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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한국의 국방비, 진보 정권은 진짜 안보를 챙기는 걸까?

 

2026년 대한민국의 국방 예산이 결정됐다. 윤석열 정권이 아닌 이재명 정권이 편성한 이번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 원이다. 이 금액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보 정권이 진짜 안보를 챙기는 걸까?”

 

민주당이 진보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국민의힘을 그들 주장대로 ‘보수’라고 정의한다면 상대적으로 진보라 볼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민주당을 진보라고 부르겠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비는 연평균 8.8% 증가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며 증가율은 5% 대로 떨어졌다. 만약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더 떨어졌을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10년 국방비 증가율은 불과 3.6%에 그쳤으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인 2011년 국방비는 6.2%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이 흐름은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졌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7%로 급등하더니, 2019년에는 8.2%까지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였던 노무현 대통령이 “밀덕들의 산타클로스”란 별명을 얻은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국방비에 막대한 투자를 ‘신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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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사료관, 링크)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을 만나고,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성 공단을 방문하며 남북 화해 무드를 한껏 조성하면서도 전력 증강에는 사활을 걸었다. 임기 첫해 17조 5천억 원 수준이었던 국방비는 마지막 해인 2007년 24조 원을 넘어섰다.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정부 재정 대비 국방비 비중을 15% 이상으로 유지했다.

 

노무현 대통령만큼은 아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대단했다. 임기 5년 내내 국방예산 증가율 6.3%대를 유지했다. 이명박 정부 약 5%, 박근혜 정부 약 4.2%와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이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정책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상기해 보자.

 

“힘에 의한 평화!”

 

도보다리 회담도 하고, 평양 선언도 하면서 북한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뒤에서는 군비 확충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국방비 증가율 그래프는 다시 꺾였다. 2023년 4.4%, 2024년 4.2%, 2025년 3.6%로 계속 하락했다. 

 

군인을 아낀다면서 전투식량을 개발하라고 하고 장성들과 골프를 치고 폭탄주도 돌렸지만, 허울 좋은 말뿐이었고 실질적으로 군대에 해 준 것은 딱히 없었다.

 

그리고 다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7.5%가 증가하며 7년 내 최대폭의 증가율을 보여줬다.

 

안보 환경이나 나라 살림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겠지만, 국방비 지출이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늘어나고,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줄어드는 현상은 하나의 패턴처럼 반복되고 있다. 보수 정권은 겉으로는 안보를 부르짖지만, 실질적인 국방비 투자액은 진보 정권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 수치로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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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어디에 돈을 쓰는가?

 

국방비는 크게 전력 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로 나뉜다. 전력 운영비는 기존 병력을 운영하는 비용, 부대 유지, 장비 유지, 교육 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한 마디로 기존 군대의 운영유지비이다. 그러면 방위력개선비는? 간단하다. 전력 확충을 위해 무기를 추가로 사들이거나 개발하는 비용이다.

 

방위력개선비를 자세히 보면 국내 방산 업계의 시장 상황과 관련이 깊다. 군대는 나라 것이고, 나랏돈으로 운영하는 것이니 당연히 최대 물주는 집권 정부다. 따라서 최대 물주가 편성하는 이 방위력개선비는 육해공 모두의 최대 관심사이자 이전투구의 장이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각 군은 저마다 갖고 싶은 무기들이 있으니, 예산을 두고 눈치 싸움, 힘 싸움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 전력 소요를 계산하고 결정하는 합참 차장이나 전략본부장 자리 역시 치열한 보직 다툼이 나는 것이다.

 

이 방위력개선비는 각 군은 물론, 국내외 방산업체의 최고 관심사다. 이재명 정부는 이 지대한 관심에 힘입어(?) 2025년 대비 11.9% 증가한 19조 9,653억의 방위력개선비를 책정했다. 근 20조 가까운 돈을 무기 사고 개발하는 데 투자하겠다는 셈이다.

 

이번 예산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점은 한국형 3축 체계 예산이다. 무려 21.3%나 증가했다.

 

“우리 전작권 환수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예산 때려 박아서 능력 키우자!”

 

3축 체계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인 핵·미사일을 쏘기 전에 관련 지휘, 발사 체계나 이동식 발사대를 탐지하여 박살 내는 ‘킬 체인(Kill Chain)’, 그리고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마지막으로 보복 공격을 수행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북한 핵·미사일 대응 체계다. 

 

다만 이례적으로 해군 관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예산은 삭감되었다. 이는 해군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홀대가 아니라 업체 간의 법정 다툼 때문이다. KDDX 사업은 약 8조 원을 부어(?) 7천 톤급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이 사업이 추진되면 한국은 18척의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를 꾸릴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 경쟁 중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사업 시작부터 현대중공업이 기밀을 빼돌렸다는 논란이 일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원래대로라면 2024년에 시작해야 했을 사업인데 법정 공방에 12·3 내란까지 겹치면서 결국 예산이 삭감되었다.

 

KDDX만 제외하고 보면, “밀덕들의 산타클로스” 재림이라 할 만하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전작권 환수를 목표로 두고, 별정 임무 10개를 넘겨받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다.

 

당시 최우선 과제는 북한에 대한 감시 및 정찰이었다. 그 뒤를 이어 조기 경보, 지휘 및 통제, 정보 관리와 처리 등 그동안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 분야들이 줄을 이었다. 그전까지는 당장 대포 사고, 미사일 만들기에 급급했지, 감시와 정찰 같은 정보 자산은 늘 뒷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20년 만에 흐름이 돌아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를 외치며 예산을 쏟아붓고 한국군의 기초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애썼던 그 시도가, 20년 만에 이재명 정부에서 다시 시도되고 있다.

 

요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2030년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와 달리 이번에는 정권의 의지도 있고, 실현 가능성도 높다. 이미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평가 중 두 번째 검증을 2026년까지 마치겠다는 상황이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전력에 2조 가까운 돈을 투자하고 여기에 광개토Ⅲ Batch-Ⅱ가 여기에 들어간다. 킬체인 전력 확보를 위해 5조 넘는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여기에 보라매 사업 예산이 들어간다. 대량응징보복 전력 확보를 위해서도 7천억 넘는 돈을 투자하는데,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게 C-130H의 개량 사업이다.

 

이는 C-130 수송기에 지향성 적외선 방해 장비(DIRCM), 미사일 접근 경보 장비(MAWS) 등 자체 보호 장비를 장착해서 항공기 생존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수송기에 생존성 높여서 뭐 하게?”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 있는데, 이 사업에 따라 개량이 이뤄지면 수송기에 특수부대를 태우고 여차하면 평양으로 날아가 적 지휘부의 목을 따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항공 통제기, 흔히 말하는 조기경보기 2차 사업 비용도 들어가는데 L3 해리스가 선정됐다. 전체적으로 감시 정찰 자산에 대한 비용이 크게 올랐다. 군사위성 사업비도 증액했는데, 감시정찰 자산에 들어간 예산을 보면 정말로 격세지감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감시정찰에 쓸 돈을 화력에 쏟아부었는데, 이제는 눈과 귀를 확보하는 데 방위력개선비의 상당액을 투입하고 있다.

 

노무현 시대에 씨를 뿌렸다면, 이재명 정부는 20여 년 만에 제대로 수확하겠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전력을 확충하고 있다. 20년 전에는 할 수 있겠냐며 비아냥대던 일들이 이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로 돌아섰고, 그 가능성을 위해 투자하는 상황이다. 2026년 국방예산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력 운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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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브리핑 55: 군대는 이미 무너졌다

(딴지일보, 링크)

 

기사를 통해서 지금 대한민국 군대의 인센티브가 완전히 망가졌고, 간부들이 1년에 1개 사단 규모만큼 빠져나가고 있다는 걸 알렸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중심으로 전력 운영비가 편성됐다. 2025년 대비 5.8% 증가한 45조 8,989억 원이 편성됐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게 당직 수당이다.

 

2025년 기준, 당직 수당은 평일 2만 원, 주말 4만 원이었는데 이를 평일 3만 원 주말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이사할 때 사다리차 이용료를 신규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25년 이상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20만 원 한도의 종합 건강검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덤으로 단기 복무 장려금 지급 대상을 사관후보생, 민간 모집 부사관, 학군 부사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을 모집하고, 있는 자원들의 흔들리는 마음도 추스르려는 것이다. 여기에 초급 간부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장기 간부 도약 적금’을 신설했다. 초급 간부들에게 3년 만기 적금, 월 최대 30만 원을 가입하면, 정부가 동일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경우 최대 2,300만원 수준까지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초급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년들의 군대 기피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모병 가능 인원의 축소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이에 더해 청년층의 군대에 대한 인식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일단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렇다면, 대우라도 잘해줘야 하는데, 대부분의 국가가 사회의 평균 임금보다 적게 준다.

 

이러다 보니 군에 대한 인식은 점점 나빠지고, 전 세계적으로 병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당장 옆 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병력 충원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에 그쳤다. 1년에 9,200명을 충원해야 하는데, 신규 입대자가 4,300명에 불과했다. 이게 2022년 통계다.

 

영국도 만만치 않다. 영국 해군은 1년에 3,000명의 신규 병력이 필요한데 지원자가 1,500명에 그쳤다. 미국은 만성적인 병력 부족을 겪고 있다. 매년 6만 명 이상의 신규 병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늘 1만 명 이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에는 병력 수급이 다시 괜찮아졌지만, 갈수록 부적합자 비율이 늘어나는 등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청년이 군대를 기피하는 전 세계적 상황에서 2024년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각국의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네 나라가 침략당했을 때, 넌 싸울래?”

 

이 질문에 미국인의 41%, 유럽연합 전체의 32%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일본은 당연하게도(?) 9%만이 찬성 의지를 보였다. 일본은 그 특수성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평화헌법 아래서 살아온 세월이 근 80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가 군비를 늘리고, 국방력을 강화하려 애쓰지만 가장 기본적인 ‘병력’을 끌어오는 것에서부터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특히 유럽은 그 정도가 더 심한데, 전쟁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닥쳐서인지 군복을 벗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군대로 와야 할 청년층들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내 워라밸이 더 소중해. 군대는 돈도 짜게 주고, 워라밸도 없고, 위험하기까지 한데... 왜 가야 해?”

 

이러니 징병제 논의가 나오는 것이다. 이대로 두면 군대를 만들 수 없기에 징병제를 통해 군대를 충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제 공통된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다른 나라들이 이렇듯, 한국에서 벌어지는 초급간부 이탈 상황이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하마스와 2년 넘게 싸웠던 이스라엘군은 장기화된 전쟁의 여파일 수 있겠지만,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쟁 중에 군 복무 기간을 남성 기준으로 32개월에서 36개월로 늘릴 정도로 병력 부족 현상이 심했는데, 초급 간부들의 경우는 인력난이 더 심하다. 위관급 장교는 1,300명, 소령급은 300명 이상 부족한 상황인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군을 떠날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미 600여 명의 장교들이 조기 전역을 원하고 있고, 부사관들의 경우 군에 남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이들이 전체 인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전쟁이란 특수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군대 입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점점 병역 기피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위험하고, 힘들고, 어려운 것이 군인의 길이다. 그렇다면 대우라도 잘해줘야 하는데, 군인들 월급 사정이야 다들 아는 상황이 아닌가. ‘병장보다 적게 받는 하사’ 이슈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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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보다 적다” 논란된 하사 월급, 내년엔 200만원으로 인상

(동아일보, 링크)

 

더구나 요즘 같은 SNS 세상에서 자유를 제한당하고, 격오지에 끌려가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더 견디기 힘들 것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병장 월급 200만 원 공약으로 인센티브를 망가뜨리면서, 초급간부들의 군 이탈을 촉진시킨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12·3 내란까지 겹치면서 사관학교 자퇴율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서둘러 군 간부들의 처우개선에 나섰지만, 한참 부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금 군 간부들을 버티게 하는 게 군인연금인데,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정권 때마다 군인연금을 어떻게든 손보려 했는데 만약 군인연금마저 날아간다면 군에는 남을 사람이 몇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재명 정부에서 초급 간부들의 처우를 개선해 보겠다며 여러 대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1년에 1개 사단급의 간부들이 계속 빠져나가는 지금.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더 이상 애국심과 사명감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정인영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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