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재입법 예고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재입법 예고안 원문 보기 - 링크). 지난 1월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사실상 ‘검찰청 및 검찰의 수사권 유지법’이라는 여론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한데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이 같은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런데 3일 통과 시킨 ‘정부의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재입법 예고안’이 기존의 안에서 큰 변화 없이 지금의 검찰청과 검사의 권한 및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법안을 또 다시 입법 예고한 내용이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서 정부가 예고하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정부의 공소청법, 중수청법 재입법 예고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처음 입법 예고한 법안에서 바뀐 부분은 무엇인지, 정부가 예고한 공수청법과 중수청법이 어떤 부분에서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 자체가 없다고 의심을 받는 것인지 뜯어 보았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어게인(again) 윤석열 금지’를 위해서도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김민석 총리
출처 - 뉴시스 (링크)
우선, 첫 입법 예고안에 비해 정부의 이번 공소청법, 중수청법 재입법 예고안에서 수정된 내용은,
공소청법안에서는 검사가 징계에 의해 파면이 가능하도록 한 부분이다. 기존의 안에서 검사의 신분보장 규정에 대한 삭제 요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재입법 예고안에서는 신분보장 규정을 유지하고 단순히 징계에 의해 파면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검사라는 용어도 그대로 두었다.
정부 재입법 예고 공소청법안 제45조(신분보장) 검사는 탄핵결정,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 또는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이나 적격 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하나마나한 법안이다. 어차피 검사의 신분, 특권을 그대로 가져가는 한 검사동일체 원칙은 사실상 유지되고 있어 검사는 징계에 의해 파면당하기 어렵다. 임은정 검사장처럼 일개 평검사 시절부터 검찰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목소리 내며 내부에서 투쟁을 벌이거나, 검찰총장에게 대든 검사 빼고는 징계로 파면당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에 탄핵소추 되어도 어지간해서는 인용 결정이 내려질 리 만무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두 번에 걸쳐 대통령 탄핵은 해도 검사 탄핵 소추안에서는 기각 결정을 내린 역사적 경험에 비춰 보아도 그렇다. 공소청법에서는 고작 이거 하나 바꾸었다.
중수청법안은 처음 정부의 입법 예고안과 비교해 크게 세 부분이 바뀌었다.
첫 번째, 수사 대상 범죄가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부패범죄, 경제범죄, 방위사업범죄, 마약범죄,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로 축소되었다. 애초에 포함되었던 선거범죄, 대형참사 범죄, 공직자 범죄가 삭제되었다(정부 재입법 예고안 제2조).
두 번째, 중수청 조직이 이원화 구조에서 일원화 구조의 단일직급체계로 구성되었다(정부 재입법 예고안 중수청 법안 제2장 중대범죄수사청의 조직 및 구성). 처음 정부 입법예고안에서는 중수청에 수사관과 기존의 검사가 중수청으로 전직하는 경우 수사사법관이라는 직위를 부여해 이원화하는 방안이었다.
세 번째, 중수청장의 자격을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 한하지 않고, 수사 및 법률 업무 15년 이상 종사자로 한 점이다(정부 재입법 예고안 제7조 중대범죄수사청장의 임명자격).

출처 - 서울STV뉴스 (링크)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케 하는 첫 입법예고안에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강력한 비판이 있었음에도 수정되지 않고 재입법 예고안에서도 그대로 유지된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소청법안에서는 △ 고등공소청 유지(법 제2조 제2항, 법 제3항) △ 검찰총장 명칭 유지(법 제6조) △ 공소청 연구관 제도 유지 △ 검사의 신분보장 규정(법 제45조)이다.
고등공소청에 비견되는 고등검찰청은 현행 검찰청법에서도 필요성에 대한 재고, 예산 낭비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소청으로 조직 개편 시 공소청 조직의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데도 고등공소청으로 이름만 바꾸고 유지한다는 발상 자체가 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다.
검찰청에서 공소청으로 바뀌었으면 검사는 ‘공소관’이 되어야 마땅하다. 수사 중심의 검찰이 바뀌는데, 여전히 명칭은 ‘검사’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검찰청 자체가 없어지는데 바뀐 공소청의 최상급자 역시 ‘검찰총장’이다.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또, 법무부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 법무부 겸직 허용 규정 유지(법 제52조, 제59조) △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지휘, 감독(제4조 제4호) 및 사법경찰관리(편집자주 - 검사의 지휘를 받아 범죄를 수사하는 일반 및 특별사법경찰관(경위 이상)과 그를 보조하는 사법경찰리(경사 이하)를 합친 개념)등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7장(제4조 제3호, 제61조, 제62조) 유지다. 그리고 △ 기소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심의할 수 있도록 외부인사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위원회 제도 도입 방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중수청 재입법 예고안에서는 △ 행정안전부장관의 지휘‧감독 규정(법 제5조)을 유지하였고 △ 중수청의 우선 수사권, 이첩권 등의 규정(법 제44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도 유지하였고, △ 수사 개시 시 검사에 대한 통보 의무 및 검사의 입건 요청 제도(법 제45조)도 고스란히 포함되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진의를 의심케 했던 첫 정부 입법 예고안에서 크게 수정된 부분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김용민, 조국혁신당의 박은정 의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존의 검찰청법에서 ‘간판’만 공소청법으로 바뀐 법이고, 법안의 기본골격과 내용, 효력은 그냥 검찰청법이며, 검찰개혁을 원치 않거나, 검찰기득권을 유지시켜 주는 법안이라고 극렬히 반발했다.

사진 - 뉴스1 (링크)
또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사는 기소를 담당하고, 경찰과 중수청은 수사를 담당하는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이를 직접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형사소송법 제196조 등)도 같이 올렸어야 하는데 이는 또 생략되어 있다.
그리고 정부 재입법 예고안의 공소청법안 부칙에 의하면, 기존의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공소청으로 바뀐 후에도 6개월 간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법 부칙 제5조 제2항 제3항).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기존의 검사들이 하던 수사는 계속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검사에게 사실상 수사권을 부여하는 안이다.
그럼 진짜 검찰개혁을 위해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지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다.
먼저 공소청법안의 수정 사항이다.
정부안에 의하면 공소청은 대공소청, 고등공소청, 지방공소청으로 나뉜다(정부안 제2조 제2항). 이렇게 나눈 이유는 대법원과 고등법원, 지방법원에 대응하여 각각 설치하기 때문이다(정부안 제3조 1항). 여기서 고등공소청을 없애야 한다. 앞서 지적한 바 대로 검사의 특권과 신분보장을 위해 예산이 낭비된다고 비판 받는 곳이 고등검찰청이다. 굳이 고등공소청을 유지해 사실상의 고등검찰청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고검이 하는 일 중에서 항소부 일은 지방공소청 항소부가 담당하고, 검찰 항고는 지방공소청에 항소부를 만들어 담당하게 하면 된다. 고등공소청 설치를 전제하고 재항고 제도를 두었는데, 고등공소청 제도를 없애면서 재항고 제도도 없애면 된다. 항고는 한 번만 하고 이후는 헌법소원, 도입될 재판소원 등의 절차가 충분히 남아 있기에 필요하면 그 절차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서울대학교 한인섭 명예교수에 따르면 대공소청의 ‘대(大)’ 자도 삭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정부 기관, 예를 들면 국세청이나 경찰청, 소방청 조차도 ‘대’자를 붙인 곳이 없는데 굳이 공소청에만 ‘대’자를 붙여 쓸데없는 군림 체계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공소청’과 ‘지방공소청’으로 정리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다. 정부 조직 체계에도 맞지 않고, 굳이 차별화할 필요가 없는 이상, 한 교수의 주장은 타당하다. 또 ‘검찰총장’이라는 명칭도 ‘공소청장’으로 하면 될 것이다.
공소청 연구관 제도는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으므로 삭제해야 할 것이다(정부 재입법안 제14조). 기존의 검찰연구관은 승진과 검사의 특별한 신분의 상징처럼 작용되어 왔다. 그러면서 연구관은 일종의 업무의 휴지기처럼 운용되어 왔는데, 수사 업무를 덜어낸 마당에 굳이 공소청 연구관 제도가 유지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쉬고 싶으면 그냥 유급 내지 무급 휴가를 사용하면 된다. 검사의 신분보장 규정 또한 삭제되어야 한다. 이 규정이 검사의 특권을 강화하는 기재로 작용되어 왔다. 다른 공무원 신분보장 및 징계 규정을 준용하여 여타의 공무원처럼 공소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신분만을 보장 정도로 규정하면 된다.

출처 - 박시영TV
정부의 재입법 예고안에서 검사의 직무 중 특사경의 수사에 대한 지휘‧감독(법 제4조 제4호) 및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와 협의‧지원(법 제4조 제3호) 및 제7장의 사법경찰관리 등과의 관계를 규정한 조항 전반을 개정, 삭제해야 한다. 우선, 검사의 직무 중 ‘범죄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지휘‧감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삭제될 필요가 있다. 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은 2018년 이후 삭제되었다. 그런데 당시 특사경까지는 손을 대지 못했다.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관철하려면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 또한 삭제하여, 수사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없애야 한다.
검사의 직무를 규정한 제4조 제9호엔 ‘그 밖의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과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장관 시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복원시키고 강화했던 경험에 비춰 볼 때 이 조항 또한 삭제해야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인섭 명예 교수는 “단서 하나를 넣어서 ‘단, 수사 분야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하면 최소한의 안전판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검사의 권한과 임무를 공소권 행사로 한정하는 꽤 괜찮은 발상이기도 하다.
또 정부의 재입법 예고안 제61조 제1항과 제62조 제1항에 따르면 “관련 법령에 따라~”, “「형사소송법」등 관계 법령에 따라”라고 규정하면서 검사와 지방공소청장이 사법경찰관리 등의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법 제61조(협력관계) 제1항 검사는 수사와 관련하여 사법경찰관리 및 관련 법령에 따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하 ‘사법경찰관리등’ 이라 한다)의 의견을 존중하며 사법경찰관리등의 수사가 적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법 제62조(직무배제 요구) 제1항 「형사소송법」 등 관례 법령에 따라 …(생략)… 지방공소청장은 해당 사건의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그 사법경찰관리등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
여기서 ‘~ 하여야 한다’는 의무, 강제 조항으로 검사에게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에 대한 지휘, 관리 권한을 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구 전반을 삭제, 수정해야 한다.
정부 재입법안 제4조 제7호에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 또는 그 수행에 관한 지휘‧감독 규정 또한 삭제해야 한다. 형사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검사가 행정소송을 담당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은 법무부나 정부법무공단에서 담당할 업무이다.
법무부 탈검찰화와 문민화를 막는 정부 재입법안 제52조와 제59조 또한 삭제되어야 한다. 법무부의 본령은 행정조직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의 숫자를 줄이고 비검사 출신들로 자리를 채우며 문민화, 탈검찰화를 이행해 왔다. 이를 완결지으려면 법부터가 검사가 법무부의 파견과 겸직을 허용하는 정부의 재입법안은 삭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사건심의위원회의 구성 방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재입법 안에 제21조에 규정된 사건심의위원회 위원은 고등공소청장이 위촉하도록 되어 있다(법 제21조 제2항). 위원장도 고등공소청장이 위원 중에서 지명한다(법 제21조 제3항). 한마디로 공소청장 맘대로 다 위촉한다는 것인데, 당연히 심의위원 위촉 과정에서 임명권자의 의중이 실릴수 밖에 없다. 심의위원회의 기능과 목적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임명권자를 달리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사건에 따라 국민 전체 중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출처 - 동아일보 (링크)
중수청법안도 수정되어야 한다.
일단 중수처를 둔 목적 자체가 경찰이 수사권을 전부 가져갔을 때 발생할 폐해와 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수사기관끼리 경쟁해 궁극적으로 형사피해자의 빠른 피해구제와 인권 증진을 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비해 우월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제도 설계 자체가 제고되어야 한다.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한을 그대로 가진 중수청이 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안은, 검찰이 가진 수사권한을 오히려 확대해 3,000명 규모의 대검 중수부로 키워주는 안이나 다름없다.
정부의 중수청법 재입법 예고안 제44조 제2항과 제3항에 의하면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반드시 중수청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고, 중수청이 중대범죄에 대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구하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중수청이 국수본보다 상위의 수사청으로 규정한 것으로 수사기관 끼리의 대등성, 경쟁의 원칙을 깨버릴 수 있다. 수정 및 삭제되어야 한다. 수사가 중복되는 경우 따로 별도의 협의회를 두어 수사 권한을 조정, 정리하면 된다.
중수청의 수사대상 범죄를 더 줄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재입법 예고안은 6대 범죄로 애초의 정부안에서 공직자범죄와 선거범죄, 대형참사범죄를 삭제하였다. 하지만 중수청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한 6개의 중대범죄는 사실상 거의 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었던 범죄를 전부 중수청에서 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도 기존의 검사가 공직자 부패 수사하면서 낳았던 우려를 그대로 중수청에서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또 경제범죄는 일반 사기, 횡령 같은 범죄 말고 재벌총수 봐주고 전관 챙기던 검찰의 권한이 그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출처 - 한국경제 (링크)
여기에 마약범죄, 방위사업범죄를 넣었는데. 마약범죄는 경찰만큼 수사를 잘하는 기관도 없을뿐더러, 방위사업범죄야 말로 조 단위의 돈이 오고 가는 사업인 데다 정부의 정책과 연관되어 있는 사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전부 대기업, 전관, 정부 고위직 인사와 관련된 범죄이다. 이는 대형로펌에서 필요로 하는 전관으로 이력 쌓기 좋은 범죄이다.
제2조 제1호의 바에 규정된 ‘사이버 범죄’는 거의 모든 사건을 수사할 수 있을 만큼 모호한 규정이다. 마약을 텔레그램으로 구매하거나 판매하면 사이버 범죄에도 해당한다. 현대 사회의 모든 범죄는 사이버와 연관되어 있지 않은 범죄가 없을 정도로 범위와 그 해석이 광범위하다.
정부 재입법안 제2조 제2호 가항에 따르면 공소청 소속 공무원, 경찰공무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무원 및 이 기관의 퇴직 공무원을 수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다른 수사기관의 공무원 전체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하여 다른 수사기관에 압력을 넣을 수 있게 된다. 사실상 대검 중수부와 같은 지위와 위상,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법 제2조 제2호 나항에 의하면 “개별 법률에서 국가기관으로 하여금 중대범죄수사청이나 중대범죄수사청장에게 고발하도록 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도록 규정한 범죄”도 중수청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또한 규정된 범죄 외에도 개별법률을 통해서 중수청의 수사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재입법 예고안 제5조에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인적, 물적으로 지휘‧감독 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과 그 소속 검사를 지휘‧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현행 검찰청법 제8조와 구조가 똑같다. 결국 행안부장관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지휘, 감독하게 하면 중대범죄수사청 출신 인사를 기용할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검찰출신을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하듯. 검찰 출신이 아닌 인물을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하면 결국 법무부 내에 검찰 출신 인사들로 포진된 부서를 만들어 기용한 뒤 이들에게 법무부장관이 휘둘리는 것처럼 행안부 내에도 중수청국과 같은 부서를 만들어 중수청 관련 인사들로 채울 수 밖에 없고 행안부장관이 이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중수청 출신 인사들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게 될 우려가 다분하다. 혹은 역으로 권력자(대통령)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행안부 내에 중수청국을 만들어 중수청을 통제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논란을 떠올려 보면 무슨 그림이 그려질 지 예상된다. 이는 반드시 삭제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정부의 중수청법 재입법 예고안은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쪼개서 공소청이 중수청을 사실상 통제, 관리하도록 하면서 결국은 지금의 검찰을 두 개의 기관으로 확대한 것에 불과한 효과를 가져올 우려가 다분한데 그 근거가 정부안 제45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부안 제45조 제3항에는 “수사관은 중대범죄등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여 수사를 개시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에 따른 형사사법정보시스템 등을 통하여 피의자, 범죄사실 요지, 개시 경위 및 수사경과 등 수사 사항을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와 수사관은 수사 사항 등에 관하여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의 수사관들의 지휘,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열어준 것이다. 말이 공소청, 중수청이지 검찰청의 수사와 공소를 분리하여 공소청과 중수청에 나눠주고 공소청이 중수청을 하부기관화 하여 관리‧통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조항이나 다름 없다. 수사, 기소 분리 원칙에 위배된다. 관련 조항은 다른 수사기관의 법률을 고려하여, 수-기 분리 원칙에 맞게 재설계되어야 한다.

사진 - 경향신문 (링크)
한 번은 실수 또는 정무적 판단 미스로 용납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 두 번이나 반복되면 그 진의를 의심받게 된다. 정부의 이번 공소청, 중수청 설지 재입법 예고안이 그렇다. 지난 1월 정부의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었을 때 민심의 분노를 무시하지 않고서는 재차 이런 법안을 대통령 외유 중 국무총리가 의장이 된 국무회의에서 의결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재명 정권 출범 뒤 국정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지난 추석 때 이미 “이 정권이 검찰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새정부 출범 직후 추석 전 검찰개혁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킨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그에 맞춰 검찰개혁안을 내고 국민에게 발표 및 설명까지 하려 했으나 어쩐 일인지 그때 정부에서는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가 있었고, 청와대에서는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당대표 당선을 예상했고, 이춘석 법사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여당 주도로 검찰개혁안을 통과 시키려 했는데, 예상외로 당대표는 정청래 대표가 선출되고,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주식 차명거래 의혹으로 법사위원장을 사퇴하고, 강력한 검찰개혁주의자인 추미애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되면서 청와대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개혁안은 정부 주도하겠다며 총리 산하에 T/F팀을 만들었고, 거기서 나온 게 지난 1월 정부가 예고한 안이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고 여당에서도 반발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여당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가 이번 정부의 재입법 예고안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출처 - BBC | Getty Images (링크)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 이하 청와대 참모진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정권을 잡게 되었고, 국민이 왜 이재명을 대통령이라는 도구로 선택했는지 지금 시점에서 다시 무겁게 상기해야 한다. 수사, 기소, 영장청구권을 모두 가진 검찰이 어떻게 국정을 농락해 왔는지, 우리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쳐왔는지 명심해야 한다. 또 윤석열의 불법비상계엄에 목숨 걸고 맞선 국민 덕에, 국민의 요구에 따라 도구로서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윤석열보다 더한 악마 탄생의 길을 열어주어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죄를 짓는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그렇게 될 때 어떤 비극이 반복되는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의 서거,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과 사법부로부터 받은 극심한 고통에서의 교훈을 되새기고 이재명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 이 기사는 다수의 언론보도와 SNS 등을 통해 개진된 전문가 의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 민주주의 법학연구회가 참여한 수사제도연구회에서 논의된 내용이 상당수 인용되었음을 밝힌다.
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헤르메스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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