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평택을을 선택한 이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조국 대표는 평택을 출마를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정치인 조국의 선택 방식에 담긴 일관된 논리가 명확해졌습니다.
“민주당에 해가 되는 선택은 하지 않는다.”
조국 대표는 누가 봐도 친민주당 정치인입니다. 교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진보 지식인으로 활동해 왔고,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의 정치인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일찍이 폴리페서라는 ‘욕’을 듣기도 했습니다.

(매일경제, 링크)
그런 그가 정치인의 길을 선언한 이후 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 창당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민주당이 조국이란 인물을 수용하는 데 소극적이었고, 조국 본인 역시 그 현실을 인정하고 “민주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라는 명분 아래 독자적인 신당 창당을 택한 것입니다.

(한겨레, 링크)
민주당은 조국을 외면했습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 내부에 ‘조국의 강’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강은 인간 사냥에 가까운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로 시작해 보수 정당이 부풀리고 레거시 언론이 확산시킨 허상의 프레임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민주당 내 다수의 정치인은 그 프레임을 고스란히 받아들였고, 조국과 그의 가족에게 쏟아진 집중포화를 끝내 외면했습니다. 정작 조국의 곁을 지킨 것은 시민들이었고, 그들은 무자비한 검찰 권력에 분노하며 서초동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중앙일보, 링크)
설령 당시 민주당 내에 진짜 ‘조국의 강’이 존재했다 하더라도 그러한 프레임이 왜 형성됐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였던 검찰 개혁 추진 과정에서, 최전선에 섰던 그에게 정치적 공격과 논란이 집중된 결과였습니다. 학자의 길을 걷고자 했던 조국 대표는 민주 정부와 진영의 요구에 응답해 역할을 떠안았던 것입니다.

(국제신문, 링크)
그뿐만이 아닙니다. 조국 사태 이후 그는 가족과 개인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수감됐고, 뒤이어 조국 자신도 수감됐습니다. 의사가 되려던 딸은 면허가 취소되고 고졸이 됐습니다. 서울대 교수 자리에서도 잘렸습니다. 평생을 학자로, 교육자로 살아온 그가 돌아갈 자리마저 잃은 상황에서 ‘정치인’이라는 선택지는 어찌 보면 불가피한 귀결이었습니다.

(서울신문, 링크)
그때도 민주당은 조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조국은 무소속 출마라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창당이라는 가장 험한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외치며 지역구 후보를 단 한 명도 내지 않았습니다. 민주당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려는 선택이었습니다.
평택을 선택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번 선택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국 대표가 호남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이 가져갈 수 있는 의석 하나를 빼앗는 꼴이 됩니다. 부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에서 유일한 민주당 1석입니다. 민주당에게는 험지인 부산에서 전재수 의원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갈고 닦은 귀한 ‘1석’입니다. 이런 곳에 조국 대표가 출마하면 다자 구도가 만들어져, 국민의힘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위험이 있습니다. 많은 민주당 인사가 조국 대표의 부산 출마를 만류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뉴시스, 링크)
조국 대표는 이에 대해 그저 “아쉽다”라고 했습니다. 담담한 표현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출마지를 결정할 때 정서적으로 애착이 있는 곳을 원하기 마련입니다. 조국 대표는 공공연히 롯데 팬을 자처해 왔고,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부산에 출마하고 싶었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부산에는 가족과 친척, 오랜 친구들도 있으니 선거 조직을 꾸리는 데도 훨씬 유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평택을을 선택했습니다. 평택은 조국 대표에게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이고, 조국혁신당의 지역 조직조차 전무한 곳입니다. 그는 이번에도 본인 앞에 주어진 선택지 중 가장 험한 길을 택했습니다. 오로지 민주당과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따라서 조국 대표가 밝힌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보궐 지역에는 공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민주당에게 공천을 철회하라는 압박이 아니라, 민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신이 왜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는 명분이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뉴스원, 링크)
조국에게 덧씌워진 반민주·반명 프레임은 이제 걷어낼 때가 됐습니다. 평택을이라는 이번 선택은 향후 그거 어떤 판단을 내릴 사람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설령 자신에게 가장 불리한 길일지라도, 그는 민주당에 해가 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정치인 조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
사면 이후 가장 크게 논란이 된, 이른바 ‘된장찌개 사건’은 조국을 둘러싼 프레임이 얼마나 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출소 직후 SNS에 올린 된장찌개 사진 한 장을 두고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비판에 논리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조국 대표가 스스로를 서민이라고 자처한 적이 없으니 코스프레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소고기’라는 특정한 식사를 이유로 서민이 아니라는 계층을 규정하는 주장 역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아버지가 출소한 날 가족끼리 소고기를 먹은 것이 무슨 문제일까요? 그럼에도 그 사진 한 장은 ‘조국 된장찌개 논란’이라는 이름으로 정치 뉴스를 뒤덮었습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입니다.

(세계일보, 링크)
연예인 중에도 똑같은 행동을 해도 누구는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입방아에 오르내리지만, 누구는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는 평생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아야 하지만, 똑같은 일을 했어도 누구는 불과 몇 달 만에 컴백해서 활동을 재개합니다.
조국이라는 캐릭터는 타고난 주목도와 스타성을 가진 인물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주목도가 양날의 검이라는 점입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아주 사소한 실수도 대서특필될 것이고, 일주일은 기본으로 조롱과 조리돌림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조국 대표 본인은 이를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더 근본적인 위험 요소도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누가 뭐래도 이재명의 시대입니다. 천하의 인재들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로 몰려가 줄을 서고 있습니다. 반면 지지율 3% 미만의 조국혁신당에는 소수의 참모들과 다양한 이유로 민주당에 가지 못하는 인재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좁은 공간에서 조국이라는 인물을 둘러싼 크고 작은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끊임없이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데, 조국혁신당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숨겨진 리스크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조국 대표를 둘러싼 참모들 사이에서는 그가 미처 감지하기 어려운 암투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고, 그 심리를 정확히 읽어내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그 다툼을 안다고 해도, 얼마 되지 않는 소수의 참모들을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조직이 작을수록 사람 하나의 이탈이 주는 충격은 크고, 그만큼 결단은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성남에서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민주당 주류와의 권력 투쟁, 진흙탕 싸움을 직접 겪어온 장본인이라는 점입니다. 비주류에서 대통령까지 오른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어떤 형태의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지 스스로 예측하고, 그 성격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반면 조국 대표의 커리어에는 그런 진흙탕 싸움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조국 대표가 외부에서 뛰는 동안, 그를 둘러싼 일부 참모들은 조국 대표라는 이름을 활용해 자기 정치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본인이 가장 늦게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조국의 진짜 정치는 지금부터입니다
조국은 지금까지 반대 급부가 있을 때 빛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윤석열이라는 거악이 사라진 지금, 그의 진짜 정치가 비로소 시작된 셈입니다. 조국혁신당은 제2의 정의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 때문에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쉽게 견제구를 던지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같은 목소리만 내면 조국혁신당의 존재 이유가 흐려집니다. 조국혁신당은 어느 쪽을 택해도 어려운, 좁고 험한 포지션에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결국 조국혁신당의 성패는 조국이라는 리더 본인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세상의 모진 시선들을 어떻게 버텨낼 것인지, 참모들 사이의 암투를 어떻게 읽고 다스릴 것인지, 지지율 고공 행진을 달리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 사이에서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아도 됐을 지저분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때로는 상대에게 모진 말을 하며 과감하게 잘라내야 할 순간도 올 것입니다.
과연 조국 대표는 해낼 수 있을까요. 지금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 하나 극복할 때마다 그는 단단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조국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완성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링크)
편집: 이현화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우아한위장
제보 및 연재 문의
ddanzi.master@gmail.com
검색어 제한 안내
입력하신 검색어에 대한 검색결과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딴지 내 게시판은 아래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검색기능을 제한하고 있어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전기통신사업법 제 22조의 5제1항에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삭제, 접속차단 등 유통 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2.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청소년성처벌법 제11조에 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을 제작·배포 소지한 자는 법적인 처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청소년 보호 조치를 취합니다.
5. 저작권법 제103조에 따라 권리주장자의 요구가 있을 시 복제·전송의 중단 조치가 취해집니다.
6. 내부 규정에 따라 제한 조치를 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