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폭락과 폭등이 거듭되는 변동성 장세는 당국도 인정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들 때문이다. 달랑 두 회사 주식으로 만든 파생상품이 그렇게까지 증시에 영향을 미칠까 싶지만, 2026년 5월 26일 상품들이 출시될 시점에 코스피 시장은 이 상품들이 극단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시장 구조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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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2X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었던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차지하는 코스피의 시가총액 비중은 50%가 넘은 상태였다. 계산할 것도 없이 이렇게 두 회사가 지배하는 시장 구조에서는 두 종목의 하락이 나머지 코스피 모든 종목의 평균 상승보다 0.1%만 더 하락해도 코스피 지수는 하락으로 마감한다. 만약 두 기업이 2% 정도 하락하면 나머지 모든 주식이 1%씩 상승해도 코스피는 0.5% 하락으로 끝난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무려 2.55%나 급등했던 지난 5월 27일에 상승 종목 72개, 하락 종목 828개였다. 반대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6월 4일(1.84% 하락)에는 상승 종목(400개)이 하락 종목(389개)보다 많은 날이 속출하며 평균의 착시가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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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두 기업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는 소리는 두 기업 주가가 코스피의 방향성과 변동성의 힘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되었다는 뜻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단일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는 보다 안정적으로 자산 증식을 할 수 있는 패시브 자금, 시장 추종 ETF 상품에 투자하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두 회사의 주식을 기계적으로 시가총액의 비율에 맞춰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ETF로 몰린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차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기폭제로 작동한다.
세제 혜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연금(IRP) 계좌도 일반화되면서 시장 추종 ETF는 국민 투자 상품이 되었다. 이래저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은 줄지 않고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투자 환경이 되었다. 선진화되고 있는 국내 주식 투자 환경에 더해 인공지능 산업의 약진으로 두 기업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계의 최고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익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돈을 찍어 내듯 경이로운 수준으로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기술력과 실적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두 기업 모두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 기업을 두 개 이상 가진 나라는 미국과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이런 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으면 무슨 기업의 주식을 살까? 그러니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50%를 넘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 조절 못하는 중국집 주인
시장의 구조적 쏠림이 이런 상태에서 정부는 호기롭게 단일종목 2X 레버리지 ETF라는 기름을 들이부었다. 중국집 주방장이 불 조절을 못했다는 소리다. 센 화력으로 빠르게 조리하는 것이 맛있는 중국요리를 만드는 비결이긴 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화력을 높인다고 모든 음식이 맛있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약불을 쓸 때도 강불을 쓸 때를 알아야 하고, 식재료에 따라 화력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금융 당국이 그 정도 불 세기도 조절 못 하는 초보자일 리 없다. 들려오는 소문에 금융 당국의 실무자들은 이 상품의 출시를 반대했던 것 같다. 아마도 불 보듯 뻔히 보이는 경제적 파급과 부작용 때문에 반대했을 것이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결정권을 가진 누군가가 밀어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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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당국이 둘러댄 이 상품 주요 출시 이유는 국부 유출, 외환 관리, 투자자 보호 등이었다. 당시 홍콩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X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 투자자들도 이 해외 상품을 국내 증권회사의 HTS나 MTS를 통해 손쉽게 사고팔 수 있었다. 거래 수수료 수입이 주 수입원인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국내 상품 출시할 수 있게 금융 당국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상품들은 구조상 매우 불완전한 상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의 변동성을 기초자산 대비 2배로 키워 놓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원금이 무조건 줄어들게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인이 자산 증식을 위해 투자 상품으로 쓸 수 없는 상품이라는 소리다.
그 원리를 들여다보면 원금이 무조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주가는 상승 장이건 하락 장이건 오르락내리락하며 추세를 이어 간다. 이 변동성은 주식뿐 아니라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자산 가격의 기본 속성이다. 물리적으로 하락할 때보다 상승할 때 기준값인 원금의 크기가 늘 작기 때문이다.
심지어 변동성을 2배 키운다는 말은 단순히 1%를 2%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이것의 결과가 늘 지수함수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렇다. 같은 비율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운동을 일정 시간 동안 하게 되면, 그 결과가 지수함수적 추세로 나타난다는 것은 아래처럼 기하 브라운 운동의 연속 시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Drag라는 것은 변동성 때문에 원금을 깎아 먹는 마찰률을 의미한다. L은 배율이고 𝜎는 변동성이다. 이 수식에서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은 (-) 부호와 지수 2다.
마이너스 부호가 붙었다는 것은 역성장(깎아 먹는다는 뜻)을 의미하고 지수 2 때문에 배율과 변동성 모두 지수함수적으로 효과를 키운다는 뜻이다. 즉, 2배율이면 4배의 효과로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뜻이 된다.
이 때문에 1%라는 동일한 변동률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만 해도 원금은 무조건 줄어들게 되어 있다. 이 변동성을 2배로 키우면 손실 효과는 4배가 되니 당연히 원금이 쪼그라드는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빨라진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상품의 원금 깎아 먹는 원리를 '음의 복리 효과'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복리의 메커니즘에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는 변동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다 태운, 쓰레기를 먹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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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금융위원회에서 대책을 내놓았다. 기존 상품을 상장 폐지하지 않고 새롭게 투자하는 투자자는 기본 예탁금을 3배 올려 모두 현금으로 받겠다고 한다. 기본 거래량도 20좌를 최소 단위로 하겠다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상품의 1좌 가격은 13,000원 정도다. 이제 이 상품을 거래하려면 최소 260,000원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도 비슷하다. 우와... 너무 높은 진입장벽을 쌓았다!
거래량이 줄긴 줄 것 같은데 얼마나 효과를 볼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이 내 눈에는 이렇게 보인다.

돼지고기로만 만든 탕수육을 기름에 태워 아주 맛있고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새로운 요리라고 내어놓았다. 왜 이리 탔냐고 하니 잘 익힌 거지 탄 게 아니라고 한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 센불로 가열한 고온의 기름에 원래 탕수육에 쓰이는 고기도 튀겼다. 그 바람에 원래 탕수육도 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환불해 달라고 하니 이미 젓가락이 닿았으니 환불해 줄 수는 없고 다 먹으라고 한다. 환불받는 것은 포기하고 다른 손님들 피해를 막고 싶어 이 쓰레기 같은 음식은 그만 팔라고 하니 메뉴를 없애는 대신 가격을 올리고 양을 늘려 팔겠다고 한다. 메뉴를 아예 없애면 식당의 신인도가 떨어지고 자기네 집 맛있는 자장면을 먹고 싶어 하는 선의의 고객이 자장면까지 못 먹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은 단언컨대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 아니다. 상품을 만들고 파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그리고 거기에 뒷돈을 내는 투자 은행을 위한 상품이다. 구조적 결함에 비윤리성까지 제대로 갖춘 정말 잘 만든 불량 식품이다. 먹으면 무조건 배 아프고 설사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의 비윤리성과 구조적 결함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고 넘치는 미국 증시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이런 사실을 금융당국 실무진들이 몰랐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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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미국 증시에 출시된 것은 2022년이었다. 2019년 영국에서 출시된 이후, 무려 3년 동안 미국 증시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출시를 허가하지 않았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 그대로다. 가만히 두어도 운영 주체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에 ETF의 자산 가치가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2022년 출시를 허가하면서 SEC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너무 위험한 상품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공식 성명서로 내놓았다. 이 문서는 공개 문서라 누구든 내려받을 수 있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탐욕스러운 금융시장의 대표주자 미국 시장에서조차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성명을 냈으니 대한민국 금융위원회나 증권거래소의 전문가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미국에서도 엔비디아같이 인공지능 테마로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한 몇몇 기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테슬라나 화이자 같은 업계 대표적 기업의 현물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했던 레버리지 상품들도 출시한 뒤 1년 정도 지나면 상장 폐지되거나 한 좌당 잔존 가치가 너무 작아 액면 합병을 했다. 미국 SEC도 공개적으로 경고했지만, 망한 사례가 너무 수두룩해서 귀 막고 눈 감아도 듣지 않고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허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제대로 추측하려면 좀 더 꼼꼼하게 이 상품이 왜 시장판에서 흔히 보는 야바위 같은 사기 상품인 이유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또 이런 일이 벌어져도 속아 넘어가 분홍빛 희망 고문에 시달리지 않는다.
원래 ETF는 파생 상품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ETF는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각종 여러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아 구성하는 집합 투자상품을 말한다. ETF에 여러 품목의 자산을 담는 이유는 개별 품목의 자산이 갖고 있는 변동성 때문에 생기는 위험을 서로 다른 변동성과 추세를 가진 자산들을 모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의 구성 자체가 위험을 감쇄하도록 내부 위험관리 메커니즘을 장착하고 있다.
ETF의 내재적 위험관리 기본 원리는 통계학의 큰 수의 법칙과 같다. 보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기업을 모아 개별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때 생기는 여러 위험을 평균적으로 희석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만든 여러 자산 혹은 여러 종목을 모아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 만든 ETF는 선물이나 옵션 같은 위험 헤지용 파생 상품으로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다양한 자산을 가급적 많이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 ETF의 참맛인데, 문제가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오직 하나의 자산만으로 펀드를 만들기도 한다. 너무 고가의 자산이어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울 때는 단일 품목으로 ETF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상품은 거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ETF에 내재한 위험관리 기능은 아예 포기한 것이다.
이렇듯 ETF는 원래 실제 자산을 사는 펀드(집합투자 기구)이지 파생 상품이 아니다. 반면 위험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선물과 옵션은 기초 자산이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의 파생 상품이다. 선물이 코스피 200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는 소리는 실제 그 코스피 200대 기업들의 주식을 사 모아 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200개 기업의 주가로 산출한 수치를 기본값으로 사용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주식 선물과 옵션은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이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거래하겠다는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명목 가치만 있다. 선물 만기일이 되면(현물을 실제로 양수양도하기로 약속한 날짜가 되면) 주식 선물은 미리 계약한 가격에 현물을 내놓거나 받아야 한다. 만기일에 계약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으면 선물을 산 사람(선물 매수자)은 차액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 선물을 판 사람(선물 매도자)은 그 차익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선물 거래를 제로섬 거래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주식 시장 같은 경우 만기일에 선물을 현물로 바꾸는 일은 드물다.
보통 투자자들은 다음 만기일의 선물로 만기가 돌아온 선물을 바꿔치기한다. 다음 달 선물로 넘긴다고 보통 롤오버(Roll-over)라고 부른다. 선물의 거래 관행을 제법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우리나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대부분 주식 선물을 기초 자산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주식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 상품이 레버리지가 크고(원래 가격보다 매우 작은 증거금으로 거래할 수 있고) 변동성도 큰 이유도 위험 회피용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라 그렇다. 반면 ETF라고 이름 붙은 상품은 명목 가치만으로 있는 파생 상품이 아니라 그 자체가 여러 실물 자산을 모아 만든 집합적 자산이고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안전하게 자산을 증식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순수 투자 상품이다. 쉽게 생각하면 자산운용사가 일반 투자자들을 모아 만든 공모 펀드를 코스피라는 증시에 상장해서 일반 투자자들의 거래 편리성을 높인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증시에 상장된 ETF를 셀 때도 기업 주식을 세듯 1주, 2주로 세지 않고 공모 펀드처럼 1좌, 2좌로 센다.
내재적 위험 관리에 가장 최적화된 ETF는 말할 것도 없이 코스피 시장이나 코스닥 시장 전체를 추종하게 설계된 ETF들이다. 코스피나 코스닥을 구성하는 업종의 대표 기업들 주식을 모아 펀드를 만든다. 이런 펀드들은 특별히 펀드매니저가 가진 개인적 위험 관리 기량이 출중하지 않아도 시장이 성장 추세를 따라가며 수익을 내게 되어있다. 시장 추종 ETF는 지금까지 나온 투자용 주식 상품 중에 일반 투자자들이 그나마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믿을만한 투자 상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주식 현물이 아닌 파생 상품인 주식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고 선물이나 옵션처럼 극단의 변동성에 노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ETF를 달아 선전하는 것은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원래 안전한 투자 상품의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용어를 ETF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상품에 그대로 쓰는 것은 문제가 크다. 가만히 있어도 자산 가치가 말라가는 쓰레기 상품에, 대중에 보수적이고 안전한 투자 상품의 대명사가 된 ETF를 붙이는 것은 개인 투자자를 기망하는 일이다.
<계속>

편집 : 금성무스케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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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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