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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옹 속에 감춰진 계산

 

2026년 1월 16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 18시간 56분에 걸친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온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향해 단식투쟁 중이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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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링크)

 

2025년 말부터 개혁신당은 통일교 특검 추진을 국민의힘과 함께하겠다고 선언했고, 천하람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주도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선 것은 이러한 협력의 상징적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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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링크)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향해 독설을 퍼붓던 두 정당이, 왜 갑자기 손을 잡았을까? 이준석은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성 상납 누명 씌워 자살하라고 강요한 사람들과 단일화하라는 건 금수의 마음"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런 그가 다시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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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링크)

 

답은 간단하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개혁신당은 지금 국민의힘이라는 숙주를 찾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가고 있다. 마치 기생충이 약해진 숙주를 찾아 침투하듯이 말이다. 특검 요구는 명분에 불과하다.

 

 

2. 이준석의 전략: 귀환을 꿈꾸는 망명자

 

이준석은 일찍이 대한민국 정치에서 제3지대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때 그는 국민의힘에서 최연소 당대표로 2022년 대선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준석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불명예스럽게 당에서 축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 상납 의혹이라는 누명을 쓰고,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로 직무 정지를 당했으며, 눈물을 머금고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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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링크)

 

개혁신당 창당은 그에게 불가피한 선택이었지, 본심에서 우러나온 결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마음속에 늘 자신의 본거지였던 국민의힘으로 돌아가, 억울하게 빼앗긴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 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정치인 이준석의 서사를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혁신당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이준석은 8.34%라는 초라한 득표율로 낙선했다. 정당 지지율은 4% 안팎에 머물러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인재 유출이다. 허은아 전 대표와 김용남 전 의원도 당을 떠났으며, 화성시 당협위원장마저 이탈했다. 그나마 있던 인재들이 모두 떠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3석의 소수 정당으로서 지방선거를 독자적으로 치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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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링크)

 

이준석에게 남은 선택지는 명확하다. 국민의힘과의 연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복귀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다가가면 자신의 정치적 자존심에 상처가 나고, 지지층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치와 사법 제도를 망가뜨리는 거악 앞에서는 공조가 필요하다”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특검이라는 명분 있는 이슈를 발판 삼아 천천히 국민의힘에 침투하려 한다.

기생충은 숙주의 건강 상태가 나쁠 때 쉽게 감염된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의힘의 상태는 어떠한가?

 

 

3. 장동혁의 전략: 내부 분열을 돌파하기 위한 단식

 

국민의힘은 지금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으로 보수 진영의 분열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친윤과 반윤, 친한과 반한으로 당은 찢어졌다. 장동혁은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가 됐다. 그는 애초 한동훈의 측근으로 분류됐지만, 계엄 사태 이후 과감하게 노선을 바꿨다. 찬탄에서 반탄으로, 친한동훈에서 반한동훈으로 선회하며 친윤·친계엄 세력을 등에 업고 당권을 거머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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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링크)

 

애초부터 그의 승리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와의 결선투표에서 장동혁은 50.27%, 김문수는 49.73%를 득표했다. 불과 0.54%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였다. 이는 당내 정치 지형이 얼마나 팽팽하게 갈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장동혁은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을 포용하면서 동시에 이끌고 나가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출발한 당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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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링크)

 

최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특검으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았고, 같은 날 국민의힘 윤리위는 한동훈 제명을 결정했다. 윤석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한동훈을 향해 국민의힘은 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아직 최종 의결은 나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한동훈계는 반발했고, 비한동훈계는 환호했다. 당은 다시 한번 분열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동시에 지금 국민의힘은 당명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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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링크)

 

바로 이 시점에 장동혁은 단식 투쟁과 쌍특검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꺼내 들었다. 내부적으로는 한동훈 제명이라는 강수를 두고, 외부적으로는 민주당을 향한 극한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다.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고 대여 투쟁이라는 깃발 아래 당을 결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단식은 한동훈 제명으로 인한 당내 분열과 비판 여론을 대여 투쟁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시키는 장치가 됐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장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충성 경쟁의 장이 되었고, 지지층과 당원들에게는 허약해진 리더십을 보완하고 싸우는 야당 대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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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링크)

 

개혁신당과 손을 잡음으로써 장동혁이 얻는 정치적 계산은 세 가지다. 첫째, 국민의힘 단독 주장보다 '야권 공조를 통한 특검 추진'이라는 점에서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둘째, 한동훈계를 완전히 고립시킨다. 한동훈이 탄핵 찬성으로 당에서 밀려났다면, 이제 탄핵 찬성파의 또 다른 축이었던 개혁신당마저 장동혁 편에 서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한동훈에게 정치적 고립을 선언하는 상징적 제스처다. 셋째, 6월 지방선거에서 보수표 분열을 막기 위한 포석이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장동혁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선거에서 패배한 리더는 늘 그랬듯이 말이다. 그런데 개혁신당과 손을 잡으면 승산이 생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49.42%를 득표해 승리했다. 김문수는 41.15%, 이준석은 8.34%를 받았다. 김문수와 이준석의 득표율을 합치면 49.49%로, 이재명을 근소하게 앞선다. 보수가 통합만 됐어도 이길 수 있었던 선거였다는 뜻이다.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개혁신당과 연대하거나, 최소한 후보 단일화만 이뤄내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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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링크)

 

 

4. 장동혁과 이준석의 동상이몽 

 

이준석과 장동혁은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이준석은 국민의힘으로의 귀환과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장동혁은 지방선거 승리와 당권 안정화를 꿈꾼다.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두 사람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이준석은 국민의힘에 천천히 스며들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얻었다. 특검 공조라는 정당한 이유로 국민의힘과 협력하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며 '같은 편'이라는 인식을 심고, 지방선거 연대를 통해 당의 핵심부로 다가갈 수 있다.

 

장동혁은 허약해진 당을 결속시키고, 한동훈계를 고립시키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개혁신당이라는 외부 협력자를 끌어들임으로써 내부 분열을 덮고 외부 투쟁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두 사람의 포옹은 진정성 있는 화해가 아니다. 냉철한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다. 이 뉴스를 보며 우리는 이들의 계산을 간파해야 한다. 특검 공조가 진짜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고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정치인의 생존을 위한 정치 쇼라는 점이다.

 

정치는 본래 이해관계의 게임이다. 이준석과 장동혁의 동상이몽, 그 뒤에 숨은 각자의 계산을 꿰뚫어 보는 것이 이 뉴스를 제대로 보는 법이다. 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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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보좌관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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