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윤석열 강점기를 지나 내란 사태를 뚫고 올라온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탄핵하고 대통령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성취를 이루었다. 전 국민적 지지 속에 출발한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 해병 특검은 이제 어둡고 축축한 국정농단의 깊은 뿌리, 곰팡이가 슬고 벌레가 들끓던 그 공간을 활짝 열어젖힐 단계에 도달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국정농단 공동정범, 그리고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명령·자금·조직을 연결해 주던 핵심 인물들을 양지로 끌어내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그런데, 현재 3대 특검은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있는 것은 아닐까. 사법부의 핵심 기능인 ‘영장 발부’ 단계에서 주요 피의자들의 영장이 번번이 기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 통계가 증명한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일반 형사사건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22.9%다.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은 웬만하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뜻이다. 내란 특검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38.5%, 김건희 특검의 기각률은 37.5%, 채 해병 특검의 기각률은 무려 90%에 달한다. 3대 특검의 정점엔 결국 윤석열과 김건희가 있다. 최종 보스인 셈이다. 최종 보스로 가는 징검다리인 주요 피의자들의 구속영장이 번번이 기각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영장 기각률은 윤석열, 김건희를 보호하기 위한 사법부의 방화벽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내란에 강력하게 동조했을 것으로 보이는 대법원은 변한 것이 없고 조희대는 여전히 대법원장이다. 이에 대해 언론은 ‘특검의 무리한 영장 청구’라고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01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jpg

출처 〈세계일보〉 (링크)

 

 

2. 허리만 잘라내는 영장 기각의 패턴

 

특검이 청구한 영장 기각률이 이례적으로 높은 것 외에도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대통령 부부와 현장 실행자를 매개하는 중간 관리자급 핵심 인물들의 영장이 번번이 기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를 머리라고 했을 때, 이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을 꼬리에 해당하는 자들은 구속이 되지만 조직의 비밀을 공유하고 명령을 하달하는 ‘허리’는 사법부의 적극적인 보호 아래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1. 김진우(김건희 친오빠): ESI&D의 실질적 운영자이자 증거인멸자 영장 기각

 

김진우 씨는 김건희 일가 소유의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ESI&D의 실질적 운영자로,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을 포탈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진우는 김건희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보낸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 축하 편지를 파기했고 함께 발견된 경찰 인사 문건도 없앴다. 그리고 그걸 스스로 시인했다.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스스로 실토까지 한 셈이다. 또한,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을 장모 자택에 숨겨두기도 했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02인쇄하기.jpg

출처 〈굿모닝충청〉 (출처)

 

 

2-2. 대기업 뇌물의 통로, 김건희 측근 3인방 구속영장 모두 기각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공범이자 ‘김건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은 구속됐으나, 김건희의 영향력을 이용해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 등 3명의 영장은 기각됐다. 김예성이 김건희의 심부름꾼이자 꼬리라면, 조영탁 등은 금융 브로커로 허리에 해당한다.

 

04한국일보_김건희 특검, 구속영장 3명 기각에 이례적 사유 법원에 불만 표출.jpg

출처 〈한국일보〉 (링크)

 

어처구니없는 것은 기각 사유다. 법원은 기각한 이유에 대해 ‘혐의의 중대성’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유로 밝혔다. 혐의 자체가 아니라 혐의 중대성을 이유로 이토록 중요한 피의자들의 영장을 한방에 기각시켰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뇌물의 중간 다리를 끊어버려 자금의 최종 종착지가 김건희라는 특검의 자금 추적 수사는 난관에 빠진 셈이다.

 

 

2-3. 한덕수 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영장 기각

 

상식적으로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키는데 국무총리가 몰랐을 리도 없을뿐더러 한덕수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뿐만 아니라 국무회의를 적극적으로 소집하고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 등을 하면서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계엄 이후 적극적으로 사후 계엄 문건을 만들다가 폐기를 지시하기도 했고, 본인은 계엄 문건을 받은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하지만,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한덕수의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06서울경제.jpg

출처 〈서울경제〉 (링크)

 

박성재 전 장관은 계엄 선포의 법적 명분을 제공하고 이를 정당화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무려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박성재 장관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 출국금지 인력을 대기,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즉, 윤석열의 계엄 계획을 사전에 듣고 위법한 계엄 선포라는 점을 알면서도 후속 조처를 이행하려 했던 것이다. 

 

07한국일보_박성재 구속영장 또 기각... 법원 혐의 다툼 여지.jpg

출처 〈한국일보〉 (링크)

 

박성재 전 장관은 두 번이나 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당장 구속은 힘들어 보인다. 당장 같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 이상민 행안부 전 장관과 극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이상민은 잘라낼 수 있어도 박성재만큼은 잘라내지 못할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2-4. 임성근 사단장을 제외한 영장 모두 기각

 

채 해병 특검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현재까지 특검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단 한 명뿐이다.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10건 중 9건이 기각됐고, 수사는 28일로 종료된다. 해병 특검팀은 지난달 2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며 이들 5명의 영장을 전부 기각했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사례는 사법부 방화벽의 실체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김 전 사령관은 그동안의 거짓 진술을 뒤집고 윤석열의 ‘VIP 격노설’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직접 시인했다. 내란 수사의 핵심 단서에 해당하는 자백이었지만, 남세진 판사는 이때도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라는 이유로 영장 발부를 거부했다. 김 전 사령관은 이렇게 영장전담 판사들 덕에 두 차례 위기를 벗어났다.

 

08한겨레.jpg

출처 〈한겨레〉 (링크)

 

이로써 해병 특검은 4개월 동안 사실상 하나의 구속만 이루는 결과를 남기게 됐다. 이는 우연이라 보기 어려운, 구조적 방어막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3. 사법 방화벽의 실체: 수원 브라더스

 

3대 특검의 영장이 번번이 무너지는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판사 4명 중 3명(정재욱·박정호·이정재)이 같은 날, 같은 출신지(수원지법), 같은 경로로 서울중앙지법에 한꺼번에 이동해 영장 전담부를 장악한 사실은 그 자체로 비정상적이다.

 

2025년 2월 7일, 내란·국정농단 수사가 본격화하던 바로 그 시점에 이들이 동시에 영장 전담부로 배치됐다. 그래서 법조계에서는 이들을 ‘수원 브러더스’, 혹은 ‘수원 3인방’이라고 부른다.

 

4. 조희대 대법원장의 ‘정밀 배치’ 사법 방화벽의 최종 설계자

수원 3인방을 영장 전담부에 배치한 사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내란 직후, 국가의 운명을 건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가장 민감하고 결정적인 자리에 이들을 동시에 앉혔다. 이것이 단순 우연일까? 아니면 사법부 내부의 조직적 방화벽 구축일까?

 

한덕수·심우정 등 행정 권력은 계속 수사를 방해했고 지귀연·조희대 등 사법 권력은 내란 수괴를 석방하며 대선 불법 개입을 시도했다. 정권이 교체된 지금도 일부 판사들은 내란·국정농단 사범에 유독 관대한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 

 

사법부는 지금 ‘재판 독립’이 아니라 ‘영장 기각의 독립’을 행사하고 있다

 

“판사가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재판의 독립이 아니다.” 지금의 영장 기각은 ‘법리의 판단’이 아니라 코드·성향·보신주의·그리고 배치권자의 의도에 충실한 결정들이다. 특검의 수사는 벽에 막힌 것이 아니라, 특정 판사들이 쌓아 올린 방화벽에 갇힌 것이다. 그리고 그 방화벽은 윤석열·김건희를 향해 연결되는 ‘허리’를 지키기 위해 작동하고 있다.

 

 

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보좌관J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