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4년 3월 11일 월요일 [박광온, 박주민, 이광재, 덩곱매치, 이언주, 박지혜, 김남희, 박선원, 김용남, 최민희, 박은정] 1-20-15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456/526/876/19026fc1ae2a09fb0b69c8d271bc390d.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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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선 제 발로 늪에 꾸역꾸역 빠져드는 진보 진영의 일부 삐딱한 스피커들에게 김어준을 이기는 방법을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 인류애, 박애 정신, 측은지심으로 내뱉은 말인데 솔직히 말하면 김어준을 이길 방법은 없다. 애초에 김어준은 누군가를 상대로 경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끌리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자기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깔깔대고 웃으며 해냈을 뿐이다. 선거철 공정한 지표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 생각했던 여론조사 꽃을 만드는 식이다. 자신이 김어준과 같은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라고 믿는 자들이 있을 뿐. 현실 세계에 나타난 포켓몬처럼 이들은 증강 엔진이 덧칠해 만든 김어준 홀로그램과 싸우고 있다.
말은 김어준을 이길 방법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김어준이 있건 없건 유튜브라는 망망대해에서 더 이상 표류하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할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가끔 터널 시야에 갇히면 평소에는 잘 보던 것도 보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때문에 시야가 좁아져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이러하다.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뱃살 아래 숨은 발가락 끝조차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것 같으니 어려운 용어는 가급적 피하고 쉽게 설명할 것이다. 그러니 귓구녕...눈을 잘 씻고 읽어보길 바란다.
잘 뛴다고 모두 금메달을 딸 수는 없다
내가 100m 달리기 선수라고 가정하자.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건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제법 잘 달려서 어쩌다 보니 도 대표도 되고 국가대표까지 되었다. 국가대표가 되었으니 아시안 게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올림픽까지 메달을 따면 국가가 주는 연금도 받고 광고에도 출연해 노년을 무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출전한 국제 대회. 오른쪽 레인에 덩치 산만한 아저씨 하나와 왼쪽 레인에 키 작은 촐랑이 하나가 서 있다. 얼마든지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 좋아, 가보자. 준비 구호에 맞춰 출발선에 똥꼬를 높이 쳐들고 출발 총성을 기다렸다.
땅! 출발 총성이 울리고 냅다 뛰어나간다. 이보다 더 좋은 스타트는 없다. 상쾌한 바람이 마빡을 가른다. 일등은 따 놓은 당상으로 생각했는데...

슈웅 슈우웅. 양쪽에서 빛을 가르는 소리가 난다. 아저씨와 촐랑이가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나를 치고 나간다. 사력을 다해 따라가지만 간격은 점점 벌어지고 도저히 둘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조금 전까지 내 손에서 반짝이던 금메달이 다른 사람의 목에 걸린 채 멀어지고 있다.
보통 이런 사태에 직면하면 선수들은 자기 성찰 혹은 자기 분석에 들어간다. 훈련량이 부족한가? 선천적 소질이나 신체 조건 차이가 나는 건가?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이 정도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마련이다.
체육 과학적 방법을 총동원해 분석한 결과 신체 조건이나 소질이 두 사람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훈련 방법과 훈련량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새로운 훈련 방법을 모색하고 훈련량을 늘려 내일의 승리를 기약하면 된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러하듯,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훈련법과 양은 비슷한데 나머지 수많은 조건이 다른 경우다. 그래서 이런 경우 보통의 상식적인 방법으로 두 선수를 이기기는 어렵다. 내일의 승리를 보장받기 위해선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브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어떤 방법으로도 내가 100m 경주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신체가 100m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 봐야 한다. 육상 선수의 꿈을 그만두지 못한다면 나에게 더 잘 맞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와 힘의 안배에 자신 있다면 800m, 1,500m, 5,000m 같은 중장거리도 좋다. 100m처럼 갖은 폼을 잡긴 힘들지만, 중장거리 경기를 선택했을 때 메달, 연금, 광고가 더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 뛰는 것보다 던지는 게 더 잘 맞을 것 같다면 여기도 선택의 여지는 많다. 포환을 던져도 되고 창을 던질 수도 있다. 아무리 돌아도 어지럽지 않은 타고난 평형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원반을 던져도 된다. 육상 경기에는 던지는 종목도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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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기 몸에 맞아 더 편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면 굳이 김어준을 이기려고 죽자 살자 애쓰지 않아도 메달을 따고 연금을 타고 광고도 딸 수 있다. 이게 뭔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고? 그럴 수 있다. 충분히. "내가 뭐 어때서? 내가 김어준보다 빠지는 게 뭔데?"라는 생각이 드는 상태라면 이 정도 비유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생각이 들면 매우 위험한 상태로 볼 수 있으며 이때 타이밍을 놓치면 늪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승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지면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고 냉혹하지 않다. 1등뿐만 아니라 2등도, 3등도, 10등도, 심지어 10000…1000000등도 살아 남는다.
이 지점부터는 비유가 매우 조심스럽다. 유튜브와 육상경기가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이 지점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구독자 수, 동시접속자 수 등을 따지며 유튜브도 마치 1, 2등을 가리는 스포츠 경쟁처럼 생각하지만, 아니다. 유튜브로 먹고살겠다고 작정할 때 가장 먼저 빠지는 함정이 유튜브를 운동경기 같은 경쟁으로 착각하는 거다.
경쟁, 숫자가 만드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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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장을 경쟁 시장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유튜브에 개설된 모든 계정의 구독자 수, 조회수, 동시 접속자 수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유튜브가 사람들을 잡아 두기 위해 장착한 기본 알고리즘이며 이 알고리즘은 웹페이지가 생길 때부터 있었다. 예전에는 방문자 수라고 불렀다.
채널 진행자가 생각하기에 다루는 내용도 정치적 식견도 크게 다르지 않고 출연자도 비슷하게 돌리고 있는데 화면에 찍히는 숫자와 단위가 다르다. 현저히 낮은 조회수와 동접자수를 보면 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전쟁을 치러 얻는 메달이나 전리품이 아니다.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동조하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뿐이다. 구글이 그 숫자를 기본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숫자가 높을수록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달라지다 보니 마치 누군가와 경쟁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유튜브를 콜라 시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사람은 펩시를 마시지 않는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두 회사의 콜라를 구분해 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눈으로 브랜드를 확인한 이상 코카콜라를 마시는 사람이 펩시를 집어 드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착각에 빠지면, 자기 구독자 수와 경쟁하고 있다고 가상한 상대의 구독자수 합이 전체 시장의 합이라는 착각에도 빠지게 된다. 따라서 자기 구독자수가 상대보다 적으면 상대가 자신의 구독자를 빼앗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구독자는 중복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 구독자 전부가 경쟁 상대 구독자의 일부일 수도 있다. 내 구독자는 나만의 것이고 구독자 수가 줄어들면 빼앗긴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중요한 건 구독자 수와 동접자수(혹은 조회수)의 비율이다. 구독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조회수가 낮으면 구독자 수는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 채널은 망했다 혹은 망해간다고 보면 된다. 이 비율은 해당 채널의 활성도와 구독자의 충성도를 보여 주는 지표다. 지표가 높을수록 구독자의 충성도가 높고 채널은 인기가 많다는 뜻이다.
이 비율의 상당 부분은 빈익빈부익부를 조장하는 구글의 기본 알고리즘이 만든다. 즉, 나의 통장을 채우고 터는 것은 경쟁자가 아닌 자기 자신과 플랫폼 구글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주머니 털리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구글은 내 주머니가 털리는 와중에도 떼돈을 버니까.
준모닝 준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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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총수에게 칼을 빼든 많고 많은 레거시 미디어와 진보 진영 스피커 중에 대표적으로 김 모 씨가 떠오른다. 최근 그의 언행을 보면 김어준을 자신의 경쟁자로 생각하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 이언주 의원이 주최한 뉴 이재명 모임에 나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한 함돈균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도 김 모 씨였다.
두 사람의 구독자 수는 2.5배 정도 차이가 난다. 구독자 수만 본다면 산술적으로 2.5배 수준이지만 동접자수는 50~60배 이상 차이가 난다. 3월 19일을 기준으로 본다면, 17만 명과 3.3천 명. 즉, 후자의 경우 구독자 수가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
채널의 지표가 악화되는 이유는 방송을 조금만 봐도 안다. 뉴스공장의 브리핑은 레거시 방송의 백화점 나열식 방식과 다르다. 날씨, 주가지수 같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간략히 뉴스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민주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굵직한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현안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진행자의 생각을 담는다. 자신이 왜 그 뉴스에 주목하는지도 설명한다. 시청자는 동조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 비판은 기사 제목만 보고 떠드는 비판이 아니라 이슈에 대한 이해가 끝난 뒤 진행자의 생각을 듣고 뒤따라 나오는 것이기에 더욱 바람직한 체화의 과정이 된다.
반면 다른 이의 브리핑은 지상파 티비나 종편의 뉴스쇼와 별반 다르지 않다. 타 언론의 기사를 간략히 읽어주고 곧장 김어준 이야기에 돌입해 2시간 가까이 비난만 쏟아 낸다. 주제를 바꾸고 대담자가 들어와도 김어준은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메타 주제가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김어준 없으면 돌아가질 않는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211회 이재명은 난 놈이여, 노영민+김병관+김한규, 여론조사 신경쓰지마라 1-50-15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456/526/876/3c8906bf3e2201f26ab1d5e4cb0c2dab.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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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송의 규모, 구독자 수와 동접자 수의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다. 누가 이른 아침부터 다른 사람 욕하는 방송을 두 시간 넘도록 보고 싶겠는가? 심지어 한때 동지였던 사람을 악마화하는 데 앞장서는 자의 이야기가 불편하지 않을 리 만무하다. 김어준의 삶의 궤적을 아는 어지간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비난은 인지 부조화를 일으킨다. 김어준에게 반명이라니?
사람들이 책이나 문자를 읽는 것보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으로 정보를 찾고 습득하려는 이유는 문자를 읽는 것보다 그렇게 보고 듣는 것이 인지하기에 훨씬 편하고 에너지 소모도 적기 때문이다. 편하자고 듣는 유튜브에서 이러한 감정 소모를 겪어야 한다면 그 채널을 다시 찾을 이유가 사라진다. 이 문제는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어준, 유시민, 조국 등을 반명으로 몰아세우고 뉴 이재명임을 자처하고 세대교체를 주장했던 거의 모든 진보 진영 스피커들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다. 이들은 왜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이번에도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어준이 사라지면 자기 파이가 커질 것으로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유튜브 세계는 100m 달리기도 콜라 시장도 아니다. 김어준이 뺏고 자시고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란 말이다. 김어준 채널을 보는 사람이 남천동도 보고 면목동도 보고 사당동도 보고 행당동도 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김어준 채널이 사라졌다고 그 사람들이 그대로 남천동, 면목동, 사당동으로 옮겨 가지도 않는다. 아예 정치 유튜브 채널을 버리고 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다른 채널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하면 잘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크다. 세상이 바뀌어 살기 좋아지는데 되레 이들은 혹독한 궁기를 만나게 된 셈이다.
이 고비를 넘기고 생존할 방법은 단 하나다. 김어준이 자신의 경쟁 상대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더 이상 민주당에 자기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착각도, 이재명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도 버릴 일이다. 이제 누구라도 집단 지성의 힘을 빌려 얼마든지 민주당의 정책과 방향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굳이 어두컴컴한 밀실에 모여 앉아 쑥덕공론하던 시절을 특권이라 생각하고 그리워할 이유도 없다. 제발, 동지를 보듬어 지키는 일에 망설이지 마라. 그것만이 그대들이 살길이다.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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