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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약을 끊고도 계속되는 부작용 

 

박사학위 논문을 포기하고 디에타민을 끊었다. 그리고 술만 마셨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거리두기가 본격화했고 혼술하기 참 좋은 시기였다. 

 

취재하고, 기사 쓰고, 혼술하고. 2020년 상반기를 참으로 심플하게 보냈다. 약을 끊었지만, 새로운 부작용이 줄줄이 나타났다. 가끔 심장이 두근거렸고, 부정맥 증상도 나타났다. 소화 기능이 심각하게 나빠졌다. 그건 디에타민을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한번 배불리 먹으면 소화가 좀처럼 되지 않아 8시간이 지나도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약으로 높였던 기초대사량은 다시 낮아졌고, 당연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그와중(?)에 여기저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저 영상의 "울먹이는 국방부 출입 기자"가 나다.  

 

입맛도 바뀌었다. 식욕억제제를 먹으며 식단을 제한했던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났던 증상이었다. 기름지거나 맵고 짠, 아주 자극적인 음식만 찾았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술과 곁들였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온몸이 부어 있었다.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세월을 환자처럼 누워서 보냈다. 손발 저림도 심각했고 때때로 무기력증이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에 갈 수 없었다. 십 년 공든 탑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시작한 일의 매듭을 짓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더 망가진 삶을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약을 먹은 지 1년쯤 지난 후 선선한 가을이 왔을 때, 체중은 원상 복구되었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하자!

 

술도 먹을 만큼 먹고 난 어느 날, 문득 징글징글했다. 술조차 지겨워졌다. 그때 <강헌의 좌파명리학> 팟캐스트를 듣다 알게 된 필사방에 들어갔다. 매일 아침 이른 시간에 자신이 본 책 내용 중 일부를 필사해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름하여 ‘묘시(5시 30분 ~ 7시 30분)의 필사방’.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삶의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었지만, 각자 짊어진 운명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서로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들에게서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절벽에 매달려 있던 내가 다시 한번 절벽 위로 기어 올라갈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다 이들 때문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내 인생에 좀처럼 없었던, 순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그때 반짝 느낄 수 있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나오던 중 언론 인터뷰차 통화하던 지도교수를 마주쳤다. 처음 논문 심사가 엎어진 후 1년 넘게 제대로 인사 한번 못 나눴던 지도 교수였다. 전화 통화가 끝난 교수가 내게 다가왔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논문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후 1년 동안 지도받았고, 그해 말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 통과했다. 

 

30대를 받쳤던 도전을 어쨌든 마무리는 했다. 그리고 살은 20kg이 쪘다. 약을 끊고 2년 동안 10kg이 쪘고, 논문 심사를 끝내고 몇 달 동안 한 10kg이 더 쪘다. 논문 심사 후에는 축하와 함께 온갖 산해진미와 술자리가 이어졌다. 타박만 하던 어머니도 돌변해 극진한 밥상을 차려주셨고, 공진단까지 선물 받아 더없이 튼튼(?)해졌다.

 

정말 봐줄 수 없는 지경까지 왔지만, 다시 약에 손대지 않았다. 살을 빼기 위해 특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약에 또다시 손을 대면 그때는 온몸이 망가질 것 같았다. 그리고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 괜찮았다. 남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자유로움을, 해방감을 만끽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40대 여자 박사는 뚱뚱해도 돼’라는 유치한 핑계를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람은 그 어떤 짓을 해도 시간과 노화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약으로 무너졌던 삶을 복구하다

 

먼저 건강 검진을 받아야 했다. 몸에 여러 이상 증상들이 나타났지만, 무시하고 살아온 세월이 2년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무너진 경제생활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어떤 직장이든 필요해, 한 종교 방송의 육아휴직 대체 기자 모집에 지원했다. 박사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40이 넘었고, 7년의 프리랜서 생활로 이력에 공백이 길었기에 좋은 일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교수 임용이 될 때까지 몇 년간 논문이나 쓰면서 실적 채울 여유는 더더욱 없었다. 또 조직 생활을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는 분노조절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조직에 있으면 참고, 인내하는 연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래서 매일 아침 되뇌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들 아주 많다.’

 

‘원래 사회생활은 힘든 것이다. 나도 남을 이해 못 하고, 남도 나를 온전히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하다.’

 

‘굳이 잘잘못 따지지 말고,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인정하자. 해 안 보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그냥 베풀자.’

 

이 다짐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1년 2개월 육아휴직 대체 기자로 일하면서, 조직의 관리를 받았고, 삶의 많은 부분을 원상 복구했다. 건강 검진 결과 치명적인 질병은 없었지만, 1년에 한 번씩 추적 검사해야 하는 증상들이 있었고, 망막 천공으로 시술을 받고 추적 검사를 받았다.

 

이 기간 작게나마 생활 패턴을 바꾸었다. 식사 후 20분간은 바로 앉지 않는 것이었다. 저녁마다 스쿼트를 200개씩 했고, 틈날 때마다 걸었다. 퇴근길에는 전철역 3~4개 역을 걸어가서 전철을 탔고, 가급적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다니는 습관을 들였다. 채소를 많이 먹으려 노력했고, 식사 순서를 채소, 단백질, 밥 순으로 바꾸었다.

 

회사에 다니는 1년 2개월 동안 서서히 몸무게가 10kg이 빠졌다. 계약 기간 만료로 회사를 나온 뒤에도 생활 패턴은 비슷했다. 새벽에 일어나 집을 나갔고, 틈나는 대로 걷고, 채소를 많이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입맛도 변하기 시작했다. 맵고, 짜고, 기름진 자극적인 음식을 꺼리게 되었다.

 

 

게이트웨이 약물이 되어 버린 ADHD 치료제

 

지난해 비상계엄이 터지고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헌법 연구자로 외신 인터뷰에 응했고, 학계에서 대응하는 일에 참여했으며, 헌재 선고가 늦어지던 3월 중순에는 전국 교수연구자들과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 와중에 ‘묘시의 필사방’ 멤버였던 ‘루루 엄마(가칭)’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직장 생활 중 내가 박사학위 논문을 들고 집 근처로 찾아가 감사 인사를 건넨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가 만들어준 목련차의 향기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단식 투쟁 소식을 전해 들은 그녀와 짧게 연락이 이어졌고, 그 당시 그녀는 루루를 데리고 인도로 3개월간 피신 아닌 피신 생활을 하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여름의 끝자락 그녀의 집 가까운 곳으로 내가 다시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강한 줄로만 알았던 루루 엄마와 루루의 충격적인 사연을 듣게 되었다. 

 

“루루는 벌써 3학년 되었나요?”

 

“아니, 학교 그만두었어요.”

 

“왜? 기어이 서울대 가려고?”

 

“아니….”

 

한국의 유명 미대에 입학하여 대학 생활을 잘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루루에 대한 대답은 한없이 무거웠다. 루루 엄마는 연락이 잘 닿지 않던 3년 동안 루루가 조용한 ADHD 판정을 받았고, ADHD 약물 중독 문제로 몇 년간 전쟁 같은 삶을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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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ADHD 치료제

출처 〈BBC KOREA〉(링크)

 

나는 “요즘 강남에서는 ADHD약을 공부 잘하는 약처럼 먹어서 문제라던데….”라는 기사가 떠올랐다. 루루 엄마는 심각한 문제라며, 루루도 약물 중독 문제가 있어서, 자신이 직접 경찰에 신고했던 일도 털어놓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디에타민을 먹었던 내 이야기를 털어 놓았고, 그녀의 딸처럼 디에타민과 ADHD 치료 약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이 약을 어떻게 오남용하는 지도 상세히 들려주었다. 

 

 

진단도 늘고, 약 처방도 늘고, 오·남용도 늘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집중력과 판단력, 충동 억제 등을 주관하는 전두엽 발달 미흡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성급함과 잦은 실수, 산만함과 부주의, 충동적 행동이 특징이다. 실생활에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게 ADHD 환자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성인 ADHD는 주로 주의력 결핍 현상으로 나타난다.

 

95% 이상이 아동기 때 발생하고, 이때 치료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50%나 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ADHD 환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14년 4천여 명에서 2023년 기준 9만 3천여 명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18세 이하 환자는 4만 8천 명에서 10만 9천 명으로, 2.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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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너무 심하게 올라올 때는 진짜 100명이 정말 

내 머릿속에서 떠드는 것처럼, 아니면 TV 여러 대를

'삐' 이렇게 해가지고 틀어 놓은 것처럼,

실제로 이명이 엄청 심해요."

출처 〈KBS〉(링크)

 

이것은 실제 환자 수가 어떤 요인에 의해 급격히 증가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ADHD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검진의 증가로 진단받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2016년부터 ADHD 치료 약물을 건강보험에서 성인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진단율을 크게 높인 배경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실 진단, 과잉 진단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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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링크)

 

ADHD의 원인은 유전적, 신경생물학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이중 유전적 영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ADHD인 경우 자녀의 최대 57%에서 ADHD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는데, 최근에는 여성 환자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여성은 충동 질환보다 주의력 장애로 나타나는 비율이 높고,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의 동반 질환이 남성보다 더 흔하게 나타나거나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어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이 ADHD 환자들은 어려서부터 주의력과 사회성이 떨어져 ‘4차원이다’ 등의 평가를 받다 보니 자존감이 낮아지고 중독이나 우울과 같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ADHD 약물과 알코올 중독, 우울, 불안, 강박, 공황장애, 품행장애, 반항 같은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동반 질환이 1개 인상인 환자가 84%, 2개 이상은 61%, 3개 이상도 45%나 된다.

 

ADHD는 대체로 약물로 치료한다.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늘려 전두엽 기능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 약물이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보니 약물을 통해 또 다른 약물 중독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일반론은 루루의 사례가 그러했고, 성인 ADHD로 최근 약을 처방받는 20대 어느 여성도 비슷한 장애를 겪고 있는 사정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밝히는 바이다.

 

 

우울, 강박, 중독 동반 증상으로 더 슬픈 병 ADHD

 

어느 부모가 자식을 쉽게 키우겠느냐만, 루루 엄마는 루루가 어렸을 때부터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아이였다고 한다. 그땐 그것이 ADHD 때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ADHD인 사람들의 머릿속은 늘 시장통처럼 정신없이 시끄럽다. 집중을 잘 못하고, 공감 능력도 떨어져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남들에게는 4차원처럼 인식되다 보니,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하면서 사회성은 더 떨어진다. 자존감 역시 낮아지고, 이는 우울증과 강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루루도 어려서부터 친구가 없었고 혼자 노는 아이였다. 사춘기가 되어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게 되었다. 루루는 그 원인을 자신이 못생기고 뚱뚱해서라고 생각했다. ADHD는 아니었지만 나 역시 학창 시절 교우 관계가 좋지 못했을 때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루루는 자기 외모가 별로라 친구가 없다는 생각에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급격한 식단 제한 결과 중학교 2학년 때 거식증이 왔다. 엄마에게는 속이 안 좋다, 배가 아프다면서 음식을 나눠 먹고 쪼개 먹었다. 루루엄마는 루루가 아픈 줄만 알고 내과를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양육 환경이 나쁘다거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가 아니었기에 정신적인 문제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한다. 그러던 루루는 나중엔 물까지 제한했다고 한다. 물을 마시면 붓는다고. 결국 거식증 센터에서 거식증 진단을 받았다.

 

거식증은 정신질환 중 평균 사망률이 5~10%로 가장 높은 질환이다. 루루는 거식증으로 폐쇄 병동에 2주간 입원했고, 정신과 약을 먹었다. 이후 식성이 아주 자극적이고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것은 학교에서 ‘먹토(먹고 토하기)’로 이어졌다. 엄마가 없는 학교에서의 루루는 그랬다. 우울증이 심각해진 고등학교 3학년, 루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용한 ADHD라는 진단과 함께 약을 처방받았다. 콘OO였다. 콘OO는 ADHD 약 중 가장 일반적인 약이다. 효과가 10~12시간 지속되고 약의 효과가 서서히 작용하게 하는 서방형이다.

 

“시력이 안 좋은 아이가 안경을 쓰면 잘 보이는 것과 같다. 세상이 명확해진다. 중독성은 없지만 의존성은 조금 있을 수 있다.”

 

당시 이 약을 처방해 주면서 의사가 루루엄마에게 해준 말이었다. 

 

 

친구에게 받아 복용한 페OOO 한 알의 강렬한 경험

 

루루 엄마는 루루가 자신과 함께 간 병원에서 처음 진단받고 처방받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루루는 그 전에 이미 학교에서 친구의 약을 먹어본 경험이 있었다. 페OOO이었다. 콘OO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먹은 루루는 ‘이 약 효과가 없다’라며 다른 약을 요구했고, 루루 엄마는 모든 ADHD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루루는 정확히 페OOO을 요구했다. 

 

페OOO은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ADHD 치료제로 중추신경계를 자극한다. 이 약은 인체에서 약물 농도가 빠른 시간 안에 상승하게 하는 ADHD 치료제로 100% 속방형이다. 먹으면 ‘반짝’하는 강렬한 경험을 하고, 환각에 취하기도 한다. 현재는 이 약의 처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고3이었던 루루는 우울증으로 이 약을 처방받아 먹던 친구에게 한 알을 받았다. 이 약을 처음 먹은 루루는 강렬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루루 엄마는 그 친구에게 “네 약은 너만 먹어. 또 루루에게 약을 주면 조치하겠다”라고 경고했고, 죄송하다는 친구의 답에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루는 멈추지 않았다. 약을 나눠준 그 친구와 이후에도 해서는 안 될 향연의 세계에 함께 했던 것이다.

 

엄마와 병원에서 처방받은 콘OO를 거부하고 페OOO을 요구하면서 루루 엄마와 루루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위험성이 있는 약일지라도 진단에 따라 처방받은 용량만 복용하면 별문제 없이 ADHD로 인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용량을 어기고 환각과 같은 강력한 작용에 취하면서부터였다. 루루는 처방받은 것보다 더 많은 약을 요구했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실제로 ADHD 약 과다 처방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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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it뉴스〉(링크)

 

성인 ADHD의 경우, 아침에 제대로 처방된 약을 먹으면 약효가 대략 저녁 6~7시 정도까지 지속된다. 직장 생활을 해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수험생은 다르다. 공부는 저녁 7시 이전에 끝나지 않는다. 이후 시간대에는 다시 집중 장애가 찾아오고, 그 반복되는 좌절이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특히 미술 실기처럼 늦은 밤까지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던 루루는, ‘정해진 기준대로, 의사의 처방대로’ 복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이 약은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그래서 수면제가 함께 처방되고, ADHD 약 복용 시 체중이 급격히 빠지는 부작용도 흔하다. 이 부작용은 섭식 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위험한 약임에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처방도 어렵지 않다. 서울의 일부 학군에서는 아예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용될 정도다. 아이들은 이를 카페인 음료나 커피에 섞어 마시고, 더 강한 효과를 원한 일부 청소년들은 약을 갈아 코로 흡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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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닥터W〉(링크)

 

루루는 엄마가 요구하는 만큼 약을 주지 않자, 친구들에게서 구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생일 선물이라며 봉제인형 속에 약 한 움큼을 넣어 ‘반값 택배’로 받았다. 집 앞이 아닌 편의점에서 수령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같은 집에 사는 엄마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루루는 페OOO 처방이 어려워지자, 속방형과 서방형이 50% 비율로 섞인 메디키넷으로 대체 처방을 받았다. 이 두 약 모두 이미 암시장에서 ‘마약 대체용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정인영

기사: 헤르메스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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