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의는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박주민 시주에게 하는 이야기 같지만, 박 시주 한 명만이 아니라 경선에서 패배한 다른 후보, 나아가 이긴 후보나 경선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들이 들어두면 좋은 이야기라 준비해 보았습니다. 역사의 운율은 반복되기 때문에 이전의 잘못에서 배우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거에 지는 고통은 선거의 크기나 중요성에 달려있지 않으며, 오로지 본인이 얼마나 그 선거에 진지하게 임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박 시주가 이번 경선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먼발치서 지켜보는 만공스승에게도 절절하게 와닿는 바였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자신의 뜻과 여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하지 않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게 되었습니다.
박 시주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부디 이 패배가 박 시주에게 큰 교훈이 되어 훗날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공스승은 오늘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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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만 보면 박 시주의 정치적 이력은 흠잡을 데 없이 화려합니다. 처음에는 비록 어렵사리 공천을 받았지만, 초선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고, 대중의 환호 속에 최고위원 등의 자리를 거치며 민주당 내에서 어엿한 중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당 지지자만이 아니라 상대 당의 지지자들도 그 존재를 모두 알고 있는 정치인입니다.
사실 이 정도면 실패 없이 큰 정치인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는 중생들도 있을 법합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하는 등 몇 차례 곡절을 겪은 바 있으며, 높은 인지도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입각 등을 통해 요직을 맡아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릴만한 자리에 가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다음 행보를 도모하는 박 시주에게 아주 중요한 선거였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패배는 박 시주에게 큰 타격 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후보가 된 정원오 구청장의 선거를 돕겠다는 메시지를 빠르게 내어 역시 박 시주가 좋은 정치인이라는걸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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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판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최소한 경선에서는 박 시주가 낙승하리라 예측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인지도로 보나 대중적 인기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박 시주가 제 후보들을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정원오 후보가 치고 나올 거로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정원오 후보의 부상과 당선은 어쩌면 2002년 노무현 이후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데이터상으로 볼 때 정원오의 부상이 아주 예측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정치권이나 그 언저리에 몸담은 중생 중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존 정치권 문법으로 볼 때 구청장은 해당 지역구 의원의 아래에 위치한 중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지역구 의원의 부하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지선 경선을 앞두고 모 의원은 자기 지역 구청장에게 자신은 서울시장 선거 나가면서 지역구를 당신에게 물려줄 테니 자신의 선거를 잘 도우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눈 밝은 몇몇 시주들은 지난 몇 번의 선거 결과로 아파트값에 비례해 국민의힘이 선전하는 경향과 반대로 업셋 선거가 이뤄진 지역 중에 성동구 성수동이 특이하다며 정원오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구청장은 의원 아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인기가 좀 높다고는 하지만 일개 구청장이 의원들을 누르고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하리란 생각들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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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불과 지난여름만 해도 정원오 이름 세글자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성동구청장이 일을 잘한다더라 하는 소문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뀐 건 대통령의 한마디였습니다. 대통령이 엑스에 성동구청장이 샤라웃을 해준 후 뜨겁게 불이 타올랐습니다.
정원오가 성동구청장인 줄은 몰랐지만, 성동구청장이 일 잘한다는 소문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 시주가 ‘그’ 성동구청장이야 하면서 누군지 몰랐다는 사실이 중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갔습니다. 박주민이 선두, 나머지가 각축을 벌인다고 생각했던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단숨에 정원오와 나머지라는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벌어졌을까요? 기본적으로 정원오 시주가 3선을 하는 동안 보여준 압도적인 구정이 입에 입을 따라 소문이 퍼졌기 때문에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 구도가 만들어지기는 했습니다.
이 외에도 정 시주를 칭찬할 만한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 정도로 대패할 건 아니었습니다. 이 강의는 정 시주를 칭찬하기 위한 강의가 아니라 박 시주가 어떤 실수를 했기 때문에 일패도지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되었는가를 말하는 강의이므로 정 시주 얘기는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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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정 시주가 잘했다고 해도 박 시주가 이 정도로 일방적으로 패배할 거라고 예상한 중생들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워낙 둘의 인지도가 차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성적표를 받아보니 결선 없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결선이 없다는 얘기는 정 시주가 과반이 넘는 득표를 했다는 말입니다. 전현희 시주가 있는데도 과반이 넘었다는 말은 최소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많게 잡으면 더블 스코어 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선전만으로 대승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실수가 겹쳐야만 대패가 나오는 법입니다. 만공스승은 박 시주가 그동안 쌓아온 실수와 판단 미스가 오늘의 결과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정계에 등장한 초반 박 시주는 역대 어떤 초선 의원과 비교해도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많은 중생이 그를 지지하고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행보 중에는 지지층의 마음을 차갑게 만드는 일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음식점 주인이 제일 무서워하는 소비자는 조용히 발길을 끊는 중생이요 TV나 라디오, 유튜브 제작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시청자는 조용히 채널을 끄거나 돌리는 중생입니다. 욕하는 동안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어쨌든 사고 있고,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조용히 떠난 중생은 그가 떠났는지 알기도 어려우며 뒤늦게 깨달아도 돌아오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말하는 이들보다 말하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박 시주는 이 점에서 철저히 실패했습니다. 박 시주에게 실망해 조용히 등 돌리고 떠난 지지자들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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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선 과정에서 만공스승이 박 시주의 패배를 확신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혹시 ‘힘숨찐 박주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어보셨습니까? 만공스승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박 시주가 패배하겠구나 직감했습니다.
‘힘숨찐 박주민’은 박 시주와 그 주변 인사들이 민심을 읽는 데 철저히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많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 일을 중생에게 알리는데 소홀해서 ‘박주민이 한 일이 대체 뭐냐’라는 불만을 가진 이들이 박주민을 비판한다는 정세 판단에서 나온 말입니다.
터무니없는 분석입니다. 중생들이 박 시주에게 등을 돌린 이유는 박 시주가 일을 안 해서 혹은 한 일이 뭔지 몰라서가 아닙니다. 박 시주가 그간 보여준 행동 중에 지지자들이 등 돌리게 만든 결정적인 행동들이 몇 차례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주와 그 주변에서는 이런 원인을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힘숨찐 박주민’ 같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했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정원오 시주에게 대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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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는 갑니다. 등장과 동시에 높은 인기를 얻었고 여기저기서 주로 칭찬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미지도 좋았고, 실제로 좋은 일, 훌륭한 일도 많이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안 하고 논다는 평가와는 달리 박주민이 열심히 일한다는 걸 부정할 중생은 상대 당에도 없을 겁니다.
본인과 주변 입장에선 이런 상황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공스승이 보기엔 억울할 게 없습니다. 박 시주는 대체 무엇 때문에 서울시장 경선에서 대패한 걸까요? 이 패배를 통해 박 시주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다음 강의에서 이에 관해 이야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강의에 뵙겠습니다. 나무관셈보살.

편집 : 금성무스케잌
마빡 디자인 : 꾸물
기사 : 만공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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