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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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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지난 번 메르스 사태 때의 부적절한 대응이 많은 논란과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더욱 불안해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10문 10답으로 정리하는 지카 바이러스 혹은 소두증 유발 바이러스>를 쓴 지도 1달이 넘게 흘렀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양상과 임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몇 가지 업데이트 된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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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입니다.

이집트숲모기 뿐만 아니라 얘도 지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넘이 ‘군대 모기’입니다. 꼬리 쪽에 3개의 줄무늬가 있어 아디다스 모기라고 한다네요.



지카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는?


1. 모기가 사람을 물어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Aedes 종의 모기(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사람을 물면 전파됩니다. 이 모기는 지카보다 더 잘 알려진 ‘뎅기열’이나 ‘치군군야(chikungunya)’ 같은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합니다. 이 모기들은 다른 모기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흐르지 않는 물(물 웅덩이나 박스, 동물들의 먹이 그릇 등)에 알을 낳고 서식합니다. 물웅덩이 근처에 있는 집 안팎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마구 물어뜯지요.


모기들 입장에선 자신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으로 인해 지카 바이러스에 걸립니다. 즉, 모기들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물어 감염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지카에 감염된 모기가 (감염되지 않은) 다른 사람을 물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겁니다.



2. 엄마에게서 태아에게로


임신 중인 산모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에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모유에서도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유수유를 통해서 지카 바이러스가 전염되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사실 모유수유에 장점이 많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가 발발하는 곳에서도 모유수유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 성관계


지카 바이러스는 남성에 의해 여성에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의 증상(열이 나고 몸에 반점이 생김)이 있기 전이나 있을 때 혹은 있은 후 중 어느 때라도 감염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중남미에 다녀온 지 얼마 안 된) 남자 분과는 성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낯선 남자와 성관계를 하게 될 시 증상이 없어도 반드시 지카 위험 지역에 다녀왔는지 물어봅시다. 반면 아직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여성이 성접촉으로 남성에게 전염시켰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실제로 피검사에서 지카 바이러스에서 음성이 나와도 정액(혹은 소변)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스펌 뱅크(정자은행)를 통해서도 전염되는지, 정자가 지카의 숙주(reservoir)가 될 수 있는지, 정액에 지카 바이러스가 어떻게, 얼마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만일 정자가 지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다면 한번 전염된 남자는 계속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키스를 통한 침이나 소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는 지도 아직 연구 중입니다.


아무튼 성관계에 의한 감염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임산부는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성관계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성관계 시 콘돔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며, 질을 통한 성교 뿐 아니라 구강성교, 항문성교를 할 때도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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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콘돔 사용법.

콘돔은 지카 바이러스 뿐 아니라 다른 성병도 예방해줍니다.



4. 수혈


미국에는 수혈로 인한 지카 바이러스가 전염됐다는 보고가 없습니다만, 병이 유행하고 있는 브라질의 경우 수혈로 인한 감염이 많습니다. 


수혈로 인한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은 아직 연구 중입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본토로 제한)의 지카 바이러스 환자는 258명이며, 모두 중남미를 비롯한 다른 지역을 여행하다가 전염되었으며, 그 지역 모기로 인한 전염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258명 중 임산부는 18명이고 6명은 성접촉에 의해 전염되었다고 합니다.



임산부의 지카 바이러스 예방 수칙


지카 바이러스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소두증과의 연관성 때문일 것입니다. 기전은 확실하지 않지만, 통계학적으로는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에는 분명하게 관계가 있죠.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보고에 따르면, 브라질에 사는 임산부가 임신 13주에 열을 포함한 지카 바이러스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증상 직후의 초음파 소견에서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았으나, 29주에 시행한 초음파에서 ‘태아의 머리가 크지 않으며, 머리 안과 태반에서 석회화(혈액 중의 칼슘이 세포 사이에 들러붙어 조직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현상)를 보인다’는 소견이 있었습니다. 이 태아의 뇌를 초음파한 결과 소두증 및 기타 이상 소견이 나왔고, 태아의 크기도 작았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의심으로, 산모의 요구에 의해 태아를 유산을 시켰고 부검을 하였습니다. 부검 결과 ‘뇌간과 소뇌가 매우 작다’는 소견과 ‘소두증’ 소견이 나왔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태아의 뇌에서만 나왔다고 합니다.


소두증이 있는 산모의 양수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처럼 지카 바이러스는 산모의 태반을 통해 직접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쳐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태반에 염증을 발생되어 초음파에서 석회화 소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분만 중에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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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발생 초반에는

‘기앙바레(Guillian Barre, 감염 후 면역체계가 말초 신경을 공격하여 몸이 마비되는 증상) 증후군’이 많고

시간이 좀 흐르면 ‘소두증(microcephaly)’이 유행합니다.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한 후 소두증 발견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 french polynesia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했었을 때는 기앙바레 증후군이 많았는데,

2015년 브라질에서 유행했을 때에는 지카와 기앙 바레 같이 증가했습니다.


임산부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지역의 여행을 반드시 피하셔야 합니다. 아래에 나와 있는 나라에는 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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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지역 from CDC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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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걱정입니다.

만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감염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우리나라에서 유행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엔 조심해야겠습니다.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더 잘 걸리는 지는 확실하지 않고, 임신 중이라고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임신 중 어느 때나 감염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소두증 뿐 아니라 뇌의 발달에 영향을 주고, 눈(신생아의 35% 정도), 청력 그리고 태아의 성장(크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태아 뿐 아니라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신생아나 어린이에게도 지카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염려하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만일 지카 바이러스에 걸렸지만 다 회복 된 후 임신했을 경우는 다른 유사 바이러스와 비교해 볼 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한 번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 된 사람의 경우에는 항체가 생겨서 다음에는 재감염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현재 지카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유행한 브라질의 경우 신생아 1만 명당 2.8명의 소두증 환자가 태어났습니다. 미국엔 아직 소두증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고요. 소두증 및 태아의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거대세포바이러스(CMV)의 경우 신생아 1만 명 당 20명 혹은 매년 8천 명이 감염된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감염들도 다 비슷하다는 이야기지요.


다음은 정부에서 발행한 의심 환자 안내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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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우리나라가 중남미보다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고 방역도 잘 되어있으며, 병원의 접근성도 좋고, 국민들의 교육 수준도 높기 때문이지요.



* 참고
<CDC>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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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 10답으로 정리하는 지카 바이러스 혹은 소두증 유발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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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디게이트뉴스





raksumi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