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은 탄핵, 내란 정국이 뒤덮고 있다. 대한민국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동남아시아에도 탄핵 논의가 벌어지는 국가가 있다. 바로 필리핀이다.
필리핀도 탄핵 정국이다
현재 필리핀 정치권은 부통령 사라 두테르테 탄핵 문제로 소용돌이치는 있는 중이다. 이름이 낯익을 텐데, 맞다. 그녀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하다.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출처-<abs-cbn>
사라 두테르테는 지난 11월 23일 일어났던 사건으로 인해, 12월 2일 필리핀 하원으로부터 탄핵 청원을 받았다. 필리핀 하원은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사라 두테르테에 대한 탄핵 청원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지금 총 3개의 탄핵 청원서가 제출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정치권의 상황으로 인해, 필리핀도 두 부류의 국민 집회가 맞붙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마닐라 퀴리로 광장에서 한 종교단체(Church of Christ)의 주도하에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평화와 단결을 위한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전국에서 소집된 150만 명의 신도들이 모였다.
이로부터, 약 2주가 지난 1월 31일에는 필리핀 마닐라 피플파워 기념비 앞 도로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부통령 사라 두테르테(Sara Duterte)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1월 31일,
사라 두테르테 탄핵 찬성 집회
출처-<AFP>
지난 1월 31일,
사라 두테르테 탄핵 반대 집회
출처-<마닐라 타임스>
이번 탄핵 청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봉봉 마르코스(Ferdinand ‘Bong-Bong’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부통령의 탄핵 추진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봉봉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출처-<ANN>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 이면에는 권력을 둘러싼 필리핀 정치 가문 간의 치열한 경쟁이 존재한다.
이번 탄핵 청원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1월 23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실시간 온라인 회견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영부인 리사 마르코스(Liza Araneta Marcos), 그리고 마르코스의 사촌이자 하원의장인 마틴 로무알데즈(Martin Romualdez)에 대한 살인 청부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온라인 회견 중 2028년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자신을 마르코스 가문 측에서 살해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실행될 경우 언급된 위 세 명(대통령, 영부인, 하원의장)을 암살하라고 자신이 지시 내린 상황이라고까지 했다.
그녀는 흥분된 어조로 자신의 말이 농담이 아님을 세 차례나 거듭 강조했다. 일반 시민이 아닌 부통령의 입에서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으며, 해당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필리핀은 물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봉봉 마르코스와 사라 두테르테가 정·부통령 러닝메이트로서 나란히 함께 유세하며 전국을 누비던 때를 기억하면 이러한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두 사람이 정치적 동지에서 숙적으로 전환된 배경에는 나눌 수 없는 권력의 속성과 승자독식이라는 필리핀 정치체제의 특징, 그리고 엘리트 가문 간의 권력 투쟁이 존재한다.
연합했던 1, 2위 정치 가문
지난 대선 당시,
같이 선거 운동하던 모습
필리핀 정치는 오랫동안 주요 엘리트 가문들 간의 경쟁과 연합을 통해 권력을 창출하고 또한 분화해 왔다. 마르코스와 두테르테 가문은 최근 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 가문으로 꼽힌다.
대통령 봉봉 마르코스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을 통치한 독재자 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다. 1986년 마르코스 가문은 필리핀 국민혁명(People Power)을 통해 하와이로 망명했으며, 1989년 아버지 마르코스 사망 후 1991년에 온 가족이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마르코스 일가 사진
(가장 왼쪽) 봉봉 마르코스 현 대통령,
그 옆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출처-<KBS>
1986년 필리핀 국민혁명
출처-<CODE-NGO>
이후 마르코스 가문은 공고한 지역적 기반과 여전히 마르코스 독재 시기를 지지하는 마르코스 충성파(loyalists)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사라 두테르테는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딸로서 미래 두테르테 가문의 이름을 이어갈 인물이다. 아버지 두테르테는 대통령 재임 기간(2016-2022) 불법 마약 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정책인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마약 범죄를 줄였다는 평가와 함께 수천 명의 사망자와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양면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통치인 면이 있음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필리핀 국민의 80%가 넘는 국정 지지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높은 대중적 인기는 그의 딸이자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사라 두테르테에게로 이어졌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출처-<scmp>
이 두 가문은 2022년 대선에서 국가 통합(UniTeam)을 기치로 내걸고 정치적 동맹을 맺었다. 당시 마르코스 후보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대통령 당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사라 두테르테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사라 두테르테가 대통령이 아닌 부통령 출마를 선택한 것에는 많은 의문을 낳았다. 퇴임을 앞둔 아버지 두테르테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마르코스 가문과의 연합을 추진했던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1978년생으로 당시 43세였던 사라 두테르테는 그렇게 구축한 정치적 기반으로 2028년 대선을 노렸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그녀의 계획에는 당선을 위해 그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마르코스도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나마 동의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 가문의 연합은 2022년 대선에서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이루어냈다. 봉봉 마르코스는 58.77%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사라 두테르테는 62.53%의 득표율로 부통령에 당선되었다. 5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1986년 필리핀 민주화 이후 다수의 유력 후보가 경쟁하는 다자구도 하에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두 가문의 분열
정권 창출에 성공한 두 가문의 정치적 연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균열 조짐을 나타냈다. 불화의 징후는 통치 스타일의 차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정권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마르코스 대통령은 집권 후 전임 정부의 폭력적인 유산, 특히 피비린내 나는 마약과의 전쟁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르코스 정부 탄생을 도왔던 두테르테 진영에게는 배신으로 여겨졌다. 두 지도자는 외교 정책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우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선호했으며, 다바오 시장 시절부터 중국계 사업가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었다.
반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집권 이후 미국과 급속히 가까워졌으며,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었다. 영토 분쟁으로 인해 필리핀 국민의 반중 정서가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 중 합법화되었던 중국인의 주요 투자사업인 필리핀해외온라인게임사업(POGO)을 불법화함으로써 이를 위해 입국 비자를 받은 수만 명의 중국인 비자가 취소되기도 했다.
두 가문 간 갈등은 비단 정책적인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사라 두테르테는 자신이 부통령에 당선되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정부 출범 후 마르코스 대통령은 부통령에게 국방부 대신 교육부 장관에 임명했다. 게다가 퇴임한 아버지의 집권 시절 있었던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된 불법적 행위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두테르테 지지자들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인식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부인하지만, 필리핀 정부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길 것이라는 주장도 거듭 나오고 있다. 필리핀 의회에서도 두테르테 집권 당시 저지른 다양한 불법적 사안에 대한 청문회가 추진되고 있다.
제목 : 그들의 동맹이 깨지며
두테르테 부통령 마르코스 내각에서 사임하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사라 두테르테는 2024년 6월 19일 교육부 장관직에서 사임함으로써 마르코스 정부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정치적 보호막이 사라진 것을 의미했다.
시작된 정치 압박, 폭발한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하원은 2025년도 부통령실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특활비를 포함한 전체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청문회를 개최하여 2022년부터 사라 두테르테가 수장으로 있었던 교육부와 부통령실의 특활비 부정 지출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와 청문을 시작했다.
각종 예산이 본래 의도된 용도와 일치하지 않는 목적으로 사용된 점이나, 2022년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11일 만에 1억 2천 5백만 페소(약 30억 원)가 보상금 형태로 지급된 점 등 불명확한 지출 현황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부통령은 이를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그 배후에는 2028년 대권을 꿈꾸는 하원의장 마틴 로무알데즈가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틴 로무알데즈 하원의장
출처-<게티이미지>
지난 11월 23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격양된 온라인 회견이 있었던 날에는 그녀의 비서실장인 줄레이카 로페즈(Zuleika Lopez)가 하원의 명령으로 구금되던 날이었다. 그녀는 부통령실과 교육부의 자금 유용에 관한 청문회에서 고의적으로 답변을 회피하는 등 의회 청문회 절차를 무시하고 의회를 모독한 죄로 구금 명령을 받았다. 그녀를 구금 장소로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과 이를 저지하던 두테르테 부통령 간에 물리적 충돌로 인해 집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줄레이카 로페즈
출처-<rappler>
그날 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격양된 목소리로 대통령에 대한 청부 암살 교사 사실을 폭로했다.
“나를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 (중략) 만약 내가 살해당하면 (내 경호원에게) 마르코스 대통령, 리자 아라네타 영부인,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을 죽이라고 했다. 농담이 아니다.”
“자신이 살해당하면”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대한 살해 교사라는 점에서 즉각적인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탄핵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리핀 사법기관이 몇 차례나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부통령은 이에 의하지 않고 있다.
탄핵 가능성은?
부통령에 대한 탄핵이 ‘시간 낭비’라고 일축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하원에 제출된 탄핵 청원은 필리핀 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이는 먼저 하원 법사위원회에 회부되어 청원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법적 검토를 거친 후 60일 이내로 하원에 보고되며,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1/3만 찬성하면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하게 된다.
통과된 하원의 탄핵안은 상원 의원들이 재판관이 되는 상원 탄핵 재판에 회부된다. 여기에서 부통령의 유죄 또는 무죄에 대한 공개 변론이 이루어진다. 변론을 마치고 24명으로 구성된 상원의 3분의 2가 탄핵에 찬성하면 부통령의 탄핵이 확정된다.
24명의 필리핀 상원의원
사라 두테르테의 이와 같은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필리핀 평론가들은 과격한 발언을 통해 강한 지도자라는 대중적 명성과 인기를 얻었던 아버지 두테르테와 같은 정치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다가올 2025년 5월 중간 선거를 염두에 두고 충격적인 발언을 통해 현 마르코스 정부와 극단적인 각을 세움으로써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중간 선거를 3개월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대중적 인기가 많은 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과정에 의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다.
대통령의 부정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탄핵 청원을 제출한 사람들은 필리핀의 전통적인 주류 정치 엘리트 집단이 아닌 소수 진보적 인사들이다. 이들은 선거에서 지역구 경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의 소외된 그룹을 위해 배정된 하원 의석의 20%를 두고 경쟁하는 정당 비례대표(Party-List) 의원들이다.
이들은 지역구가 아닌 전국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되기 때문에 엘리트 정치인들의 정치 구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사회적 이슈, 특히 불평등, 빈곤, 인권 등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이 필리핀 정치에서 진정한 야권이자 진보세력이지만, 정치적 자원도 부족하며, 분열된 소수로서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드러나는 목소리만큼 그리 크지 못하다.
필리핀 하원
필리핀 주류 정치 엘리트들은 정치적 이념이나 신념에 따라 정당을 결성하거나 정치적 연합을 만들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6년 단임 대통령제를 선택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중간 선거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것이 당선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이는 특히 지역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두드러진다. 이를 옷자락 효과(coattail effect)라고 하며, 대통령이 지배하는 정부의 조직과 자금이 선거 결과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인기투표 형식으로 치르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여전히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테르테 가문에 대한 공개적 비난은 후보자들의 득표에 유리하지 않다. 따라서 비록 탄핵 소청이 하원을 통과할지라도 상원에서 2/3 이상을 득표할 것이라는 데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차기 대통령은 사라 두테르테?
정당 응집력이 취약한 필리핀 정치 상황에서 중간 선거가 끝나면, 3년 후에 있을 대선을 대비하여 새로운 정치 지형이 형성된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치적 장악력이 약할 경우, 다음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를 중심으로 권력의 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현 부통령에 대한 의회 청문회와 이후의 법적 처리 여부는 다음 대선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8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는 부통령 사라 두테르테와 언론인 출신 상원의원 라피 툴포, 그리고 하원의장 마틴 로무알데즈 등이다.
필리핀 상원의원 라피 툴포
출처-<rappler>
라피 툴포는 미디어를 통해 대중적 인기도는 높지만, 정치적 기제가 부족하고, 마르코스 가문을 대변하는 마틴 로무알데즈는 정치적 기제는 풍부하지만, 대중적 인기도가 낮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사라 두테르테의 경우 정치적 기제와 대중적 인기도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필리핀 정치가 국민 중심이 되지 못하는 이유
필리핀 엘리트 민주주의는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 통치하에서 형성된 지역 엘리트 가문들이 근대적 정치 제도를 통해 권력을 독점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필리핀 선거에서는 무력(Guns)·폭력(Goons)·재력(Gold)으로 대변되는 3G가 필수 요소로 간주된다. 일반 국민은 이러한 3G를 동원할 역량이 없으므로 필리핀 정치에서 주도적 중심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주어진 선택을 강요받는 주변적 존재에 머물러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법치주의와 정치적 책임성은 지배적 엘리트와 소외된 국민이라는 불평등 구도 속에서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라 두테르테에 대한 탄핵 청원이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사법적 절차로 이해되기보다는 권력을 둘러싼 마르코스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경쟁으로 해석되는 것도 필리핀 엘리트 민주주의 한 단면일 것이다.
필리핀 국민은 기득권층인 전통적 엘리트들로부터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대변해 줄 수 있는 강한 지도자(strong leader)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 조건만 충족되면 초법적 독재자라도 수용할 것처럼 보인다.
1986년 독재자 마르코스를 몰아냈던 국민혁명(People Power)은 우리의 민주화 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후 우리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갔고, 2024년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벌어지긴 했지만, 시민들의 역량과 우리의 정치 시스템을 통해 즉시 해제했으며, 탄핵안 통과까지 이뤄냈다. 반면, 우리가 40년 전 배웠던 필리핀의 민주주의는 아직 그대로인 듯싶다.
김동엽 (부산외대 교수 & 아세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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