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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는 선거의 3요소를 인물, 구도, 이슈라고 가르치고 있다.

 

틀렸다. 다시 써야 한다. 대구의 큰인물 김부겸이 내란중요종사 혐의자에게 밀렸다. 평생을 지역에서 헌신한 박형룡이 탄수화물에게 큰 표차로 졌다. 내란 직후 열린 선거이자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는다. 심지어 국힘은 윤어게인과 반윤으로 분열했다. 선거 막판 서울에선 철근 누락과 고가철거 사고로 안전이슈가 떠올랐다. 그럼에도 졌다. 뭐 하나 맞는 게 없다.

 

대한민국에서 선거의 3요소는 지역주의, 집값, 국민의힘이다.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주류’로 올라섰다는 거대한 착각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다. 국힘은 선거 막판 고양이손이라도 빌리듯, 이명박근혜까지 동원했다. 누가 봐도 확장전략이 아니다. 투표 포기하고 안 나오려는 국힘 지지자들을 박박 긁어 끌어내려는 집토끼 결집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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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힘은 서울에서 이겼다. 내란으로 망했는데도 민주당과 접전이라니. 대체 국힘은 선거에 얼마나 강한 것인가.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는데, 국힘의 강함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번 선거에서 가장 의미 없는 말은, “어떻게 내란조차 끊어내지 못한 정당이 해체당하긴커녕 선거에 출마해서 접전을 벌일 수 있느냐”는 말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즉, 일종의 자연재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장마철에 태풍 오고 홍수가 난다고 백날천날 하늘을 원망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럴 시간에 배수구 청소하고 축대 점검을 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 총 16곳 중 민주당이 경기, 인천, 강원, 충남, 충북, 대전, 세종, 전남광주, 전북, 부산, 울산, 제주 등 12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4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총 14곳에서 벌어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민주당이 9곳에서 승리했고 대구 달성, 충남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구갑, 경기 평택을 등 4곳에서 국민의힘이, 부산 북구갑은 무소속 한동훈이 승리했다.

 

광역 단체장 - 민주당 12 : 국민의힘 4

국회의원 보궐 - 민주당 9 : 국민의힘 4: 무소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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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일보 (링크)

 

산술적으론 민주당의 ‘압승’이다. 하지만 패배인 듯, 패배 아닌, 패배 같은 승리 느낌이 진하게 난다. 서울과 대구, 경남에서 졌기 때문이다.

 

김부겸 후보는 낙선 인사를 통해 “김부겸 개인의 패배이지, 대구 시민의 패배가 아니다. 절망하지 말라. 격려를 부탁한다. 대구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선거에 ‘졌잘싸’는 없다. 진 건 그냥 진 거다. 그 빌어먹을 ‘보수의 심장’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뛴 후보가 45% 넘게 득표한 것은 분명히 경악할 성과지만 그 후보가 김부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니, 심지어 그 상대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자라면 더더욱 다르다.

 

민주당에서 이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다시 나오기 힘든 최강의 인물을 내세웠지만 졌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꼴찌에 빛나는 대구는 스스로 말라죽는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의 댓가는 대구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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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경북일보 (링크)

 

부산 북구갑의 결과가 끼칠 영향은 국지적으로 제한적일 대구의 결과와 또 다르다. 정계개편의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당선 소감 일성으로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 폭주를 제어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재건은 알겠는데 이재명 정권의 폭주는 잘 모르겠다. 이재명 정권이 폭주하고 있나. 그런데 어떻게 지지율이 60% 넘게 나오는 거지? 국정지지율 여론조사가 전부 개판인 건가?

 

아... 혹시 ‘공소취소’를 이야기하는 건가.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일단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 및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을 주도한 민주당 의원들 목부터 치고 시작하자.

 

하정우와의 표차가 1400표 차이란다. 투표일 직전 터진 위장전입 의혹 숫자와 묘하게 겹친다. 하지만 수사를 통해 위정전입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한동훈 당선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후보 본인과 캠프는 몰랐다고 꼬리를 자르면 그만이다. 고문기술자를 캠프로 모셔와도 당선되는 대한민국 선거문법에서 준법이나 상식은 설 자리가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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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링크)

 

서울의 결과를 두고 혹자는 ‘인물’에서 밀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선거 내내 ‘정원오’ 하면 딱 떠오르는 강한 브랜드가 없다는 평가가 잇따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표 결과를 보면 ‘한강벨트’에서 뒤집혔다. 이건 인물이고 나발이고 ‘보수 정서’와 ‘부동산’ 이외엔 설명할 길이 없는 결과다.

 

이번 지선으로, 국민의힘과 경상도 지역주의, 그리고 집값 상승의 욕망이 여전히 대한민국의 상수라는 것이 재차 확인됐다.

 

2년 후 총선 전까지 당분간 선거는 없다. 이번 지선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치가 움직일 거다. 보수의 재편으로 혼란이 극에 달할 거란 얘기다.

 

저쪽만 혼란한가. 민주당 8월 전당대회는 이미 시작됐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불발과 평택을에서의 네거티브 공방, 전북지사 결과까지 죄다 ‘대리전’의 양상임을 부정할 수 없다. 어쨌거나 저쪽은 한동훈이라는 괴랄한 인물을 ‘구심점’ 삼아 헤쳐모여 전열을 재정비할 거다. 빈사 상태에 빠져 있던 보수의 반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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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링크)

 

이제부터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목표는 오직 하나, ‘정권재창출’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생각보다’ 잘한다며 인기가 높지만 집권 1년차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라. 유례 없는 팬데믹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막아내고 북한과의 평화프로세스(비록 미완으로 끝났지만 그 경험 어디 안 간다)에 매진해 국정지지율이 70~80%에 달했지만 그럼 뭐하나. 정권재창출에 실패해서 ‘무능한 대통령’이라 욕먹고 있는데.

 

내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잠시 집단적 착각에 빠졌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보수가 주류라는 것이 확인됐다. 12 : 4 니까 산술적으론 비주류가 아니냐고? 오케이. 그렇다면 살짝 바꾸자.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보수가 일을 되게 할 힘은 없어도 안되게 막을 힘은 있는, 건재한 존재다.

 

그런 괴물을 상대하며 우리는 친명이니, 친문이니 하며 분열해 있다. 이런 판국이면 이기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 양심 좀 챙기자. ‘졌잘싸’는 없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실력’이고 ‘현실’이다.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특히나 서울에서 2030 남성들의 투표 성향을 확인해 보라. 4050은 ‘자식농사’에 명백히 실패했다.

 

당장 우리끼리 동지의 얼굴에 침 뱉는 꼬라지부터 멈추지 않으면 미래엔 한동훈 대통령, 이준석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P.S

서울 선거 막판, 각지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부정선거론자’들에게 엄청 큰 떡밥을 선사한 선관위 문제는 설렁설렁 넘어가선 안된다. 3개월 넘게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후임 대법관 임명을 미루고 있는 조희대는 정녕 답이 없는 것일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편집: 꾸물

마빡 디자인: 꾸물

기사: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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