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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넷플릭스에 노란문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90년대에 대학생이었던, 지금은 아저씨 아줌마와 할저씨 할줌마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들이 대학 시절에 만들고 활동했던 영화 동아리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찰나에 영화를 기시청한 만공스승마저도 정말 재미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영화 꽤나 재미있습니다. 

 

90년대 대학생 영화 동아리 틀딱들 다큐가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냐고요? 동의합니다. 그런데 재밌습니다. 그 비결이 뭘까요?

 

그 틀딱들 중 한 명이 봉준호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나이든 양반들의 자기들 젊었을 때 회상에 불과한 다큐이지만 그 멤버 중에 봉준호가 끼어있으니 전혀 다른 영화가 되버립니다. 세계 최고의 감독이 대학생 시절에 영화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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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봉준호 시주를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고 부르는 데 동의하지 못할 시주들도 있겠습니다만 선뜻 아니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아카데미상을 받기 전에 이미 봉준호 시주는 최고의 감독이었습니다만 ‘로컬 영화제’인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한 방에 거머쥐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봉 시주에게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한꺼번에 안겨 줄만큼 기생충은 대단한 작품입니다. 어느 한구석 빠지는 곳이 없습니다. 이미 기생충에 대해 수많은 평론과 분석이 나와있기 때문에 굳이 만공스승까지 한마디 얹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만 미키17의 개봉에 발맞춰 기생충의 주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본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시주들께서는 봉준호 시주가 말하고 싶었던 기생충의 주제의식이 뭐라고 생각하시는가요? 정답은 전적으로 봉준호 시주의 머리 속에 있기 때문에 누가 말하든 추정이고 오답이 될 수도 없습니다만 누구나 추정해볼 수는 있습니다.

 

만공스승이 생각하는 기생충의 주제는 ‘누가 진짜 기생충이냐?’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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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구성하는 두 축은 기택(송강호)과 동익(이선균)의 가족입니다. 두 가족의 모습은 대조적입니다. 넓은 정원이 있는 고급 주택에 사는 동익과 그 가족에 반해 기택은 반지하에 살며 와이파이도 훔쳐써야 할 정도로 가난합니다. 기택의 아들인 기우(최우식)를 시작으로 한명씩 동익의 집에 취직을 해서 과외선생, 가사도우미, 기사 등의 노동을 하며 살게 됩니다. 동익의 가족이 여행을 가자 기택의 가족은 동익의 집에서 기생하듯 잔치를 벌입니다.

 

기생이란 빌붙어 산다는 말입니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수혜를 보고, 다른 쪽은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 영화의 기생충은 기택의 가족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습니다.

 

기택의 가족은 동익의 가족을 대신해 모든 가사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받는 쪽은 오히려 동익의 가족입니다. 기택의 가족은 네 명 다 일을 하는 반면 대조적으로 동익의 가족은 거의 아무 노동도 하지 않습니다.

 

돈을 주지 않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동익네는 기택네에게 금전을 제공합니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는 당연하고 합리적인 거래입니다. 오히려 동익네가 기택네에게 호의를 베푸는 쪽이라고 봐야합니다. 그게 ‘자본주의’니까요.

 

외계인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떨까요? 한 쪽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다른 쪽은 모든 일을 대신 합니다. 누가 기생을 하는걸로 보일까요? 기생충이 전 세계 중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세계 중생들이 모두 절감하고 있는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시주들이나 말하는 바 기생충은 빈부의 문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전 세계에 수많은 중생들이 빈곤의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지고 더 안락하고 더 편안하고 더 안전하게 사는 반면 없는 자는 더 없어지고 더 불편하고 더 위험하게 살고 있습니다. 문명과 과학기술이 발전했는데도 빈부 격차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심화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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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아홉 마리 양을 가진 사람이 한 마리 양을 가진 사람의 양을 빼앗는 일이 왕왕 벌어집니다. 전 세계 최고 부자 나라인 미국에서도 슈퍼 리치라 불리는 시주들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같은 시주들은 보통의 시주들은 아찔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도 더 많은 재산을 가지려고 합니다.

 

폭우가 오고나서 기택네는 살 곳마저 잃어버려 이재민 대피소로 가게 되지만 동익네는 멋진 파티를 벌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노동은 대피소에 머무르는 기택네가 전담합니다. 동익네는 어떤 노동도 하지 않고 즐길 뿐입니다. 외계인은 누굴 기생충이라고 말할까요? 만공스승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기생충의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시주는 이 주제의식을 영화를 통해 처절하고 재밌게 보여줍니다.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방식도 굉장합니다. 처음에는 기택네 가족을 바퀴벌레 같은 모습으로 그리면서 기생충은 당연히 기택네라고 생각하게 만들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기택네가 아닌 동익네가 기생충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 부자들은 돈이 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누리고 빈자들의 노동에 기생해서 사는 우리 사바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 대단한 점은 기생충에는 엔딩이 두가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나 만공스승의 추측이며, 봉준호 시주는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절묘하여 만공스승으로선 봉시주가 이걸 의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보통의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끝입니다. 그보다 뭔가가 좀 더 있다면 크레딧 후의 쿠키 영상 정도가 영화의 엔딩입니다. 하지만 기생충의 진짜 엔딩은 그너머에 있습니다. 많은 시주들이 봉준호 시주가 디테일의 달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디테일 말고도 봉준호 시주는 또다른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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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봉 시주는 사람이나 상황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몰고갈 수 있는 드리블의 달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카데미 영화제를 두고 ‘로컬 영화제’라고 말한 인터뷰입니다. 기생충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봉 시주는 아카데미를 ‘로컬 영화제’라고 지칭했습니다. 기생충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면 원래는 기생충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아카데미의 기준이나 관점에 맞지 않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만 미국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상을 못받았다고 비춰질 수도 있게 되버렸습니다.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생충이나 봉준호 시주에게 상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건 봉준호 시주입니다. 봉 시주는 의도한 바가 아닐테고 실제로 의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갖 디테일을 다 챙기는 봉 시주가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의도치 않았다고 보는게 오히려 억측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또 있습니다. 살인의 추억 때 일입니다. 영화 속에서 박현규(박해일)는 범인인지 아닌지를 의심받던 상황입니다. 관객은 물론 영화 속 다른 인물들도 현규가 범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규 본인은 자신이 범인인지 아닌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박해일 시주에게 현규가 범인인지 아닌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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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살인의 추억>

 

박해일 시주는 봉 시주에게 찾아가 내가 범인인지 아닌지는 알려줘야 연기를 할 거 아니냐고 했다고 합니다. 봉 시주는 박해일 시주에게 실은 범인이 맞지만 이 사실을 감춘채 범인이 아니라고 했다고 합니다. 박해일 시주가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 연기를 할수록 관객들은 현규를 그만큼 가증스럽게 느낄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봉 시주는 이런 식으로 상황을 자기 뜻하는 대로 몰고가는데 능한 사람입니다. 만공스승이 생각하는 기생충의 진엔딩이자 최고의 명장면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기생충의 진엔딩은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입니다.

 

봉 시주는 자신이 상을 받을 때 굳이 이미경 부회장을 단상으로 불러올렸고 소감까지 말하게 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이미경 시주는 영화의 프로듀서라고는 하나 사실 따지고 보면 영화 제작과 마케팅에 돈을 댔을 뿐 이야기를 만든건 봉 시주와 배우들과 스탭들입니다. 별로 한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기생충의 내용과 뭔가 겹쳐지는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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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댄다는건 엄청난 일입니다. 하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돈을 댄거 외에 한 일이 없다는건 기생충의 주제의식처럼 아무 기여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경 시주의 외양과 꾸밈은 독특합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한 봉준호 시주와 돈을 댄 것 외에 아무 공헌이 없고 외양과 꾸밈이 독특한 이미경 시주가 한 무대에 올라가 이미경 시주가 소감을 말하며 영광을 누리던 순간이야말로 봉 시주가 의도한 기생충의 진짜 엔딩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만공스승은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미경 시주가 돈댄 것 외에 아무 것도 기여한게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건 많은 중생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거라는 사실입니다. 꽤 오래 전부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투자자와 투자자의 이름이 나오는 데에 불만을 가진 영화계 인사를 많이 보았습니다. 투자를 했다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이들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와야 하는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봉 시주도 이런 사실을 알았을 것입니다. 빈부 격차 문제를 다루는 기생충을 만들며 이런 사실을 녹여내려 했을 것입니다. 기생충의 진엔딩을 봉 시주가 처음부터 의도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쯤에는 혹은 처음부터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렇게 해야지라고 마음 속에 생각을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봉준호는 그런 창작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 더 짧게 이야기하고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기생충에서 냄새는 굉장히 중요한 실마리입니다. 기택이 동익을 죽이게 된 계기도 냄새 때문입니다. 동익이 기택에게 맡은 냄새는 반지하의 냄새, 가난의 냄새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난을 싫어합니다. 가난해지는 것에 공포를 느낍니다. 가난과 가난한 자에 대한 혐오와 멸시는 공포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봉 시주는 가난 혐오와 멸시를 냄새를 통해서 풀어냈습니다.

 

이재명 시주에 대해 별다른 근거도 없이 혐오하고 멸시하고 미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만공스승은 이 시주에 대한 혐오가 가난에 대한 혐오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도 가난한데 유독 이 시주에 대해서만 그렇다는게 말이 되냐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 시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빈민가 출신입니다. 다른 이들은 개인적으로 가난할 수는 있어도 빈민가 출신은 아무도 없습니다. 빈민가 출신은 빈민가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겪을 수 밖에 없는 일, 하게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재명 시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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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시주는 이재명 시주는 흠이 아니라 상처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다른 시주들과는 달리 이재명 시주의 상처가 흠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빈민가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중생들은 무의식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생들 중에는 이재명 시주를 혐오하고 멸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재명 시주에게서 나는 가난의 냄새가 자신들이 가진 가난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만공스승은 이 점을 많은 중생들이 알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가진 가난에 대한 공포, 그로 인한 혐오와 멸시를 냄새를 통해서 풀어내며 빈부 격차의 문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기생하는 바를 그려낸 기생충은 걸작입니다. 풀어낼 얘기가 산더미처럼 많지만 이 강의에서 말하려는 중요한 바는 다 이야기한거 같아 여기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모처럼 영화 이야기를 했더니 영화가 보고 싶어집니다. 봉준호 시주의 신작 미키17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행차해야겠습니다. 다음 강의에서 뵙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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