 위협하는 칼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에피소드 2

 

이번 12.3 내란에도 등장한 수도방위사령부는 그 탄생부터가 ‘정치적’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서 수도경비사령부를 만든 건 꽤 오래전 일이다(6.25 전에 만들어졌다). 우리가 알기에 수방사는 수도 서울을 지키는 부대 같지만, 이건 태생부터가 박정희와 쿠데타 세력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다. 5.16 쿠데타를 성공한 박정희 세력은,

 

“씨바, 나 같은 행복한 군인이 또 나오면 안 돼!”

 

라는 생각으로, 자신들을 지킬 부대를 만든다. 이때 나온 게 30 경비단, 33경비단이다. 5.16 당시 동원했던 30사단과 32사단에서 1개 대대씩을 뽑아내 친위대로 만든 거다. 이때 30사단에서 차출된 대대가 나중에 30대대가 됐고, 이들이 30경비단이 됐다. 우리가 잘 아는 전두환도 이 30경비단 출신이고, 이 30경비단과 33경비단이 나중에 12.12 때 군사반란을 일으킨다(당시 30경비단장이 바로 장세동이다). 서울을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라고 만든 30, 33 경비단은 태생부터가 정치적이었고, 훗날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란도 일으킨 거다. 이렇게 태생부터가 ‘정치적이었던’ 이들은 김영삼 정부시절,

 

“아무리 봐도 이미지가 거지같아. 이 참에 확 바꾸자!”

 

라고 해서 30과 33을 기반으로 제1경비단이 나온다. 보면 알겠지만, 대통령을 경호하는 부대는 어쩔 수 없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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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지킨 55경비단

 

청와대 시절에는 1경비단의 이미지가 너무 강력해서 55경비단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전두환, 장세동이 나온 30경비단. 그리고 12.12의 주력부대란 사실 때문에 30경비단과 33경비단은 단급 주제에 상당히 유명했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1경비단이 사실상 수방사의 얼굴마담이고, 1경비단장이 요직 중의 요직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에 활약한(?!) 55경비단은 청와대 시절에는 청와대 외곽을 담당했던 부대였는데, 이게 대통령 관저가 한남동으로 옮겨가면서 일약 주목 받는 부대가 됐다. 당시 한남동 관저를 지키는 건 서울 경찰청 101경비단이 맡을 거 같았는데, 이걸 55경비단이 맡게 된 거다.

 

(대통령마다 경호처장의 위상을 장관급으로 하냐 차관급으로 하냐, 그 출신을 군인으로 하냐 경찰로 하냐에 따라 정권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 시절에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이 경비임무를 맡았는데, 이게 김용현이 들어오고 55경비단이 임무를 넘겨받으면서 말들이 좀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는 게... 자기 마음이기 때문이다. 정권의 색깔을 말하는 인사라 말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지키는 자리이기에 대통령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건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취향이기에 이건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이게 김용현을 두둔하자는 건 아니다)

 

김용현이 55경비단의 전신인 55경비대대 작전장교 출신이고, 훗날 수방사령관을 했던 이력 덕분에 55경비단이 한남동 관저를 지키게 됐다는 말이 한때 돌았다.

 

(55경비대대는 육영수여사 피살 사건 이후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2010년에 대령이 지휘하는 단급 부대로 승격된 거다)

 

김용현과의 인연 때문인지 55경비단이 한남동 관저를 지키게 됐지만, 기본적으로 ‘섞어찌개’로 대통령관저를 지키는 건 똑같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나라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육군, 공군(대통령 전용기를 관리하는 35비행전대가 따로 있다), 해군(청해대를 지켜야 한다), 소방청(불나거나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통령 경호처 소방대가 따로 있다), 경찰 등등 수많은 인원들이 붙어 있다. 하... 윤석열 따위를 지키기 위해 그 비싼 인력들이 낭비되고 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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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을 지킨 부대들

 

서울경찰청 101, 202 경비단이 관저 외곽의 경비를 담당한다면, 수방사 소속의 55경비단은 관저 외곽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다.

 

202경비단은 경찰 기동단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즉, 총 들고 공격하는 놈을 때려잡는 것 보다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민간차원에서 막아서는 역할을 한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경호’의 개념으로 투입되는 부대는 101경비단과 55경비단이다.

 

(청와대 시절엔 이들의 임무 구분이 쉬웠는데, 청와대 기준으로 청와대 담장 안쪽은 101이, 담장 밖은 202가 청와대 뒤쪽 산은 55가 맡았다. 이게 한남동에서는 관저 담장 안은 55가 담장 밖은 101과 202가 맡게 된 거다)

 

101은 경찰을 대표하는 부대고, 55는 군대를 대표한다.

 

“소속은 국방부지만, 지휘는 경호처에게 받는다!”

 

“소속은 경찰청이지만, 지휘는 경호처에게 받는다!”

 

가 되는 거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게 101과 55의 부대 성격이다.

 

101은 경찰 순경 이상(시보 포함)이 자원해서 들어간다. 가면... 겁나 빡세다. 대통령 관저도 지켜야 하고, 용산도 지켜야 하고... 용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호인원들의 업무는 몇 배 이상 늘어났다.

 

청와대의 경우는 그냥 청와대만 방어하면 끝이다. 관저와 대통령실 구분이 없고, 청와대만 지키면 되고 그 주변은 철통같이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한남동은? 당장 대통령 관저보다 높은 건물들은 다 커버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은? 국방부로 출입하는 인원들까지 다 마크해야 한다. 경호인력들 죽어나가는 거다. 이러니 한 달에 340시간 이상 근무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고생을 해야 했다.

 

(용산 전쟁박물관 가보면, 경찰 버스들이 보이는데 이들이 대통령실을 지키는 거다. 문제는 이렇게 개고생을 해도 마음놓고 쉴만한 곳이 없다는 거다. 졸속으로 용산행을 결정한 덕분에 죽어나는 건 경호인력들이었다. 윤석열이 손대면 다 망하는 거다)

 

그래도 101경비단은 예로부터,

 

“빡세지만, 확실히 챙겨주는 곳!”

 

으로 유명하다. 10년 전만 해도 순경으로 들어가서 이 악물고 2년 정도 버티면 경장 달고, 다시 2년이면 경사 달고, 3년 더 버티면 경위 달고 하는 곳이 101이란 말이 돌았다. 특진도 이런 특진이 없다. 빡세지만, 확실히 챙겨주는 곳이다(지금도 진급 빠르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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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문제는 55경비단이다. 여긴 징집병으로 구성된 부대다. 101이 경찰 자원들 중에서 자원해서 받는 인력이라지만(경쟁율도 쎄다), 55경비단은 300명 정도의 병력 중 많은 수가 병사들이다. 즉,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거다.    

 

이번에 경호처에서는 병사들은 안 썼다고 강변하지만, 그건 까봐야 아는 일이고, 애초에 55경비단을 동원했다는 것 부터가 문제다. 이들은 자의에 의해 이곳에 온 이들이 아니고, 이들의 임무는 관저 외곽 경비다. 그런데, 이들 보고 영장집행을 막으라는 건 그 자체로,

 

“나가 죽어”

 

라는 거다. 경호처도 경호처 인원만으로 안 되니 55경비단을 동원한 건데... 이들도 707처럼 태업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들도 다 아는 것이다. 이대로 막았다간 인생 빨간줄 갈 거라는 걸 말이다.

 

이 55경비단과 함께 이번에 한남동 관저를 지킨 게 33 군사경찰경호대다. 옛날에 33헌병대로 불리는 부대였는데, 역시나 수방사 소속이다. 이들은 경호학과나 체대 출신들 위주로 뽑은 ‘요인경호부대’다. 주로 부사관 위주로 뽑으며(병사들도 뽑는다), 무도훈련 경호훈련, 사격훈련을 거쳐 말 그대로 ‘요인경호’를 하는 부대이다.

 

이들이 한남동에서 공수처를 막아섰던 거다.

 

(엄밀히 말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자세로 나왔는데, 그러다가 슬그머니 길을 터준거다)

 

문제는 이들 33이나 55의 경우 ‘의무복무’하는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고, 이들이 실제로 공수처의 영장집행을 몸으로 막았다는 거다. 이건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경호처는.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

 

라고 말하지만, 이걸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이들 경호부대는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준비된 부대이지, 대통령의 ‘정치적 안위’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부대가 아니다. 70년대 차지철이 주장한 ‘심기경호’를 하겠다는 걸까?

 

1월 3일날 영장집행에서 101경비단, 202경비단, 55경비단과 33경호대는12월 3일 밤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의 그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말 그대로 태업이었다. 공수처도 사전정지작업의 성과를 믿고 들어갔다가 경호처의 3차 저지선에 놀라 물러난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호처의 저항을 강경하게 맞섰다면 영장집행은 쉽게 넘어갈 수 있었을 거다. 이미 외곽 경비를 맡은 부대가 다 넘어간 상황에서 경호처 직원만으로 경찰을 상대할 순 없었을 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국방부가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

 

란 의견을 낸 거다. 지금까지 경호처에게 휘둘렸던 이들에게 가르마를 타 준거다. 2차 집행에서는 군부대와 경찰이 처음부터 움직이지 않고, 경호처 단독으로만 막게 된 거다. 그나마 경호처 직원들을 모두 동원하기는 어려울 거다. 내부적으로 동요가 없다면, 거짓말이고...

 

이제 남은 건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을 끌고 나오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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