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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 1. 이란과 UAE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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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링크)

 

“UAE의 주적은 이란”

 

윤석열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UAE와 이란은 사이가 좋지 않다. 두 나라는 오래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다. UAE가 영국의 보호국이었던 시절, 지금의 UAE를 이루는 소왕국들이 존재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 이란은 소툰브 섬과 아부무사 섬을 점거했다. 한국으로 치면, 일본이 독도를 강제로 점거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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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링크)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라크 전쟁이 터지자, UAE는 너무도 당연하게 이라크를 지원했다. 당시 대부분의 아랍국가가 이라크 편에 섰던 만큼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때부터 양국 관계는 더 악화됐다. 상황은 이후에도 계속 꼬였다. ‘중동의 돌아이’라 불리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UAE를 공격했을 때 UAE 내부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왔다.

 

“후티 저 또라이들 뒤에 이란이 있는 거 아냐?”

 

실제로 후티 반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는 의심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립하던 시기, 카타르가 이란 쪽에 붙을 기미가 보이자, UAE는 곧바로 카타르와 단교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 말 많고, 탈 많은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자 이란은 UAE를 강하게 비난했다.

 

“저 사람도 아닌 놈들! 어떻게 이스라엘이랑 붙어먹냐?”

 

이란은 UAE를 공개적으로 공격했고, UAE 역시 이란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결과적으로 양국이 실제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다. UAE와 이란은 서로 으르렁거렸을 뿐 체급 차이도 있었고, 결국 외교 채널은 다시 복원됐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이란과 UAE는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다.

 

 

전제 2. 이란의 UAE 공격

 

이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 UAE는 사실상 이란의 ‘밥’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쌓였던 감정도 있고, 전략적으로도 공격할 이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아부다비 남쪽에는 ‘알 다프라 공군기지(Al Dhafra Air Base)’가 있다. 이 기지는 미 중부군 사령부에게 꽤 중요한 기지다. IS가 날뛰던 시절, 이곳에서 출격한 전폭기들이 IS를 처리(?)하곤 했었다. 공격뿐 아니라 정찰이나 감시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중동 지역 정찰의 거점이기도 했던 곳이 바로 이 다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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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링크)

 

또 하나의 핵심 거점은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Port of Jebel Ali)’이다. 세계에서 5번째로 붐비는 이 항구는 세계 최대의 인공항구이자 아랍권 최대의 컨테이너 항구다. 미군의 항공모함을 비롯한 각종 구축함, 순양함이 수시로 드나드는, 미군이 특별히 사랑하는 기항지다.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는 바레인에 있지만, 제벨 알리는 미군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전략 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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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벨 알리 항(Port of Jebel Ali)

(동아일보, 링크)

 

이란과 UAE의 가장 짧은 거리는 50킬로미터 정도 된다. 이란으로써는 근거리에 있는 이 두 개의 미군 ‘집결지’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개전하고 보니 어라? 눈엣가시가 맘먹고 뚜까 팰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게 아닌가. 페르시아만만 넘으면 바로 팰 수 있다.

 

“오냐 이참에 한 번 박살을 내주마!”

 

실제로 이란은 개전 이후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드론의 절반가량을 UAE 방향으로 돌렸다.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공격이 UAE에 집중됐다. 그리고 UAE의 입장은 이랬다.

 

“이란 놈들이 우리한테 미사일 137발과 드론 209기를 날렸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막아냈다!”

 

3월 5일 기준, 600발 이상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팔레비 왕조 시절부터 쌓여왔던 영토 분쟁에, 외교 갈등, 게다가 미군을 사이에 두고 불협화음까지 얽혀 있었다. 이란이 코앞의 UAE를 공격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게다가 때릴 곳도 많았다. UAE가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LNG 산업이다.

 

“2030년까지 천연가스 생산량을 50% 늘리겠다.”

 

이렇듯 의욕적으로 투자가 진행 중인데, 전쟁 상황인 이란에게는 매우 탐스러운 목표가 되는 것이다. 이미 카타르도 한 방 먹였으니, 이제는 UAE 차례다.

 

 

미사일 부족과 UAE

 

UAE의 방공 미사일 체제를 보면 한마디로 이것이다.

 

“종합 선물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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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상공에서

이란에서 발사된 발사체를 요격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링크)

 

돈 많은 중동 국가답게 좋다는 무기는 다 사들였다. 미국제 사드에 패트리어트, 이스라엘제 에로우 3, 그리고 한국의 천궁Ⅱ까지 배치됐다. 최신의 방공망 체계답게 다층으로 두텁게 짜놓았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이란의 초기 공격 목표는 UAE의 방공 시스템 자체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긴, 제일 가깝고, 제일 마음에 안 들고, 제일 만만해(?!) 보였기에 일단 때리고 싶었다는 느낌이다. 

 

3월 2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발표를 보자.

 

“우리는 UAE에 배치된 사드 체계 레이더를 파괴했다!”

 

다음 날에도 미군 사드 체계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아직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사드나 패트리어트 같은 방공 시스템은 일단 세팅을 해 놓으면, 쉽게 이동시키기 어렵다. 일종의 시즈 탱크처럼 특정 위치에 딱 박아놓고 하늘만 본다. 즉, 적이 위치를 파악하면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도 이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패트리어트 포대를 방어벽으로 둘러싸 보호하면서 운용 중이다. UAE의 사드 레이더는 그 말 많고, 탈 많은 TPY-2 레이더다. 사드 체계의 핵심 장비인데 이게 피격됐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레이더가 파괴됐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미사일이 아무리 많아도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레이더가 멀쩡하다 하더라도 미사일 자체가 부족한데 UAE가 얼마나 버티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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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PY-2 레이더.

(뉴스임팩트, 링크)

 

록히드마틴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사드 미사일은 100발이 채 되지 않는다. 패트리어트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공장을 최대로 돌리면 연간 600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암담하다. 작년 6월에 있었던 ‘12일 전쟁’ 동안 소모한 미사일도 아직 다 채우지도 못한 상황이다.

 

록히드마틴이 생산량을 늘려서 사드는 연 400발, 패트리어트는 연간 2,000발까지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이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만 최소 7년이 필요하다. 애초에 한두 해로 해결될 게 아니었다. 즉, 레이더가 멀쩡해도 요격 미사일이 먼저 바닥날 수 있다.

 

요격 미사일 이야기를 하자면, 우크라이나가 빠질 수 없다. 이란이 미쳐 날뛰기 전, 요격 미사일이 가장 간절했던 나라가 우크라이나다. 러시아는 4년의 전쟁을 치르면서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야, 우크라이나 놈들 패트리어트 같은 비싼 방공 미사일 계속 쓰게 만들자!”

 

값싼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하면 상대는 결국 비싼 요격 미사일을 소모하게 된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항상 더 비싼 것은 방패다. 총알은 싸다. 하지만 그 총알을 맞춰서 떨어뜨리는 총알은 비싸다. 러시아는 싼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날리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구걸해서(?!) 가져온 패트리어트로 막았다. 이때 우크라이나가 매달 필요한 패트리어트 미사일만 최소 60발이다.

 

그런데 전쟁을 시작한 나라가 또 생겼고, 이란은 작정하고 미사일과 드론을 날리고 있다. 젤렌스키는 다급해졌다.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건 PAC-3거든? 미국 너네는 드론 요격 무기가 필요하잖아? 드론 잡는데 요격 미사일은 사치야. 우리한테 패트리어트 주면 드론 요격 무기 줄게. 어때?”

 

정말 사람 긁는 데 일가견이 있는 젤렌스키다. 지금 미사일 한 발이 아쉬운데, 드론 요격 무기 줄 테니 패트리어트 달라며 선수를 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절박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었다. 지난겨울 러시아는 700발 이상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 인구 밀집 지역이나 저가치 목표였다면 대충 뭉개고 넘어갔겠지만, 러시아의 전략은 노골적이었다.

 

“겨울은 춥잖아? 추운데, 불 못 때면 기분 더럽지? 무조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때린다.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 겨울을 보내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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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링크)

 

 

결국 같은 문제

 

생산량은 한정돼 있는데 미국, 이스라엘, UAE, 사우디아라비아, 우크라이나까지 미사일을 필요로 하는 곳은 넘쳐난다. 미국은 당연히 이스라엘에 물량을 우선 공급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미사일 부족은 현실이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사실 이 미사일 부족 문제는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모두 다 예상하고 있었다. 미국은 틈만 나면 이란과의 전쟁을 시뮬레이션했는데, 매번 같은 결론이 나왔다.

 

“이란이 작정하고 미사일을 대량 발사하면 우리가 말려들어! 우리는 저거 어떻게 막을지부터 생각해야 해!”

 

이렇듯 요격 미사일 물량 확보에 고민이 깊었다. UAE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미친 듯이 요격 미사일을 사들였다. 특히 예멘 내전 과정에서 후티 반군이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반복하면서, 걸프 국가들에게 미사일 방어 체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사우디와 UAE의 석유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사건 역시 이런 인식을 더욱 강화시켰다. 결국 UAE에게 미사일과 드론을 막을 요격 체계 구축은 국가 안보의 지상 과제가 됐다.

 

그래서 미국제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요격 미사일 시스템도 긁어왔고, 러시아제 판치르, 그리고 직접 개발한 대공 근접 방어(C-RAM) 미사일 시스템인 스카이나이트(Sky Knight), 거기에 한국제 천궁까지 끌어올 수 있는 모든 요격 체계를 다 가져왔다. 무려 다섯 개 국가의 요격 체계를 한 나라에 깔아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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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콘(HALCON)의 대공근접방어(C-RAM)

미사일 시스템 ‘스카이나이트(SkyKnight)’

(뉴스와이, 링크)

 

일부 언론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막히고 애꿎은 UAE에 미사일을 날린다는 식으로 보도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이미 UAE는 전쟁이 터지면 이란이 자신들을 노릴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이란 역시 UAE를 공격 목표로 상정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UAE가 평시부터 요격 체계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쌓아 올린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준비했음에도 상황이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섯 나라의 요격 체계를 갖춰 놓고도 쏟아지는 미사일과 드론을 감당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

 

이때, UAE가 한국에 SOS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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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요격용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프랑스존, 링크)

 

“너네 천궁 미사일 좀 보내줘!”

 

요격 미사일 품귀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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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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