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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에게

 

삼라만상의 만 가지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면벽 수련을 깨고

 

세상에 내려온 만공 스승이노라.

 

 

부디 여러분들이

 

나의 세상을 꿰뚫어 보는 명철로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만공이 전해주는 조물주의 무한한 이치를

 

함께 깨닫기를 바라노라.

 

 

흔히 손자병법에 나온 계책으로 알려진 주위상계 혹은 주위상책은 실은 송나라 때 명장인 단도제의 단공삼십육계에 나온 36가지 병법 중 36번째 계책입니다.

 

주위상이란 '도망이 최고다'라는 뜻으로 35가지 대책을 다 써보고 통하지 않으면 도망가야 한다는 겁니다. 36계 줄행랑이라는 말도 여기서 어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장동 사건 1심 결과와 관련해 검찰이 항소 포기를 했고, 이와 관련되어 검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검찰과 관련된 보도가 폭증할 때는 항상 이 사건이 검찰과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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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포기에 대해 많은 중생이 이 항소 포기는 정당하며, 이에 대해 검사들이 항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원칙대로 따지자면 그 말이 맞습니다. 구형보다 높은 선고가 나왔는데 검찰에서 항소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들이 처벌해 달라는 이상으로 처벌해 줬는데 왜 항소하겠습니까?

 

그 시주들의 생각은 상식적으로는 지당한 말입니다. 그러나 검사들의 행동을 상식적으로 이해하려 들어서는 안 됩니다. 수없이 봤듯이 관행이나 옳고 그름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심지어 합법적이냐 아니냐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움직입니다. 이번에 검사들은 항소를 포기한 게 아니라 36계 줄행랑을 치고는 다른 이들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려 든다는 게 만공스승의 생각입니다.

 

장동혁 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에 재산 신고 축소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을 때 검사들은 진작에 항소를 포기했었고, 최근에도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게 100만 원 구형하고 90만 원 벌금이 나오자마자 쏜살같이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이때 단 한 명의 검사라도 성명을 내거나 사표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항의라도 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항소 포기가 별일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난장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등에서는 검사들 편을 들어주겠다며 검란이라 부릅니다. 난이란 반란이란 얘기입니다. 반란은 진압되어야 마땅한 일인데 검란이라 부르면 검사들을 진압하는 게 대의라는 명분을 주게 되는데도 검란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편 들어주는 척하며 먹이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물론 그럴 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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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일제히 노만석에게 사퇴하라 하는 것도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얼마 전 엄희준 지청장이 쿠팡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문지석 검사가 증언했을 때 엄희준에게 사퇴의 ‘ㅅ’도 꺼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죄를 지은 자들을 대놓고 봐주라고 부당한 명령을 했던 자도 그냥 넘어갔던 검사들이 재판이 중지되는 것도 아닌데 항소 포기를 했다고 난리를 치는 이유가 뭘까요? 검사들이 항소 포기가 대단히 잘못된 일이어서 난리를 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하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필요하기 때문에 난리를 치고 있을 뿐입니다.

 

검찰총장이 항소를 포기하고 중앙지검장은 사표 내고, 검사들이 난리를 치는 건 약속 대련이라고 봐야 합니다. 고스톱 용어로 말하자면 작전뻑입니다. 일부러 싸고 그걸 먹어서 상대방들의 피도 한 장씩 가져가 보겠다는 의도입니다. 자기들이 필요해서 항소를 포기했지만, 항소 포기를 레버리지 삼아 언론플레이를 해서 이익을 보겠다는 겁니다. 검사들은 법으로 뭘 할 생각은 안 하고 밤낮 언플만으로 재미를 보려 듭니다. 그러니 한동훈 같은 언플전문가가 검찰에서 인정받았던 겁니다.

 

공무원의 집단행동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평검사도 아닌 검사장들이 집단행동을 했습니다. 노만석 총장 대행이 정말로 누군가가 시켜서 항소를 포기하도록 만든 거라면 검사장들의 집단행동을 처벌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노만석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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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양이 '내가 항소를 포기하라고 할 테니 니들은 집단행동을 하라'는 암묵적 혹은 명시적 동의 없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봅니다.

 

사표를 낸 정진우 중앙지검장의 행태도 재밌습니다. 정말 항소 포기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면 노만석이 뭐라 하건 말건 항소하고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징계가 이뤄지면 받으면 됩니다. 소신 있고 정의롭고 당당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대놓고 금지된 집단행동을 해도 징계하지 않는 걸 보면 징계받을 가능성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정진우는 항소를 포기하고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내고 사표를 냈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장차관도 아닌 공무원이 사표를 냈다고 뉴스 가치가 얼마나 된다고 그렇게 기사가 많이 나올까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여순사건 항소 포기를 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항소장을 제출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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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대해 사표를 내는 책임감 있고 소신 있는 검사라는 모양새를 만들려고 한 겁니다. 웃기는 수작입니다.

 

항소를 포기하자마자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내고 다른 검사장들은 집단행동을 했습니다. 이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 노만석은 뭐라고 반응을 보였다는 기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노만석은 반응하지 못하는 걸까요?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 걸까요?

 

누구 하나가 총대 메고, 나머지는 그를 이용해 여론전을 벌여 전체의 뜻을 관철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양새 아닙니까? 기획이 너무 빤히 보여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법에는 관심이 없고 허구헌날 언플에만 몰두하는 게 참으로 검사답습니다.

 

검사들은 왜 항소를 포기했을까요? 자신들이 강압과 조작 등을 통해 수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로 인해 받을 처벌이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함이 제일 중요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명토 박습니다. 항소 포기가 아니라 36계 줄행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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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는 법정에서 정일권 검사로부터 배를 가르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정 검사는 이게 치료에 비유해 설득하려고 한 것뿐이라며 위해를 가할 것처럼 말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배를 가른다는 말을 듣고 ‘아 이 검사님께서 나를 설득하려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할 피의자가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할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어 술 파티에 대해서도 하나씩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검사들의 거짓말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연어를 먹은 것도 사실로 밝혀졌고, 쌍방울 쪽에서 법인카드로 소주를 사고 1,800원을 결제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박상용이 국회까지 나와 중인 환시리에 한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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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에서 핵심 증인들에게 진술 세미나까지 열어가며 허위 진술을 시켰고 법정에서 이 증인들은 검찰에서 했던 증언을 뒤집었습니다.

 

검찰이 원하는 대로 증언을 해주던 유동규가 구형 이상의 형이 선고된 건 검사들에게 가장 치명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동규는 검사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어 검사들이 원하는 대로 증언을 해주었을 텐데 그 결과가 8년 형입니다. 유동규 입장에선 더 이상 검사들이 원하는 대로 증언을 해줄 이유가 없습니다. 유동규의 증언이 자신들이 가진 유일한 카드인 상황에서 이게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장동 수사를 하면서 검사들이 저지른 수많은 불법적인 행각들이 밝혀지자 항소를 포기한다는 식으로 ‘36계 줄행랑’ 치려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꼴사납게 36계 줄행랑을 치면서도 정신 승리까지 하려고 들고 있습니다. 굿도 보고 떡도 먹겠다면서 자신들이 도망가는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탄압으로 어쩔 수 없이 항소를 포기했다는 모양새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 기획이 성공하면 자신들의 불법행위와 조작을 덮을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탄압받는 정의로운 검사들 코스프레를 통해 중생들의 여론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깜찍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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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번에도 말했다시피 검사들이 어떤 코스프레를 하더라도 ‘느그 김학의’ 앞에서는 모든 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김학의를 못 알아보겠다고 무혐의 처리했고, 김건희에겐 유례가 없는 출장 조사 끝에 주가조작 무혐의 선물을 안겨주었고, 무엇보다 윤석열 석방에 대해 항고 포기를 하면서까지 풀어준 걸 대한민국 모든 중생이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제 와서 정의로운 검사 코스프레를 해봐야 통하지 않습니다.

 

검사들은 항상 언론 플레이에 공을 들여왔고, 그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냈습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이번 항소 포기 쇼는 더 이상 검사들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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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윤석열, 한동훈을 필두로 검사들이 저지른 짓을 대한민국의 모든 중생이 똑똑히 지켜봤습니다. 말해야 할 때는 하지 않았고, 말하지 말아야 할 때는 목소리를 높였으며, 수사해야 할 중생은 봐주고, 잘못한 게 없는 중생을 사냥했습니다.

 

자신들이 권력 뒤에 숨어서 활동할 때야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었겠지만, 무대 앞으로 나와서 활동하기 시작한 이상 숨을 곳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와서도 검사들의 편에 서 있는 자들도 있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그렇습니다. 이 마당에도 항소 포기가 이재명 정부의 탄압이고 검사들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처럼 쓴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이 자들은 그동안 검사들이 저지른 악행이 없었던 일처럼 취급합니다. 검사들을 정의를 구현하는 화신으로, 검찰 개혁을 말하는 시주들은 정의로운 검사를 괴롭히는 악당처럼 이야기합니다.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입니다. 검사들이 친하게 지내주니까 검찰의 주구로 맹활약합니다. 검사들이 속으로 ‘지들이 검사인 줄 아네?’라며 비웃고 있다는 사실도 모릅니다.

 

검사들은 8~90년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악당처럼 36계 줄행랑치면서 두고 보자고 말하고 있지만, 두고 보자는 놈치고 무서운 놈 없습니다. 그동안 검사들이 수많은 중생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습니다.

 

‘니들이 어쩔건데?’

 

검사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나무관셈보살.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만공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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