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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청와대 습격 사건 전말: 서울에 나타난 바바리코트 사내들

 

(2)청와대까지 300미터: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총격전

 

 

 

684 부대의 시작

 

중앙정보부장은 공군 최고위층 인사를 남산으로 호출했다.

 

“주석궁을 덮쳐서 김일성 모가지를 따와야겠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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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북한 놈들이 못한 걸 우리는 해내야지. 우리도 그놈들처럼 31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만들자고. 맹수한테도 덤비는 오소리처럼 겁 없는 특수요원을 양성해 보라고.”

 

“그럼 UDT나 공수부대원 중에서 차출하시는 것이?”

 

“안돼! 안돼. 민간인 중에서 구해야 해. 혹시라도 작전이 실패하면 아주 골치 아파져. 사형수나 무기수 중에서 구하는 건 어때? 내가 이런 것까지 다 알려줘야 하나? 아무튼 군인은 안 되니까 당신이 알아서 잘해봐.”

 

이렇게 북한의 124 특수부대에 맞선 684 부대가 창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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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중앙정보부장

출처 - <더 중앙>

 

그러나 죄수 또한 군인처럼 국가의 통제와 관리를 받기에 사형수나 무기수를 훈련한다는 당초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특수부대원의 선발을 담당한 이들은 전쟁고아나 구두닦이, 넝마주이, 쓰리꾼 등 가난한 집안의 자식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봐 젊은이. 이 일은 국가를 위해 하는 일이야. 눈 딱 감고 반년만 특수훈련을 받으면 자네도 요원이 되는 거야! 어디 그뿐이야? 돈도 많이 벌어! 요즘 공무원 월급이 16만 원이잖아. 자네가 요원만 되면 공무원 일 년 월급을 한 달에 받을 수 있어. 어때? 자네도 이제 애가 아닌데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도 해야지.”

 

이렇게 공군 소속의 특수부대원이 된다고 생각한 가난하고 순박한 청년들은 가족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인천에 도착했다.

 

“이제 너희들은 특수훈련을 받기 위해 우리가 비밀리에 마련한 기지인 실미도로 들어간다. 군복은 지급되지만 계급은 없다. 특수훈련이 조금 고되겠지만, 이 훈련을 마쳐야 임무를 완성할 수 있고, 임무만 완성하면 너희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잘 먹고 잘살 수 있다.”

 

지옥 훈련이 아닌 말그대로 지옥이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실미도에 마련된 훈련기지에서 31명의 훈련병과 기간병들은 단체 사진도 함께 찍었다. 매끼 쌀밥은 물론이고 고깃국에 고기반찬이 함께 나오기도 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청년들이 매혈하던 시대였다. 실미도 훈련병들은 잠시나마 꿈에 부풀었었다. 그러나 그 달콤한 꿈은 단 하루 만에 헛된 망상으로 탈바꿈했다.

 

“자 앞으로 고된 훈련이 시작될 것이다. 여기 사람의 유골이 우리 부대의 마크다. 여기 뼛가루를 간 물을 다 함께 나눠 마시고 북한의 124부대를 능가하는 한국 최고의 요원이 되자.”

 

버려진 무덤을 파헤쳐 나온 해골을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걸어 놓았고, 뼈를 간 물을 나눠 마시며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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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BS>

 

애초에 684 실미도 부대는 청와대를 기습하여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했던 (김신조가 소속되었던)북한의 124부대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였다.

 

“주석궁까지 가기 위해서는 적의 추격을 피하는 것이 첫 번째다. 완전 군장을 한 채로 산에서 시속 10킬로 이상의 속력으로 달리지 못하면 주석궁에 도착도 하기 전에 개죽음당할 것이다. 일단 무조건 달린다. 실시”

 

특수부대 중에서 최정예 부대원을 선발한 것이 아니라 민간인을 훈련해 최강의 부대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은 금세 사라졌다. 인간은 극한으로 몰아붙인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 단 그 과정에서 육신은 물론이고 정신도 무너져버리고 만다. 실미도 부대원들에겐 인간적인 존중이나 예우는 없었다. 애초에 그들은 쓰고 버려질 소모품으로 징집되었다.

 

조교들은 산악 행군 도중 뒤처지는 훈련병의 발 뒤쪽으로 사격을 가했다.

 

“뭐.....뭐 하는 겁니까? 진짜로 총에 맞을 뻔했소!”

 

“닥치고 일어나 달려라 다음에는 네 대갈통을 날려버리겠다.”

 

행군의 종점에는 기관총 사수가 대기하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뛰어라. 시간 내로 들어오지 못하면 저녁 대신 총알이 네 놈들 배에 박힐 것이다.”

 

실미도에서는 설마 하는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행군 도중 조교가 쏜 총에 훈련병이 옆구리 관통상을 당하기도 했다. 모든 훈련병은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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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의 위험은 모든 훈련에서 높은 확률로 존재했다. 지상 10미터가 넘는 높이에 위태롭게 매달린 외줄에 어떤 보호 장비도 없이 매달려야 했다. 외줄 위에서 화강암 아래로 떨어진 두 훈련병은 목숨은 건졌지만, 실미도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

 

“약해빠진 놈들, 네 놈들은 취사반으로 간다. 자 다음은 해상침투 훈련이다.”

 

완전군장을 한 채로 무려 2킬로미터를 수영해야 했던 한 훈련병이 급기야 탈진으로 익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죽었다는 사실은 국가기밀이라는 비겁한 변명 아래 섬 안에서 수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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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9년 11월은 임성빈이 실미대 공작원으로 있던 때다.

다른 실미도 공작원 중 사형 집행된 임성빈의 경우 가족도 모르게 1969년 11월로 사망신고가 돼 있었다.

출처 - <한겨레(임충빈 제공)>

 

훈련 기간 중, 외출은 물론이고 외박과 휴가도 없었다. 6개월간의 훈련만 마치면 큰돈을 벌 것이라고 믿었던 순박한 청년들이 몇 년 만에 인간병기가 되었다.

 

“오소리들은 준비됐습니다! 이제 주석궁으로 침투시키면 됩니다.”

 

“좋아! 백령도로 전원 집합시켜. 내가 각하께 재가를 받겠다.”

 

684 부대는 북한의 특수부대와 다른 루트로 DMZ를 넘기로 했다.

 

“아무래도 육로로 이동하다 보면 나무꾼 같은 민간인을 만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른 방법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어? 편안하게 헬기라고 타겠다는 거야? 아니면 바다라도 건너겠다는 거야?”

 

“백령도에서 열기구를 타고 평양으로 가서 낙하산으로 침투하겠습니다. 기류가 비교적 안정적인 10월이 적기입니다.”

 

1969년 백령도에서 출동 명령을 기다리던 오소리들의 사기는 드높았다.

 

“형님. 진짜 이 작전만 성공하면 우리 이제는 이런 짓 안 하고 월급 따박 따박 받으면서 사는 거죠?”

 

“그래! 고생 많았다. 그래도 죽기 살기로 훈련해서인지 김일성 모가지를 당장에라도 딸 수 있을 것 같다. 다녀와서 다 같이 술 한잔 진하게 마시자.”

 

“근데 도대체 출동은 언제 하는 거야. 어제도 남서풍이 불었는데. 벌써 대기만 일주일째요.”

 

그러나 작전은 끝내 승인이 나지 않았고, 백령도에서 십 일간 대기만 하던 북파공작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실미도로 복귀해야 했다.

 

왜일까? 북파공작원들은 국내외 정치 정세에 따라 선발되었다가 그 흐름이 변하면 버려지는 신세였다.

 

1969년은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운동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이에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 각자가 책임지라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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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같은 해 10월, 국내에서는 실미도 특수부대의 창설을 주도했던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이 실각하며 영어에 능통하고 CIA와 네트워크를 가진 이후락이 신임 중정부장으로 임명되었다.

 

“뭐? 지금 풍선을 타고 주석궁에 가서 김일성 모가지를 따오겠다고? 당신 뉴스도 안 봐? 지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냐고? 그 작전은 성공해도 실패야. 정신 차려!”

 

“그럼, 작전은 취소해도 부대는 계속 운영하는 겁니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내가 만든 부대도 아닌데.”

 

“저들은 계급장도 없이 고된 훈련을 견뎌왔습니다. 작전이 취소된다면 하사관으로 임명해 주십시오. 최고의 군인들입니다.”

 

“검토는 해 보겠는데, 장담은 못 해. 일단 돌아가서 잘 감시하도록 해.”

 

그렇게 북파공작원들은 권력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섬 안의 또 다른 섬처럼 부유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상실한 훈련병들에게 고된 훈련은 이어졌다.

 

“보아하니 작전이 취소된 것 같은데, 도대체 훈련은 왜 하는 거요?”

 

“닥쳐! 언제부터 질문했나? 그냥 니들은 시키는 대로 해.”

 

설상가상으로 최고위층의 관심을 잃은 특수부대의 지원금을 착복하는 자들이 늘어나자 훈련병들은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부식마저 급격히 나빠졌다.

 

“뭐야? 또 똥국에 김치야? 이걸 먹고 어떻게 김일성 모가지를 따오라는 거야?”

 

세월이 누적되며 훈련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기간병들이 제대하자 갓 입대한 이등병과 일병들이 실미도로 배치되었다. 일말의 유대관계도 없던 양 측은 서로를 경멸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저런 새파란 것들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재수도 더럽게 없네. 저런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을 감시해야 하는 거야? 그나저나 저것들이 딴마음 먹으면...’

 

언제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그리고 늘 그렇든 큰 사건은 작은 싸움에서 시작되었다.

 

“야? 너 뭐야? 눈이 왜 그래? 설마?”

 

“아... 아닙니다. 그냥 부딪힌 겁니다.”

 

“봐봐! 딱 봐도 맞았구먼. 이! 새끼들이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만. 감히 현역군인을 때려!

 

인간병기가 되어버린 훈련병 대원 하나가 신참 기간병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계속>

 

 

 

 

슈퍼팩토리공장장이 이제와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기나긴 역사 중 흥미로운 주제를 집어

한 편 한 편 이야기로 엮는다. 

 

필요할 때는 스스로 재연(?!)하는데,

가서 허접한 연기를 비웃어주자...!

 

유튜브 채널 <기묘한 한국사> 링크

 

 

 

 

 

 

필자의 지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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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찌라시 한국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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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찌라시 세계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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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 아직 안 죽었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