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천궁II.webp

출처 - 경향신문 (링크)

 

천궁II

러시아의 유산에서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천궁 미사일은 역시나(!) 러시아의 기술이 들어간 미사일이다. 정말, 러시아 아니었으면 지금의 방산강국 한국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 기사에서 젤렌스키가 PAC-3 달라고 앓는 소리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천궁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젤렌스키는 콕 찍어서,

 

“우리 천궁 필요하니까 미사일 좀 보내줘!”

 

라고 말했었다. 우크라이나 대사가 LIG를 직접 찾아가려고 했었고, 나름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문제는 이게 러시아하고의 관계도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쪽이 너무 막 나갔다. 돈 주고 사겠다고 해도 줄까 말까인데,

 

“대승적 차원에서 공짜로 줬음 좋겠다.”

 

라고 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뒤로는 돈 주고 사겠다고 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안 파는 게 맞았다.

 

지금이야 천궁Ⅱ가 인기폭발이지만, 한 때 이 녀석을 취소하네 마네 말이 많았었다. 송영무 국방장관 시절에 이거 취소하자고 했다가, 공군 출신 국방장관이 들어서면서 다시 사업이 궤도에 올라타고, 여하튼 부침이 좀 있었던 미사일이다.

 

천궁에 대한 개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으니, 이 정도에서 정리하자. 이 녀석의 성격을 알려면, 별명부터 확인해 보면 된다. 천궁은 한국형 패트리어트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애초에 목표란 게 북한의 탄도탄을 막아보겠다고 나온거다. 그러다 보니 탄두를 직접 때릴 수 있는 직접충돌(hit-to-kill) 방식이다. PAC-3와 유사하다. 하긴 원래 목표가 패트리어트였으니, 비슷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데, 생긴 건 러시아제 9M96E(S-400)랑 판박이다. 하긴 S-400 기술을 도입했으니...

 

9M96E(S-400).jpg

9M96E(S-400)

 

천궁(S-400).jpg

천궁II

 

지금 한국 방산의 근간에 러시아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녀석이다. 어쨌든 이 녀석은 패트리어트와 마찬가지로 중고도에서 미사일 방어를 맡는다. 한국도 다층방어를 염두에 두고,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체계를 구축했는데 상층방어는 L-SAM이 맡고, 하층방어는 천궁Ⅱ와 PAC-3가 맡는다.

 

북한 탄도탄 위협 속에서 살아야 했던 한국이었기에 미사일 방어에도 진심이었다. 하긴 북한 핵을 막아내겠다고 3축체계를 구축했던 시간이 얼마인가? 한국형 미사일 방어란 게 북한 핵이 만든 결과물인 거다.

 

 

UAE가 '천궁'을 선택한 이유: 패트리어트의 대안과 가성비의 미학

 

지금까지 천궁을 사간 나라를 따져 보면, 한국은 당연히 사갔고(7개 포대정도 배치된 걸로 안다), UAE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UAE가 미사일 방어체계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툭하면 후티 반군들이 미사일 날리려고 하고 있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이란은 여차하면 미사일 날릴 생각을 하고 있지...이 삭막한 상황에서 요격미사일 한 발이 아쉬운 거다.

 

이 즈음해서 중동의 여러 나라들, 그러니까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등이 다들 천궁을 구매하겠다고 의사를 타전했다. 이때 한화측이 이라크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이라크가 북한과 친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중간에 방사청이 끼어들어서 두 업체의 갈등은 무마됐다(북한 말고 다른 뭔가가 있었을 거 같다). 뭐 어쨌든, 체계 개발은 LIG가 했지만, 탄두와 추진체는 한화가 생산하는 거라 방사청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UAE는 무기가 필요하다. 이란과의 전쟁 이전에도 이미 후티 반군 때문이라도 미사일이 필요했다. 그러다 천궁이 걸린 거다.

 

천궁 2 uae 수출.jpg

 

천궁이 UAE의 입맛에 맞은 게,

 

“야, 우리가 아무리 돈이 넘쳐나도 미사일로 윷놀이 할 것도 아니고… 적당히 가격 맞춰야 하지 않겠냐?”

 

전 세계의 한다하는 방공체계는 다 사왔던 UAE지만, 이게 또 무턱대고 비싼 거… 그러니까 패트리어트 같은 걸로만 도배할 수는 없는 거다. 납기도 문제지만, 가격이 만만찮다. PAC-3 한 발 가격이 대략 60억원 선이다. 천궁의 경우는 한 발 당 대략 15억원 선이다. 이 정도면 가격이 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UAE가 처음 천궁을 들여올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후티 반군이었다. 아니, 주된 목표는 후티였다.

 

“저것들 저거 북한 놈들이 쓰다 만 스커드 같은 거 날릴 건데… 저거 막자고 비싼 요격미사일 쓰긴 아깝지 않아? 저것들 스커드나 구형 화성미사일(북한 미사일 제식명칭)일 텐데… 그래 이 정도면 가성비 따져도 되지 않을까?”

 

UAE가 처음 천궁을 생각했던 건 가성비에 대한 마음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렇게 10개 포대의 천궁을 구매하기로 했는데, 지금 UAE에 들어간 게 2개 포대다. 8발짜리 발사관을 가진 발사대 차량 4개가 레이더 1대, 교전통제소 1대가 엮여서 1개 포대를 구성하니까 1개 포대는 이론상 32발의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UAE의 2개 포대는 64발의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예비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론상으로는 64발이다.

 

천궁II.jpg

출처 - 연합뉴스 (링크)

 

국방위 유용원 의원실의 말로는, 60여발을 발사했다고 하니까… 간당간당하다. 이미 준비된 건 거의 다 쐈다고 보면 된다.

 

이 와중에 천궁을 운용한 주체가 UAE군인지, 아니면 현지에 파견된 LIG넥스원의 직원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LIG넥스원에서는 당연히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만약 민간인이 투입됐다면, 그 자체로 외교적 문제가 된다. 이 부분은 설사 그렇다 해도 묻어두는 게 맞다. 음… 뭐 아니라면 아닌 건데, UAE의 사정을 보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일 거다. UAE 인구는 1천만이 넘어가지만, 실제로 UAE 국적을 가진 사람은 100만명 정도다. 문제는 UAE 상비군 숫자다. 무려 6만 5천명이나 된다! 보통 돈 많고, 사람 부족할 때 용병을 많이 부리는데, UAE도 최근까지는 용병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자, 용병 비율을 줄이고 징병제를 도입해서 병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병력 숫자가 부족하기에 이슬람 국가치고는 특이하게도 여군비율이 많다.

 

즉, 사람 손이 급한 나라가 UAE란 소리다. 천궁의 경우 작년 말부터 알 다프라 공군기지(Al Dhafra Air Base) 인근에 배치한 걸로 발표됐는데, 아무리 잘해봐야 초기운용능력을 겨우 확보한 수준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UAE.jpg

출처 - The National News (링크)

 

전 세계적인 미사일 기근

 

뭐 이건 차차 이야기가 나올 것이니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진짜는 이 미사일 기근 속에서 UAE가 원하는 만큼의 미사일을 보낼 수 있냐는 거다. 천궁도 대량 수출을 염두에 두고 생산시설을 갖춘 건 아니라서.

 

UAE랑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가 천궁 구매를 말했을 때부터 구미에 땅을 추가로 매입하고, 생산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나섰지만 이건 이란과의 전쟁 전에,

 

“주문 밀리기 전에 공장 좀 늘려야겠는데?”

 

라면서 물량을 뽑아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거였다. 생산시설이 다 갖춰지려면 2029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다. 록히드마틴 생각하면… 역시나 빨리빨리의 민족이다). 어쨌든 UAE의 요청에 맞춰서 2~3개 포대 분량을 최대한 빨리 맞춰서 보낼 수는 있겠지만, 이걸 어떻게 보낼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이렇게 보내도 이게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 세계적으로 미사일 기근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전쟁이 조금만 더 길어진다면 한국군 배치 물량이라도 돌려야 한다는 말이 본격적으로 나올 거 같다(이미 거절은 했지만). 이미 미군도 주한미군 패트리어트를 중동 쪽으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미사일을 돌리란 말은 나올 거다.

 

트럼프가 일으킨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좀처럼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이다.

 

 

펜더.jpg

 

 

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