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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 출신 대통령, 철도 기관사를 장관으로 지명하다

 

노동 천시, 우리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핵심 이념 중 하나이다. 5월 1일이 전 세계 ‘노동자의 날’일 때 우리 사회만은 ‘근로자의 날’이며, ‘노동부’는 사라지고 ‘고용노동부(이명박이 바꾼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만 있는 곳, ‘노동’보다 ‘고용’이 앞서는 곳이 바로 우리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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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매일경제>

 

더욱 불편한 사실 하나. 70%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로 소년공 출신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40대와 50대, 이 진보적인 세대가 동시에 가지고 있는 면이 있다. 2024년 한 해 자녀 사교육에 29조가 넘는 돈을 쏟아부은 학부모들이기도 하다는 것. 자녀를 노동자가 아닌 ‘화이트칼라’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직업을 ‘천한 것’과 ‘고귀한 것’으로 나누는 봉건적 사고의 잔재들에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급격한 자본주의화 과정의 폐해가 결합하여 ‘노동 천시’는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내렸다. 배관공이나 장거리 트럭 운전사 등의 블루칼라 직군이 화이트칼라의 직군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노동자가 임금이 높아서는 안 되는 나라가 한국이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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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제목도

의사는

‘당연히’ 초고소득 직종이어야 하며

다른 직종임에도 의사보다 많이 버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는 

우리 사회 저변에 깔린 무의식적 인식을

건드리는 제목이다.

직업 간 상하를 나누는 류의 제목이라 

할 수 있겠다.

출처-<중앙일보> 링크

 

이런 노동 천시 사회에서 소년공 출신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은 현직 철도 기관사인 김영훈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하였으며 7월 16일 청문회까지 진행되었다. 

 

‘스노우볼 효과 (Snowball Effect)’

 

작은 변화가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뜻한다. 2025년,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한국 사회의 목격자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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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발작하는 진짜 노동자 김영훈

 

우리 사회 수구 기득권 세력들의 정치적 결사체가 ‘국민의힘’이라면 이들에게 이념을 제공해 주는 지식인 집단의 집합체는 조선일보다. 이재명 대통령의 김영훈 장관 지명에 조선일보는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거의 매일 빠짐없이 사설 및 기사, 때로는 협박을 하며 ‘우국(憂國)’(?)의 열변을 토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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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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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링크

 

그렇다면 현직 철도 기관사로서 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훈은 누구인가. 

 

그는 어떤 인물이기에 조선일보가 평소의 위선적 침착함마저 벗어던지도록 만들었는가. 위에 사례로 제시한 조선일보의 기사와 사설에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단어 하나가 그 해답이다. 

 

‘민노총 위원장’

 

그것은 김영훈 장관 지명자가 ‘민노총 위원장’ 출신이란 것이다. 그렇다. 김영훈이란 인물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는 ‘민노총(이는 조선일보 계열이 악착같이 쓰는 약칭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정식 약칭은 ‘민주노총’이다.)’이다.

 

‘빨갱이는 죽여야 돼’, 이 말이 세상을 지배했던 우리 사회이다. 1948년, 출발부터 우익이었던 ‘한국노총’만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상급 노조로 군림하며 독재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할 때 전태일의 분신자살 항거가 터졌다. 그리고 드디어 전두환의 군사독재에 결정적 균열을 낸 1986년 민주항쟁에 힘입어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들불처럼 온 나라에 타올랐다. 

 

경공업 여성 노동자부터 중공업 남성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억압과 착취를 운명처럼 여기고 살아야 했던 긴 세월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고자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났다. 이는 바로 민주노조 건설 투쟁으로 이어졌다. 어용노조가 아닌 진짜 노동자들의 조직 건설로 이어진 것이다.

 

이 모든 성과가 모여 드디어 1999년 11월 23일 마침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합법적으로 설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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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설립은 1995년, 합법화는 1999년이다.

출처-<연합뉴스>

 

‘복수노조 금지법’이라는 ‘국가보안법’에 버금가는 악법의 굴레를 뚫고 ‘법외노조’에서 ‘합법노조’의 지위를 쟁취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심지어 ‘김대중 국민의 정부’하에서도 법외노조였다. ‘전교조’가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말이다. 

 

민주노총의 역사는 곧 이 나라 노동 운동의 역사이며 노동자들의 권리와 정치적 지위 획득을 위한 투쟁의 역사이다. 김영훈 장관 지명자는 바로 이 민주노총의 위원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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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링크

 

2006년 3월1일, 철도노조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가장 중요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KTX 비정규직 승무원 문제였다. 역시 언론들은 전가의 보도 ‘시민의 불편을 무기로’를 난사했고 철도노조 위원장은 결국 구속되었다. 당시 위원장은 김영훈 장관 지명자였다. 

 

그리고 2011년 7월 13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위원장의 무기한 단식 투쟁을 발표했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와 유성기업의 노동자 탄압에 맞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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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동과세계>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사회를 돈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승자독식의 무한 경쟁보다는 '함께 살자'는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역시 위원장은 김영훈 장관 지명자였다. 김영훈, 그를 표현할 단 하나의 문장이 있다면 그것은 ‘진짜 노동자’ 이것이다.

 

제20대 대선에서 김영훈 지명자는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노동본부장을 맡아 ‘노란봉투법’ 등의 핵심 노동 공약들에 대한 정책을 지원했다. 19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결합한 것이다. 그리고 21대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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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 장관으로 지명된 것은 역사상 최초이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어져 온 과거의 민주 정부 역사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김영훈 장관의 소신,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노란봉투법

 

7월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렸다. 사상 최초인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장관 지명자의 소신과 정책을 살펴볼 소중하고 흥미진진한 청문회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들이 가장 잘하는 짓,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짓, 즉 ‘빨갱이 콤플렉스’만을 자극한 후 퇴장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청문회에서 느닷없이 뜬금없이 ‘김정은(북한)이 주적’이라 답변하라면서 말이다. 초등학생 논술에서도 나오지 않을 ‘논점일탈’을 태연하게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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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 링크

 

김영훈 장관 지명자가 스스로 밝힌 여러 정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노란봉투법’이었다. 

 

우선 그는 모두 발언에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수행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규직 비정규직과 같은 고용 형태, 남녀 성별, 연령, 국적 등에 관계없이 적용되어야 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도 명시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또한 ‘세계인권선언’ 제23조에도 언급된 기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기본 원칙조차 그동안 지켜지지 않은 사회가 바로 우리 한국이다.

 

‘노란봉투법’은 그가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 노동본부장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조해 온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노동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핵심이다.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의 ‘구사대’나 폭력 진압과 구속 같은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탄압이 오늘날에는 손해배상이나 가압류와 같은 금전적인 방법들로 바뀌었다. 이는 현재 노조 무력화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9년 ‘쌍용자동차’는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규모 감원(해고)을 발표했고 이에 노조는 77일간의 파업으로 맞섰다.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에 법원은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로 응답했다. 와해 직전의 쌍용자동차 노조에 시민들이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민들은 성금을 모아 노란 봉투에 담아 노조에 전달했다. 이것이 ‘노란봉투법’의 유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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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농성 중이던 노동자를

진압봉으로 때리는 경찰의 모습

출처-<뉴스타파>

 

자본과 권력, 그리고 법까지 동원 가능한 사측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유일한 권리는 ‘단결권’과 ‘파업권’이다. 이 유일한 노동자의 권리를 자본의 힘으로 무력화시키지 못하도록 보호하고자 하는 법안이 바로 ‘노란봉투법’이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으나 당선 이후 방치되었고 이후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윤석열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은 김영훈 지명자가 가장 강조한 정책이다.

 

 

드디어 권력에 초대받은 한국 노동 : 노동자가 대우받는 사회를 위하여

 

박정희로부터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독재 권력의 몰락과 함께 우리 사회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획득했다. 그 결과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리버럴’ 세력의 권력 장악도 실현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 권력, 학벌 숭상이라는 역사와 정치문화적 관습, 여전히 남아 있는 ‘반공반북 이데올로기’ 등의 복잡한 환경 속에서 ‘노동’만큼은 아직도 낡은 체제 속에 갇혀 있다. 앞서 밝혔듯, 김대중 정부는 ‘민주노총’ 합법화에 망설였고 문재인 정부는 ‘노란봉투법’을 처리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사상 최초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을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그간 민노당 등을 통해 민주노총 출신이 입법부에 진입한 사례는 있었어도 행정부 내각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디어 최고의 국가권력인 행정부에 노동자 출신 장관이 탄생하는 것이다.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 노동자를 권력에 초대한 것이다. 이는 소년공 출신 대통령의 탄생만큼이나 대단히 상징적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진짜 변화를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굳이 편히 잠든 마르크스 선생이나 앵겔스 선생을 깨우지 않더라도 ‘노동은 인간을 만든 힘’이다. 인간의 노동이 자연을 변화시켜 오늘의 세계를 만들었고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실현한다.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언어와 노동이다. 

 

알아야 할 것이 있다. 29조를 투입해 내 자식을 명문대에 진학시켜 ‘화이트칼라’로 만든다 해도 결국 본질은 ‘임금노동자’임을. 노동자,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리 사회의 건강한 진보를 가능하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과 노동자가 진정한 지위를 회복할 때, 그때가 본질적인 사회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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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김영훈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땅의 가치보다 땀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가 바로 이재명 정부의 노동 철학"이라고 말하며 "사람에게 귀천이 없듯이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과 노동자는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재명 정부의 향후 행보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지켜본다. 

 

”모든 인간은 지식인이며, 노동자는 권력을 갖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안토니오 그람시, ‘옥중수고’ 中-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인빅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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