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주의 열강 시대를 바라보는 가장 흔한 오해이자 오류. 동양의 정신이 서양의 기술에 패배했다? 아니다. 전체적인 큰 틀로 보면, 동양의 기술이 서양의 생산력에 패배한 것이다. 이것이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은 사실 북송 시대에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최초의 제대로 된 현대식 공장은 오름가마다. 도자기를 표준화하여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한 번에 대량생산하는 시설이다. 뭐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있었구...
근데 생산성을 극대화해 폭발시키는 장치는 표준화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너트는 저 공장에서 생산된 볼트와 딱 맞아야 한다. 표준화는 약속이다. 이 약속의 체계가 동아시아에 없었나? 있었다. 진시황이 최초로 중국 통일하고 젤 먼저 한 게 도량형 통일이다.
일정한 문명수준 이상의 국가는, 당연히 표준화를 한다. 다만 현대에서 요구하는 기준으로는 서양이 제대로, 먼저 성공했다. 왜 유럽이 먼저...? 딱 하나의 답이 없다. 요새는 유럽 학자들도 '우연의 우연이 만들어낸 쎗복'이라고 하는 추세이긴 하다.
(석탄 얘기도 패스. 사실 북송 때 중국에서는 석탄으로 중앙난방하고 공장 돌렸다. 무려 천 년 전이다. 동아시아의 산업혁명이 무위로 돌아간 건 어 그, 정강지변이라는 사건이 있었는데... 암튼 패스패스.)

서설이 길었으니 인쟈 2차대전 때로다가 또 시공간을 쩜프해 보자. 당시 나치독일의 군대는 초절 명품 군대였다. 무기 좋아, 장비 좋아, 사기 높아, 군 병력의 학업수준과 교양수준 높아... 사상이 잘못돼서 그렇지, 솔까말 간지 작살이었다.
2차대전 패망 후, 나치독일의 장교들은 간지 좔좔 흐르는 발언을 마지막으로 형장의 이슬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사한 부하들의 곁으로 어서 나를 보내달라. 하일 히틀러!"하는 건 가나다라 수준. 진짜 개좆간지 명품 절명시가 쏟아져나왔다. 너무 심하게 멋있는 나머지 승전한 연합국 세력이 알려지는 걸 꺼려했을 정도. 왜냐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나치에 경도될까봐서.
한마디로 나치군은, 그 도덕성 여부와 별개로 고급성만큼은 당대의 비교우위에 있어 역사상 최고수준이었다. 역사상 원탑 최고, 라고 못박지는 못한다. 그 위에 칭기스칸과 수부테이의 몽골군이 있거든.
하지만 나치독일은 패망했다.

2차대전이 끝난 지 한참이나 지난 지금 와서 히틀러의 결정을 보면, 진심 등신같다. 왜냐면 미국과 소련을 상대로 양면전선을 펼쳤잖어.
양면전선 기꺼이 감수...?? !? 미친거임?
손자병법을 휘뚜루 마뚜루 한 번이라도 읽은 고등학생이라도 할 짓임? 그런데 히틀러는 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당시 독일군과 독일 무기의 수준은 진짜, 진짜 높았다.
일당백이었거든.
독일럼들 쫌 대단하긴 해...
독일의 대표 전차였던 '티거'는 정말 대단했다.
미제 전차인 셔먼을 상대할 때의 교환비는 의견이 분분하다.
1:5라는 얘기도 있고, 1:10이라는 얘기도 있고, 또 누군가는 1:20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통계의 함정이다. 어느 시점까지를 봐야 한다. 시간대의 구간별로 다르다.
독일 기준 서부전선(vs 미국)의 교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티거는 자주 파괴된다. 독일의 생산력이 고갈되어 티거가 정비를 받지 못하니까. 반쯤 고장난, 그러니까 뼈에 금이 간 티거가 전장에 투입된다. 티거는 이때부터 파괴되기 시작했다. 독일의 역량이 싱싱할 때는, 한 대의 티거가 30대의 셔먼 전차를 우습게 부셨다. (차는 독일 차가 명품이라더니...!)

Tiger Tank
그럼 미국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저 나치독일 쉽셰리들 전차 졸라 잘만드네...'
'전차 승무원들도 졸라 잘 싸우네 개쉽셰리들... 그럼 우린 어떡하지?'
뭘 어떡해. 1940년대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제철 공장 하나가, 독일 전체의 철강 생산량을 넘어섰다.
'어? 우린 생산력이 초월적이네?'
그래서 미국은 양으로 질을 찍어누르기로 결정했다. 셔먼이 티거에 파괴되면 두 배의 셔먼을 찍어내면 그만이다. 앗... 그런데 셔먼을 조종할 사람은 어떻게 구하지? 마침 당시 미국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농민이 있었다.
원래 농사에 있어 조선은 황소, 미국은 말이었다(농사용 말이 따로 있는데 음... 보디빌더 말이다). 근데 1940년대에 미국에는 이미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같은 농기계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많았다.
그 머릿수가, 아주, 많았다.

출처 - Detroit Public Library
미국은 독일의 기술을 이길 수 없으니, 독일에 없는 미국의 생산력으로 독일을 찍어누를 결심을 세운다.
1940년대에는 미국도 아동노동과 가정폭력에 노출된 남자애들이 많았다. 19살쯤 된 시골 남자라면 농기계 한 번쯤은 만져봤을 터. 미국은 아예 셔먼 전차의 운전 구조를 농기계로 세팅해버린다. 셔먼 전차란, 농기계 위에 전차 포탑을 올린 물건이다. 그래서 우뚝하니 높다. 원래 전차는 전고가 높으면 안 된다. 포를 맞을 확률이 높아지니까...
하지만 미국이다. 한 대 파괴되면 두 대 생산하면 되잖는가?
셔먼 전차는, 농기계를 몰아본 농민이 단 2주일만 훈련받으면 작전 수행이 가능해지도록 만들어졌다. 구조도 단순하고, 부품 수도 적다. 티거에 두들겨맞으면 더 생산하면 되지 뭐.
아, 그리고 농기계 몰아본 농민 청년도 미국에는 넘쳐나고.
'그래 셔면을 부셔라, 우리 농민을 죽여봐라.'
'계속 투입해 줄게^^ 우린 생산력이 있거든^o^'
이게 미국의 생각이었던 거다.

출처 - York Army Museum
그리고...
미국의 생각대로 됐다. 끝없이 셔먼을 보내면, 티거는 싸우느라 바빠서 정비창에 가서 연로를 재주입받을 수 없다. 그렇게 멈추면? 셔먼 전차포 맞고 터지는 거다. 한 번에 터지지도 않는다. 티거는 튼튼하니깐. 하지만 '터질 때까지' 쏘면 터지잖어. 미국은 생산력이 있잖음. 걍 물량을 쏟아붇는 거다.
'아 쟤네는 8톤의 철로 티커를 만드는데 티거가 그렇게 고급이야?'
'그래 알았어 쉬벌. 그럼 우린 200톤으로 찍어눌러. 200톤으로 안 되면 400톤 가!'
이게 미국의 2차대전이었던 거다.
(다음 편에 계속...)
검색어 제한 안내
입력하신 검색어에 대한 검색결과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딴지 내 게시판은 아래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검색기능을 제한하고 있어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전기통신사업법 제 22조의 5제1항에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삭제, 접속차단 등 유통 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2.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청소년성처벌법 제11조에 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을 제작·배포 소지한 자는 법적인 처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청소년 보호 조치를 취합니다.
5. 저작권법 제103조에 따라 권리주장자의 요구가 있을 시 복제·전송의 중단 조치가 취해집니다.
6. 내부 규정에 따라 제한 조치를 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