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육군 제2군단 부군단장인 박민우 준장이 내란 국조특위에 나와 밝힌 내용이다.
2016년 당시의 일화를 설명했는데, 내용은 간단하다.
“6개월 동안 준비했는데, 노 전 사령관 지시 중 하나가 임무가 끝나면 요원들을 제거하라는 지시였다.”
어떻게 죽이느냐는 질문에 노상원이,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서 임무 끝나고 들어오기 전에 폭사시키라”
라고 말했다는 거다. 이 국조특위를 보면서 노상원의 성정이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내가 주목했던 건 좀 다른 부분이었다. 바로 박민우 준장이... 실명을 까고 나왔다는 부분이다.
12월에 쓴 기사 중에 이번 내란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 중 하나인 문상호 정보사령관에 대한 기사가 하나 있다.
[대한민국 정보부대의 붕괴: 문상호가 롯데리아에 간 이유] (링크)
이때는 실명을 까지 않았는데, 기사에서 언급한 문상호를 고소하고 싸웠던 게 바로 박민우 준장이다.
박 준장은 '휴민트, 820 특수정보 주특기'를 가진 인물이다. 원래 정보사 쪽이 진급이 안 되고(보직 자리가 적으니까), 폐쇄적인 곳이다.
(보통 병과를 한 번 정하면 옷 벗기 전까지는 주특기를 계속 가져가지만, 여차하면 병과전환이 가능하다. 특전사 같은 경우가 그런데, 특전사로 복무하다 질병 혹은, 낙하와 같은 훈련으로 부상을 당하면 일반병과 부사관으로 특기전환을 하는 케이스가 꽤 있다. 그런데 '휴민트, 820 특수정보 주특기'는 걍 병과 정하면 죽을 때까지 정보를 파는 거다. 정보사에서 계속 돌고 돈다는 얘기다. 별자리도 거의 없다. 820 주특기로 준장 보직도 딱 1개라 임기제로 돌린다. 12.3 내란 때 노상원이 정보사 영관급들에게 “승진 시켜줄게”, “이번에 네가 여단장 하고, 다음에 너 하고” 라면서 바람 넣었을 때 혹한 게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정보사는 별자리 자체가 없다시피 하기에 다들 승진에 목 말라 한다)
2024년 블랙요원 명단 유출과 박 준장, 문상호의 고소 고발로 정보사가 시끄러웠던 당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보사의 상황을 개탄하며,
"휴민트, 820이라는 특수정보 주특기 원스타 보직은 딱 1명으로 임기제 장군(2년 복무 후 전역)이다"며 "지난해 보직 준장 임기가 아직 1년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ㅇㅇ여단장을 진급시키고 기존 장군은 다른 기관으로 보내 T.O 1명에 장군이 2명이나 된 꼴이 됐다"고 말했다.
또 "기존 장군도 2년을 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2년을 또 연장을 했었다"며 "이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의원은 "장군이 한 자리이기에 2년 하면 그다음 후배들이 들어가는데 작년(2023년)에 아주 예외적으로, 교체시기가 아닌데도 교체했고, 육사 49기급이 들어가야 하는데 47기를 진급시켰다"며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출처 - 뉴스1(링크)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휴민트를 담당하는 곳이 국정원과 정보사인데,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는 오묘한 관계다. 대충 현장의 분위기를 들어보면
“국정원은 돈은 많은데, 현장이 약하고 정보사는 현장에 강하지만 돈이 없다.”
라는 말을 하곤 한다. 정보사가 국정원 돈 끌어다가 작전한 경우도 꽤 있고, 굵직굵직한 작전들 보면 국정원이랑 정보사가 같이 작업한 것도 많다. (국정원이 약하다는 게 아니다. 인력풀을 보면 다 그 나물에 그 밥들이고,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이들이라 약하다 아니다 할 수도 없다. 그냥 정보사가 돈이 없다는 얘기이다)
아무튼, 문제는 박 준장이... 꽤 특이한 케이스란 점이다.
출처 - 한국일보(링크)
B준장(박민우) A소장(문상호)
현장에서 굵직굵직한 작전도 많이 뛰고, 정보사 안에서 나름 좋은 평가도 받은 인물인데, 자기 상관이자 후배를 고소했다. 더 놀라운 건 그 상황에서 다시 일반부대로 넘어갔다는 거다.
재미난 건 지금 2군단장이 육사 48기란 점이다(2군단장이 바로 박후성 중장이다) 여기서도 후배 밑에서 부군단장으로 일하고 있단 소리다. 하긴 지금 박 준장 동기들인 47기 생들은 전부 대장 보직에 앉아 있는 ‘대장기수’란 건 지난 기사에서도 말했다.
당장 2군단을 휘하에 두고 있는 지상작전사령부의 사령관이 박 준장의 동기다(강호필 대장).
어쨌든 이 박 준장이 언론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물론, 보안을 위해서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박 준장이 현장에서 굵직굵직한 작전을 펼쳤고, 더 위험한 작전을 준비했다는 건 그 ‘증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에 준비했다가 취소 된 작전이라면, 이게 뭘 의미하는 지는 대충 알 수 있다. 박 준장이 말한 6개월 동안의 작전 준비 기간을 역산해 보면, 그것도 정보사가 나서서 준비할 정도의 사건이라면, 2015년 8월에 있었던 목함지뢰 사건에 대한 ‘보복작전’이란 걸 염두에 둘 수 있다.
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보복작전을 준비했다는 건 이제 비밀도 아니다. 문제는 노상원이 왜 요원들의 제거를 말했을까이다. 이건 우리 쪽 요원이란 게 밝혀지면 우리나라가 상당히 곤란해지는 작전을 준비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 전단물을 뿌리는 도발이나, 북한의 오물풍선이 날아 온 원점타격 등의 국지적 도발보다, 정보사가 준비한 인원을 투입시켜 보다 직접적이고 은밀하게 북한을 타격하려 했던 작전이었을 수 있다.
박 준장이 정보사에 몸 담고 있을 때 이래저래 잡음도 있었고, 인사에 대한 의혹도 있었지만 국조특위에 등장해 오래전 정보사 일화를 통해 내란 주요인물이 어떤 인간인지 폭로해 준 건 고마운 일이라 생각한다.
지난 정보사 기사에서 스치듯 언급한 인물의 발언이 조명을 받는 내란 국조특위를 보면서, 정말 돌고 돌아 다시 정보사로 돌아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게 보니, 2024년은 정보사로서는 삼재가 낀 한 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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