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투쟁이라 하기엔 낯 뜨거운 다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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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이 한 명에게 몰려들어 집단 폭행 중이다. 전문 용어로 다구리라고 한다. 이 정도로 일치단결한 적이 있나 싶다. 보수와 진보, 레거시 미디어와 대안 미디어 가릴 것 없이 방송과 유튜브 스피커들이 김어준을 향해 십자포화 중이다.
이들이 이러는 것은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빠른 권력 투쟁의 내홍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정치 결사체인 정당에서는 권한보다 '권력'이라는 용어가 더 잘 어울리지만 풀뿌리 민주 정당으로 거듭 진화해 온 민주당에 권력 투쟁이라는 단어를 쓰자니 마뜩하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하거나 적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을 찾기 전까지는 '주목 끌기 경쟁' 정도로 좀 순화해 불러 볼 참이다.
왜 하필 주목 끌기 경쟁일까? 민주당의 권력이 이제는 보스, 국회의원, 대의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권리 당원 일반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 공천 덕분에 일반 당원의 집단 의사 외에는 각 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누구도 전횡을 휘두를 수 없다. 이제 각 선거에 나올 후보들은 당대표, 공천관리위원 혹은 최고위원들의 눈치가 아니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당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이들이 자꾸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며 그와의 동아줄 같은 연줄을 자랑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전에는 계파의 수장이나 당대표에게 줄을 대고 충성 맹세를 하면 되었다. 괜히 나서서 보스와 관계를 떠벌렸다가는 오히려 팽 당할 위험만 높아지니 지금처럼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복심이라고 떠벌릴 필요가 없었다. 떠벌려도 은밀하게 떠벌렸지 지금처럼 동네방네 보란 듯 소문내며 돌아다니지 않았다.
게임의 룰이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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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었다. 동네 계파의 보스에게 얼굴도장을 찍는 대신 이제는 당원 일반에게 얼굴도장, 눈도장을 콱콱 찍어야 한다. 어떻게든 경선에 나가 공천받으려면 자신을 알고 지지하는 당원이 상대보다 한 명이라도 많아야 한다.
당원과 유권자의 의식 수준과 분야별 전문성이 국회의원을 훌쩍 뛰어넘는 시대다. 전광석화처럼 변하는 세상에서 선도적 정치를 어떻게 할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기 역량을 어떻게 개발하고 키워야 하는지 감도 못 잡는 정치인과 정치 지망생들이 안타깝게도 수둑룩하다. 그래서 기껏해야 권력 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은 중세의 낭만을 떨치지 못하는 기사 돈키호테처럼 천둥벌거숭이로 뛰어다니면서 진영 내부에 반명이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고 돌진했다. 그러면 당원과 국민이 박수 치며 환호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갖가지 이재명 명찰 팔이가 성행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늘 진보 진영에 숨어 들어 갈라치기와 이간질을 해대는 수구 세력의 세작까지 설쳐 대니 어지럽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통령 임기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그 주위의 상황을 보면 충분히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다.
지방선거, 유능한 대통령, 못난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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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 지방선거다. 선거 때만 되면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은 ‘민주당을 위해, 대한민국 번영과 민주주의, 국민의 복리를 위해'와 같은 대의와 정치인으로서의 생존 본능이 마치 한 몸처럼 일체화된다. 외부의 적인 국민의힘이 건재하면 일말의 경계심이라도 유지될 텐데 잘 알다시피 국민의힘은 희나리가 되기 일보 직전이다.
많은 지방 선거구에서 경선이 본선이 된 상황이라 민주당 구성원의 에너지와 관심은 온통 당 내부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와 가장 밀착하는 선거라 대의보다 개인 생존이 더 강하게 작동하며 다양한 욕망이 끓어 넘친다. 이런 때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사람은 인구가 많은 서울시와 경기도 지방 자치 단체장 출마자들이다.
이재명 대통령 케이스 덕분에 정치인들은 이제 지방 단체장 선거를 대선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나 경기도 같은 대규모 지방 자치단체장 경력을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기회로 본다. 지금 서울시 시장과 경기도지사 출마를 하려는 사람은 거의 대통령의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예년보다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둘째, 대통령이 유능한 인싸다. 지선을 앞둔 후보자들이 어지간해선 스스로 발광체가 되어 대통령의 아우라를 뚫고 나올 수가 없다. 마치 토트넘이나 엘에이 FC에서 뛰는 손흥민을 보는 듯하다. 다른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만 우리 눈에는 늘 손흥민만 보이는 것처럼. 한국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량, 리더십, 인성 어느 것 하나 손흥민이 빠지는 게 없기 때문이고 모든 측면에서 타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이라 그렇다. 오합지졸 같던 팀을 우승까지 끌고 가는 손흥민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격찬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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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닮은 꼴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이 나올까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대통령을 갖게 되었다.
기량, 리더십, 인성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을 뿐 아니라 그 수준이 압도적이다. 다른 정치인이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만렙 정치 행정가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무회의나 수보회의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단 걸 실감하게 된다. 당원과 유권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정치인들의 선전은 여느 때보다 쉽지 않다.
마지막 이유, 외부의 적이 못나도 너무 못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자신의 전투력을 선명하게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다. 자기들끼리 싸우다 제풀에 못 이겨 픽픽 쓰러지고 물에 푹 젖은 빨랫감처럼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으니 말이다. 국민의힘을 방망이로 두드려봐야 빨래하는 것 이상의 강한 인상을 주기 힘들다. 민주당 후보들은 전장을 누비는 장수 이미지도 글러 먹었다는 뜻이다.
예견된 반항, 밥그릇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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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유로 자기선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은 폭탄과 같았다. 사실 정치적 대의나 진보 진영 전체의 실리를 따지면 지선 전 합당이 가장 매끄러운 과정으로 가장 풍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대의보다 생존 본능이 앞선 이들에게 이런 계산은 불가능하다. 민주당 내에서 치고받고 싸워도 당원들에게 눈도장 찍기 힘든 판에 조국혁신당이 한 지붕 아래로 들어온다는 것은 이들에게는 재앙에 가깝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이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들이박았다. 정청래 당 대표는 물론 내란 극복을 위해 국회와 거리에서 함께 싸웠던 동지, 조국혁신당을 적으로 간주한 것처럼 공격했다. 사실상 회복할 수 없는 크나큰 모욕을 안겨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하는 행동이 국민의힘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당정 관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당 밖에서 들리는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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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밖에서 들리는 곡소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레거시 언론과 진보 진영의 수많은 스피커가 그 주인공이다. 나침반이 고장 난 것인지 키가 부러진 것인지, 이들이 모는 배의 항로가 갈팡질팡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유튜브라는 망망대해를 정말 지저분하고 어지럽게 표류 중이다.
아직 내란이 정리되지도 않았건만 윤석열 같은 거악이 보이지 않아 잊은 탓인지 방향을 못 잡고 무지 헤매고 있다. 어떻게 대중의 관심을 모아 떨어지는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만회할지 뾰족한 수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럴 만도 하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에 정책적 영향력을 끼칠 역량은 없고, 투쟁의 언어로만 자기 존재감을 증명해 왔기 때문에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무기력한 적은 처음일 것이다. 불안하고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그 심정 알겠다. 하지만 계속 갈피를 찾지 못하면 이대로 영영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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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아젠다를 염두에 두고 시대의 문제의식으로 방송하는 것과 욕설에 가까운 비판만을 내뱉는 것. 이 지점에서 지금 김어준에게 십자포화를 쏘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와 일부 진보 진영 스피커, 그리고 김어준의 차이점이 발생한다.
스스로의 한계에 봉착한 레거시 미디어와 진보 진영 스피커들은 같은 처지에 놓인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과 손잡고 함께 시궁창에 빠지기로 선택한 것 같다.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자기 기량과 장기를 고민하고 공부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노력은 이미 저 멀리 내팽개쳤다. 대신 가장 쉬운 길, 지금까지 해왔던 뻔한 길, 욕 받이 적을 하나 만들고 신나게 조리돌림하는 상투적인 길을 택한 걸로 보인다.
제발, 길 가던 개를 붙잡고 물어보라. 김어준이나 유시민을 반명이라 욕하면 맞장구칠 개가 몇이나 될지. 자기들도 그건 좀 억지다 싶었는지 수준 미달의 인문학자 함 모씨를 국회에 불러 대신 욕하게 했다. 비겁하기 짝이 없다.
김어준을 이기고 싶나? 이런 유치하고 비겁한 방법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어떻게 하면 김어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 다음 편에서 가르쳐 주겠다. 귓구멍 씻고 기다려라.

편집 : 금성무스케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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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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