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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아폴리스에는 수많은 한인이 살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명목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파견에 무차별 단속을 벌인지 벌써 두 달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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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민 2명이 ICE의 총격에 사망하면서, 미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는가? 

 

ICE의 탄압으로 가장 이슈의 중심에 선 미네소타주에는 수많은 한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2만 8,000여 명으로 추산). 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입양간 한인 입양인이다. 당연히 미네소타주의 최대 도시 ‘미네아폴리스’에도 수많은 한인이 살고 있다.

 

지난 기사(링크)에서는 미네아폴리스의 현재 상황을 다루며 얼마나 그곳의 이민자들이 공포에 떨며 탄압당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 한인들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어 미네아폴리스에 살고 있는 한인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네아폴리스의 한인들은 현재 어떤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가?” 

 

지난 1월 28일 미주한인교육봉사협회(NAKASEK) 주최로 열린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 현지 한인들의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말한 이야기임을 밝힌다.

 

먼저 김 박 넬슨 박사(Dr. Kim Park Nelson)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 박 넬슨 박사는 한국에서 온 입양인이며, 현재 위노나 주립대 교수다. 미네소타주 현지 한인 인구는 2만 8,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전술했듯 이중 절반 이상이 입양인이다.

 

 

김 박 넬슨 박사 “미네소타의 한인들은 ICE에 탄압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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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AKASEK 기자회견 캡처>

 

저는 1971년에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자랐습니다. 트윈시티(미네아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 산 지는 25년 되었습니다. 현재 한인 입양인은 미네소타주 한인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부터 2개월간 한국 입양인들은 ICE에게 지속적으로 탄압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입양인 수천 명의 삶은 파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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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TL>

 

ICE는 식당, 학교, 병원, 식료품점 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ICE의 단속을 피해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 중 ICE에게 붙잡혀가는 모습을 선생님들이 바라만 봐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유색인종은 시민권 여부와 상관없이 ICE 단속이 무서워서 몸이 아파도 병원에 오는 일을 꺼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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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자영업자는 ICE 단속을 무서워할 뿐만 아니라, ICE가 나타날 때마다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아 매출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쇼핑하러 나가는 것조차 꺼리고 있는데, ICE가 가게나 주차장에서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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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단속으로 텅 빈 미네소타 식당

출처-<게티이미지>

 

ICE는 대놓고 인종차별적으로 단속합니다. 아시아계, 라틴계, 아니 백인이 아닌 모든 사람은 이민 단속의 표적이 됩니다. ICE는 도로 길목 또는 주차장마다 지키고 서 있으면서, 백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만 미국 시민권 서류를 요구합니다. 

 

ICE는 자체적인 이민 단속 명단을 갖고 단속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명단은 엉터리입니다. 예를 들어, 이민자지만 미국 시민으로 이미 귀화를 마친 사람들, 이미 체포되어 감옥에 있는 사람들도 명단에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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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까지 단속하는 ICE 요원들

출처-<게티이미지>

 

물론 우리 한국 입양인 대다수는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하지만 ICE는 그런 건 상관도 하지 않습니다. 시민권자여도 문제가 생길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여기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갑자기 마스크를 쓰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ICE 요원이 갑자기 다가와서 시민권, 이민 서류를 요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그 자리에서 바로 모든 걸 완벽하게 제출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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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이민자를 체포하는 ICE

출처-<AFP>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버스정류장에서, 주차장에서, 식료품점에서 무작위 수색을 당하는 형편입니다. ‘아시아계 얼굴’(Asian Face)을 가졌다는 이유로, 여러분 외모가 애매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무조건 수색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런 일을 당하게 되면 누구라도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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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미네소타주는 입양아와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주입니다. 1970-80년대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의 상당수는 미네소타에 살게 됐으며, 미네소타는 저희를 환영해주었습니다. 우리들 입양아 절대다수는 백인 가정에 입양돼 자랐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이민자 사회나 이민 관련 법률 지식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이민 단속을 앞두고 합법 이민 신분을 증명하려면 어떤 이민서류가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대다수 한인 입양아는 자기 가족, 또는 직장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입니다. 그래서 직장 상사가 ICE 단속에 협조한다든지, 가족 등 일부가 ICE 단속을 지지할 때 당황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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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의 이민자 체포를 바라만 보는 백인 이웃

출처-<게티이미지>

 

저는 미네소타 대학(University of Minnesota) 캠퍼스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은 제가 박사학위를 딴 곳이기도 하죠. 저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입니다. 교수라는 직업 덕분에 ICE 단속을 피해 집에 머물면서 근무해도 되고, 모아놓은 돈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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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온 ICE를 감시하는 주민들

출처-<Damla>

 

하지만 ICE가 우리 동네까지 온 상황이기에 저도 두려운 상황입니다. 외출을 거의 못 하고 있는 건 당연하고, 밖으로 나가야 할 때는 ICE가 밖에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미국 여권을 휴대하고 있고요. 혹시라도 체포될 경우를 대비해 지갑에 추적 장치를 넣어놓고 다니는 상황입니다.

 

 

이삭 리 목사의 이야기

 

다음으로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노숙자 쉼터를 운영하는 이삭 리 목사의 말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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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AKASEK 기자회견 캡처>

 

저희는 요즘 ICE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ICE는 인근 주차장을 휩쓸고 다니며, 헬리콥터가 하늘 위에 떠 있습니다. 다행히 그들이 아직 저희 쉼터까지 오진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는 한국인과 대만인 이웃들이 있는데요. 모두 ‘피난 가방’(Go Bag)을 꾸려두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피난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박 넬슨 박사님이 말한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집 주변이 안전한지 언제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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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로이터>

 

저는 두 아이가 있는데, 애들과 함께 나갈 때마다 가방에 위치 추적 장치를 붙여둡니다. 만약 우리 부부가 차를 타고 가다가 체포되거나 끌려 나가게 된다면, 자동차엔 우리 애들만 남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남들에게 애들 위치라도 알려두려고 합니다. 4살짜리와 2살짜리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건 정말 가슴 아프고 고통스런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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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저희 딸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 대다수는 아시아계입니다. 한국인, 몽족, 하와이계, 뉴질랜드 학생들이 있죠. 그래서 저희는 애들의 등하교를 위해 학교 주자창에 갈 때마다 망원경을 가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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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근처에서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를 체포하는 ICE

출처-<AFP>

 

제 주변의 한인 업소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장 위험한 건 아니지만,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합니다. 한 한인 업소 사장님은 코로나19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ICE 단속 후 매출 60%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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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앞까지 단속하는 ICE를 바라보는 목사

출처-<게티이미지>

 

저희 교회는 현재 여러 인종이 다닙니다. 이 교회는 라틴계, 몽족, 카렌족, 백인, 흑인, 한국인 등이 다닙니다. 최근 몇 개월간 교회 근처에서도 ICE 단속이 있었는데, 아이 둘을 포함한 일가족이 모조리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교회 동쪽의 동네에서 스님 한 분이 차가운 겨울날 속옷만 입은 채 ICE에게 체포된 사건도 있었고요.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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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단결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에도 최근 두 달간 외출을 못 하는 두 가족이 있습니다. 무서워서죠. 그래서 교인들은 ICE 단속을 피해 집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교인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교회가 이민자들의 비자, 영주권, 미국 시민권 취득을 돕는 ‘인디펜던트 커넥션’이라는 봉사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이제 교회 자원봉사자들은 또 출근하지 못해 월세를 못 내 집에서 쫓겨날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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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사람들은 ICE에 체포돼서 타주에 수감된 사람입니다. 이 사람들이 이민 구치소에서 풀려나면, 갈 곳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미네소타에서 체포됐는데, 텍사스 이민구치소에서 풀려나는 거죠. 그럼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제 주변에도 엉뚱한 곳에서 풀려간 두 가족을 봤습니다.

 

Q. 르네 굿 씨와 알렉스 프레티 씨의 죽음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르네 굿 씨가 살해됐을 때, 우리들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포와 분노, 그리고 그런 일이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충격이었죠. 그리고 사람이 죽었는데 변명과 거짓말, 그리고 은폐만 하는 이 정권에도 환멸을 느낍니다. (트럼프) 정부는 항상 이런 식으로 해왔죠.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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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굿의 사망 다음 날 ICE에게 소리치는 시민들

출처-<게티이미지>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의 죽음은 둘 다 비극이지만, 알렉스 프레티가 죽었을 때는 두 번째 죽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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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

 

제 이웃 중에도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미네아폴리스에서 살해당한 보훈병원 간호사 말이죠. 다들 참 좋은 사람이라고 했어요. ICE에게 구타당하던 사람을 구하려고 했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죠. 그 사람은 병원에서 정신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똑같이 도와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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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프레티가 생전에 근무했던 보훈병원 모습

출처-<CBS News>

 

 

한발 물러선 트럼프

 

기자회견이 열린 1월 28일, 트럼프 행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 ICE 단속을 총괄하던 그레그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국경 차르’라고 불리는 이민 단속 총책임자 톰 호먼을 미네소타 현지에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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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현지에서

이민 단속을 총지휘하던 그레그 보비노.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경질되어

국경으로 쫓겨남에 따라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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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호먼

출처-<AP>

 

이민 단속을 총괄하는 톰 호먼은 미네소타에 도착해 “당분간 범죄자 이민자만 체포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미국 민심에 트럼프 행정부도 당황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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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

 

트럼프 행정부의 ‘일단 후퇴’는 잔혹한 이민 단속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비폭력으로 맞선 미네소타 시민들이 거둔 ‘작은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무소불위’ 트럼프의 붕괴는 미네소타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바다 건너 우리들도 앞으로 미네소타 시민들이 겪는 상황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야 할 이유일 것이다.

 

 

편집: 임권산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고물상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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