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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간략하게 사실관계부터 확인하자.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제껏 일(日)별로 계산하던 구속기간 산입 기준을 별안간 시(時)별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귀연 판사가 평소 얼마나 모텔 대실 시스템을 애용해왔는지 엿볼 수 있는 판단이다.
지귀연 판사의 참신한 주장은 지극히 타당하다. 지귀연 본인이 서술했듯, 기술의 발전으로 서류반출입의 시간체크가 가능해졌으니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의심스러울 땐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인권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존재 이유이므로 감히 토를 달아선 안된다.
물론, 친중종북반국가세력모리배들은 왜 대한민국 사법부의 ‘인권’은 800원 횡령죄로 해고된 버스기사나 생존을 위해 파업투쟁을 벌였다고 수십억 원의 손배 판결을 받아든 노동자들 앞에선 무력하면서 내란우두머리 인권은 그토록 살뜰하게 챙기는지 따지고 들겠지만 서울대 법대도 못 나온 개돼지들의 주장 따위에 귀기울일만큼 세상이 한가하지 않다.
또 지귀연이는, 공수처의 수사권에도 의문을 표했다. 단순히 의문을 표한 것을 넘어서서, 앞서 구속기간 산정에 문제가 없다손 치더라도 수사관할 문제는 종국적으로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향후 상급심의 파기나 재심사유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어차피 내란죄 수사권은 검찰도 없으며 유일하게 경찰만이 갖고있는 것인데 공수처-경찰 국수본-국방부 조사본부가 <공조수사본부>를 꾸렸으니 권한을 가진 경찰과 깜부 먹으므로써 공수처의 수사권 논란은 해결된 것 아니냐고 친중종북반국가세력모리배들이 우길 수도 있겠지만 거듭 말하거니와, 서울대 법대도 못 나온 무지렁이들의 헛소리일 뿐이다.
많이 배운 분들이 내란죄 수사 초기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수도 없이 지적한 바 있으며 우리 귀연이 또한 많이 배운 분이기에, 본안 심리에 앞서 논란이 되는 것들을 고법과 대법원 등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 깔끔하게 털고 가자는 것이다.
우리 귀연이의 충정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한마디로, 애가 참 맑아. 모르긴 몰라도 집에 옥장판이랑 정수기가 꽤나 쌓여 있을 거야. 실손-화재-암-생명-퇴직연금보험 뿐 아니라 귀연이 앞으로 유방암보험도 들어놨겠지. 사람이 참 착해. 도통 거절을 몰라.
진짜 문제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우리 귀연이의 충정대로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사달이 났다는 거다. ‘즉시상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 논란을 털었어야 했는데, 도무지 알 수 없는 핑계를 대며 ‘즉시상고’를 포기하고 윤석열 석방을 지휘해버린 거다.
그 결과, 내란 우두머리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애국시민들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흔들며 위풍당당하게 캐딜락을 타고 공관으로 가서 사랑하는 영부인과 김치찌개를 드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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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이 덕분에, 귀연이가 지적했던 여러 가지 ‘논란’은 해소되지 못한 채 계속 논란인 채로 본안심리까지 이어가게 되었다. 이론적으로는, 내란죄를 다투기도 전에 재판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심우정이가 왜 그런 황당한 판단을 했는지 우리는 모른다. 윤석열 잔당에게 내연녀가 인질로 잡혀 있을 수도 있고, 참외배꼽이라든지, 누구처럼 가발을 썼다든지, 그 어떤 신체적 콤플렉스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렸을 수도 있다. 그 깊은 내막을 우리가 어찌 알겠나.
하지만, 난 심우정이의 고독한(?) 결단을 보며, 맘 한켠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사 대한민국을 괴롭혔던 그 징글징글했던 역사적 종양 중 한 덩어리가 이렇게 떨어져 나가는구나, 라는 감탄이었다.
무슨 얘기냐.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져 32명이 사망했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사망했다. 1997년 12월 3일 대한민국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하에 들어갔다.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고도의 압축성장은 그렇게 참혹한 댓가를 요구했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라는 게 그런 것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사채꾼 우시지마이자 데스티네이션인 거다. 우리는 비용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교훈을 세월호와 이태원의 생떼 같은 젊은 아이들을 보내며 배웠음에도 제주항공 참사를 막지 못했다. 얼마나 더 참혹한 댓가를 치러야 할까.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나는 김구 선생이 그토록 열망했던,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 성숙한 시민의식과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또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댓가라고 생각한다.
일테면, 박정희라는 독재망령의 사슬을 우리는 박근혜를 통해 끊어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난 것들을 보라. 이승만이 심어놓은 극우개신교의 패악질이 임계점을 돌파했다. 이명박이 뿌려놓은 일베와 종편, 뉴라이트 세력의 희뿌옇던 해악이 또렷해졌다. 역설적이게도 대한민국은 검찰정권 윤석열을 통해 정치검찰의 폐해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하게 된 것이다.
2020년 1월 2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간부들이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얘기했듯, 역사에 먹튀는 없다. 반드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먹고사느라 바빠서 온갖 종양을 덕지덕지 붙인 채 꾸역꾸역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이명박도 뽑고, 박근혜도 뽑고, 윤석열도 제 손으로 뽑으며 살아 온 것이다.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지 않고는 단 한발자욱도 나아갈 수 없다.
3년동안 낑낑대며 짊어졌던 대출 하나가 지난달에 끝났다. 속이 다 후련하더라. 마찬가지다. 지역주의, 색깔론, 언론, 극우개신교, 정치검찰 기타 등등 대한민국이 해결하지 않고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일종의 대출이다. 그걸 하나 하나 댓가를 치르며 나아가고 있는 거다. 몇 달 안 남았다.
한강 작가가 설파했듯, 12.3 내란의 밤을 통해 우리 모두는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경험을 했지 않은가. 오늘날, 윤석열이라는 희대의 괴물에 맞서 물리치기 위해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얼마나 깊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가.
‘윤석열이 친위쿠데타를 일으켰는데 이틀 후 체포되고 한달 후 사형당했어요ㅋㅋ’이라는 건 판타지에서나 가능하다. 원래 현실은 참혹하리리만치 너저분한 법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악독하게 한발자욱 씩 나아가고 있다.
심우정이의 장난질은, 윤석열의 석방은, 대한민국이 그동안 어디가 얼마나 썩어문드러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실시간 시청각 자료다. 우리가 윤석열을 역사의 단두대에 세우는 와중에도 청산해야 할 암세포들이 끊임없이 CT와 MRI에 또렷이 찍히고 있는 거다. 이건 명백히 호재다. 제 발로 기어나와 주니 그 얼마나 고마운 노릇인가. 이제 치료만 하면 된다.
추신: 아. 스트레스 받을 땐 부활한 전설의 팟캐스트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말하긴 뭐하지만, 뭐, 대충 전설은 맞으니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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