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링크)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전 마지막 4분 기록이 블랙박스에서 모두 누락되었다는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발표가 있었다. 그 소식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항공기 사고 조사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닌지 걱정했을 것이다. 의문을 품은 분들도 있을 터다.
어떻게 블랙박스 정보가 4분만 소실될 수 있지?
블랙박스가 중요한 거 아닌가?
블랙박스 없이 항공기 사고 조사가 가능한가?
블랙박스는 항공기 사고 조사에서 중요한 객관적 자료다. 사고 원인을 더욱 쉽게 규명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없다고 해서 사고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항공기 사고에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고,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조위 발표대로, 관제 기록, 영상물, 현장 잔해 부품 같은 다른 증거물을 수집하는 등 항공기 사고에는 다양한 자료 분석이 필요하다.
한 편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한국의 사조위와 미국의 NTSB(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합심하여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판단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4분을 제외한 정보는 언젠가 공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4분 간의 관제 교신은 살아 있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관제 교신 기록이 소실되지 않은 한, 다른 직간접적인 증거물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동안 사고 조사 과정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항공기 사고 조사는 시간제한이 없다. 널널하게 진행된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증거물이 어떻게 트리거가 되어 사고 조사 해결에 작용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관계 기관과 끊임없는 자문과 조사,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항공기 사고 조사에 걸리는 시간은 자동차 사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가장 중요한 시간대 데이터가 소실된 경우에는 더더욱.
블랙박스, 없어도 될까?

1992년, 한국 방문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KAL 007편 블랙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2014년에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 사고는 영구 미제 사건이다. 넓은 인도양에서 항공기가 실종되면서 블랙박스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케이스는 2018년,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최종 보고서 발표와 동시에 수색 포기를 선언하면서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사고 발생 10년이 지난 2024년 12월, 다시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반면, 블랙박스 없이 항공기 사고 조사가 이뤄진 사례도 있다. 1983년, 사할린 상공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고에서도 비행기가 공중분해 되면서 블랙박스를 찾을 수 없었다(정확하게 말하면, 냉전 종식까지 소련은 블랙박스 존재에 대해서 부인했다). 그런데 이후에 미국과 일본이 감청 자료를 공개하면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위 두 사고는 블랙박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케이스다. 하지만, 제주항공 같은 경우에는 4분을 제외한 나머지 블랙박스 데이터가 살아 있고, 관제 교신, 항공기 부품 잔해 등 다른 직간접적인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다.
물론, 사고 직전 4분 데이터는 핵심적인 자료가 맞다. 당시 내부 상황은 어땠고, 조종간은 어떻게 작동되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항공기 사고는 여러 요인이 중복해서 발생할 수 있다. 또 간접적인 증거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도 있다.
항공기 사고 조사는 항공기가 어떤 경로로 비행 되었고, 어떤 정비 이력이 있으며, 운항 승무원의 교육 이력 등 얻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여 진행된다. 직간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수집해야 한다. 그래서 항공기 사고 조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블랙박스가 없다고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변수가 너무나 많다. 이제는 해당 정보가 왜 누락되었는지 원인을 밝혀야 한다. 사조위 주도로, 항공기 제작사 보잉사와 정비, 운항을 책임지는 제주항공 등 항공기와 연결된 수많은 기관과 컨택하면서 블랙박스 누락 원인을 찾을 차례다.
항공기 블랙박스란?

항공기 꼬리에 위치한 FDR(비행 정보 기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항공기 블랙박스는 기체 꼬리에 CVR(cockpit voice recorder)과 FDR(flight data recorder) 두 개가 설치되어 있다. CVR은 조종실 내의 대화, 관제 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30분간 연속으로 녹음한다. FDR은 항공기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탑재가 의무화되어 있는 장비다. 항공기의 고도, 방위, 시간, 엔진 구동 상황 등이 기록된다.
항공기 사고는 큰 충격과 화재를 동반하고, 공중분해 시 기체 잔해가 바다로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강한 충격과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또 해수, 기름 속에서도 48시간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다.
오랜 시간 바닷속에 있다가 건져 내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 있게 제작된다는 뜻이다. 물론, 항공 데이터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그 시간에 기록이 중단될 가능성은 있다.
데이터 소실의 원인이 셧다운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셧다운만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설명은 단편적으로 보인다.
블랙박스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존재 이유가 발휘된다. 엔진이 아웃되어 활강해도 그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남기는 것이 블랙박스다. 셧다운되었다고 기록되지 않을 것 같으면 블랙박스는 그 의미를 잃은 것이다.
항공기 보조동력 장치(APU)의 존재 이유

항공기 꼬리 부분에 위치한 APU(보조동력장치)
엔진 셧다운이 있었다고 치자. 그럼, 그 이후에는 방법이 없었을까?
당연히 엔진이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조 장치가 존재한다. 주 전력원 엔진이 셧다운되면, 그때부턴 항공기 보조동력장치인 APU(auxiliary power unit)에서 전력을 공급한다. APU는 비행기 꼬리 부분에 위치한 작은 제트엔진으로 전원(기체 전력 제공)과 하이드로릭 파워를 공급한다. 기내의 모든 장비를 구동할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을 만들어 낸다.
항공기 조종은 인력으로만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매우 힘들다. 그래서 유압 시스템으로 조종하거나, 컴퓨터가 유압 계통을 작동시켜 조종한다. 전원이 끊어지면 조종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날개를 조종하는 유압계기와 관련 장비에 APU가 전원을 공급한다. APU를 이용하면, 엔진이 작동하지 않아도 비상 착륙장에 활공해 착륙할 수 있다.
이번 사고에서 APU의 작동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상황을 보았을 때, APU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블랙박스가 필요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고, 여러 의문과 추측이 난무한다. 이럴 때일수록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사고 조사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항공기 사고 조사의 목적은 책임자 처벌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주목적으로 한다. 항공기 사고는 수많은 인명, 재물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한 번의 사고 방지가 매우 중요하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안전 조치가 취해진다.
사고 조사 최종 보고서 역시 권고 사항으로 발표된다. 이런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했으니, 이런 부분을 고치라는 내용이다. 각 이해관계자에게 그렇게 권고사항을 보낸다.
검색어 제한 안내
입력하신 검색어에 대한 검색결과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딴지 내 게시판은 아래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검색기능을 제한하고 있어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전기통신사업법 제 22조의 5제1항에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삭제, 접속차단 등 유통 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2.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청소년성처벌법 제11조에 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을 제작·배포 소지한 자는 법적인 처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청소년 보호 조치를 취합니다.
5. 저작권법 제103조에 따라 권리주장자의 요구가 있을 시 복제·전송의 중단 조치가 취해집니다.
6. 내부 규정에 따라 제한 조치를 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