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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의 말하기

 

2025년 2월, 내란 혐의로 탄핵심판을 받던 자리에서 검사 출신 윤석열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소 '사람'이라고 하지, '인원'이라는 말은 써본 적도 없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인원을 끌어내라고 지시받았다"고 증언하자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데 그 발언이 끝나자마자, 윤석열은 바로 자신의 입으로 '인원'이라는 단어를 네 차례나 사용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윤석열 구라.png

(MBC, 링크)

 

누가 봐도 거짓말이고,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한다. 그리고 거짓말이 들통나도 끝까지 우긴다. 혹은 법적으로 대응한다. 이것이 검사들의 특성이다.

 

한 가지 더 있다. 검사 출신 한동훈은 2020년에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발언했다가 당시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됐다는 반박이 들어오자, "사직구장이 아니라 사직에서 봤다고 말한 것"이라며 자신에게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한동훈 사직.png

(오마이뉴스, 링크)

 

 

검사들의 수사 방식

 

지난 4월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031페이지의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가 확인한 것은 무엇인가.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서 검찰이 ①허위 진술 강요·협박, ②증거 위조·변조, ③진술 유도·회유, ④쪼개기 기소, ⑤정치적 의도로 짜인 기획 수사를 자행했다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정영학.png

(오마이뉴스, 링크)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남욱은 법정에서 검찰의 회유와 협박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정영학은 자신이 제출한 증거가 조작됐다며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밝혔다. 국정조사는 이것을 확인했고, 민주당과 범여권은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 조작기소.png

(한겨레, 링크)

 

이 수사의 지휘 라인은 국정조사 보고서에 명확히 나온다. 2기 수사팀의 구성이 윤석열을 정점으로 해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원석 총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고형곤 4차장검사,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에 이르는 라인으로 수사가 전개됐다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수사를 끌어갔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이 조국을 수사했다

 

그런데 이 수사팀에 낯익은 이름들이 있다. 강백신, 엄희준이다. 국정조사 보고서는 이 두 검사가 조국 공판의 주임부장으로 공판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대장동 사건 기록을 검토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하고 있다. 조국 공판을 마무리하며 이재명 수사팀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리고 조국 수사의 정점에는 윤석열이 있다. 그는 검찰총장 시절 조국 수사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송경호, 고형곤, 강백신. 이들은 조국 수사에 앞장섰던 검사들이고, 이후 이재명 수사팀의 핵심 라인을 형성했다.

 

같은 검사들이, 같은 방식으로, 이재명과 조국 두 사람을 모두 수사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조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특검을 추진한다. 만약 이 판단이 옳다면 논리적으로 하나의 질문이 따라온다. 같은 검사들이 같은 방식으로 수행한 조국 수사는 제대로 됐을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조작이라면 조국 수사도 조작됐을 것으로 의심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이 둘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백신 조국.png

(조선일보, 링크)

 

 

검사 출신의 말하기 방식

 

조국 후보와의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김용남 후보는 이렇게 답했다. "조국과 단일화는 없을 것, 기본적으로 범죄 알레르기성 반감이 있다."

 

김용남 알레르기.png

(뉴시스, 링크)

 

조국 후보를 범죄자로 낙인찍은 것이다. 그렇다면, 김용남 후보는 같은 검사들이 수사했고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범죄자 알레르기'라는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조국 후보를 향해 "조국 후보자, 주식 작전세력 최정점"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이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자 김용남 후보는 "나는 '조국'이라고 한 게 아니라 '조국 일가'라고 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방식 아닌가? "사직에서 봤다고 했지, 사직구장에서 봤다고는 안 했다." "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지, 인원이라는 말은 평소 안 쓴다."

 

"조국이 주가조작의 정점에 있다고 한 적 없다. 나는 '조국 일가'라고 했다"는 김용남 후보의 변명은 검사들의 변명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잘못했다, 미안하다고 하면 넘어갈 일을 말을 비틀어 빠져나가려 한다.

 

결론을 먼저 정해놓는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조국을 범죄자로 먼저 규정해놓고 시작하는 수사와 이재명 대통령을 유죄로 먼저 결론 내놓고 수사를 꿰맞추는 것은 같은 구조다. 김용남 후보의 낙인 방식과 조작기소를 자행한 검사들의 수사 방식은 근본적으로 닮아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파란 잠바의 자격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 검사들이 변명하는 장면을 보면서 김용남 후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수사를 꿰맞추고, 증인을 협박하고 회유하고, 막다른 곳에 몰리면 말을 비틀어 빠져나가는 그 방식들. 검찰 출신으로서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면 적어도 김용남 후보의 말하기 방식만큼은 달라졌어야 했다.

 

세월호, 이태원, 위안부 합의. 민주당이 수십 년간 지켜온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과거 발언들에 대해 사과하면 끝날 일이었다.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죄했다면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이 품어줬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말을 비틀어 빠져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김용남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데려왔다. 정청래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았다. 다만 그 사실이, 그 파란 잠바가 후보에 대한 모든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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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보좌관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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