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작전사령부령 제1조(설치와 임무)
①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드론작전사령부(이하 “사령부”라 한다)를 둔다.
② 사령부는 드론전력을 활용한 전략적ㆍ작전적 수준의 감시ㆍ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 등의 임무와 드론전력의 전투발전 업무를 수행하고, 사령부에 예속 또는 배속된 부대의 평시 및 전시 지휘통제에 관한 사항을 관장한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남한으로 넘어왔다. 이때 한국은 F-15부터 시작해서 날릴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다 띄워서 이 드론을 막으려 했지만, 1대가 용산의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이게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출처 - 동아일보 (링크)
이 당시 한국군은 아파치 공격헬기까지 동원해서 이 드론을 막으려 했지만, 대응에 실패했다. 그리고 북한 드론에 대한 한국의 대응책으로 나온 게 드론작전사령부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령부’ 창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는 기사를 통해서도 몇 번 언급했는데, 사령부라는 게 필요해서 만드는 건 인정하겠지만 무슨 일이 터지면, 이런저런 사령부를 만들어 별자리만 늘리려고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나마,
“필요해서”
“잘 준비해서”
사령부를 만들면 이해하겠지만, 드론작전사령부는 왜 만들었는지도 의문이고, 준비도 잘 됐다 말하기 그렇다.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가 뜨자 국방부는 화들짝 놀라서 2023년 1월에 대책이란 걸 내놓는다.
“합동드론사령부를 만들어 전력을 확충하고, 드론을 활용한 감시, 타격 체계를 강화하겠다!”
라며, 설레발(?!)을 쳤다. 이때가 한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드론의 성능이 퍼지던 와중이었고, 윤석열 정부 초기였기에 뭐든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을 수도 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태어나기 전부터 말들이 많았다. 드론작전사령부령 1조를 보면,
①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드론작전사령부(이하 “사령부”라 한다)를 둔다.
라고 명시 돼 있다. 즉, 국방부장관 소속이다. 그리고 그 업무를 보면,
“드론 전력을 활용한 작전 및 그 지원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돼 있다. 보면 좋은 말이고, 새로운 시대 신무기의 등장 앞에서 우리도 하루빨리 신기술을 배우고 익혀서 새로운 트렌드를 쫓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된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 되기 전부터 나왔던 말이,
“아니 드론 운용하는 데 무슨 작전 사령부를 만들고 그래… 드론 운용을 교육하는 교육사령부를 꾸린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하… 교육사령부도 오바다.”
이런 의견들이 많았다. 왜 그런걸까? 간단하다. 드론사령부는 군대에서 특정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부대들을 모아서 지휘하고 통제하는 부대다. 대표적으로 국방부 직할부대인 777사령부 같은 건 대한민국을 떠도는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걸로 특화된 사령부다.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는 우리나라의 전략무기인 현무 미사일 등을 운용한다(부대 자체가 비밀이고, 다들 면회 갈 때는 알고 있지만 그 위치가 대외비인 곳이다).
이런 경우는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수긍이 간다. 왜? 이건 필요한 부대이고, 기능적으로 충분히 분화돼 있고, 그 기능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런데 드론작전사령부는 뭘 하겠다는 걸까?
현대전에서 드론은 어떤 특정 사령부만이 운용할 만한 무기가 아니다. 개인화기까지는 아니어도 군단급에서는 각자 정찰용 드론이 있고, 사단급, 대대급 드론들이 일선에 나가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일선부대에서 운용 잘하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드론작전사령부에서 뭘 어떻게 한다는 걸까? 현대전에서 드론은 이제 병사들의 개인화기처럼 ‘일상’이 된 무기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나뭇가지에 거미줄처럼 걸려 있는 광섬유가 전장의 풍경이 됐고, 드론 재머는 필수 장비가 된 세상이 됐다. 그런데, 드론만을 운용하는 사령부가 필요하냐는 거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윤석열 정부가 그러하듯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사건이 터지자, 다음해 1월에 국방부에서 서둘러 드론사령부를 만들겠다고 언론에 흘렸고, 4월에 드론작전사령부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게 된다. 그리고 9월에 사령부를 창설한다. 그런데 드론작전사령부 이전부터 논의돼 오다 창설된 전략사령부의 창설과정을 보면 이게 얼마나 졸속인지 알 수 있다.
합참의장이 지휘감독하게 되는 전략사령부는 최초에 북한 핵, 미사일 등을 담당하는 WMD담당과를 확대해서 북핵 WMD대응센터를 만들겠다고 한 거였다. 2016년이었다. 이걸 문재인 정부가 받아서 전략사령부를 만들려다가 남북화해무드를 생각해서 잠시 보류했다가,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폐기 후 전략사령부 창설을 재추진한 게 2021년이었고, 2024년 10월에 <전략사령부>를 만들게 된 거다.
전략사령부의 창설과정을 보면, 드론작전사령부가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2024년 6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국방수권법(NDAA) 초안에 미 육군에 드론 전담 부서 신설을 요청했다. 당시 의원들 생각은,
“야, 우크라이나 보니까 드론이 짱짱 쎄던데?”
“이거 우리도 드론 연구해야 하는 거 아냐?”
“육군 보고 드론 연구할 부서 만들라고 해! 우리가 예산 팍팍 밀어준다고 우선 지르라고 해!”
이런 분위기였는데, 미 육군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사진 출처 - ap news (링크)
당시 의회의 이런 분위기 때문에 상원 군사위원회에 끌려간 육군 참모총장 랜디 조지(Randy George)는 의원들의 호들갑을 한 마디로 무시해 버렸다.
“드론이 대두된 건 알겠는데, 드론을 운용하기 위해 새로운 부대를 만들어 그 부대만 드론 운용하게 만든다는 건… 개소린 거 아십니까? 지금 미군 모두가 드론 운용하고, 드론으로 나쁜놈들 뚝배기 깨고 있는데, 이걸 다 못 쓰게 하고 드론 군단 하나 만들어서 걔네들만 쓰게 한다고요? 의원님들 미쳤습니까? 모든 부대, 각급 제대에 배치해서 모두 쓰게 만들어야지… 아, 의원님들 착각하는 거 같은데, 드론은 탱크가 아닙니다. 보병들 들고 다니는 총 같은 겁니다. 분대, 소대들도 작전 뛸 때 드론 날리고 시작하는데… 지금 장난하십니까?”
예산주고, 부대 만들어 주겠다는데도 미 육군이 반대를 한 거다. 드론은 어떤 한 부대가 집중 운용하는 기능적으로 특화된 무기체계가 아니라 모든 제대에서 사용하는 무기라는 거다. 물론 군대 밖에 있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봐봐!! 드론을 따로 운용하는 부대를 만들어서 연구하고 준비해야 돼!”
라고 외쳤지만, 미 육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씨바 이건 탱크가 아니라니까!! 보병 애들이 진입하기 전에 정찰 드론 날리는 거 안 보여? 우리 이미 잘 쓰고 있다니까!! 공군 애들이 리퍼에 헬 파이어 달고 암살하고 다니는 거 안 보여? 네들이 뭐라 하기 전에 우리가 잘 쓰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애들이 FPV 드론 쓰는 거 보고 눈 돌아가는데...우린 그 전에 드론에다 헬파이어 달고, 로켓 달고 다 했어! 우크라이나 애들이 튀르키예의 이상한 드론 가져다가 탱크 잡을 때 우리는 테러리스트 목 따고, 이란 정찰하고 다 했다니까! 네들 뉴스 안 봐?”
미 육군이 의회에서 드론 연구하라고 예산 주는데도 거부한 이유는, 드론만 운용하는 부대 만들 예산과 시간을 빼서 일선 부대에 지급 되고 있는 드론 편성에 쓰라고 말하고 있었던 거다.
이와 정 반대 되는 게 우크라이나다.

출처 - Forbes (링크)
우크라이나는 러우 전쟁 기간 내내 드론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만약 드론이 없었다면, 지금 유지하고 있는 전선도 박살이 났을 거란 게 정설이다. 포탄이 없어서 공세작전을 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로선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는 게 최선이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FPV드론 영상을 유튜브에 계속 올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 시청자가 보기엔,
“야, 우크라이나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 뜯어보면 포탄 부족과 기갑전력 부족으로 공세 작전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세적으로 방어를 하는 거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큰 문제가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병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거다. 3년 간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사상자 숫자는 50만명을 넘어선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더 이상 병력을 돌릴 여유가 없는 거다.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무인 드론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한술 더 떠서 UGV(다목적 무인차량)를 활용해 전선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는,
“2025년까지 15,000대의 UGV를 확보해서 전선에 투입하겠다!”
라고 선언했다. 부족한 병력수를 무인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거다(실제로 2023년에 UGV와 FPV드론으로 전선돌파를 성공한 사례가 있다. 점점 전쟁이 터미네이터화 되어가고 있다).
젤렌스키가 100만 대의 드론을 생산하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기 때문에, 포탄이 부족하기 때문에 드론을 활용해 전세를 역전하려 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무인체계군>이란 걸 창설하게 된다. 드론부대를 훈련하고, 전방에 투입하기 위한 부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출처 - Defence One (링크)
이 두 개의 움직임이 현재 세계의 군대가 드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우크라이나 같이 절박한 시점에서는 드론을 따로 빼서 하나의 부대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전선에서의 역전을 꿈꾸는 것이고, 미국과 같이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드론은 총이랑 같은 거라니까! 일선 부대 애들도 다 써야 하는 게 드론이라니까! 공군이랑 해군도 지들 전투기 대체하고 하는 거 봐봐! 이건 따로 모을 게 아니라 일선 부대에 쫙 뿌려야 한다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다. 이 상황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드론만을 위한 작전사령부를 만들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보통 작전사급 이상 부대의 창설을 한다는 건, 군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이건 뭐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식으로, 대통령 한마디에 8개월도 걸리지 않아서 사령부 하나가 뚝딱 만들어졌다. 그것도 세계 최초로 말이다.
이걸 자랑해야 하는지...
다른 나라에서는 드론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연구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그냥 대통령 한마디에 덜컥 사령부부터 만들어 놓고... 이게 정말 뭐하자는 걸까?

“북한의 무인기 도발 및 다양한 비대칭 도발 위협을 억제하고 도발 시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구비해야 한다.”
- 2023년 9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드작사 창설 축전 中
윤석열은 자신이 보낸 축전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떠든 걸까? 무인기 도발을 드론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비대칭 도발 위협을 억제하는 걸까? 창설 당시의 임무만 봐도 보조적인 지원 역할로 한정된 상황에서 강력한 응징은 무슨 의미일까? 부대 창설 이래로 가장 큰 성과가 전쟁유도인 부대에게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윤석열의 고집과 헛된 망상이 만들어 낸 사생아가 드론작전사령부다(근무하는 부대원들을 비하하고자 하는 표현은 아니다). 할만큼 한 거 같다. 이유도 목적도 불분명한 드작사를 이제 그만 보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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