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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일주일 전 폴란드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폴란드는 대통령제가 가미된 의원내각제 체제로, 총리가 실질적인 통치자다) 

 

이번 방문이 무려 27년 만이라고 하니, 이번 정상회담이 중요하긴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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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에서는 3가지 관점에서 짚어볼 부분이 있었다. 

 

바쁘디바쁜 현대 사회, 후딱 시작해 보자.

 

 

1.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과 폴란드

 

지난해 9월,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 연구소는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을 다룬 간략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의 첫 문장은 두 국가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은 확실히 세계 방위산업에서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의 이러한 부상을 가능하게 한 가장 핵심적인 국가는 바로 폴란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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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4일,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보고서

제목 : 미사일, 시장, 상호 이익: 폴란드와 한국의 진화하는 방위-산업 협력

출처-<RAND> 링크 

 

이 보고서 말한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랬다.

 

‘한국이 방위산업 분야에서 신흥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유럽연합 회원국이자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미국과 유럽이 아닌 한국산 무기를 대거 구매하면서 비롯되었다.’

 

‘2022년 이후 한국과 폴란드가 이러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몇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서다. 먼저, 한국의 기술 발전 배경이다. 아이러니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는 한국이 방위 산업 분야에 집중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휴전선을 두고 있는 남한과 북한이 서로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지난 80년 동안 군사력 증진에 매달린 것이 한국 방위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다.’ 

 

비운의 역사로는 폴란드 또한 만만치 않다.

 

폴란드도 우리만큼이나 아픈 근현대의 역사를 살았다. 역사적으로 폴란드는 왼쪽으로는 지금의 독일, 오른쪽으로는 지금의 러시아, 아래쪽으로는 오스트리아 사이에서 침략의 고통을 겪어 왔다. 

 

18세기에는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세 국가가 폴란드라는 나라를 찢어 영토를 먹었다. 그리하여 약 123년(1795년~1918년)간 지도상에서 폴란드라는 나라 자체가 아예 사라졌던 역사까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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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독립하여 다시 폴란드라는 나라를 만들었으나, 그것도 얼마 안 가 1939년 나치 독일에 의해 침공 및 점령을 당했다. 약 6년 후인 1945년, 2차 세계대전은 끝났으나 폴란드는 다시 소련의 공산 진영으로 편입됐다. 

 

폴란드는 1989년이 되어서야 소련이 붕괴하며 오늘날의 사회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후에는 1999년 (체코, 헝가리와 함께) 나토에 가입, 2004년에는 유럽연합에 가입하며 나토 및 유럽연합의 회원국으로 변모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폴란드의 안보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과거 소련에 의존하던 안보를 그 정반대 편 국가였던 미국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의존은 더욱 강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트럼프 등장,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폴란드가 안보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다.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입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다음은 자신일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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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폴란드 지도

그래픽 출처-<동아일보>

 

폴란드가 더욱 적극적으로 안보를 재편한 것에는 당시 국제적 요인과 맞물린 국내적 요인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던 당시 폴란드 집권 정당은 법과정의당(PiS)이라는 극우적 정당이었다. 법과정의당은 2015년 총선 이후 2023년 현 폴란드 총리인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복귀하기 전까지 폴란드 정부를 이끌었다. (현 폴란드 정부는 연합 정권으로 중도 우파 성향이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시점의 집권당은 반유럽을 외치며, 자체적 안보를 추구하는 정당이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 국방비를 대폭 인상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폴란드 안보 재편을 추진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폴란드의 국방비는 2020년 GDP 대비 2.2%이던 것이 2024년 4.2%까지 증가했다. 유럽 내에서 단연 최대폭의 변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짚어볼 부분이 있다. 

 

‘안보 불안을 느낀 폴란드는 왜 전통적인 방산 협력 국가인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한국을 선택했을까?’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낀 폴란드가 한국을 선택한 핵심 요인은 속도였다.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폴란드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방력을 갖출) 시간과 속도였는데, 한국은 유럽과 달리 신속하게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결국 한국의 역사적 배경, 신속한 생산 역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폴란드의 국내 정치 변화가 맞물려 한국-폴란드의 방산 협력은 새로운 장을 맞이한 것이다. 그 결과 2024년 한국의 방산 수출 실적에 폴란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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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글로벌이코노믹> 링크

 

이런 배경에서 유럽의 주요 외신들은 이번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을 방산 분야의 협력에 초점을 두고 이렇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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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링크

 

BBC는 <'K-방산 큰 손' 폴란드와 정상회담…어떤 얘기 오갔나>라는 제목과 함께 이번 공식 회담에 한국의 대표 방산업체들인 현대로템 대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대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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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uronews> 링크

 

Euronews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은 동반자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그 핵심은 방산 협력(‘particularly in defence’)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에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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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무엇보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등 대한민국의 기술과 자부심이 담긴 무기들이 폴란드의 안보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K2 tanks, K9 self‑propelled howitzers, FA‑50 light-attack aircraft, and Chunmoo multiple rocket launchers — bearing South Korea’s technology and pride — are now safeguarding Poland’s territory and its people across its vast lands.)

 

투스크 총리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며, 특히 방위산업 분야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South Korea as Poland’s "most important ally after the United States, especially in the defence industry.)

 

 

2. 한국과 폴란드가 스스로 밝히는 정상회담

 

그렇다면 궁금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폴란드가 각각 밝힌 공동언론발표문 및 공동성명에서도 주요 외신의 분석처럼 핵심 사안으로 방산 협력을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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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먼저, 우리 정부가 발표한 공동언론발표문을 살펴보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읽은 이 발표문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4가지를 제시했다. 

 

1. 양국의 호혜적 방산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2. 에너지 공급망, 인프라, 과학기술 등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더욱 포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3.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글로벌 경제·안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4. 양국의 신뢰와 우정이 더욱 돈독해질 수 있도록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를 더욱 늘려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언론발표문은 이전 정상회담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재명 정부에서 정상회담의 구체적 성과로 안보 분야를 첫 번째로 제시한 경우는 폴란드와 정상회담이 유일하다. 또한, 세 번째 부분을 보면, 단순 방산 협력 외에 양국의 동반자 관계 격상을 언급하며 중동 전쟁과 같은 국제 안보 문제를 분명히 짚고 있다. 

 

바로 직전 정상회담이었던 한국-프랑스 정상회담과만 비교해 봐도, 이 공동언론발표문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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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한국-프랑스 정상회담의 공동언론발표문도 구체적인 성과가 4가지였다. 그 성과는 ‘경제 협력-첨단산업 분야 협력-인적교류-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구성됐다. 

 

여기서 프랑스 정부는 공동성명에서 정치와 안보 분야의 협력이 첫 번째로 제시했으나, 이재명 정부는 의도적으로 경제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 폴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안보와 정치 분야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폴란드 정부가 발표한 공동성명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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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동성명은 상당히 길다.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기 전 서론 부분에서 양자 관계의 토대는 ‘자유, 인권, 민주주의’(freedom, human rights and democracy)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수사는 유럽연합이 대외관계에서 잘 사용하는 수사다. 그리고 양국의 구체적인 협력을 16개 항으로 제시하는데, 이를 4가지 분야로 구성했다. 

 

1. 정치협력

(Political cooperation – 4개 항으로 구성됨)

 

2. 경제협력

(Economic and sectoral cooperation – 4개 항으로 구성됨)

 

3. 문화협력

(Cultural and educational cooperation – 2개 항으로 구성됨)

 

4. 국제 안보협력

(Regional and global cooperation – 6개 항으로 구성됨)

 

이 네 가지 구성과 순서가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언론발표문의 구성과 비슷하다. 이렇게 두 국가의 공동성명 구성과 순서가 비슷한 경우는 이전 정상회담에서는 잘 없었다. 상대국은 주로 정치협력을 강조한 반면, 우리 정부는 경제협력을 내세우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모두 정치, 특히 방산 분야의 협력과 함께 국제 안보 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폴란드 정부의 공동성명은 양국의 의회 협력과 방산 분야의 협력을 다룬 정치협력(Political cooperation)을 첫 번째로 제시하고, 마지막 국제 안보협력은 가장 많은 6개 항으로 구성했다. 쉽게 말해, 총 16개 항의 협력분야에서 양국은 10개 항이 정치와 군사 안보 분야였다. 

 

결론적으로, 양국이 직접 밝힌 이번 정상회담은 확실히 정치 분야의 협력이 핵심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방산 협력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정치 분야 협력이었다. 더 구체적인 협력의 내용을 보면, 국제 안보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한반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와 같은 구체적인 이슈들은 물론, 양국은 민주주의와 같은 규범을 근간으로 한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를 강조하며, 방산을 기치로 사실상 양국의 정치 협력을 공고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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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제 정치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상회담

 

이번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적어도 20세기 그리고 21세기 초까지 국제 정치에서 한국과 폴란드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이에 스스로는 물론 외부에서도 두 국가를 중심으로 평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이 변화를 이재명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는 서로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유럽에서는 각 국가 혹은 특정 국가의 사람들을 평가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있다. 

 

예를 들면, 

 

“독일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

 

“영국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항상 술에 취해 있다.”

 

등과 같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유럽 내에서 폴란드 사람들을 비하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유럽에서 가장 신선한 뇌는 폴란드인의 뇌다. 그 이유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The freshest brain would be a Polish brain, because it has never been used.) 

 

이 표현은 폴란드인들을 조롱하는 것을 넘어 폴란드 자체를 경멸하는 인식이 내재된 것이다. 이건 유럽에서 폴란드를 중심이 아닌 주변부로 생각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표현 및 인식이다. 

 

한국은 어떨까?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적어도 20세기 많은 지식인 사이에 공유된 자기 인식은 ‘작은 나라’ 콤플렉스다. 20세기 당시 현실을 보면, 이러한 콤플렉스가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스스로를 낮게 여기고, 주변의 몇몇 국가들을 높게 여기는 사대주의적 습성이며, 이 인식은 아직까지도 상당히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여전히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을 설명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한반도와 주변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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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치 현실에 비추어보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이 표현이 유효한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주변 4강이라는 표현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우리보다 강한 국가로 인식하며 스스로를 동아시아에서 주변부 혹은 외교에서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로 인식하는 틀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과 폴란드를 단순히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그리고 국제 정치에서 주변부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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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 세계 상위 15개국 국방비 지출 현황

출처-<SIPRI>

 

우선 전 세계 국방비 지출 순위 최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봐보자. SIPRI에서 작년에 발표한 수치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 상위 15개국 현황을 보여준다. 

 

한국은 11위, 폴란드는 13위다. 세계 주요 선진 7개국의 모임으로 알려진 G7 국가인 이탈리아, 캐나다보다 한국과 폴란드가 높은 순위에 있다. 한국과 폴란드가 그저 주변부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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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치화된 세계 군사력 순위로는 한국이 5위이며, 폴란드는 21위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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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부 평가 지표

 

미국 매체에서 정치부터 경제, 군사력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 국가 종합 파워 순위에서는 한국이 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 수치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과정을 거쳐 기록되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나, 중요한 건 세계 곳곳에서 조사되어 나오는 순위, 수치에서 한국은 공통적으로 굉장히 상위권에 랭크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제 작은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허구한 날 뉴스에 나오기 때문에 모르기가 힘들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유럽 어떤 국가보다도 선진국이다. 증시 규모에서도 최근 독일에 이어 프랑스까지 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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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경제> 링크

 

유럽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이 부족했던 부분이 문화, 소프트파워 분야였는데, 그마저도 이제는 그렇지 않다. 2025년 Brand Finance가 발표한 Global Soft Power Index에서 한국은 12위를 기록했다. 경제, 문화, 정치, 군사 분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은 상위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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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글로벌 소프트파워 지표

출처-<Brand Finance>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 기간 쌓여온 인식으로 인해 주변 강국들과의 비교에서는 스스로를 낮게 평가한다. 가장 높게 평가해 봐야 이런 류의 표현이다.

 

“작지만 강한 나라”

   

이제 우리는 구태여 ‘작지만’이라는 문구를 쓸 필요 없는 나라가 됐다.

 

폴란드의 경우도 자세히 알아보면, 우리가 표면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유럽연합 내에서 인구수는 유럽의회를 구성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중요한 지표다. 

 

그리고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실제 2025년 기준으로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 네덜란드와 비슷한 경제 규모로 성장해 유럽 내 5~6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폴란드가 유럽 및 나토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국방비 증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경제성장률 및 경제 규모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폴란드를 단순히 유럽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객관적인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정책 결정자들의 인식이다. 다행히도 이재명 대통령과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국제 사회에서 자기 나라의 주체성 및 상대국의 주체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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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런 열등감도 없이 이번 협의를 진행할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온 사람은 작거나 더 가난한 나라의 대표가 아니라, 유럽의 경제 강국을 대표해 온 것입니다.”

(We will conduct these talks without any complexes. I would like to say directly to the President of Korea: a representative of not a small or poorer country has come here, but of a European economic power.) 

 

투스크 총리의 말에서 ‘열등감’(complexs)에 주목해야 한다. 

 

이 발언은 과거 폴란드의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열등감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폴란드는 그런 열등감이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며, 2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폴란드는 이전의 폴란드가 아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경제 강국으로 한국에 왔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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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올린 이스라엘 관련 소셜 미디어

출처-<이재명 대통령 X>

 

이번 정상회담 직전, 이재명 대통령은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대해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X)에 게시했다. 

 

과거 한국의 정책 결정자 중 이런 외교적 언사를 공개적으로 한 사람은 없다. 이는 한국이 국제 정치 주요 사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하나의 전환점이다. 

 

한국과 폴란드 두 정상은 모두 자국의 달라진 위상을 인식하고 있고, 주체성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폴란드 속담에 ‘스부이 치옹니에 도 스포예고’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이끌린다’라는 뜻인데, 우리 한국에도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유대감과 문화적 친근감이 있었기에, 한국과 폴란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 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폴란드 두 정상은 각국과 상대국의 변화 및 상대 정상의 인식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했을 것이다.  

 

정치·경제적으로 한창 몸살을 앓던 2014-2019년 투스크 총리는 유럽연합의 정치적 사안들 다루는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을 역임했다. 그러다 자국에서 극우적 정당이 반유럽, 반민주주의적 정서로 폴란드를 이끌어가자 2023년 다시 국내 정치로 뛰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2024년 12월 3일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 번에 40년 전으로 후퇴할 수 있었던 그 기로에서 시민들과 함께 내란을 막고 대통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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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서로가 서로를, 그리고 한국에 폴란드가, 폴란드에 한국이 어떤 상대인지 정확하게 알고 이번 정상회담에 임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다른 정상회담들과 달리 정치, 방산, 국제 안보에서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언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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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임권산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kuy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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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박민중입니다.
생일은 3.1절입니다.
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