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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다루는 ‘뉴이재명’은

 

대통령의 성과에 설득되어 지지로 돌아선,

 

정쟁에 무심한 대다수의 신규 지지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스스로를 뉴이재명이라 칭하며

 

선명한 정체성과 과격한 정치적 수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특정 행동 그룹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근 민주진영의 최대 화두는 ‘뉴이재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지지층의 등장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새롭게 유입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 그룹을 뜻한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신들은 이념에 매몰되지 않은 실용주의자이자, 기존 민주당의 조직과 계파 정치를 혁파하려는 개혁 세력이며, 또한 과거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김어준, 유시민 등 586세대와 결별하고, 오직 이재명이라는 리더의 성과와 효율성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뉴이재명의 이러한 방향성은 당연하게도 같은 진영 내에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주장을 받아주고 키워주며 분열을 키우는 맨 앞에 진보 언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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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링크)

 

자칭 뉴이재명이라는 이들의 주장은 새로운 주장이 아니다. 그 주장을 한 겹만 벗겨보면, 두 가지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 첫번째는 민주당과 민주진영 전체가 쌓아 온 역사를 미래의 자양분이 아닌 청산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는 점이다. 두번째로는 당과 사람을 오직 이재명의 성과를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역사에서 가치를 지우고 사람을 도구로 쓰는 정치, 그것이 이들이 ‘실용주의’라 부르는 것의 실체다.

 

 

문제점1. 역사의 수혜는 누리겠다는 정치적 무임승차

 

H.O.T.의 유산 없이 BTS가 없고, 임요환이 닦아놓은 e스포츠의 토양 없이 페이커라는 신화가 불가능했듯, 모든 위대한 성취는 앞 세대가 쌓아 올린 문화와 정신을 자양분 삼아 피어난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적 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중의 한반도 평화와 복지국가의 초석, 노무현의 권위주의 타파와 지역주의 투쟁, 문재인의 시스템 민주주의 등을 비롯해 민주진영에서 수많은 정치인의 노력과 성과가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경로 의존성의 결과물이자, 연장선에 이재명 대통령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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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링크)

 

철학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는 인간을 ‘서사적 존재’라 정의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며, 역사의 부채와 자산을 동시에 상속받는 존재라는 뜻이다. 우리가 일본에 과거사 반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현재의 일본인들이 직접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지라도, 그들은 조상이 쌓아온 역사 위에서 현재의 번영을 누리고 있기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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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링크)

 

그런데, 뉴이재명 세력의 논리는 정반대다. 민주당의 역사적 자산인 정당 조직, 정통성, 지지 기반은 누리면서, 그 역사가 요구하는 책임과 질서는 거부하고 있다. 전형적인 정치적 무임승차다. 과거를 부정하면서 현재의 이익만 취하겠다는 태도는 실용주의가 아니라, 기생의 논리일 뿐이다. 그저 ‘염치 없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근본적인 자기모순도 있다. 뉴이재명은 이재명을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이재명을 만들어낸 토대를 허무는 행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70년 역사가 없었다면 이재명도 없었다. 결국 뉴이재명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은, 자신들이 그토록 사랑한다는 이재명의 뿌리를 스스로 뽑는 것이다. 이재명의 가장 위험한 적이 뉴이재명 자신들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문제점 2. 혁신으로 포장된 밥그릇 투쟁

 

이 대목에서 뉴이재명 세력이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민주당의 역사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역사를 오염시킨 기득권 계파 구조를 혁신하자는 것이다.”

 

언뜻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이 역시 정교하게 포장된 기만에 불과하다.

 

진정한 혁신은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당원 토론, 경선, 강령 개정, 대의원 결의, 이것이 70년 민주당이 축적해온 자기 교정의 방식이다. 노무현도, 문재인도, 이재명도 바로 이 절차를 통해 당의 리더가 됐다. 그러나 뉴이재명 세력은 이 절차를 폄훼한다. 당의 지도부 일부를 국정 방해 세력으로 규정한다거나 외부 여론과 지지율 수치를 무기로 당내 권력 구도를 흔들려고 한다. 혁신이 아니라 자신들의 밥그릇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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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링크)

 

더 나아가 묻고 싶다. 지금 그들이 혁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친문·친청은 과연 민주당 역사와 무관한 외부 세력인가. 그들 역시 이 당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당원이자 지지자다. 누가 ‘진짜 민주당’이고 누가 ‘청산의 대상’인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뉴이재명 세력에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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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링크)

 

최근 정청래, 이성윤, 최민희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서 강제 탈퇴처리 됐다. 명분은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와 엇박자를 보이며 당내 분란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곳의 회원수는 21만 명이다. 정청래 대표는 카페 회원 전체 투표수 1,231표 중 찬성 1,001표를 받아 카페에서 강제 탈퇴 당했다. 수치로 보면 팬카페 회원수의 0.48%에 불과하다. 0.48%의 회원이 모여 정청래 대표를 이재명 팬카페에서 강퇴처리한 것이다.

 

그들의 행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NBS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청래 대표의 긍정평가는 71%였다. 과연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면 이 수치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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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3. 적의 언어를 빌려 쓰는 자들

 

뉴이재명의 주장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낯이 익다. 민주당의 역사를 구태로 규정하고, 86운동권을 기득권으로 몰아붙이며,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이 언어는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이 수십 년간 민주당을 공격할 때 써온 바로 그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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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링크)

 

 

뉴이재명은 스스로를 민주진영의 새로운 세력이라 칭하지만, 정작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와 논리는 국민의힘이 가장 반기는 언어와 방식이다.

 

운동권 세대를 비롯한 민주진영의 정치인들이 기득권화됐다는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들이 한순간에, 한꺼번에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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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링크)

 

정치인의 판단 기준은 세대가 아니라 그 인물의 쓸모에 따라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쓸모가 없어진 사람들은 이미 자연도태 되었고, 게중 어렵게 연명 중인 사람들은 앞으로 서서히 도태될 것이다. 특정 세대가 정치권에서 이걸에 사라진다고 해서 과연 대한민국 정치에 혁신이 일어나고 새로운 정치가 탄생하겠는가? 어느 분야 건 세대교체는 늘 서서히, 마땅히 있어야 할 때에 있는 법이다.

 

적이 가장 원하는 것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다. 내부 분열이다. 뉴이재명이 친문·친청을 향해 “구태”, “기득권”, “청산 대상”이라는 낙인을 찍을 때마다, 그 언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이재명과 민주당의 역사를 갈라놓는다. 이것이 보수 언론이 뉴이재명 현상을 그토록 반갑게 조명하는 이유다.

 

진영 내부의 비판과 혁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비판의 언어가 적진에서 빌려 온 것이라면, 그 혁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물어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적의 프레임을 내면화한 세력은, 결국 적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도구가 된다. 문파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문제점 4. 신규 유입된 지지자 20%에 대해

 

언론에서는 뉴이재명 세력이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60% 중 20%라고 분석하며, 이들이 돌아서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해석대로라면 이재명 대통령을 취임 이후에 지지하게 된 뉴이재명 세력은 한날 한시에 지지했다가, 또 한날 한시에 지지를 철회한다는 뜻인데 그게 말이 되나?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 논리를 받아들이면 민주진영의 정치는 가치와 철학이 아닌 여론조사 결과의 숫자만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이 말하는 20%는 어디서 왔는가. 그 20% 역시 민주진영이 만들어낸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결과물을 보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민주당이 없었다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없었다면, 그 20%가 결집할 구심점 자체가 애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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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링크)

 

 

결론

 

한강 작가는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라고 했다. 과거의 희생과 기억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위기의 순간 그들을 지켜준다는 통찰이다.

 

민주진영의 역사 속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이름과 그들이 지켜온 가치는 낡은 유물이 아니다. 리더가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기도 했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리더를 지탱해주는 가장 강력한 갑옷이 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를 지켜낸 것은 화려한 지지율 그래프가 아니라,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헌신과 결속이었다.

 

뉴이재명 세력은 “산 자(이재명)를 위해 죽은 자(과거의 가치)를 죽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진정한 국정 동력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과거를 자양분 삼아 미래로 나아가는 계승의 혁신에서 나온다.

 

당내 혁신을 원한다면 소수 팬덤의 완장질이 아닌 당원의 투표로, 여론의 협박이 아닌 정책 토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계파를 청산하고 싶다면 그 역시 민주당이 단련해 온 집단지성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의 방식’이며,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낸 방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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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보좌관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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