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재력을 이용해 20년간 1000여 명의 여성(미성년자 포함)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월스트리트 거물’ 제프리 엡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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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엡스타인은 2019년 재판 직전 뉴욕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미국 여론은 들끓는다.
“엡스타인 사건에 얽힌 정재계 거물들을 숨기기 위해 엡스타인이 감옥에서 ‘자살 당한’ 것 아니냐! 엡스타인과 놀아난 정재계 거물 명단을 공개하라!”

“엡스타인은 자살하지 않았다”라는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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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024년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가 나선다
“내가 집권하면 엡스타인과 놀아난 정재계 거물과 엘리트들을 싸그리 깜빵에 처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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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태도가 돌변했다.
“쓰읍... 거, 언제 적 이야기를 꺼내고 난리야? 다 잊고 미래로 고고씽하자구!”

(왼쪽부터)트럼프, 멜라니아,
제프리 엡스타인, 엡스타인의 여자친구 길레인 멕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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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한 남자가 나서서 외쳤다.
“트럼프 네 이름도 명단에 있잖아! 그래서 안 까는 거냐? 결백하다면 ‘엡스타인 파일’을 까든지!”
한때 트럼프 핵심 관계자였으나 트럼프와 관계가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백악관에서 쫓겨난 남자, 일론 머스크였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그간 있었던 ‘엡스타인 사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는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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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사건 지난 연재물
5. 미국이 9월을 주목하는 이유(feat.엡스타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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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들과 여성 의원들이 나섰다
9월 3일 미국 의회 현관, 10여 명의 젊은 여성들과 정치인들이 기자회견 연단에 서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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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동정해달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책임을 묻고 싶다. 미국 의회는 결정하라! 성범죄자를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할 것인가?”
“우리는 20년 동안 기다려왔지만, 정치권은 아무것도 안 했다. ‘엡스타인 명단’을 공개 안 하면, 피해자인 우리가 모여서 ‘엡스타인 명단’을 만들겠다!”
제프리 엡스타인 성폭력 피해자 10명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었다. 성폭력 피해 당시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이름과 신상이 비밀에 부쳐졌던 여성들이었다.
“왜 우리가 20년 동안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 기자회견이냐고? 10대 어린 소녀들이 억만장자 저택에 가서 정재계 유명 인사들을 만나고, 엡스타인 책상에 정치권 인사들과 찍은 수많은 사진을 봤다. 당신 같으면 경찰에 신고할 용기가 날 것 같나?”

엡스타인에게 성폭력 당하던
10대 시절의 사진을 들어 보이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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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피해 사실 증언은 너무 적나라해서 여기에 다 옮기지 않겠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반대해 온 트럼프와 공화당에게 ‘강펀치’가 됐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다음과 같은 핑계로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우리도 ‘엡스타인 파일’ 까고 싶다. 그러나 수백 명의 성폭력 피해자 대다수가 10대 미성년 여성들이다. ‘엡스타인 파일’을 까면 미성년자들의 신상이 모두 공개되고 ‘2차 가해’가 우려된다.”
그러나 성인이 된 미성년자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외친 것이다.
“2차 가해? 웃기고 있네. 내 얼굴하고 이름 모조리 까고 나왔으니, 정치권 너희들도 다 까라!”

실명과 얼굴을 밝히고 의원들을 만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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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펀치로 인해 트럼프와 공화당 사이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뜻을 거역하고, 공화당에서 최소 3명의 반란표가 나온 것이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낸시 메이스, 로렌 보버트 등 공화당 여성 의원 3명이 기자회견에 동참하거나 찬성한다고 밝힌 것이다.
“의회는 지금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에 찬성 투표하라. 만약 부결되면, 내가 의회 연단에서 엡스타인 명단을 하나하나 읽겠다.”

“엡스타인 파일을 까라”고 연설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과
그녀를 바라보는 엡스타인 피해자들
출처-<게티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참고로, 원래 낸시 메이스와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의회 ‘깽판’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돌격대장’이었다. 위 사진에서 흰색 옷을 입고 서서 손가락질하는 여성이 낸시 메이스, 빨간 트럼프 모자를 쓴 여성이 마조리 테일러 그린이다)
‘트럼프가 당장 죽으라면 죽을’ 정도로 트럼프 충성파였던 이들 3명이, 당론을 반대하고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외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나도 어머니고 여자다. 진정한 보수는 성폭력범으로부터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눈물을 흘리는 성폭력 피해자를 위로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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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피해 여성들과 공화당 여성 의원들의 기자 회견은 일주일 후인 9월 9일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날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은 “검찰과 법무부가 엡스타인 수사 과정에서 입수한 자료를 모조리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었다.

‘엡스타인 투명성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성폭력 피해자들
출처-<게티이미지>
마침내 9월 9일 표결의 날, 전 국민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엡스타인 법안’은 찬성 4표, 반대 8표로 부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당연히 공화당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엡스타인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대
출처-<게티이미지>
이제 법안 부결의 ‘역풍’이 불었을까? 그 역풍은 트럼프와 공화당에 향했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인 9월 10일,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9월 10일 유타에서 집회 중 암살된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
출처-<게티이미지>
<계속>
추신.
본 기사와 연결하여 아래 연재를 추천한다.
죽고 못사는 '절친' 사이였던 트럼프와 머스크가 왜 지금은 '철천지원수'가 된 것인지 깔끔하고 흥미롭게 정리한 기사다.
왜 머스크는 '엡스타인 사건'을 다시 들고 나오며 트럼프를 공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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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머스크, 왜 절친에서 원수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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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임권산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고물상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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