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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함흥에 간 차사도 아닌데 헌법재판관들이 도무지 윤석열 탄핵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빠르면 2월 말이라던 판결이 3월을 훌쩍 지나 4월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습니다.

 

수많은 중생이 걱정과 불안과 우려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악귀처럼 계엄이라는 역병을 퍼뜨려 온 나라를 도탄에 빠트렸습니다. 그럴 리는 없지만 혹시라도 내란 수괴의 탄핵 판결이 기각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두 눈 뜨고 내란을 뻔히 목격했는데도 인용 판결을 내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이 강의를 듣는 시주들께서도 슬프고 두려우며 화가 나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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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딴지일보>

 

금방 인용될 줄 알았던 탄핵 판결도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토피아에 나오는 나무늘보들이 판결해도 이보다는 빨리했을 거 같다고 생각하는 시주들도 많은 줄로 알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판결이 늦어지는 걸까요? 탄핵 판결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궁금함을 풀어드리고 탄핵 결과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금번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검사들이나 판사들 그리고 국힘당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법과 원칙대로 하자면 윤석열은 진작에 탄핵당하고 곧 내란과 외환유치죄로 사형을 당해야 하며 국힘당은 내란 정당으로 통진당처럼 해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너무 당연한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정한 법질서를 말하던 자들이 내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한국 언론에 나오는 기사들만 보면 윤석열 탄핵만 인용돼도 감지덕지 해야 할 판입니다. 멀쩡히 법이 있고 법대로 재판하면 당연하게 이뤄져야 할 일들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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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1>

 

예전에 이재명 시주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트층은 아무도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놓고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법을 적용해 감옥에 골인시키고 싶은 중생만 감옥에 보낸다구요. 빠루 나경원이 좋은 예입니다. 현행법 위반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버젓이 있는데도 도무지 판결이 내려지지 않습니다. 빠루의 남편 김재호는 판사입니다.

 

우리는 법이 나라와 사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법이 만들어진 목적은 우리 생각과 좀 다릅니다. 법이란 단지 공정과 정의를 세워 질서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공정과 정의와 질서라는 표면 뒤에 현 체제를 유지해 엘리트 계층이 이익을 지키고 편의를 도모하려는 이면이 숨어있습니다.

 

나라와 사회의 질서가 지켜져야 엘리트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엘리트 계층에게만 유리하게 만들어지면 대다수 중생이 그 법을 따르지 않으려고 할 테고 종국엔 질서가 무너지게 되어 자신들이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에 대다수의 중생이 법을 따르고 지키도록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자유, 평등, 공정 같은 가치를 입법과정에서 반영하여 법을 만듭니다.

 

법 집행은 입법과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처럼 보이는 법이라도 사법을 할 때는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적용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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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수백, 수천억을 해먹은 재벌이나, 국가 기관을 동원해 주가조작을 한 김건희는 무사통과시키던 법이 요금통에서 800원을 가져간 버스 기사나 편의점에서 아이들에게 줄 빵을 훔친 아버지에게 추상같이 집행됩니다. 장모가 남에게 손해를 입힌 적이 없고 자기 부인은 손해만 봤다는 윤석열을 기소하지 않는 검찰은 골프를 쳤네 말았네를 놓고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이재명을 기소하고 10년 동안 봉사활동만 했다는 한동훈 딸이나 50억 퇴직금을 받은 곽상도 아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던 사법이 조국의 아들딸에게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비상식적으로 엄격해집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법은 엘리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집행되기 때문에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에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입법의 불공정보다 사법의 불공정에 대한 반발이 적기 때문에 입법보다 사법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사법 과정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또한 사법은 논리적 투쟁인 동시에 권력 투쟁적 성격도 있습니다. 누가 더 옳으냐의 문제를 다투는 동시에 누가 더 권력을 지니고 있느냐를 다투는 일이기 때문에 권력이 큰 엘리트 계층에 유리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 계층은 시험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대입과 사법, 행정, 외무 등 고시에서 성공한 자들이 엘리트가 됩니다. 시험을 통해 만들어진 대한민국 엘리트의 정점에 서울대 법대를 나온 사법고시 합격생들이 있습니다. 엘리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룰로 그들 중 하나를 심판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습니다.

 

윤석열 탄핵이 이토록 지지부진한 이유입니다.

 

어떤 시주는 박근혜보다 훨씬 명확하게 헌법을 위반한 윤석열의 탄핵 선고가 미뤄질 이유가 대체 뭐가 있느냐? 그냥 선고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그 시주의 말이 옳습니다.

 

어떤 시주는 대한민국 대다수 중생이 실시간으로 목격한 내란범의 탄핵 선고가 이렇게 늦어질 이유가 있느냐 라고 합니다. 이 시주의 말도 옳습니다.

 

탄핵 선고가 늦어지는 바람에 수많은 중생이 고통을 당하는데 헌법재판관들은 대체 왜 하루빨리 선고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시주님의 말이 옳은 말입니다.

 

대다수의 시주가 하는 말이 이치에 닿는 옳은 말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회나 국가를 움직이는 질서는 이치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바 법은 특히 법의 집행은 이치싸움인 동시에 권력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엘리트 중에서도 최고 엘리트인 서법 사법들은 자신들이 이 나라의 최고 엘리트이며 나라를 이끄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은 이 엘리트들이 처음으로 배출한, 자신들과 동일한 프로필을 가진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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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1>

 

헌재의 탄핵 판결은 이치와 권력이라는 두 개의 동아를 꼬아 만든 줄로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과 같습니다. 한쪽은 인용을 바라고 한쪽은 기각을 바랍니다. 이 두 집단이 목숨을 건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용을 바라는 쪽도 절실하지만, 기각을 바라는 쪽에서는 정말로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탄핵이 인용되고 내란 특검을 하면 줄줄이 무기징역과 사형을 언도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한순간에 앞으로의 남은 모든 삶이 나락으로 갑니다. 그러게, 왜 내란을 했냐 싶긴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요 쏜 화살입니다. 뒤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기각시켜야만 합니다.

 

인용을 바라는 쪽이 숫자가 더 많기는 하지만 기각을 바라는 쪽에 선 자들이 훨씬 힘이 셉니다. 말하자면 유치원생 100명과 천하장사 10명이 줄다리기를 하는 격입니다. 기각을 바라는 자들은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통치 시스템의 상부를 장악했던 자들이며, 현재도 수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직접 가진 권력도 있지만 전화를 걸어 무언가를 부탁할 인맥도 있습니다. 이 나라 통치 시스템의 상부를 장악하고 있던/있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인맥의 끝판왕들입니다.

 

이런 줄다리기를 하면서 손쉽게 승리하기를 바라는 것은 낚시를 해서 생선이 아니라 생선조림을 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인용을 바라는 대다수의 중생들은 절박한 심정이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기각을 바라는 자들은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하고 있는 일도 많을 것입니다. 여기저기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니며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결과 윤석열이 탈옥했고, 탄핵 선고가 한없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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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그 와중에 열심히 줄을 잡아당기기는커녕 같은 편한테 욕하고 침 뱉고 다리를 걸어 방해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벌써 이긴 후에 내가 뭘 얻을 수 있을까에 골몰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적이었다면 별거 아니었을 텐데 같은 편처럼 보였기 때문에 치명적 피해를 입힙니다. 적은 우리를 상대할 뿐이지만 내부 총질을 하는 자들은 우리의 전력까지 깎아 먹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쪽 편에 서 있는 대한민국 언론은 이런 자들이 보이면 헐레벌떡 달려와 마이크를 대주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줍니다. 통합 타령을 하며 이재명을 욕하던 김부겸, 임종석은 탄핵이 지연된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습니까?

 

처음부터 쉬운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 흘린 피를 바탕으로 좀 더 발전한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 때도 그리고 현재도 피를 흘린 중생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쉽게 결과를 얻을 수 없던 일입니다. 힘센 적과 그들에 빌붙은 자들 그리고 내부의 배신자까지 상대해야 합니다.

 

이런 지연 정도는 귀여운 일입니다. 탄핵 선고가 미뤄지면서 많은 시주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공포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만공스승은 초조와 불안과 공포로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있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공스승은 탄핵 기각 하나만을 걱정했습니다만 한덕수 탄핵 선고 발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심판 결과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모든 신호가 윤석열의 탄핵 인용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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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기민한 움직임도, 국힘당 정치인들의 낯 뜨거운 극우적 주장도, 헌재의 줄 탄핵 기각도 하다못해 국힘당의 이재명 망언집 발행까지 모든 신호가 윤석열 탄핵 인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각보다 인용이 이익이 되는 중생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힘당 중생들 대다수도 기각보다 인용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저쪽의 숫자는 줄고 이쪽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덕수의 탄핵 선고일이 윤석열 탄핵 선고 전에 잡혔다는 게 결정타인 이유는 윤석열의 탄핵이 기각될 거라면 굳이 한덕수 탄핵을 미리 선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엘리트들이 일심단결하여 탄핵 기각을 위해 조직적으로 뛰고 있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지금은 모두 자신의 생존을 위해 눈앞에 일을 처리하기도 바쁩니다. 앞뒤 맞춰가며 계획적으로 일을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헌법 재판관을 임명하라는 헌재 판결은 무시하면서 헌재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하라는 소리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언 발에 오줌을 눠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헌재 판사들도 성향은 다를지 모르지만, 이 나라 엘리트층의 일원들입니다. 이들이 아무리 공정하려고 해도 윤석열에게 상대적으로 너그러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너그러움이 결과를 바꿀 정도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런저런 요구를 들어줄 정도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근혜는 엘리트 계층에 속한 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윤석열에 비해 같이 줄을 당겨줄 힘센 자들이 적었기 때문에 줄다리기에 쉽게 졌습니다. 윤석열은 현직 신분으로 내란을 일으켰으며, 엘리트 계층에 속한 자입니다. 수많은 엘리트가 윤석열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사정을 봐주고 싶어 합니다. 함께 줄다리기를 하는 자들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응원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헌재 판사들에게도 엘리트들이 가하는 수많은 유무형의 압박이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들은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으며 누군가에게 평생 잘한다는 소리만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이런 중생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걸 잘 견디지 못합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에 남을 판결을 내리는 중입니다. 누구에게도 손톱만큼이라도 잘못을 지적받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 어떤 흠도 잡히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테니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결과는 정해졌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한민국은 불과 70년 전에 지구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였으며,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건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어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는 경제 대국이자, 최첨단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한민국 중생들의 저력을 믿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저들이 개 발에 땀나듯 뛰어다니는 것처럼 걱정되고 불안한 만큼 광화문에서 하는 집회에도 나가고 댓글이라도 하나 더 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서양 말로 '노 페인 노 게인'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시주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탄핵의 그날을 기다리며 모두 열심히 노력하시기를 만공스승이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나무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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