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화면 캡처 2025-10-28 181301.png

화면 캡처 2025-10-28 181230.png

출처 - (링크)

 

대한민국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 시절 3,000을 넘었을 때 느꼈던 감회가 다시 밀려온다. 주가의 역사적 신고가는 늘 진보 정권 때 일어났다. 2000 지수를 넘은 것은 노무현 정권 때였고, 3000지수를 넘은 것은 문재인 정권 때였고, 이제 이재명 정권은 4000을 넘겼다(기업들의 장부에 기재된 자산 가치에 맞게만 주가가 조정되도 코스피 지수는 4000을 넘길 수 있었다. 지금의 상승장은 인공지능이라는 테마와 관련 대형주,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고 기타 산업의 중소형주들은 상승에서 소외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긴 하다. 이런 이유로 평균 PBR은 이미 1을 넘어섰지만, 개별 기업들의 PBR을 보면 50% 정도가 여전히 PBR이 1을 넘지 못한다).

 

언제나 시장은 낙관과 비관이 공존한다. 지수 5000을 기대하면서도 단기 급상승에 따른 과열을 우려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만드는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모처럼 봄날을 맞은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거란 우려도 들린다. 인공지능이 이끄는 기술주 중심 장세가 매우 위험한 수준의 거품을 품고 있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설득력이 있다.

 

첫째, 먼저 인공지능과 관련된 첨단 기술 기업들의 가치가 실적을 고려하더라도 유례없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타당한 지적이다. 주가가 과대평가되었는지를 분석할 때 참조하는 지표 중 하나는 PER(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 Ratio)이다. PER은 미래 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다. 현재 인공지능과 관련된 대표 기업들은 사상 최고치 PER을 기록 중이다. 주식 투자할 때 기본적 분석에 쓰이는 PER, PBR, ESP 등 모든 지표가 사상 최고치다. 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PER은 53 정도이고 트럼프 옆에 바짝 붙은 팔란티어는 자그마치 580을 넘는다. 거품이 꼈다고 봐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수치다.

 

둘째, 시장 참여자들의 면면을 살피면 거품의 조짐을 읽을 수 있다. 금융시장과 관련 산업계뿐만 아니라 몸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덕분에 이제 일반 대중의 일상에도 인공지능이 광범위하게 침투해서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에 근원적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주식 시장의 거품은 주식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일반 대중이 개인 투자자로 대거 진입하면서 시작한다. OpenAI가 2021년 ChatGPT를 선보이며 인공지능 테마로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 때부터 주식 시장의 거품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 주식 시장이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된 데다 경제 양극화, 노동 소득의 감소 등과 맞물려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졌다. 미국 주식 시장은 전통적으로 중개인(broker)을 낀 중개(Brokerage) 시장이었다. 소위 객장에 나가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주며 주식 거래를 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HTS처럼 PC나 스마트폰으로 개인이 직접 싸고 손쉽게 투자하는 직접 투자의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 결과 현재 미국 주식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시장의 투자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미국 주식 시장에 거품이 더 빠르고 더 많이 낄 여건을 한층 더 갖추게 되었다는 의미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미국 시장보다 더 큰 한국 주식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두 가지 설명이 시장에서 시장 과열을 주장할 때 일반적 설명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인간 거품 감별 지표가 있다. 특정 테마로 형성되는 시장에 이 인물이 전면에 등장하면 개인적으로 일단 시장에 거품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판단한다.

 

거품 깜빡이, 손 마사요시

 

화면 캡처 2025-10-28 181530.png

손 마사요시와 트럼프

출처 - (링크)

 

그가 매스컴에 등장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거액의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면 확실히 거품 깜빡이가 켜진 것이다. 점쟁이가 아니라서 거품이 언제 빠질지 날짜를 콕 짚을 수는 없지만, 그가 등장하면 거품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더 예의주시해서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 그의 투자 행위를 경멸하고 시장에서 하루빨리 퇴출되길 바라지만 이 점 하나만큼은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 마사요시가 지난 1월 트럼프의 취임에 맞춰 언론에 등장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 뒤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모두 세계 굴지의 거대 기술 기업 수장들이 트럼프 주변에서 굽신거리며 얼쩡거리던 장면들이다. 구글,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오라클, OpenAI, 소프트뱅크 할 것 없이 모두 트럼프의 무희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 중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던 인물이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OpenAI의 샘 올트만,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이었다.

 

2025년 1월 21일, 백악관에 모인 이들은 5,000억 달러를 투자해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2024년에 이미 시작한 계획이었다. 백악관 발표는 사후약방문식의 정교하게 계산된 정치 쇼였다. 스타게이트 계획은 새로운 계획이라기보다 이전부터 OpenAI와 오라클이 각자 추진하던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물주 손 마사요시가 주도해서 통합하고 데이터 센터도 이미 텍사스에 건설 중이었다.

 

restmb_allidxmake.jpg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부지

출처 - (링크)

 

2024년, 거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과 관련된 전 세계 투자액이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투자액은 자그마치 블랙스톤 예측한 투자액의 1/4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손 마사요시는 평소 하던 자기 버릇대로 돈 싸지르기를 시전 중이다. 마사요시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형성되는 초창기 시장에 누구보다 먼저 뛰어드는 선제적 투자자가 아니다. 일단 기술의 시장성이 어느 정도 검증되고 시장이 막 성장기에 들어갔을 때 막대한 자본을 동원해 가격 경쟁과 노동 착취로 경쟁 기업을 고사시키며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최대한 빨리 시장 독점적 지위에 오르게 하고 냉큼 탈출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20세기 초, 카네기나 록펠러 같은 비인도적 사업가들이 즐겨 쓰던 약탈적 비즈니스 전략이다.

 

구사일생 마사요시

 

화면 캡처 2025-10-28 182437.png

화면 캡처 2025-10-28 182422.png

출처 - (링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던 2022년 말, OpenAI가 ChatGPT를 선보이자 거대언어모델을 기반한 딥러닝 인공지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의 잭슨 황이 스타로 등극했고, 인공지능을 기업이 독점하는 위험을 막겠다며 설립된 비영리 기업의 OpenAI의 쌤 올트만도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마사요시는 위워크 파산 지경에 이르러 무모한 투자 스타일과 그저 그런 능력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다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인공지능 테마 열풍에서 손 마사요시를 주목하는 언론은 별로 없었다. 가끔 등장해도 파산한 위워크 때문에 재무적 곤란을 겪고 있다거나 그가 만든 비전 펀드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부정적 뉴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트럼프 못지않은 관종, 손 마사요시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인공지능 광풍이 몰아치자, 코로나 기간에 풀렸던 유동성은 주식 시장에서 관련 기술주의 주가를 천정부지로 밀어 올렸다. 마사요시에게도 위워크의 손해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 2016년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을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하며 엄청난 투자 수익을 얻게 된 것이다. 마사요시가 저전력 고효율 CPU 칩 회사에 투자한 것은 인공지능 부상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었다. 부채의 늪에 빠져 거의 다 죽어가다 등 떠밀려 늪에서 빠져나오게 된 것이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Arm 투자는 성공적 투자가 되었고, 손 마사요시가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Arm을 발판으로 살아난 마사요시의 재기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팔고 싶어도 못 파는 회사

 

PEP20190527167001848_P4.jpg

출처 - (링크)

 

마사요시는 위워크나 디도의 엄청난 투자 손실로 Arm을 매각하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다. 자그마치 33조 원을 쏟아붓고 인수한 Arm은 생각보다 투자 수익이 좋은 회사가 아니었다. 저전력 CPU를 설계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 있어 로열티와 라이센스로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개발 비용이 너무 높아 수익성이 그리 좋지 않았다. 중국과 서방이 첨예한 갈등 국면이 되자 기술 안보 문제로 시달리며 회사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래도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 유수의 칩 메이커들, 특히 엔비디아가 군침을 흘렸다. 엔비디아와는 날짜까지 못 박고 구체적인 매각 협상이 오갔다. 시장도 회사가 엔비디아에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기술 독점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엔비디아는 Arm처럼 팹리스 반도체 설계회사인 데다 인공지능 시장에서 GPU 독점 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장 규제 당국과 각국이 독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했다. 소프트뱅크는 통신사업자라 Arm을 인수할 때 독점을 문제 삼는 이들이 없었다. 결국 독점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마사요시는 회사를 팔지 못했다.

 

인공지능 광풍으로 낮은 수익률로 비틀거리던 Arm에게도 전화위복의 기회가 왔다. 스마트폰 CPU의 대부분이 Arm 칩 설계를 사용하고 있었고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Arm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Arm의 새로운 칩 설계 라이센스 비용은 이전 세대 칩의 라이센스 비용보다 3배나 비쌌기 때문에 높은 개발 비용으로 만성적인 낮은 수익성이 일거에 해소되었다.

 

회사 매각과 함께 2019년, 2020년 상장을 시도했지만, 낮은 수익성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 마사요시와 Arm에 새로운 획기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런데 회사가 돈을 펑펑 벌고, 그것도 매년 더 많은 돈을 벌자 투자자들의 자세는 180도 바뀌었다. 투자를 못 해 안달이 난 것이다. 2022년 뉴욕 증시에 Arm을 상장했다. 2016년 330억 달러(2016년 환율 기준 약 35조 원)에 인수했던 Arm의 현재 시가 총액은 약 1,80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250조 원)에 달한다. 참고로 엔비디아에 팔려고 했을 때 가격은 400억 달러(2020년 환율 기준 48조 원)였다.

 

부활에 성공한 마사요시는 다시 한번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인공 시장 광풍이 부는 시장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0년 닷컴 버블 때, 2016년 공유경제로 금융 시장이 들썩일 때처럼 이번에도 자신의 특기, 시장 독점 투자 전략을 들고 돌아온 것이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news-p.v1.20250722.085b1a8ef5c74bc2a766bcd98afe615f_P1.jpg

백악관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마사요시, 래리, 샘 그리고 트럼프

출처 - (링크)

 

마사요시, 쌤, 래리 이렇게 세 명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뭉친 것은 돈줄을 쥔 마사요시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뭉치게 된 건 현재 인공지능으로 재편되고 있는 첨단기술 시장의 판도와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선두에 나선 기업들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팔란티어 등이다. 칩 회사인 엔비디아는 일단 논외로 한다. 엔비디아는 나머지 기업들과 인공지능 기술로 형성되는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이 자신의 텐서플로어에 최적화된 칩, TPU로 엔비디아의 시장 독점에 균열을 내고는 있지만 당분간 엔비디아의 독점 지위는 깨지지 않을 것 같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만든 가장 큰 시장은 기업이나 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이다. 2017년 구글이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선보인 후 급진적으로 도약한 딥러닝 기술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효과적으로 구현하면서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점유율 각축을 벌이고 있고 그 뒤를 구글이 따르면서 시장을 나누며 과점하고 천문학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미연방 정부에 거의 독점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또 다른 그룹의 대표적 기업은 테슬라와 메타다. 두 기업의 특징은 어지간해서는 다른 기업과 연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자기 사업 영역을 구축하려 한다. 쓰고 입고 타고 돌아다니거나 하인처럼 부릴 수 있는 물리적 디바이스와 인공지능을 통합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론 머스크는 휴머노이드와 자동차를, 메타는 레이반 안경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매개로 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크게 두 개의 영역으로 대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장도 규모가 지배한다. 규모의 척도는 데이터 센터다. 더 많은 거대 데이터 센터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느냐로 시장의 패권을 누가 쥘지 결정된다. 전력 먹는 하마 거대 데이터 센터를 인공지능 산업의 중추라고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사업에 필수적인 거대 데이터 센터로 가장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두 영역 중 첫 번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이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인공지능 강자들이 선점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이 시장에 들어가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손 마사요시는 70%의 승률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에서 저렇게 높은 승률을 기대하는 바보는 없다. 손 마사요시도 바보는 아니다. 더구나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주요 고객은 개인 사용자들보다 경로 의존성이 더 강한 기업들이다. 후발 주자가 시장을 뺏어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후발 주자에겐 기업이 주요 고객인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은 블루오션이라기보다 레드오션 같다. 투자 비용도 많이 들고 유지 비용도 높은데 높은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 그럴 바에는 OpenAI가 가진 높은 일반 대중 인지도로 공략하기 쉬운 시장, B2C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낫다. 마사요시는 과거에도 B2C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야후나 알리바바가 대표적 사례지만 가장 최근 사례로는 쿠팡이 있다.

 

<계속>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무이야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