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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담 장소에 세워진 트럼프 황금 동상

 

지난 4월 30일, 전 세계의 눈길이 한 곳에 집중됐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 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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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그곳에 세워진 트럼프 동상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진짜 황금으로 도금된 6미터 크기의 동상이다. 제작비만 50만 달러(약 7억 3천만 원)에 달한다.

 

이날 동상 제막식에는 트럼프의 ‘영적 지도자’ 존 마크 번즈 목사와 기독교, 유대교 랍비들이 모여 트럼프를 축복했다.

 

“이 동상은 미국의 부활, 자유, 애국심, 용기를 상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내주신 하느님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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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적 지도자’ 존 마크 번즈 목사

출처-<게티이미지>

 

동상이 설치된 마이애미 도랄 골프클럽은 트럼프 소유다. 그리고 이 동상이 공개된 날은 PGA 캐딜락 챔피언십이 시작된 날이었다. 동상이 세워진 도랄 골프클럽(리조트)은 올해 말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즉, 그때가 되면 전 세계인이 트럼프 황금 동상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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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트럼프 소유의 도랄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주 대륙 수호자 정상회담

출처-<게티이미지>

 

당연히 트럼프 본인은 황금 동상을 무진장 좋아하고 있다. 본인 SNS에 올리며 열심히 자랑하고 있다.

 

“진짜 황금 동상이다. 마이애미 도랄에, 진짜 미국 애국자들이 설치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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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트럼프 트루스 소셜>

 

그리고 미국인들은 전 세계인 앞에서 쪽팔려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북한 수령님 동상 앞에서 굽신거리는 북한 사람들 보면서 쪽팔려 하는 한국인들의 심정을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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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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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생긴 것도 무척 비슷하다. 

 

단지 동상이 설치되었다는 사실만 쪽팔린 게 아니다. 트럼프 동상이 만들어지고 설치된 과정 전체가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트럼프 황금 동상을 둘러싼 ‘막장 드라마’

 

트럼프 황금 동상을 세운 것은 트럼프 본인은 아니다. ‘패트리어트 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만든 투자자 50명이다. 이들은 지난 2024년 7월 트럼프 암살 사건 직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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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암살 시도 직후 주먹을 치켜든 트럼프

 

“암살에 살아남은 트럼프는 애국자(패트리어트)의 상징이다! 사진 속 저 모습 그대로 동상을 만들어 트럼프에게 갖다 바치자!”

 

물론 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정말 애국자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엄연한 장삿속이 있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봐라 ‘트럼프 특징주’가 돼서 우리 코인이 대박이 난다. 전 세계적 홍보 효과에 비하면 동상 제작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들은 정치인 전문 조각가 알란 코트릴에게 트럼프 동상 제작을 의뢰한다.

 

“5개월 안으로 거대한 트럼프 동상을 만들어 주시오!”

 

“6미터짜리 동상을 5개월 안에 만들라니 너무 급한 거 아니오?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1월 취임식에 맞춰 동상을 세워야 합니다. 돈은 얼마든지 주겠소!”

 

“알겠소. 초고속 급행으로 만들 테니 36만 달러 내놓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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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알란 코트릴

출처-<AFP>

 

의뢰를 받은 코트릴은 갖은 노력 끝에 5개월 만에 트럼프 동상을 만들어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대박의 꿈’에 기뻐했다.

 

“이걸 워싱턴DC 대통령 취임식장으로 가져가면, 트럼프 대통령 눈에 띄는 건 시간문제다.  대통령 눈도장을 확실히 받고, 우리 패트리어트 코인도 대박나는 거야!”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보다 몇 수 위였다. 취임을 앞두고 자기가 직접 ‘트럼프 코인’을 만든 것이다. 투자자들이 노리던 ‘패트리어트 코인’은 그야말로... 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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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

 

“남 좋은 일을 왜 시켜주냐? 내가 직접 코인 만들어서 내가 다 해 먹으련다.”

 

게다가 트럼프 취임식이 열린 1월은 엄청난 강추위로 동상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닭 쫓던 개’가 된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어떻게든 트럼프 눈길을 끌려고 한다. 

 

그때 그들 눈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위에 소개한 트럼프 대통령 친구인 존 마크 번즈 목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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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번즈 목사

출처-<게티이미지>

 

“트럼프 동상이라… 끝내주는 발상이군. 그런데 뭔가가 부족해”

 

“목사님, 그게 뭡니까. 말씀만 하십쇼.”

 

“거, 대통령 각하가 좋아하는 거 있잖아. 황금…”

 

“화… 황금이요?”

 

“그래. 황금으로 동상에 금박을 입히는 거야. 그럼 내가 대통령에게 말씀은 드려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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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황금 집착증은 유명하다.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인테리어도

황금으로 도배질했다.

출처-<게티이미지>

 

투자자들은 당장 조각가 알란 코트릴에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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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

 

“조각가 양반, 지금 완성된 동상에 황금을 발라주시오!”

 

“황금? 빨리 완성된 동상이나 가져가고, 약속한 제작비나 마저 내놓으쇼!”

 

“지금 트럼프 대통령 눈에 들려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니깐. 비용은 말만 하시오.”

 

“6미터짜리 동상에 황금으로 금박을 입히려면, 금값으로 최소 6만 달러는 내야 하오.”

 

이런 사정으로, 코트릴은 6만 달러를 들여 동상에 황금으로 금박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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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 입히기 작업 중인 트럼프 동상

출처-<AFP>

 

그런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잔금 지불과 황금상 인수를 미루기 시작했다.

 

“대통령 턱 밑에 왜 저렇게 살이 많아? 그리고 대통령이 너무 뚱뚱한 느낌이 들어. 좀 날씬하게 만들어 보쇼!”

 

“트럼프 사진 보고 그대로 만든 건데 살쪘다고 하면 어떡하나? 날씬하게 조정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돈 받기 싫소? 싫으면 말고….”

 

코트릴은 투덜투덜 거리며 다시금 트럼프 동상을 날씬하게 하고 ‘금박 입히기’까지 끝냈다.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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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어트 코인 광고

 

‘패트리어트 코인’ 측이 자기가 만든 동상을 이미지로 코인 마케팅에 나선 것을 발견한 것이다.

 

“동상 디자인과 제작은 나의 창작물이고, 저작권은 나에게 있다. 너네는 약속한 제작비도 다 지불 안 했는데, 나의 저작권까지 침해해?”

 

“이 동상은 트럼프 암살 당시 사진을 본 떠서 만든 거잖아. 이게 무슨 저작권이 있냐?”

 

“웃기고 있네. 제작비 잔금이랑 저작권료 지불할 때까지 동상은 못 내놓으니 알아서 하쇼!”

 

코트릴은 완성된 동상을 모처에 숨겨버렸다. 결국 트럼프 황금상은 ‘인질’이 되어, 완성된 후에도 1년 가까이 빛을 못 보고 창고에 처박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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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이 되어 창고에 처박힌 트럼프 황금상

출처-<AFP>

 

그런데 올해 초, 코트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어이, 황금상 가져갈 돈은 준비됐소?”

 

“여기는 백악관이다. 황금상의 실물을 직접 확인하고 싶소.”

 

“백악관이 황금값 내줄 거요? 아무리 백악관이라도 돈 없으면 못 가져갑니다.”

 

“황금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공개된 사진이 AI로 조작된 게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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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황금상에 입혀진 금박의 모습

출처-<AFP>

 

결국 코트릴은 백악관 관계자를 자기 작업실에 초대하고, 실물 황금상과 금박 입히는 과정까지 직접 보여준다. 

 

백악관에서 황금상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자, 일은 일사 천리도 진행됐다. 그리고 4월 29일, 코트릴에게 투자자들의 전화가 왔다.

 

“황금 값 6만 달러하고, 저작권료 15만 달러 방금 계좌 입급했으니 확인해보쇼.”

 

“진즉에 그랬어야지… 황금상은 언제 설치할까요?”

 

“내일 4월 30일 아침까지 플로리다 도랄 트럼프 골프 클럽에 설치하시오.”

 

“22미터짜리 동상을 하루아침에, 그것도 1,000마일(1,600킬로미터) 떨어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설치하라구? 지금 장난하쇼?!”

 

“지금 급해! PGA 캐딜락 챔피언십이 4월 30일 개막하는데, 그 전에는 동상을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도 동상을 보고, 전 세계가 보게 된다. 싫으면 말구….”

 

결국 코트릴과 직원들은 22미터짜리 트레일러에 황금 동상을 싣고, 1,600킬로미터를 하룻밤에 달려서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그리고 날밤을 새서 겨우 챔피언십 개막일 아침에 동상 설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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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작업 끝에 골프장에 설치된 트럼프 황금 동상

출처-<게티이미지>

 

그러자 트럼프 측근들이 나타나 코트릴에게 말했다.

 

“조각가 양반. 수고하셨쇼. 일 끝났으면 가보쇼.”

 

“잠깐, 오늘 아침 제막식 한다면서요. 최소한 동상을 만든 조각가는 자리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요?”

 

“일하고 돈 받았으면 됐지. 손님 눈에 띄기 전에 빨리 가시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늦게 받고, 동상 제막식에 초대받지 못한 코트릴은 이를 부드득 갈며 철수한다. 

 

“내가 앞으로 트럼프 관련 일은 죽어도 절대로 안 한다!” 

(실제로 이렇게 말함)

 

 

‘황금상’ 세워지는 사이 문 닫는 미국 항공사 

 

마침내 트럼프 황금상이 공개되자, 트럼프 측근 일부를 제외한 사람들은 다음 성경 구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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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은 모세가 산에서 오래도록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고, 아론에게 몰려와 말하였다. 

 

“일어나,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백성들은 금붙이로 수송아지 형상을 만들어 숭배하였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

 

-탈출기 20장, 32장-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살아있는 동안 자기 동상을 세운 적 없었다. 그런데, 성경 속의 우상, 황금 송아지가 2026년 미국 땅에 ‘황금 트럼프 동상’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젠 사키 전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동상 턱 밑에 늘어진 살 없앴다고? 차라리 보톡스를 맞아라.”

 

캐시 패스터 하원의원 

 

“트럼프가 황금 동상을 세우는 동안, 공항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황금 동상이 세워진 지 3일 만인 5월 2일 새벽 2시, 미국의 저가 항공사 ‘스피릿 에어라인’이 43년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미국 항공편의 7%를 차지하던 항공사가 문을 닫았고, 1만 5천 명의 직원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5월 2일 새벽 스피릿 항공 조종사는 기내 방송을 해야 했다.

 

“이 비행편이 스피릿 항공 마지막이 됩니다. 43년 동안 저희 회사를 이용해 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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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을 중단하고

조종석과 엔진이 밀봉된

스피릿 항공 비행기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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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항공에서 수십 년간 일하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

출처-<게티이미지>

 

스피릿 항공의 파산은 무엇보다도 트럼프 때문이다. 트럼프가 2월부터 벌인 이란 전쟁 때문에 원윳값이 급등했고, 저가항공사로서는 1.5배 오른 항공유값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스피릿 항공은 막판 트럼프 행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지만 거절했고, 항공사가 망하도록 내버려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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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런당 기름값 6달러를

훨씬 넘어선 캘리포니아 주유소.

출처-<게티이미지>

 

(예를 들어, 갤런당 6.5달러를 한국식으로 환산하면 리터당 2,524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가 일으킨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는 미국 서민을 덮치고 있다. 저가 항공사는 문을 닫고, 각 가정은 수백 달러의 기름값을 더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황금상은 물가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친구 마크 번즈 목사는 ‘황금 송아지’ 비난에 대한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라. 트럼프 황금 동상은 성경 속의 ‘황금 송아지’나 ‘우상 숭배’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굴 의지와 미국의 부활에 대한 경의일 뿐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크 번즈 목사는 알아둬야 할 것이다. 살아생전 자기 동상을 세운 지도자들의 말로가 이렇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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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후

학생들에게 끌려다니는 이승만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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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후

끌어내려지는 사담 후세인 동상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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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임권산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고물상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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