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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가 지금 해산 총선거를 하는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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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중의원 해산

2월 8일 총선거를 발표하는 

다카이치 일본 수상

 

다가오는 2월 8일에 치러지는 일본 총선거를 생각할 때는 우선,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가 아닌 임기 중간의 해산 총선거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중의원에 대한 해산권은 수상의 전권사항(헌법 7조)이고, 이 권한을 잘 쓰면 안정적인 정권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반대로 잘 못 쓰면, 오히려 역풍을 맞아 정권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양날의 검 같은 권한이 수상의 국회 해산권이다. 

 

다카이치는 이런 해산 총선거를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 해산 총선거는 특별히 내세울 ‘명분’이 없다. 

 

명분이 없다.PNG

 

다카이치의 혼네(속내)는 당연히 여소야대의 불안정한 의석수를 극복하여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하고자 하는 것이겠지만,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그건 정치권에서 알아서 잘 풀어갈 일이지, 정권 3개월 만에 엄한 돈(선거 비용으로 약 850억 엔 소요 추정)을 들여가며, 4년 임기 중 이제 1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중의원을 해산하여 굳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당위성도 명분도 매우 약하다.

 

다카이치는 해산 총선거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의 수상으로 적합한지 아닌지를 심판받겠다.” 

 

즉, 자신은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에 의해 선출된 자민당 총재가 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수상으로 선출이 된 것이지, 국민적 지지와 신임을 얻어 수상이 된 것이 아니니, 이번 기회를 통하여 국민적 지지와 신임을 얻은 명실상부한 일본의 리더로서 정통성을 확인하고자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지금 일본의 의원내각제가 갖고 있는 제도적 모순을 수상 자신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수상은 자민당 총재가 담당하는 것이 상례였는데, 자민당 총재는 자민당 국회의원과 전 국민의 1%도 안 되는 당원(약 100만 명)에 의해 뽑힌 선출직일 뿐이지, 국민의 대표로 뽑힌 공선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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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출처-<MBC>

 

이런 의원내각제의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한계를 다카이치 수상이 해산 총선거를 선언한 이유를 말하여 스스로 밝힌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 꼭 선거를 해야 하나?” 하는 의문점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갖다 붙여보아도 명분이 궁색하다. 명분이 없는 해산 총선거임을 자백하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대의명분도 취약한 데다, 다카이치 정권에 대한 책임 추궁을 회피하려고 하는 회피용 해산 총선거라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즉 대만 문제로 불거진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었고, 그에 따른 영향이 이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정기 국회가 시작되면 당연히 야당에 의한 거센 추궁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했다. 

 

또한 고물가 대책 등의 서민경제를 위한 대책이나 정책은 뒷전으로 한 채, 선거전에 돌입해야 하는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게 가능할까?

 

전술한 이유에 더해, 다카이치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통일교 스캔들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속셈도 있다. 한국의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통일교와 자민당 정치가와의 관련 파일 ‘일명 TM(True Mother/참어머님) 보고서’가 일본에 알려지면서, 그 안에 다카이치 총리의 이름이 30번 이상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과 수많은 자민당 의원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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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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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링크

 

당연히 야당은 국회 개원 이후 이 부분에 대해 집요한 추궁과 맹공을 할 것이다. 다카이치는 해산 총선거를 통해 이런 상황을 아예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속셈도 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야당에 의해 확산되고 증폭될 것이지만, 국회에서 추궁받는 것보다는 낫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다카이치가 이번 해산 총선거를 하는 제대로 된 명분을 말하지 못하는 건 실제 이유가 다음의 이유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1. 중국과의 대립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 추궁 회피

 

2. 정치 비자금 문제를 일으킨 자민당 의원들을 재공천한 것에 대한 문제 회피

 

3. 다카이치 수상 자신의 통일교와의 연관 의혹 회피 등

 

선거 승리를 통하여 이런 악재의 불씨를 제거하자고 하는 의도인 것이다.

 

 

선거 열풍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

 

국회 개원일인 1월 23일 해산 총선거를 선언하고, 27일 공시를 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2월 8일 투개표가 실시된다. 

 

이는 전후 치러진 모든 선거 중 해산부터 투표까지 16일밖에 걸리지 않는 가장 짧은 선거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어 먹는 식의 속전속결이다. 그런데 시기가 선거와는 미스매치다. 지금 시기는 일본에서 선거와 맞지 않는 계절이다. 잘 알다시피 1월 말 2월 초는 일본에서도 가장 추운 엄동설한의 한겨울이다. 

 

원래 선거는 전국적으로 열기가 퍼지면서 달아올라야 하지만, 지금은 계절적으로 선거의 열기가 전달되기 힘들다. 특히나 동북 지방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겨울은 동장군의 위세도 대단하지만, 폭설로도 유명하다. 몇 미터나 되는 폭설이 많이 내리는 계절에 선거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매우 무모한 일인 것이다. 실로 1월에 해산 총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1990년 1월 이래의 35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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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훗카이도 상황

출처-<한겨레> 링크

 

1월과 2월은 일본의 입시 시즌과도 겹친다. 대학 입학 시험은 물론이고 중고교의 수험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수험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선거보다 자녀의 입시가 더 중요한 행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기간도 짧고, 계절은 제일 추운 한겨울이며, 학교의 입시 시즌과도 겹치면서 선거의 열풍은 여느 선거보다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자민당이 극복해야 할 난관 

 

앞에서는 이번 해산 총선거가 명분이 약하고, 시기적으로도 일 년 중 가장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인 점과 일본의 중고교 대학의 입시 시즌과도 겹치는 등 선거를 치르기에는 계절적으로 미스매치인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어찌 보면 다카이치 수상의 높은 지지율로 상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각 미디어마다 차이는 있지만, 다카이치의 지지율은 통상 60%대에서 70%대를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권 발족 3개월이 지나면서 허니문 기간의 효험도 떨어질 때가 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던 터라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싶은 것이 다카이치의 혼네(속내)인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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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P>

 

그런데 해결해야 할 큰 난관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 난관은, 다카이치라는 정치인 개인과 그가 속한 당의 지지율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다카이치의 지지율은 고공행진 하고 있지만, 자민당의 지지율은 30% 대를 턱걸이하며 별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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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NN 여론조사에서는 30%도 안 됐다.

 

또한 다카이치 수상에 대한 지지도 적극적인 지지와 소극적인 지지가 있다. 적극적인 지지는 무슨 변수가 있어도 변동이 없겠지만, 소극적 지지자는 변수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 투표 행동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수상 입장에서는 선거 국면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자민당 지지로 연계시키는 선거 전략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할 것인가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카이치는 자신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고무되어 예산 국회도 팽개치고 한겨울에 선거를 실시하는 강수를 두었다. 더구나 자민당 집행부 간부와 상의도 없이 자신의 일부 심복하고만 협의하고 결정했다고 알려진다. 

 

이도 다카이치 개인의 정치가로서의 캐릭터일지도 모르겠지만, 고공행진을 하는 지지율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다. 소위 ‘지지율의 패러덕스(역설)’에 빠진 느낌이다.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이런 절차적 문제 등은 해소되겠지만, 현상 유지 정도의 결과가 나온다면, 다카이치의 이런 선택에 대한 책임 문제가 자민당 내에서 당연히 불거질 것이고, 단명 정권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난관은, 공명당의 조직표이다. 사실 자민당이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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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공명당 제16회 임시 전당대회

 

왜 그럴까. 다음 기사에서 이어 다뤄보겠다.

 

<계속>

 

 

편집 : 임권산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이헌모

(일본 중앙학원대학 법학부 교수, 정치학 박사)

 

 

 

 

편집부 주

 

30여 년간 도쿄에 살며 일본 정치를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이헌모 교수가

재일한국인의 눈으로 본 생생한 일본정치 현장과

일본 우경화의 현주소를 진단한 책이다.

 

일본 정치가 돌아가는 원리와 어떻게 우경화가

독주할 수 있는지 궁금한 독자는 집어드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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