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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군권을 넘겨받자마자 반부패를 내세우며 중국군 개혁에 속도를 냈다. 곧바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선포했고, 다음과 같이 못 박았다. 

 

“군은 당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

 

이른바 ‘청당지휘(聽黨指揮)’의 등장이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절, 군에 끌려다니던 모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군 구조 개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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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뒤에는 장성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뉴스1, 링크)

 

지난 회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중국군은 4대 총부와 7대 군구 체제로 나뉘어져 각자의 영역을 서로 인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각각의 군구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만들고 관리했다. 각자 알아서 필요한 무기를 사들였고, 직접 명령을 내릴 중앙 지휘부는 비어 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군구가 하나의 군벌처럼 움직일 수 있는 구조였다.

 

이를 시진핑이 5개 전구 체제로 재편하고, 합동작전 지휘 센터를 설치했다. 

 

“앞으로 군 명령은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각 전구, 그리고 부대로 이어지는 군령 체계를 확립한다!”

 

지휘 계통을 수직화한 것이다. 육군 지휘 기구가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전까지 중국군이 얼마나 제멋대로 움직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진핑이 주석 책임제를 통해 군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하려 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중앙군사위원회의 위원 숫자를 줄이고, 측근 세력을 전면에 배치하며 동시에 고강도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었다. 15만 명에 달하는 고위 장교를 날려버리고 기율 위원회를 만들어 군 고위 간부들을 이 잡듯이 잡았다. 차곡차곡 본인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단계를 밟아간 것이다.

 

그러면서 당장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어야 하고, 2027년에는 ‘뭔가’를 하겠다는 의지도 스리슬쩍 내비쳤지만, 중국군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살짝 한눈팔면 전투기 300여 대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소총 따위는 수십만 정이 사라지는 게 중국군의 현실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일로 뚜껑이 안 열리는 건 애교로 보일 지경이다.

 

반부패는 진행됐지만, 부패의 사슬은 쉽게 끊기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중앙군사위원 7명 중 5명이 날아간 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장유샤가 날아간 이유

 

장유샤에게 제기된 혐의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훼손했다.”

“부패 문제에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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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샤
(매일신문,
링크)

 

장유샤가 기율과 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발표가 나왔을 때, 그의 반부패 혐의는 반쯤 확인된 상황이었다. 시진핑이 지난 10년간 기율 위원회를 만들어 끊임없이 중국군 내부의 부패를 척결하려 애쓴 걸 보면, 장유샤 역시 뇌물을 받았거나 부패를 저질렀을 확률이 매우 매우 높다. 중국군은 승진에도, 또 승진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뇌물을 써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장유샤 정도의 위치라면, 조 단위로 돈을 해 먹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다만, 장유샤가 구체적으로 어떤 비위를 저질렀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문제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시진핑이 용납할 수 없는 짓을 했을 것.”

 

앞서 언급했듯이 시진핑 집권 이전까지 중국군은 당의 통제력을 은근히 무시하며 자기 군구 안에서 제멋대로 행동했다. 이를 시진핑이 그냥 두지 않은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이 독재를 하려 한다.”

“4 연임을 위한 바닥 다지기다.”

“군을 장악해 영구 집권을 준비한다.”

 

여기서 더해 군 내부 파벌 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니까 장유샤를 중심으로 한 ‘월전파(월맹과의 전투를 겪은 이들)’와, 시진핑의 푸젠 인맥을 기반으로 한 ‘시군(習軍)’ 세력의 핵심인 ‘푸젠파’ 사이의 권력 다툼이라는 해석이다. 시진핑이 푸젠성에서 키운 측근들이 장유샤의 월전파에 밀렸다는 주장인데, 이건 무리한 지점이 있다.

 

시진핑이 군의 부패 척결을 위해 측근까지 내치며 ‘성역 없는 반부패’를 시도했다는 분석도 있고, 또 월전파와 푸젠파의 1차 충돌에서 월전파가 승리했고, 이들 세력이 눈에 띄게 확장되자 시진핑이 선제적으로 월전파를 처단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군 관련 사안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쿠데타 모의일 수도 있고, 친위 쿠데타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건 요원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건 앞으로의 중국군이다. 

 

 

중국군은 어디로 가는가

 

시진핑이 군권을 장악한 이후 10여 년간 줄기차게 내세운 한 가지 구호가 있다.

 

“싸워서 이기는 군대.”

 

그동안 시진핑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움직여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의 명령이 군 내부에서 곧바로 실행되도록 중앙군사위원회를 재편했고, 지휘 체계를 수직화했다. 군권을 주석에게 집중시킨 것이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볼 수 있다. 

 

15년 전, 전략무기 시험 성공 소식을 자국 군대가 아니라, 경쟁국의 정치인에게 듣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던 곳이 중국이다. 시진핑은 이것들을 뜯어고치려 한 것이다.

 

“미국이랑 패권 경쟁하려면, 일단 싸울만한 군대를 만들어야 하잖아. 미사일 연료탱크에 물 채워 넣는 미친놈들 데리고 어떻게 전쟁을 해?”

 

시진핑의 이 말에 중국군이 반박할 수 있을까? 시진핑 이전의 중국군은 비정상의 총합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중국군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장유샤의 숙청을 보면, 시진핑도 나름 각오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베이징 경비 책임자인 위수구 사령관을 무장경찰 출신으로 교체했고,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성(省)급 군 책임자들 역시 대거 교체됐다. 이는 장유샤 파벌의 반발을 예상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이번 숙청이 반부패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정치 투쟁의 성격도 있다는 의미다(아닌 게 더 이상하겠지만). 

 

이 상황에서 시진핑의 중국군은 어떻게 변할까. 우선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대만 복속? 헛소리하지 말라고 해. 지금 중국군으로는 누구랑 싸워도 안 돼. 우선 군 내부 문제부터 해결하자.”

 

시진핑은 군 내부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장유샤와 중앙군사위원회를 뒤엎었다고 볼 수 있다. 숙청의 배경에 정치적 요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들만 놓고 보면 일단은 중국군 개혁을 위한 행보로 보인다. 대외적인 군사력 투사 이전에 내부 단속과 부패 척결을 목표로 한 것이다. 내부 단속이 된 다음에야 대만도 보이고, 미국과의 한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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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 링크)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개혁을 마친 중국군은 과연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군대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시진핑은 지난 10여 년간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 왔지만, 그 성과로 구조적 체질 개선되었냐고 묻는다면 언 발에 오줌 누기, 된 게 거의 없다고 답하겠다. 일단 중국이란 나라는 국가 규모가 너무 크고, 병력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너무 많다. 조직이 방대한 만큼 구석구석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민해방군은 태생부터가 정치적 군대다. 언제나 당과 연계해 미묘한 줄타기를 해왔다. 1952년 이후 11차례나 개혁이 반복됐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개혁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진핑이 계속해서 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그의 측근들조차 부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장유샤의 숙청이 정치적이든, 반부패 조치이든 간에, 시진핑의 군 개혁 성공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장유샤를 비롯한 군내 파벌 정리가 곧바로 “싸우기 위한 군대”의 완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 선출 과정을 보면, 수 십 년간 다양한 성과를 보여야 하고, 그 사이에서 수많은 꽌시를 맺어야만 겨우 권력의 문턱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세력을 만들지 못하면 권력도 가질 수 없다. 이 세력 중 한 축이 군대 내 인맥이다. 장쩌민이 왜 일주일에 서너 번씩 군 장성들과 밥을 먹었겠는가. 

 

마오쩌둥의 말처럼,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인민해방군은 그 자체로 권력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세력이며 권력 구조의 한 축이다. 이들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파벌을 만들 수밖에 없다. 파벌은 돈을 필요로 하고, 그 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독재자의 군대가 실전에 약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정치적인 군대가 싸우기 위한 군대로 거듭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시진핑 자체가 한없이 독재에 가까운 존재인데, 그의 군을 개혁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중국군은 어쩌면 13번째 개혁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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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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